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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시녀의 생존수칙: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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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위씨 노부인은 연경을 힐끗 돌아보고는 안색이 급변하며 호통쳤다.“이게 어찌 된 일이냐? 왜 허락도 없이 아무나 집안으로 들여? 당장 내쫓지 못할까!”한씨 어멈이 다가와 쓰러지는 노부인을 부축했다.가까이에 서 있던 연경은 노부인의 반응을 보고 머릿속에 섬뜩한 생각이 스쳤다.‘설마 저 검은 천 밑에… 진짜 진연이?’손기욱이 연경을 진씨 집안으로 보내기로 했을 때, 연경은 진짜 진연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라고 짐작했다. 그러지 않고서야 진연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나기만 해도 쉽게 탄로날 거짓말이었다.노부인의 호통에 시녀와 상궁들은 여전히 멍하니 서 있었다. 한씨 어멈이 양심재 시녀들에게 눈짓하여 그 여인을 제압하라 지시했다.하지만 여인은 그들이 가까이 오기도 전에 검은 천을 잡아 뜯었다.그녀의 품에서 드러난 것은 바로 위패였다.자세히 보니 위패 위에는 놀랍게도 진연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여인은 위패를 들고 꿇어앉으며 말했다.“노부인, 소인은 둘째 아씨를 모셨던 주아입니다. 그런데 노부인께서는 어찌하여….”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경은 아민과 아현에게 눈짓을 보냈다. 두 사람은 재빨리 달려가서 한명은 주아의 입을 틀어막고 다른 한명은 검은 천을 주워 위패를 다시 덮었다.주아는 두 사람에게 제압당해 꼼짝도 하지 못하고 겁에 질린 눈으로 위씨 노부인과 연경을 번갈아보았다.연경은 노부인이 자극을 받아 다시 기절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게 노부인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지금 당장은 노부인을 달래줄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둘째 부인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둘째 큰어머니, 이자는 심보가 사특하니, 즉시 문을 봉쇄하여 말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둘째 부인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둘째 부인의 지시를 받은 하인들이 달려가서 문을 걸어잠갔다.연경은 아현과 아민에게 눈짓하여 주아와 그녀가 품고 있는 물건을 안채로 데려가도록 했다. 모든 일을 마친 후, 그녀는 비로소 노부인 곁으로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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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진백안 형제는 위씨 노부인을 양심재로 모시고 돌아왔다.위씨 노부인이 하인들을 물리기도 전에 진충안이 차가운 얼굴로 주변을 훑어보자, 시녀들은 눈치 빠르게 물러갔다.진충안은 노부인 곁에 있는 연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말을 꺼냈다.“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주아는 예전에 어머니와 연이의 시중을 들었던 시녀였던 것 같은데요.”노부인은 침착하게 받아쳤다.“이 어미에게 따지려는 것이냐? 계집종의 말은 믿고 어미의 말은 믿지 않겠다는 것이로구나?”진백안은 안색이 좋지 않은 노부인을 보고 동생을 말렸다.“어머니께선 간신히 몸을 추스르셨는데 좀 부드럽게 말하면 안 되니? 여긴 집이지 관아가 아니지 않니!”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 위씨 노부인을 위로했다.“어머니, 둘째에게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 자식 이거 지부 노릇하다가 생긴 버릇이지, 진심으로 어머니를 의심하는 게 아닙니다.”“둘째 백부께서는 비록 할머니를 믿지 않으신다 하더라도, 어찌 제 얼굴을 의심하실 수 있나요?”연경은 자신과 위씨 노부인이 혈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당당히 따질 수 있었다.진충안은 그녀의 얼굴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비록 아버지와 어머니의 젊은 시절 모습은 똑똑히 기억나지 않지만 연경의 용모는 이 집안 사람들과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었다.결국 그는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날카로운 시선을 거두었다.“주아가 까닭 없이 위패를 안고 대문을 두드리진 않았을 것 아닙니까? 저도 조급한 마음에 말이 헛나갔으니, 노여움을 거두십시오 어머니.”“너는 지부이지 않니. 그 계집을 심문하지 않고 어찌 여기서 어미를 심문하려 드느냐?”위씨 노부인은 노기 어린 눈빛으로 진충안을 바라보았다.진충안은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만약 다른 사람이 주아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의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노부인이 그에게 주아의 심문을 맡겼으니 의심을 잠시 접어둘 수 있었다.그러나 이 일은 반드시 진실을 조사해야 했다. 그는 침상에 누워 눈을 감은 노부인을 보고 일단 주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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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위씨 노부인은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돌려보내거라.”연경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방금 주아가 찾아온 터라, 노부인과 그녀 둘 다 불안한 상태였다.한씨 어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갈을 전하러 밖으로 나갔다.연경은 신발을 벗고 침상 위로 올라가 노부인의 머리를 지압해주며 물었다.“할머니, 어찌하여 큰 백부께 진실을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큰 백부는 할머니 편인 것 같던데요.”“그 녀석은 둘째 말을 따르는 것에 익숙하다. 진실을 말했다가 눈치 빠른 둘째가 몇 마디 떠보면 모조리 털어놓을 테지. 네 큰 백부는 순박해서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겠지만, 네 둘째 백부는 자기 주장이 강한 자라 진실을 알게 된 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이 할미도 모르겠구나.”말을 마친 위씨 노부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연경은 잠시 침묵했다.가장 걱정되는 것은, 오늘 일로 거짓말을 하면 앞으로 더 많은 거짓말로 덮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위씨 노부인은 연경의 지압을 받으며 눈을 감고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네 어미를 데려간 사람 말이다. 그때 아이를 두 명만 데려갔더냐? 외삼촌은 한 명뿐이더냐?”“작은 외삼촌도 한 분 더 계십니다. 어머니보다 몇 살 어리지요.”위씨 노부인은 실망하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왜 그러세요, 할머니? 뭔가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도 있으신 건가요?”연경은 영리하게 위씨 노부인의 기분을 간파했다.노부인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기며 안쓰러운 어투로 말했다.“지압을 아주 잘하는구나? 네 손은 남 시중이나 들라고 있는 게 아니야. 앞으로는 사람들에게 보살핌과 사랑만 받아야지.”연경은 주저하다가 결국 자신의 과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그녀는 다소 서툰 모습으로 머리를 위씨 노부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러고는 어머니에게 애교 부리듯이, 노부인의 팔을 꼭 껴안았다.“이미 할머니께 충분한 귀여움과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위씨 노부인은 그녀가 예전에 어떻게 지냈는지 차마 묻지 못했다. 노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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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그리하여 서주행은 그녀에게 본채를 주고 자신은 동쪽 방에 머물렀다.그러다 보니 서중행이 진씨 저택에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연경은 매번 사람을 보내 그를 집으로 불러야 했다.잠시 후, 연경은 직접 위씨 노부인의 약수발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할머니, 좀 쉬고 계세요. 누가 왔는지만 보고 올게요.”위씨 노부인은 조심스러운 그녀의 처사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방으로 돌아온 연경은 익숙한 인영을 보고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그녀가 뭐라 하기도 전에 아현과 아민이 경춘과 추연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연경은 한달음에 들려가 상대의 품에 안겼다.“어머니, 어떻게 오셨어요?”소박한 의복을 입은 풍씨는 일부러 얼굴에 두터운 분을 발라 본래 하얗던 피부를 가렸다.그녀는 연경을 품에 꼭 안고 얼굴을 쓰다듬었다.“곧 시집을 가게 될 처자가 어째 지금도 이렇게 아이 같아? 나으리께서 사람을 보내 나를 이곳으로 보낼 때, 이미 자초지종을 알려주셨어. 참 사려 깊은 분이지. 정말 너를 정실로 맞이할 줄은 몰랐구나.”풍씨의 거처 주변에는 늘 손기욱이 보낸 호위가 지키고 있었다. 굳이 다른 여인들과 기싸움을 할 필요도 없고 딸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경성에서 연경이 죽은 소식이 퍼졌을 때도 풍씨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손기욱이 이번에 사람을 시켜 그녀를 승주로 보내지 않았더라면 딸이 이미 신분을 바꾼 것도 모르고 있었다.풍씨는 사실 무안 후작을 그리 좋게 보지 않았다. 미색을 추구하는 게 본성인 사내들이기에 무안 후작 역시 잠시 연경의 용모에 매혹된 것뿐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돈을 벌어 나중에 연경이 미모가 시들해져서 더 이상 총애를 받을 수 있게 되면 딸에게 안식처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연경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가슴이 따뜻해졌다.“나으리는 참 좋은 분이세요.”“그런데 이 진씨 집안 사람들은 어쩌다 너를 집안의 둘째 아씨로 받아들였느냐?”연경이 눈살을 찌푸렸다.“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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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위씨 노부인이 조씨가 사는 별채에 찾아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작은 뜰은 면적은 크지 않지만 경치가 수려했다. 담장 가장자리에는 오래된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고 소나무 아래에는 서로 마주보고 있는 살아 숨쉬는 것 같은 정교한 선학 조각상이 세워져 있었다. 위씨 노부인이 비웃듯 말했다.“둘째네는 참으로 이곳에 정성을 들였구나. 내 처소에는 고작 비단잉어 연못 하나가 전부인데, 이곳에는 소나무와 학으로 장수를 상징하는 경치를 만들다니.”한씨 어멈은 눈살을 찌푸리며 위로하듯 말했다.“비단잉어는 살아있는 생물로 의미도 좋고 구경거리도 되지만, 조각상은 죽은 물건입니다. 둘째 도련님께서는 분명 시종들에게 보이기 위한 겉치레로 이렇게 배치한 듯합니다.”노부인은 음산한 눈빛으로 소나무를 다시 한번 바라본 뒤, 사람을 시켜 문을 열게 했다.한씨 어멈이 뒤에 있는 어멈들에게 눈짓을 하자, 양심재의 어멈들이 날랜 솜씨로 조씨의 두 다리를 묶은 후, 밧줄의 다른 쪽을 황화목 장롱에 고정했다.위씨 노부인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섰다.한바퀴 둘러보니, 조씨의 방안 가구들은 모두 황화목 목재로 짜여져 있었다. 순간 노부인의 눈빛이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한줄기 처량함이 가슴 속에 떠오르자, 노인은 서글픈 눈빛으로 방 안 가구들을 바라보았다. 가슴에서 참을 수 없는 울화가 치밀기 시작했다.차남네가 비록 겉으로 효도하는 척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지만, 이렇게까지 정성을 들일 이유가 있었을까?“다과를 내오거라.”위씨 노부인은 어멈들을 모두 물리고 한씨 어멈만 남겼다.조씨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입으로는 여전히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한씨 어멈은 조씨가 보는 앞에서 품에서 투박한 인형 하나를 꺼내고 바늘을 그 위에 꽂았다. 모든 일을 마친 후, 사방을 둘러본 한씨는 인형을 조씨의 침상 아래에 집어넣았다.위씨 노부인은 조씨를 응시하며 그녀의 모든 표정을 빠짐없이 눈에 담았다.한씨 어멈의 손에 들린 인형을 보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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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조씨는 콩떡을 보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달려들어 접시를 빼앗더니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위씨 노부인은 친히 그녀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씨 어멈에게 물었다.“둘째는 내가 이곳에 온 것을 아느냐?”한씨 어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노부인께서 처소에 들어선지 얼마 못돼서 누군가가 뜰을 빠져나갔습니다.”위씨 노부인은 비릿한 비웃음을 머금고 조씨가 떡 하나를 다 먹은 것을 바라보며 말했다.“차 한잔 따라줘. 목이 메어서 더 먹기 싫은가 보네.”조씨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진충안이 심문할 필요도 없이 주아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진연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해와 어디에 묻혔는지, 당시 노부인이 어떻게 시녀들의 입을 막았는지 모두 상세하게 진술했다.진충안은 연이어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는 주아를 한참 노려보다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어머니께서는 입막음으로 너희에게 적지 않은 은화를 주셨다면서, 왜 갑자기 집으로 찾아온 것이냐?”주아는 불안한 듯 사방을 두리번거렸다.“소… 소인은 꿈에 둘째 아씨를 보았사옵니다. 너… 너무 두려워서 아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기 위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진충안이 냉소를 지었다.“그래? 내가 네 헛소리를 믿을 것 같으냐? 조정의 관원을 비방하면 옥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주아는 살벌한 진충안의 표정에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소… 소인은….”“아직도 진실을 숨길 작정이냐!”진충안의 차가운 일갈에 주아는 이가 덜덜 떨렸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 진충안의 굳은 얼굴에 음산한 살기가 드러나고 있었다.혼비백산한 주아가 허둥지둥 사실을 털어놓았다.“어… 어떤 분께서 어느 날 찾아와 제게 은화를 주시면서 둘째 아씨에 대하여 물어보았습니다. 그… 그러고는 누군가 둘째 아씨를 사칭한다 하면서 와서 진실을 바로잡으라 하더군요….”“해서 너를 보낸 자가 누구지?”진충안은 속으로 깜짝 놀라 집안이 원한을 산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 곰곰이 떠올리기 시작했다.“모… 모르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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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진백안은 급히 나가는 진충안을 보고 근심이 되어 따라나섰다.조씨의 처소에 도착한 진백안은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고 엿보는 시녀가 없는 것을 확인하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진충안은 굳은 얼굴로 위씨 노부인을 노려보며 말했다.“어머니, 이게 뭐 하는 겁니까? 작은 어머니는 이미 미쳐버렸는데 묶어두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일이 퍼진다면 가문의 체면은 어떻게 되겠어요?”“일이 퍼지면 이 늙은이가 미쳤다고 말하면 되지. 결코 효자인 네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을 것이야.”노부인이 비웃듯 말했다.진백안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불길한 말은 삼가하셔야지요.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이제야 몸이 좀 나아지셨는데요.”“어떤 이는 내 몸이 회복되길 바란 적이 없고 내가 빨리 죽어 사라지길 바랐을 테지.”위씬 노부인은 비웃음 가득한 눈길로 진충안을 바라보았다. 조씨의 방 안 모든 것이 눈에 거슬려 말투도 부드러울 수 없었다.진백안은 침을 삼키며 조씨를 바라보았다.진충안은 발목이 묶인 곳이 자줏빛으로 변한 것을 보고 표정이 싸늘히 굳었다.“어서 풀어드리지 못하겠느냐!”“내가 사람을 시켜 묶은 것인데 둘째 네가 왜 이리도 마음 아파하느냐?”위씨 노부인은 더 이상 양보할 마음이 없었다.일찍부터 키운 아이들이 친자가 아니라고 의심했지만, 모두 죽여버릴 만큼 냉혹하지는 못했다. 지난 세월 비록 밖에서 홀로 보냈지만 장남과 차남이 어려움에 처할 때면 늘 몰래 도와주고는 했다.이번에 연경의 혼사 때문에 돌아왔는데 차남이 조씨에게 이렇듯 잘하는 것을 보니, 노부인은 여전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진충안은 못 말린다는 듯 말했다.“어머니, 어찌하여 미친 사람에게 화를 내시는 겁니까?”“내가 혼수상태에 빠진 게 이년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서 그런다.”노부인은 증거를 내놓을 수 없으니 아무렇게나 둘러댔다.전에 명절날 돌아와 자손들과 모일 때면 늘 미친 조씨가 뛰쳐나와 마음을 어지럽혔고 오늘에야 이 일이 매우 수상하다는 것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미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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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연경은 두 백부에게 건성으로 인사하고는 다가가서 노부인을 부축했다.조씨는 연경을 보는 순간 몸이 흠칫하고 떨렸다. 어멈이 옷을 갈아입히려고 끌고 가지 않았다면 달려가서 연경을 끌어안을 태세였다.“착한 내 손녀… 할머니야… 내가 네 할머니야….”연경은 조씨에게 시선도 주지 않았다.그녀가 감히 아이를 바꿔치기하여 할머니가 자녀를 잃게 하였으니, 그렇게 그리워하던 손녀가 시선을 주지 않는 것만으로 일종의 처벌이 될 것이다.연경은 일부러 다가가 위씨 노부인의 팔을 껴안으며 조씨를 향해 눈을 흘겼다.“할머니, 무섭습니다.”위씨 노부인은 전혀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 그녀를 보고도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다독여주었다.“두려울 것 없어. 이 할미가 너를 지켜줄 것이다. 그저 미친 여자야. 신경 쓸 것 없어.”조씨의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더니 표정이 보기 싫게 일그러졌다.진충안은 불쾌한 눈길로 어멈을 노려보며 재촉했다.“모시고 가서 옷부터 갈아입히거라.”조씨가 끌려가자 한쌍의 시선이 연경에게 닿았다.연경은 그제야 진충안에게 예를 행했다.“가족끼리 돌려 말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백부께서는 어찌 할머니에게 소란을 피운다 하십니까? 일전에 할머니께서 혼수상태에 빠지셨을 때, 작은 할머니는 양심재로 찾아와 난동을 피우고 할머니를 빨리 죽으라고 저주까지 하였습니다.”“어린 것이 뭘 안다고 어른들 대화에 끼어들어?”진충안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연경은 비웃음을 가득 머금으며 반박했다.“할머니 역시 백부님께는 웃어른이 아닌가요? 그런데 백부께서는 할머니를 꾸짖으시고 제가 입바른 소리 한마디 하는 건 안 되는 건가요? 저는 둘째 백부님이 청렴하고 공정한 관원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집안에서도 자연히 독단적인 분이 아니시겠지요.”진충안은 할 말을 잃고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는 여기가 작은 할머니의 뜰인지도 몰랐습니다. 둘째 백부께서 작은 할머니를 이토록 옹호하시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두분이야말로 모자관계인 줄 알겠습니다.”연경은 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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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위씨 노부인은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지난 세월간 줄곧 밖에서 홀로 지냈으니 분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연경의 말을 들은 노인은 잠시 주저했다.장남과 차남은 서로 보완해 주는 관계라 진정으로 분가를 하면 양가의 생활이 모두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다.진충안은 원래 주아의 입을 막을 방법을 고심하고 있었다. 눈앞의 아이가 진짜 진연이든 그렇지 않든, 앞으로는 그녀를 진짜 진연으로 여기기로 결정했다.그랬던 아이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그는 가주로서의 위엄이 의심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그녀가 진짜 진연이라는 사실조차 믿고 싶지 않아졌다.진충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연경을 노려보았다. 오랜 관직에 몸담으며 몸에 배인 위엄이 뿜어져 나왔다.진백안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위씨 노부인과 연경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연경은 손기욱이 살기를 띤 모습을 여러 번 보았으니 진충안 따위는 두렵지도 않았다.“부모가 계신데 분가를 논하다니. 다신 그런 말을 꺼내지 말거라!”진백안은 어색하게 웃으며 작은 소리로 두 사람을 말렸다.“분가는 못하지.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되는 법이야.”위씨 노부인은 냉랭하게 콧방귀를 뀌었다.진충안은 노부인이 정말 분가할 생각이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다시 강조했다.“가문에 이제 저와 형님 두 사람만 남았으니 분가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까지 작은 어머니와 함께 살지를 원치 않으신다면….”“해서, 또 나를 내쫓을 셈이냐?”위씨 노부인이 냉소를 지었다.따져보면 노부인은 원래 조씨를 내쫓으려 했으나 진충안이 여러 번 노부인을 만류했다. 그가 말하길, 조씨가 집안을 떠나면 통제할 수 없게 되어 집안 일을 외부에 퍼뜨릴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일족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위씨 노부인은 결국 독한 마음을 먹지 못했고, 또 조씨와 함께 살고 싶지 않아 진충안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홀로 밖에 나가 살게 되었던 것이다.진충안은 불쾌한 얼굴로 표정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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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눈치 빠른 연경은 곧바로 노부인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할머니?”정신을 차린 노부인이 말했다.“아… 내 풍수 선생에 관한 걸 생각하고 있었다.”말을 마친 노인은 한씨 어멈을 불렀다.“가서 적절한 사람을 알아보거라.”한씨 어멈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풍수 선생을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방금 큰 나으리와 둘째 나으리가 계실 때 왜 그 물건을 찾아내지 않았나요?”한씨 어멈은 만약 시녀가 그 인형을 찾아낸다면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하물며 조씨가 보는 앞에서 인형을 감추었으니 스스로 그 물건을 버린다면 내일 풍수 선생이 와도 헛수고였다.위씨 노부인은 이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다.“괜찮은 풍수 선생만 모셔오면 돼.”연경은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지만, 위씨 노부인이 조씨의 방에 뭔가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캐묻지 않았다.노부인은 얌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경을 보니 막내딸도 이렇게 온순하고 착할지 궁금해졌다. 노인은 하염없이 연경을 바라보았지만 결국 딸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못했다.너무 압박하면 어렵게 찾아온 막내딸이 도망갈까 두려웠다.노부인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연경의 볼을 쓰다듬었다.“네 진짜 생일은 언제냐? 할미가 그때 가서 선물을 챙겨주마!”연경은 노부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며 답했다.“한달 뒤가 되겠네요. 할머니만 무사하다면 그게 제게는 가장 큰 선물이에요. 할머니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그럼! 잘 요양한다면 아직 몇십 년은 거뜬하단다!”노인은 연경이 성대하게 혼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고 셋째 아들과 막내딸도 만나보고 싶었다.다음 날 아침, 한씨 어멈이 선인 기질을 풍기는 풍수 선생을 초대했다. 흰 수염에 손에는 나침반을 들고 다른 손에는 부채를 들고 있었다.풍수 선생은 정문 앞에서부터 중얼거리기 시작하더니 양심재로 가는 내내 손가락으로 나침반을 건드리며 살펴보았다.양심재에 도착한 그는 손에 든 나침반을 보며 사방을 걸어다니더니 마지막으로 양심재에 유일한 화분 앞에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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