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사방은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몸을 조금 움직여 보았지만 온몸에 힘이 풀린 듯 나른하고 무거웠다.그녀는 지금 매우 부드러운 침상 위에 누운 듯했고 눈앞에는 희미하게나마 빛이 스며드는 느낌이 있었다. 가슴이 거칠게 요동치자 그녀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또렷이 들릴 만큼 극도로 긴장했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소리에 더 예민해 질 수 밖에 없었다.잠시 후, 멀리서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침상 위에 누워 그가 꺾을 꽃처럼 기다리고 있는 연경을 바라보며 신선준은 흥분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모두 물러나거라. 내 허락 없이는 어떤 소리가 들려도 절대 들어오지 말거라.”“예.”연경은 세상 물정 모르는 소녀가 아니었다. 신선준의 말투 속에 담긴 점유의 기색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느끼자 형언할 수 없는 역겨움이 치밀어 올랐다.바퀴 소리는 침상 옆에서 멈췄고 이어 발걸음 소리가 멀어졌다.신선준은 의자수레에서 내려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 집착에 가까운 손길로 연경의 뺨을 쓸었다.예상대로였다. 꽃잎처럼 연약했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향을 맡으려는 순간, 손끝 아래의 작은 얼굴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물었다.“누님, 깨어났습니까?”이렇게 빨리? 왕 대부가 말하길, 그 향은 적어도 한 시진은 깊이 잠들게 만든다 했는데 아직 반 시진도 지나지 않았다.연경은 불안에 휩싸여 안쪽으로 몸을 옮기려 했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여긴 어디입니까? 저… 저는 어디에 있는 건가요?”본래도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는데 지금은 힘이 빠져 더욱 연약하게 들렸다. 그 소리에 신선준은 피가 끓어올라 당장이라도 그녀를 거칠게 짓밟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그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누님, 겁내지 마세요. 여긴 아주 안전한 곳입니다.”“한데 왜 제 눈을 가리고 손을 묶어 놓았나요?”연경은 진심으로 두려웠다. 아무리 만반의 준비를 했어도 만에 하나라도 어긋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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