집안의 추문이 남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사람은 없었다. 만약 둘째 백부네가 신씨 가문을 끌어들이고자 했다면 숨길래야 숨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손기욱은 놀란 얼굴로 연경을 바라봤다.혹 그녀가 신선준에게 마음이 혹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녀는 그녀의 방식대로 그들의 혼례를 위해 애쓰고 있었다.“왕 의원은 아마 가족들을 데리고 이사를 준비할 가능성이 커요. 신선준은 승주에서 오래 살았으니 자신만의 세력이 있겠죠. 그가 나서면 왕 의원의 행적을 파악하기도 쉬울 거예요.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나으리는 속히 사람을 보내 신선준의 사람들을 감시하며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손기욱의 생각을 모르는 연경은 조리정연하게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한참이 지나도 그에게서 답이 들리지 않자, 연경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나으리?”“태복은 오늘 저녁에 도착할 것이야. 그러면 내일 혼담을 청하러 올 것이고.”손기욱은 계속 승주에 머무를 수 없었다. 빨리 혼사를 해결하고 떠나는 게 급선무였다.연경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둘째 백부께서 거절하실까 봐 걱정이네요. 그분은 신국공부와 사돈을 맺고 싶어하셔요. 이 집 큰 아씨도 높은 집안에 시집을 갔대요.”그녀는 지난번에 신선준이 혼인을 청한 일을 손기욱에게 들려주었다.혼인이란 부모님이 정해주시는 거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손기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마 내일 진 대인은 그걸 이유로 날 거절하겠군.”연경은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그때 후작부에서 사람도 오지 않고 하니, 그런 식으로 신 도령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어요.”지금의 그녀는 진씨 가문의 딸로, 혼인대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손기욱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니야, 잘했어. 네 영리함이 내게 시간을 벌어다줬지.”연경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손기욱은 늘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든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었다.“조금 전 대청에서는 큰 백부님도 계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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