بيت / 사극 로맨스 / 시녀의 생존수칙 / Chapter 511 -الفصل 520

جميع فصول : الفصل -الفصل 520

561 فصول

제511화

연경은 넘어지는 한이 있어도 그 손길을 피하려고 몸을 비틀었다.신선준은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손기욱의 각도에서 보면 연경의 가는 팔목은 당장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는 진백안에게 인사할 틈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가 신선준의 팔목을 잡았다.음산한 기운이 느껴지자 손기욱이 왔음을 눈치챈 신선준은 더욱 힘껏 연경을 품으로 끌었다.손기욱은 다가가서 연경을 품에 안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으며 낮은 소리로 호통쳤다.“자네 사람 팔목을 부러뜨릴 셈이야?”그가 손에 힘을 주자 신선준은 당장 팔목이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정신을 번쩍 차린 신선준은 마침내 손을 놓았다.연경은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 진백안은 바닥에 넘어진 연경을 보자마자 다급히 달려와 그녀를 부축했다.신선준은 짜증을 참으며 긴장한 얼굴로 연경에게 다가갔다.“누님, 괜찮으세요?”연경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진백안의 뒤에 숨었다.진백안은 신선준이 조카딸에게 무례를 범했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다만 신 의원이 어머니의 진료를 봐주었으니 분노를 참아야 했다.“진 소저는 이런 망나니와는 적개 왕래하는 것이 좋겠소.”손기욱은 음산한 눈길로 신선준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신선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손 후작,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말귀를 못 알아먹겠으면 집에 가서 책이나 더 읽어.”손기욱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난 승주의 민풍이 이렇게 개방적인 줄은 몰랐군. 경성에서 이런 방탕한 짓을 한다면 혼사길이 다 막힐 걸세.”“그게 무슨!”신선준은 그동안 어떻게 하면 연경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 수 있을지만 고민하고 있었다. 그녀가 보는 앞에서 그녀를 위해 통방 시녀를 내쫓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으니 연경도 자신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게다가 조금 전 진심 어린 얼굴로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그녀를 보고 충동을 참지 못했다.그는 비겁하지만 일부러 이런 식으로 그녀와 신
اقرأ المزيد

제512화

그녀는 아민을 제외한 모든 시녀들을 물리고 등 뒤의 상처를 봐달라고 했다.저고리를 금방 벗었는데 투박한 손길이 허리춤에서 느껴졌다.연경은 놀라서 흠칫하며 뒤를 홱 돌았다. 손기욱이 비명을 지르려는 그녀의 입을 틀어막으며 작게 말했다.“나야.”연경은 식은땀을 흘리며 그에게 물었다.“어떻게 이리 빨리 오셨습니까?”“네 걸음이 느렸던 거지. 많이 다쳤나 보자.”염치 불구하고 또 찾아온 건 그녀의 부상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녀가 먼저 신호를 주었는데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대충 핑계를 대고 아현과 아민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찾아온 것이다.꼬리뼈가 있는 곳이 뻘겋게 부어 있었다. 차가운 손길이 그녀의 허리에 닿더니 부드럽게 지압을 시작했다.“뼈를 다친 건 아니군.”손기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연고를 꺼내 발라주었다.약을 바르던 그의 눈빛이 점점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입술을 그녀의 볼에 맞추었다.연경은 볼이 새빨갛게 달아올라서 주의를 주었다.“양심재에 사람이 많습니다.”“경아.”“예, 나으리.”연경은 그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한참 머뭇거리던 그가 입술을 꾹 깨물더니 말했다.“앞으로 오늘 같은 상황에 부딪치면 반항하지 말고 네 안위부터 챙기거라.”다른 사내의 품에 그녀가 안기는 것보다 그녀가 다치는 게 그는 더 마음이 아팠다.연경은 감격하여 먼저 다가가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나으리….”“서방님이라 불러야지.”연경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서방님.”연경이 일전의 일 때문에 화가 나 있을 줄 알았던 손기욱은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가끔은 그녀가 화도 내고 성질도 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손기욱은 손을 뻗어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깊게 입을 맞추었다. 그렇게 그는 천천히 그녀의 입안을 점령하기 시작하더니 폭풍우와도 같은 입맞춤이 길게 이어졌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아쉬운 얼굴로 그녀를 놓아주었다.이대로 가다가는
اقرأ المزيد

제513화

집안의 추문이 남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사람은 없었다. 만약 둘째 백부네가 신씨 가문을 끌어들이고자 했다면 숨길래야 숨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손기욱은 놀란 얼굴로 연경을 바라봤다.혹 그녀가 신선준에게 마음이 혹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녀는 그녀의 방식대로 그들의 혼례를 위해 애쓰고 있었다.“왕 의원은 아마 가족들을 데리고 이사를 준비할 가능성이 커요. 신선준은 승주에서 오래 살았으니 자신만의 세력이 있겠죠. 그가 나서면 왕 의원의 행적을 파악하기도 쉬울 거예요.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나으리는 속히 사람을 보내 신선준의 사람들을 감시하며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손기욱의 생각을 모르는 연경은 조리정연하게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한참이 지나도 그에게서 답이 들리지 않자, 연경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나으리?”“태복은 오늘 저녁에 도착할 것이야. 그러면 내일 혼담을 청하러 올 것이고.”손기욱은 계속 승주에 머무를 수 없었다. 빨리 혼사를 해결하고 떠나는 게 급선무였다.연경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둘째 백부께서 거절하실까 봐 걱정이네요. 그분은 신국공부와 사돈을 맺고 싶어하셔요. 이 집 큰 아씨도 높은 집안에 시집을 갔대요.”그녀는 지난번에 신선준이 혼인을 청한 일을 손기욱에게 들려주었다.혼인이란 부모님이 정해주시는 거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손기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마 내일 진 대인은 그걸 이유로 날 거절하겠군.”연경은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그때 후작부에서 사람도 오지 않고 하니, 그런 식으로 신 도령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어요.”지금의 그녀는 진씨 가문의 딸로, 혼인대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손기욱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니야, 잘했어. 네 영리함이 내게 시간을 벌어다줬지.”연경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따뜻해졌다.손기욱은 늘 이렇게 어떤 상황에서든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이었다.“조금 전 대청에서는 큰 백부님도 계시는
اقرأ المزيد

제514화

“내 질문에나 대답하거라.”손기욱은 불만스레 그녀의 허리를 살짝 꼬집었다.연경은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당연히 나으리가 준수하죠.”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서방님이 제 눈에는 가장 준수하답니다.”손기욱의 입꼬리가 쭉 올라갔다. 몸이 달고 욕망이 치솟아 당장이라도 그녀를 안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그래서 한 번도 신국공부에 시집갈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연경의 입가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제가 왜 후작 부인 자리를 제치고 제게는 낯설기만 한 신국공부로 시집을 가겠어요? 하물며 신 도령은 위에 형수님이 둘이나 계시는데요.”손기욱은 그 대답이 만족스럽지 않은지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연경이 숨이 막혀 헐떡여서야 그는 이를 갈며 물었다.“그러니 속으로 고민은 해봤다는 얘기로구나?”연경은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니요. 사실이 그런 걸 왜 고민을 하나요? 나으리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어요.”손기욱은 진지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부루퉁하게 말했다.“그냥 듣기 좋은 말로 달래주는 게 더 좋았을 것을.”연경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예. 이번 생에 저는 서방님 아니면 혼인을 안 할 겁니다. 이 약속을 어길 시에는 평생 혼자 외롭게….”손기욱은 차마 그녀의 입에서 저주의 말을 들을 수 없어 다급히 말했다.“그렇게 달래달라는 게 아니다. 조금 전처럼 그렇게 달래주면 돼.”연경은 잠깐 고민하다가 그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달콤한 말을 속삭였다. 마침내 기분이 풀린 손기욱은 담을 넘을 때까지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었다.연경은 그가 남겨주고 간 연고를 잘 숨기고 위씨 노부인의 방으로 가려고 일어섰다.아현이 다가와서 그녀를 말렸다.“아씨는 일단 부상부터 신경 쓰세요. 나으리께서 조금 전에 그러시는데 앞으로 치풍 오라버니는 아씨의 지시만 듣기로 했다네요. 더 이상 우리가 치풍 오라버니에게 연락이 안 되는 일은 없을 거라 하셨어요.”“치풍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수도
اقرأ المزيد

제515화

진백안이 셋째 동생네 사유재산을 판 일로 조금 전 큰 부인은 둘째 부인의 의향을 물었다.역시나 대화는 순탄하지 않았고 결국 동서지간에 말싸움까지 가게 되었다.연경이 누구와 혼인하든 큰 부인에게는 크게 달라질 게 없었다. 국공부나 후작부에서 큰댁의 장사에 도움을 줄지 여부는 오로지 조카사위에게 달렸다.큰 부인은 그저 연경과 친해져서 장차 셋째 동생네 재산이 모조리 사라진 걸 연경이 알아도 해결이 쉬워지길 바랄 뿐이었다.그리고 큰 부인은 진심으로 연경이 마음에 들었다. 사고만 치는 아들들보다는 조용하고 온순한 딸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큰 부인은 연경을 자신의 곁으로 잡아당기고는 처음으로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동서를 꾸짖었다.“동서, 왜 애한테 화를 내는가? 어머니께선 한때 군주였던 분이네. 그분께서 가르친 아이가 가르침을 잘못 받았다니, 말이 안 되지 않은가!”둘째 부인은 한참 씩씩거리더니 그대로 양심재를 나가버렸다.연경은 일부러 두려운 척, 손으로 눈가를 닦았다.큰 부인은 그녀가 놀라서 우는 줄 알고 안쓰러운 얼굴로 물었다.“많이 놀랐니? 너희 둘째 큰어머니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 거지 네게 화가 난 건 아니란다.”“둘째 큰어머니가 저를 벌하신다고 일부러 할머니의 뜻을 어기고 저를 신씨 가문에 보내려 하진 않겠죠?”큰 부인은 멈칫하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딜! 어머님께서 의식을 잃으시기 전에 분명히 너를 무안 후작에게 보낸다고 말씀하셨어. 네 큰 백부도 다 들었어.”“하지만 집안의 큰일은 모두 둘째 백부님네가 결정하시잖아요.”연경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그 얘기가 나오자 큰 부인은 자존심이 상해 말했다.“장남이 있는데 무슨 소릴! 내가 봤을 때는 무안 후작이 사람이 참 다정하고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성숙하더라. 신 도령은 오늘 네 큰 백부가 계신 앞에서 네게 무례를 범하였으니, 그런 방탕한 자는 나도 용납 못해!”연경은 몰래 손톱으로 손바닥을 찔러 눈가에 눈물을 지어내고는 말했다.“큰어머니는 참 좋은 분이세요
اقرأ المزيد

제516화

연경의 얘기를 들은 경춘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노부인께서 그렇게 잘해주셨는데 그 미친 할망구를 걱정하다니!’연경은 내키지 않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그게 무슨 표정이지? 너와 추연은 이 집안의 시종들과도 친할 테니 너희에게 일 좀 시키려는 것인데, 내가 뭐 잘못하기라도 한 거니?”“소인이 어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경춘은 연경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불쾌해진 연경이 말했다.“너희는 시키는 일만 잘하면 돼. 그것도 못하겠으면 한씨 어멈에게 얘기해서 너희에게 일을 다시 가르치라고 할 것이다!”늘 온순하던 연경이 진심으로 화난 모습에 경춘은 어색한 표정으로 한씨 어멈의 눈치를 살피고는 입을 다물었다.연경은 굳이 그녀가 증거를 찾아오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내일 그녀가 알아온 결과를 두고 자신의 의심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진씨 가문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있었다면 그녀는 그저 모르는 척하며 혼례식이 성사되기까지 기다릴 것이다.근래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꼬리뼈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웠다.다음 날, 손기욱은 강씨 어멈과 함께 혼담을 청하러 왔다.강씨 어멈의 몸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손기욱은 노인을 부축해 진씨 가문의 대청으로 향했다. 두 사람의 뒤에는 예물 상자가 따르고 있었다.강씨 어멈은 차를 마시며 한참 기다리다가 의아한 얼굴로 손기욱에게 물었다.“미리 언질을 다 해두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진씨 가문에서 왜 갑자기 텃세를 부리는 거지요?”진씨 가문 사람들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손기욱은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위씨 노부인이 지금 혼수상태에 빠졌거든요.”얘기를 들은 강씨 어멈은 한숨이 나왔다.“제가 사찰로 가서 한번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나으리의 혼사는 왜 이리도 순탄치 못한 걸까요? 제가 여정을 떠났다가 설사를 일으킨 것도 그렇고, 진씨 노부인이 갑자기 앓아 누운 것도 그렇고… 이 모든 게 우연이라니….”무심
اقرأ المزيد

제517화

“변방에 있을 적에 자비로운 귀부인이 어려운 백성들을 많이 도와주셨다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도 탄복했지만 이렇게 제 눈으로 뵙게 되니 역시 소문이 틀린 게 아니었군요.”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큰 부인을 크게 치하했다.큰 부인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그녀는 처음으로 외부인 앞에서 둘째 부인에게 반기를 들어서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손기욱의 칭찬을 들으니 오히려 용기가 생겼다. 큰 부인은 더 이상 긴장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무안 후작은 나라를 지킨 영웅이야. 그런 분이 연이와의 혼인을 원하신다는데 가문의 영광….”“쿨럭!”뒤늦게 정신을 차린 둘째 부인은 큰 부인이 혼담을 받아들이려는 태세를 보고 화가 나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녀는 큰 부인의 말을 끊고는 예의도 무시한 채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연이의 혼인은 집안의 중대사입니다. 형님의 말 한마디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정말 외부인 앞에서 저와 다투시려는 겁니까?”큰 부인은 어색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연경은 두려운 듯 큰 부인의 팔을 꽉 잡았다. 큰 부인은 그녀의 손을 다독이며 말했다.“걱정 말거라. 큰어머니가 있는 한, 네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건 두고 보지 않아!”놀란 둘째 부인이 고개를 들고 싸늘한 눈길로 큰부인을 노려보았다.지부 부인의 거만함이 눈빛에 드러났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형님, 뭘 하시려는 거죠? 불만이 있으면 사람들 없을 때 가족끼리 상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담담한 말투였지만 큰부인은 압박감을 느꼈다. 둘째 부인은 늘 이랬다. 분명 자신보다 나이도 어린데 늘 고상하고 거만하게 굴었다. 겁 많은 큰 부인은 매번 이럴 때면 소름이 돋았다.연경은 잔뜩 두려운 얼굴로 조심스레 다가가서 사죄했다.“둘째 큰어머니, 화내지 마세요. 다 제 잘못이에요. 큰어머니도 부모님을 일찍 여읜 제가 안타까워 앓아 누우신 할머니를 대신해 저를 도와주시려 한 거예요.”앞뒤가 맞는 말이었지만 둘째 부인은 유난히 그 말
اقرأ المزيد

제518화

큰 부인은 멍하니 연경을 바라봤다.연경은 큰 부인에게 다가가 귓가에 대고 말했다.“모든 건 제가 책임질게요. 둘째 백부께서 뭐라 하시면 제가 다 감당하겠습니다. 오늘은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어머니께서 살아계셨다면 큰어머니처럼 저를 지켜주셨을 거예요.”큰 부인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연경은 그녀가 여전히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옷깃을 잡아당기며 불쌍하게 그녀를 바라봤다.마음이 사르르 녹은 큰 부인은 용기를 내어 말했다.“어찌 어린 너에게 책임을 맡길 수 있겠어? 이건 이 큰어머니가 책임지마!”손기욱은 큰 부인의 옷깃을 잡고 흔드는 연경을 살짝 불만스럽게 바라봤다.‘왜 아무한테나 애교를 부리는 거지?’그녀가 그에게 애교를 부린 건 아주 오래전 일이었다.그의 생각을 모르는 큰 부인은 사람을 시켜 예물들을 빈 방으로 가져가게 하고 잘 보관하도록 지시했다.손기욱은 오늘은 고집을 부리지 않고 예물을 남겨둔 후에 강씨 어멈과 함께 저택을 나섰다.큰 부인은 건장한 무안 후작이 허리를 숙여 나이 든 유모를 부축하는 것을 보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오늘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시어머니와 진연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 무안 후작이야말로 평생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되었다.손기욱은 강씨 어멈을 임시로 빌린 저택으로 데려간 후, 태복을 시켜 진백안의 점포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보라고 했다.강씨 어멈이 물었다.“그건 왜 알아보시려는 겁니까?”손기욱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위씨 노부인은 언제 깨어날지 모르고 큰댁 사람들은 제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요. 둘째네는 신국공 가문과 사돈이 되기를 원하고 있으니, 당연히 큰댁을 도와야지요.”강씨 어멈은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나으리는 이 나라의 무안 후작이시고 금위군 지휘사까지 했던 분입니다. 그런데 일개 여인을 위해 이렇게까지 공을 들이다니!”“그게 뭐 어때서요? 제가 바라는 건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소소한 일상에서 만족을
اقرأ المزيد

제519화

문성원의 둘째 부인도 서러움에 눈물을 훔쳤다.“형님은 오늘 외부인의 앞에서 제 체면은 전혀 지켜주지 않으셨습니다. 집안의 안주인인 저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만들어 버렸죠. 형님만 연이를 예뻐합니까? 이 얘기가 소문이 나면 앞으로 다른 가문의 부인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어요?”진충안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어떻게 상의도 없이 무안 후작부의 예물을 받아뒀다는 거지?”둘째 부인도 불만스레 말했다.“나으리, 제 말 들으셨습니까? 연이도 그래요. 제가 그 애한테 못해준 게 있나요? 걔 요즘은 형님한테 딱 붙어서 뭐라는지 알아요? 형님이 자신을 지켜줬대요! 마치 우리가 부모도 없는 셋째 동생네 딸을 괴롭히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고요!”진충안의 머릿속은 강제로 혼사를 받아들인 일 때문에 복잡했다.“부인은 무안 후작이 예물을 남겨두고 갔다는 걸 들었을 때 사람을 시켜 돌려보냈어야 하오.”옷 시중을 거들던 둘째 부인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손을 내렸다.진충안은 그녀가 말이 없자 스스로 옷을 벗고 침상에 누워 눈을 감았다.둘째 부인은 이미 잠든 부군을 보고 힘들게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원망에 찬 눈길로 그를 바라보다가 씩씩거리며 그의 곁으로 다가가서 섰다.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우자 진충안은 감았던 눈을 다시 떴다.부인의 눈물을 본 그는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왜 울고 그러시오?”“지금 잠이 오나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소리 낮추시오. 승주에는 오래 묵힌 큰 사건이 많은데 그것도 해결해야 하오. 작년에 충재가 한번 든 적이 있는데 올해는 무슨 방법을 써서든 미리 예방해야 하고. 오늘 순방을 나갔더니 강둑도 수리해야 하더라고… 전임 지부가 남겨둔 이 쓰레기들을 다 내가 처리해야 한다고.”“집에 오면 집안 얘기만 하세요. 무안 후작의 예물을 어찌 처리하실 건가요? 이미 받았는데 제가 무슨 수로 다시 돌려보내나요!”둘째 부인은 눈물을 훔치며 서러움을 토했다.예전에는 모든 일을 평화롭게 해결했고 큰집에서도 한 번도 이의를
اقرأ المزيد

제520화

둘째 부인은 퍼렇게 질린 진충안의 안색을 보고 경악한 비명을 질렀다.“뭐라고요?”손기욱은 침착하게 응대했다.“내가 어제 예물을 들고 오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소문을 냈나 봅니다.”진충안은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이를 갈았다.“어머니께서 병환에 드셨는데 연이의 혼례는….”“내 듣기로 진씨 가문에서는 경사로 악재를 물리칠 의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난 거기에 협조할 의향이 있고요.”말을 마친 손기욱은 싸늘한 눈길로 진충안을 노려보았다. 가만히 있어도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인데 눈가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지자 저도 모르게 위압감이 느껴졌다.진충안은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그는 손기욱의 눈에서 일말의 살기마저 느꼈다. 여기서 한마디만 더 반박하면 그의 검이 자신의 목을 찌를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겁에 질린 둘째 부인은 손기욱에게 시선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진백안 부부도 손기욱의 편이긴 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살기에 겁이 덜컥 났다. 큰 부인은 떨리는 손으로 진백안의 손을 꽉 잡았다.대청 안에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손기욱은 진충안을 바라보며 물었다.“진 지부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진충안은 신선준이 이미 집안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것을 떠올리고 머리가 혼란스러워 힘겹게 한마디 했다.“손 후작님은 강제로라도 혼인을 성사시키시려는 겁니까?”그 말을 끝으로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아무도 감히 소리를 내지 못하고 숨소리마저 조심스러웠다.소식을 전하러 온 시종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했다.“나… 나으리! 두 분 장로님들께서 오셨습니다.”진충안의 이마에 식은땀이 돋았다. 그는 급기야 밖으로 달려가며 말했다.“송구합니다, 손 후작. 일단 어르신들 좀 맞이하고 오겠습니다.”“저… 저도 가보겠습니다.”둘째 부인은 급하게 부군을 따라나섰다.진백안 부부도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무안 후작을 이곳에 홀로 남겨둘 수는 없기에 가만히 있었다.이때, 연경이 안으로 들어섰다.손기욱은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마치 오늘은 무
اقرأ المزيد
السابق
1
...
5051525354
...
57
امسح الكود للقراءة على التطبيق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