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극 로맨스 / 시녀의 생존수칙 / Chapter 571 - Chapter 580

All Chapters of 시녀의 생존수칙: Chapter 571 - Chapter 580

620 Chapters

제571화

풍수 선생은 방 안으로 들어가 방 한가운데에 멈춰섰다.그는 고개를 숙여 요동치는 나침반을 바라보며 진중하게 말했다.“바로 이곳이오.”“할머니를 괴롭히는 살기가 정녕 이 방에 있단 말인가요?”연경은 눈을 굴리며 안색이 어두워진 진충안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둘째 백부님,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있으니 이 방을 꼼꼼히 수색해야 합니다.”진충안의 눈빛이 흉악하게 변했다.“무엇을 수색한단 말니냐?”연경는 맑고 고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백부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뭘 찾아낼지 제가 어떻게 아나요? 당연히 풍수 대사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지요.”위씨 노부인은 더 이상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한씨 어멈에게 눈짓을 보냈다. 한씨 어멈은 즉시 양심재의 어멈들을 시켜 방 안을 수색하게 했다.진충안은 뭔가 생각난 듯, 측은히 조씨를 힐끗 보고는 더 이상 막지 않았다.양심재의 어멈들은 방 안에 인형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니 들어서자마자 안팎을 샅샅이 뒤졌다.조씨는 매우 조용했고 두 시녀에게 팔이 잡힌 채, 멍하니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어멈들이 방을 발칵 뒤집었지만 아무런 수상한 물건도 찾지 못했다.연경은 순간 가슴이 철렁하여 담담한 눈길로 조씨를 바라보았다.마침 이때 조씨도 위씨 노부인 쪽을 바라보았고 순간 스친 의기양양한 도발의 눈빛은 모두 연경에게 포착되었다.위씨 노부인이 비틀거리기 시작했다.비록 어제 기지를 발휘해 바로 수색하지 않고 조씨의 광증이 진짜인지 시험해 볼 생각이었는데 정말 짐작했던 대로일 줄이야! 조씨는 처음부터 미친 척하며 감정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노부인은 가슴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며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조씨는 화를 내는 위씨 노부인을 보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더니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풍수 선생은 한참 중얼거리더니 마지막으로 아직 수색하지 못한 양동이를 가리켰다.“사악한 물건은 저기에 있소!”한씨 어멈이 양동이를 들어보니 안에는 검게 탄 덩어리와 바늘이 몇 개 보였다.“
Read more

제572화

“이제 금방 할머니의 몸이 차도를 보이기 시작해서 자극을 받으시면 안 되니 한씨 어멈은 먼저 할머니를 양심재로 모시고 돌아가세요.”위씨 노부인은 덜덜 떨면서도 돌아가기를 거부했다. 노인이 홀로 밖에서 조촐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조씨는 이 집에서 아이들과 화목하게 지냈으리라는 생각에 증오가 사무쳤다.“할머니, 먼저 돌아가서 약부터 드세요.”연경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부인을 달래며 위씨 노부인의 시야를 가렸다.“여긴 제가 있으니 할머니는 이만 돌아가서 편히 쉬세요.”오랜 시간 쌓인 노부인의 억울함은 연경의 달콤한 목소리에 녹아서 뜨거운 눈물이 되었다.오랜 세월 노인은 혼자 버텨왔고 과거 아이들이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을 견뎌야 했다.하지만 지금은 소중한 외손녀가 괜찮다고, 제가 있다고 달래주고 있었다.반평생 강하게 버텨온 위씨 노부인의 가슴속 원한이 갑자기 잠잠해지며 따뜻하고 포근한 기분이 스며들었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노부인은 목이 메어 말했다.“그래. 한씨 어멈은 여기 남거라. 난 돌아가서 약을 먹겠다. 만약 연이를 괴롭히는 자가 있다면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을 것이다!”연경은 직접 위씨 노부인을 대문까지 모시고 나가 노인이 양심재로 향하는 것을 지켜본 뒤에 방으로 돌아갔다.그녀는 진백안 형제가 보는 앞에서 냉랭한 눈길로 조씨를 바라보았다. 위씨 노부인 앞에서 보여준 고분고분함은 어디에도 없었다.조씨의 눈빛이 떨리더니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진충안이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혼례도 안 올린 어린 처자가 무슨 일을 한다고 그러느냐?”연경은 차가운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할머니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려는 것뿐입니다.”“어른들 앞에서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진충안은 어제부터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연경도 더 이상 감추지 않고 비웃는 눈빛으로 진충안을 바라봤다.“저는 부모님이 안 계시니 이 모든 건 둘째 백부님께 배운 것 아니겠습니까?”연경이 이렇게 날을 세우고 나올 줄은 아무도
Read more

제573화

“연아, 어찌하여 그 망할 여편네의 편에 서느냐. 내가 바로 네 할미이니라.”조씨는 이미 아까부터 노부인의 편을 드는 연경 때문에 상당히 자극받은 상태였다. 그녀는 더 이상 진연에게 진실을 알려줄 기회를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진연이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면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진실을 묻을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그러나 연경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일부러 놀란 듯, 조씨를 밀어내고 비틀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조씨는 그녀가 자신을 배척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파 그녀에게로 손을 뻗었다.“연아, 내가 네 할미야. 내가 정말 네 할미란 말이다!”진충안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확 변하며 곁에 있는 진백안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백안은 그저 조씨가 또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며 급히 앞으로 나가 조씨를 끌어당겼다.“작은 어머니, 소란은 이제 그만 피우십시오. 애가 놀라면 어쩌려고요!”서주행도 불쾌한 표정으로 걸어와 연경의 앞을 가로막으며 비웃듯 말했다.“진료를 이렇게 무서워하는 사람은 처음 보는군요.”그는 냉소를 지으며 조씨의 팔을 잡아 그대로 서서 맥을 짚었다.진충안은 서씨 집안이 대대로 태의를 배출한 경성의 세가임을 떠올리고 입밖으로 나온 말을 억지로 삼켰다.연경은 경춘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켰다.“서 의원님, 이분은 저희 작은 할머니세요. 듣자하니 여러 해 광증을 앓고 계신다는데 혹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서주행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오랜 시간 광증을 알았단 말입니까?”연경은 농담조로 가볍게 말하는 서주행의 말을 듣고 일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조씨의 광증은 처음부터 거짓이었을 것이다!그녀는 음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충안을 힐끗 바라보고는 서주행에게 물었다.“서 의원님의 뛰어난 의술 실력은 온나라가 인정하지만, 오랜 광증을 앓고 계셨다면 치료가 쉽지 않겠죠?”조씨를 폭로하려던 서주행은 잠시 입을 다물고 의미심장한 눈길로 연경을 바라보았다.‘경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
Read more

제574화

연경은 말없이 서주행을 바라보았다.서주행은 고개를 들고 오만하게 말했다.“지부 나으리는 외간 사내인 제가 진 소저에게 무례를 범할까 봐 그러십니까? 저는 진 소저의 부름을 받고 왔으니 진 소저가 떠난다면 저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안 돼! 연아, 가지 말거라!”조씨는 미친 척, 연경을 향해 손을 뻗었다.진백안과 진충안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이곳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 진충안은 혐오스럽다는 듯, 조씨를 힐끗 보고는 핑계를 대고 돌아갔다.진백안이 시종들을 시켜 차를 내오게 하는 사이, 연경은 조씨의 병세에 대해 묻는다는 핑계로 다가가 작은 소리로 서주행에게 물었다.“광증이 없는 것 맞나요?”서주행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연경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고는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그럼 진짜 미치게 해주세요.”서주행은 가장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잔인한 말을 내뱉는 그녀를 보고 혀를 찼다.연경은 미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서주행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원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그러나 서주행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을 뿐, 곧바로 싱긋 웃으며 말했다.“결단력 있군. 아주 마음에 들어. 이 오라비에게 그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지.”반면 조씨는 자신을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경을 보며 한치 의심도 하지 않았다.반 시진 후, 조씨의 머리에는 침이 빼곡하게 꽂혔다.조씨는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또렷하던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더니 졸음이 몰려오고 무형의 손이 머리를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아팠다.그러나 진백안이 어멈들을 시켜 사지를 묶게 했기에 침을 뽑으려 해도 뽑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 말도 할 수 없으니, 고통스러운 신음만 흘렀다.얼마나 지났을까, 조씨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서주행은 연경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이틀간 매일 진씨 저택으로 찾아왔다.진충안도 매일 조씨의 처소를 찾았다. 그의 착각인지는 모르나, 조씨는
Read more

제575화

이날도 손기욱은 매향원에 머물렀다. 연경이 후작부를 떠난 이후로 그는 거의 본채로 걸음하지 않고 있었다.그리움이 사무쳤던 것일까, 그는 다시 꿈속으로 빠져들었다.다시 연경의 비참한 죽음을 경험한 후, 그는 죽기 직전 갇혀 있던 감옥으로 돌아갔다.이번에 그는 교지를 읽는 자가 황제 신변의 내관임을 똑똑히 보았지만 뭐라고 했는지는 여전히 잘 들리지 않았다.마지막 말은 8대죄가 성립되고 증거가 확실하니 마지막으로 유언을 남길 기회를 주겠다는 내용이었다.손기욱은 죽기 직전에도 고개를 들고 거만하게 내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내 충심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 것이다. 폐하께선 간신배의 세치혀에 속아 충신을 내쳤으니 필히 후회하실 것이라 전하거라.”곧이어 시야가 흐릿해지더니 손기욱은 독주를 집어들고 단번에 마셔버렸다.죽기 직전까지 그는 감옥의 창살을 꽉 잡고 고독하고도 당당하게 허리를 펴고 서 있었다.손기욱은 꿈속의 자신에게서 사무치는 원한을 느꼈다. 그는 간신배의 술수에 놀아난 것이 억울하고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운명을 바꾸기에는 힘이 부족했고 하는 수없이 사무치는 원한을 안고 생을 마감했다.다시 잠에서 깬 그의 옷은 식은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손기욱은 이미 적응했다는 듯이 미간을 문질르니, 곧바로 정신이 맑아졌다.그는 꿈에서 본 것이 전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그는 그 생에서 연경과 혼인하지 않았다.이렇게 어여쁜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었다.깊은 밤, 손기욱은 목욕물을 가져오게 했다.밖을 지키던 시종이 이상하다는 듯 중얼거렸다.“안방에 나으리 혼자 계신데 왜 이 밤에 목욕물을 찾는 거지?”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태복이 싸늘한 얼굴로 다가와 시종의 정강이를 걷어찼다.“매화당에서 쫓겨나고 싶지 않으면 그 입 조심하거라.”“나으리는 정력이 너무 왕성하신 것 아닙니까? 전에는 혼자 지내실 때 이렇게까지 사람을 괴롭히지 않으셨잖습니까.”태복은 여전히 투덜거리는 시종에게
Read more

제576화

연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친 시녀를 불렀다.“얼굴은 왜 이렇게 된 거니?”시녀는 조씨를 여러 해 모신 사람으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승주로 오기 전에 조씨는 평소에는 정상적인 사람과 다름없이 상당히 아랫사람들에게 잘해주었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완전히 통제를 벗어나더니 매일 자해를 하거나, 무고한 시녀들에게 폭행을 가하고 있었다.오랜 중병 환자 앞에 효자도 없다고 했거늘, 하물며 조씨는 그녀의 어머니도 아니었다.시녀는 더 이상 조씨를 감쌀 마음이 사라져, 울며 하소연했다.“아씨, 저 좀 살려주십시오. 더는 조씨 노부인을 모실 수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목숨을 잃을 것 같습니다.”얘기를 들어보니 조씨가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찻잔을 내던지더니 깨진 자기를 쥐고 목을 그으려 했다는 것이다.시녀는 조씨와 몸싸움을 하다가 자기 조각 하나가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연경은 고개를 돌려 위씨 노부인을 바라보았다.“할머니, 이제 믿으시겠어요?”위씨 노부인은 피가 뚝뚝 흐르는 손으로 얼굴을 감싼 시녀를 보고 믿음이 갔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방 안에서 조씨의 미친 듯한 울부짖음이 들려오더니 시녀가 겁에 질려 밖으로 뛰쳐나왔다.연경은 아현을 보내 상황을 알아보게 했다. 잠시 후 돌아온 아현이 말했다.“미친 노인네는 이미 묶어두었어요. 방 안이 어지러우니 노부인과 아씨는 안 들어가시는 게 좋겠어요.”위씨 노부인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할머니, 어서 돌아가서 쉬고 계세요. 둘째 백부께서 돌아오시면 제가 가서 얘기할게요!”“너는 안 돌아가니?”위씨 노부인은 의구심 어린 눈길로 연경을 바라보았다.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은 외손녀를 보며 이렇게 자기 주장이 강하니, 무안 후작부에 가서도 서러움 당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연경은 위씨 노부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다친 시녀가 불쌍하네요. 의원을 불러 상처를 살펴보게 해야겠어요. 은혜를 아는 아이라면 둘째 백부께서 돌아오셨을 때, 저희 양심재를 위해 몇 마디 변호해 줄 수도 있을
Read more

제577화

조씨 신변의 시녀는 진충안이 직접 고른 사람이었다. 그런데 연경의 앞에서 사실을 까발릴 줄이야!연경은 화들짝 놀라며 시녀에게 물었다.“그걸 왜 이제야 말하는 거니?”시녀는 무의식적으로 진충안을 바라보았다.진충안이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내 일찌감치 네게 말했었지. 작은 어머니께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 즉시 내게 고하라고!”시녀는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나으리 말씀이 맞습니다. 다만 그때 조씨 노부인께서 탕약 그릇에 잎사귀 몇 장을 넣으셨는데 소인은 당시 그 잎사귀에 문제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약을 달이던 어멈이 바로 풀을 건져냈었고요.”연경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약재 한 가지만 더해도 약성이 변할 수 있는데, 하물며 독이 묻은 잎사귀라니. 위씨 노부인께서 독이 제거된 후에도 계속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진충안은 더 이상 속일 수 없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어떻게 생긴 잎사귀였느냐?”시녀는 즉시 소매에서 푸른 잎사귀를 꺼냈다.“이런 나뭇잎입니다. 조씨 노부인의 앞뜰에 있는 나무에서 딴 것입니다.”가늘고 긴 나뭇잎사귀는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지만 독성이 들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그녀가 잎사귀에 손을 뻗자, 진충안은 바로 그것을 가로채 곁에 있던 하인에게 건넸다.“가서 의원에게 독이 들었는지 확인하거라.”“둘째 백부님, 이 잎사귀는 앞뜰의 나무에서 딴 것입니다. 내일 서 의원께서 오시면 제가 부탁드려 확인해 보겠습니다.”진충안은 연경이 이렇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자, 밖으로 나가던 하인을 불러세웠다.“의원에게 꼼꼼히 확인하라고 전하거라!”“만약 잎사귀에 독성이 있다면 백부님은 작은 할머니를 어찌 처리하실 건가요? 이미 광증을 앓고 계시는데도 독이 든 나뭇잎으로 사람을 해치려 하니 조용히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혼인도 안 한 처자가 왜 그렇게 집안일에 간섭이 많아? 독성이 있는지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하자꾸나.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조용히 혼례를 기다리는 일이야! 내일 네 둘째
Read more

제578화

진형준은 다리를 다쳤을 때, 무안 후작이 나서서 자신을 지켜줬던 것을 떠올렸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그는 그날 시합에서 더 이상 일어설 수 없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그는 늘 그에 대한 고마움을 연경에게 쏟고 있었다. 하물며 그는 처음부터 온순하고 어여쁜 여동생을 진심으로 좋아했다.그는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연이 넌 안심하고 돌아가서 쉬거라. 오라비가 방법을 생각해 보마.”진형천과 진형삼은 살짝 놀란 눈으로 큰형을 바라보았다.연경은 다시금 그들에게 예를 행했다.“그럼 할머니를 대신하여 오라버니들께 감사인사를 올릴게요.”진형욱이 살짝 서운한 듯, 투덜거리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누님. 저도 도울게요.”연경은 감격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네 마음은 이 누님도 알아. 내일 맛있는 떡과자를 만들어 줄게.”진형준은 진형욱을 시켜 연경을 양심재로 돌려보낸 후, 형제들끼리 진형오의 처소로 가서 상의했다. 평소에 진충안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진형천, 진형삼, 진형서 형제는 처음으로 진충안의 뜻을 거스르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였다.진형준과 진형오는 평소에 진백안과 함께 장사를 주로 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아버지께서 그리 하신 것도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우리 가문은 승주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이미 신씨 가문에 밉보였고 듣기로 양씨 가문도 최근에 시비가 잦다던데 이 시국에 내란은 적절하지 않습니다.”진형준은 진형천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너희가 작정하고 작은 할머니를 감쌀 생각이 아닌 이상, 할머니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려는 일이 어찌 내란이 될 수 있지?”진형오가 고개를 끄덕였다.“큰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둘째 형님은 작은 아버지에게 영향이 갈까 걱정되신다면 나서실 필요 없습니다. 이따가 제가 큰형님과 함께 가서 작은 아버지께 무릎을 꿇고 사정하겠습니다.”진형삼은 진형준의 다리를 보며 말했다.“큰 형님은 다리를 다쳤으니 무릎을 꿇으면 안 됩니다.”진형준은 호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할머니께서 하마터면 돌아가실 뻔
Read more

제579화

위씨 노부인의 눈빛이 흔들렸다.“전에는 가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입을 닫았다. 만약 어느날 셋째와 우리 막내가 스스로 집으로 돌아온다면 하는 기대를 안고 말이다. 그런데 이제 네가 있지 않니. 곧 시집을 가게 될 텐데 집안이 흔들리면 안 되지.”연경은 멍하니 듣고 있다가 미소를 지었다.“알겠어요, 할머니. 그 미친 할멈을 내쫓은 후에는 조용히 혼례를 기다릴게요.”손기욱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문성원.진형준, 진형오가 무릎을 꿇고 하소연한지 얼마 못가 다른 형제들도 그들의 뒤를 따라 무릎을 꿇었다.오고 가는 시종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진충안 부부는 이 일을 조용히 덮을 수 없음을 깨닫고 내일 조씨를 산 속의 사찰로 보내기로 공표했다.진형준 형제는 그제서야 서로를 부축하며 일어나 문성원을 떠났다.진충안은 음침한 눈길로 멀어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연이 그 아이가 요즘 많이 한가한가 보군. 곧 혼례날도 돌아오니, 내일은 집안살림에 대해 부인이 좀 가르쳐주시오. 상대는 후작부인데 집안 망신을 시키면 안 되지.”둘째 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 이틀 후면 지부 부인이 호수 나들이를 나간다고 하니, 마침 그날에 연이도 데리고 나가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여줄까 합니다.”진충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거운 표정으로 양심재 방향을 바라보았다.다음날 아침, 연경이 문성원으로 찾아가기도 전에 조씨는 어멈들에게 이끌려 마차를 타고 성밖의 사찰로 향했다.서주행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직접 아침을 준비했다.백초당에서 지낼 때도 한 적이 없던 일이지만, 최근 들어 그는 시간만 나면 진이를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물론 처음 하는 일이라 많이 서툴렀던지라, 오늘은 하마터면 부엌을 태워버릴 뻔했다.참다못한 진이가 방에서 나와 서주행을 밖으로 끌고 나갔다.서주행은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는 그녀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진이는 부엌을 나오자마자 손을 놓고 붉어진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Read more

제580화

서주행은 나뭇잎을 힐끗 살피고는 말했다.“고련나무 잎이군. 독성이 있는 나무야. 실수로 잘못 먹으면 복통을 일으키거나 심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지.”그는 의미심장한 눈길로 연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노부인께서 장기간 혼수상태에 빠진 이유가 이것과 관련이 있단 말이냐?”연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잘 처리했습니다.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오라버니, 전에 부탁드린 일은 어떻게 되어 가나요?”서주행은 시큰둥한 어투로 대꾸했다.“아직 시집도 안 갔는데 벌써 마음속엔 서방님 생각뿐이구나. 오라비가 힘든 건 생각지도 않고.”위씨 노부인이 의식을 회복한 후, 연경은 그에게 손기욱의 이름으로 곳곳에서 선행을 베풀도록 부탁했다.손기욱은 승주를 떠나면서 신씨 가문에서 보낸 예물을 모두 관아로 보냈다. 또한 양 지부를 시켜 승주의 가난한 백성들을 지원하게 하였다.연경은 이 일을 알게 된 후, 그래도 부족한 것 같았다. 승주의 백성들은 그의 이런 마음을 모르고 앞으로 양 지부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행을 베푼다면 손기욱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그리하여 연경은 서주행에게 부탁하여 매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진찰을 무료로 해주며 손기욱의 선행을 자연스럽게 알리도록 했다.여론의 출처는 백성이니 이렇게 하면 신씨 가문의 계획을 알아서 깨부술 수 있었다. 그쪽에서 발견했을 때는 명성은 이미 좋은 쪽으로 변하고 있을 것이다.연경은 서주행의 말에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오라버니도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최선을 다하여 돕겠습니다.”서주행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안 그래도 네게 부탁할 일이 있었다.”연경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편히 말씀하세요, 오라버니. 저는 뒷방 여인이니, 그리 어려운 부탁을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압니다.”서주행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영리한 녀석. 걱정 말거라. 다른 건 아니고 네가 나서서 진이의 마음을 좀 달래주었으면 해.”“어떻게 달래주면 되나요?”연경은 그가 진이에게 어떤 마음인지
Read more
PREV
1
...
5657585960
...
62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