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씨 노부인은 연경을 힐끗 돌아보고는 안색이 급변하며 호통쳤다.“이게 어찌 된 일이냐? 왜 허락도 없이 아무나 집안으로 들여? 당장 내쫓지 못할까!”한씨 어멈이 다가와 쓰러지는 노부인을 부축했다.가까이에 서 있던 연경은 노부인의 반응을 보고 머릿속에 섬뜩한 생각이 스쳤다.‘설마 저 검은 천 밑에… 진짜 진연이?’손기욱이 연경을 진씨 집안으로 보내기로 했을 때, 연경은 진짜 진연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라고 짐작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진연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나기만 해도 쉽게 탄로날 거짓말이었다.노부인의 호통에 시녀와 상궁들은 여전히 멍하니 서 있었다. 한씨 어멈이 양심재 시녀들에게 눈짓하여 그 여인을 제압하라 지시했다.하지만 여인은 그들이 가까이 오기도 전에 검은 천을 잡아 뜯었다.그녀의 품에서 드러난 것은 바로 위패였다.자세히 보니 위패 위에는 놀랍게도 진연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여인은 위패를 들고 꿇어앉으며 말했다.“노부인, 소인은 둘째 아씨를 모셨던 주아입니다. 그런데 노부인께서는 어찌하여….”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경은 아민과 아현에게 눈짓을 보냈다. 두 사람은 재빨리 달려가서 한명은 주아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한명은 검은 천을 주워 위패를 다시 덮었다.주아는 두 사람에게 제압당해 꼼짝도 하지 못하고 겁에 질린 눈으로 위씨 노부인과 연경을 번갈아보았다.연경은 노부인이 자극을 받아 다시 기절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게 노부인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지금 당장은 노부인을 달래줄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둘째 부인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둘째 큰어머니, 이자는 심보가 사특하니, 즉시 문을 봉쇄하여 말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둘째 부인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둘째 부인의 지시를 받은 하인들이 달려가서 문을 걸어잠갔다.연경은 아현과 아민에게 눈짓하여 주아와 그녀가 품고 있는 물건을 안채로 데려가도록 했다. 모든 일을 마친 후, 그녀는 비로소 노부인 곁으로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