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은 말없이 서주행을 바라보았다.서주행은 고개를 들고 오만하게 말했다.“지부 나으리는 외간 사내인 제가 진 소저에게 무례를 범할까 봐 그러십니까? 저는 진 소저의 부름을 받고 왔으니 진 소저가 떠난다면 저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안 돼! 연아, 가지 말거라!”조씨는 미친 척, 연경을 향해 손을 뻗었다.진백안과 진충안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이곳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 진충안은 혐오스럽다는 듯, 조씨를 힐끗 보고는 핑계를 대고 돌아갔다.진백안이 시종들을 시켜 차를 내오게 하는 사이, 연경은 조씨의 병세에 대해 묻는다는 핑계로 다가가 작은 소리로 서주행에게 물었다.“광증이 없는 것 맞나요?”서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연경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고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그럼 진짜 미치게 해주세요.”서주행은 가장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잔인한 말을 내뱉는 그녀를 보고 혀를 찼다.연경은 미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서주행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원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그러나 서주행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을 뿐, 곧바로 싱긋 웃으며 말했다.“결단력 있군. 아주 마음에 들어. 이 오라비에게 그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지.”반면 조씨는 자신을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경을 보며 한치 의심도 하지 않았다.반 시진 후, 조씨의 머리에는 침이 빼곡하게 꽂혔다.조씨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또렷하던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더니 졸음이 몰려오고 무형의 손이 머리를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아팠다.그러나 진백안이 어멈들을 시켜 사지를 묶게 했기에 침을 뽑으려 해도 뽑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니, 고통스러운 신음만 흘렀다.얼마나 지났을까, 조씨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서주행은 연경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이틀간 매일 진씨 저택으로 찾아왔다.진충안도 매일 조씨의 처소를 찾았다. 그의 착각인지는 모르나, 조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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