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물이 튀었다.방 밖에서 들려오던 소리도 사라졌다.연경은 푹 젖은 채로 손기욱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죄송합니다, 나으리. 발이 미끄러졌어요.”그녀는 두 손을 손기욱의 가슴에 둔 채, 촉촉한 눈망울로 손기욱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에 은방울 굴러가듯이 애교스러운 목소리까지 전해져 손기욱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어떤 사내라도 이런 유혹은 당해낼 수 없는 법이다.손기욱은 일어서려는 연경의 허리를 붙잡고 젖은 그녀의 옷섶을 풀어버렸다.그리고 비명을 지르려는 그녀의 입술에 깊은 입맞춤을 했다.이제 28일 남은 상황, 연경은 최근 들어 계속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손유민의 색욕은 그녀가 과대평가한 부분이었고 두 사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꼴을 손기욱이 우연히 본 것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였다. 손기욱의 방에 고의로 물건을 흘리고 왔는데도 지금까지 그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어렵게 찾아온 이 기회를 그녀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연경은 아무런 주저없이 자신의 몸을 손기욱에게 맡겼다.조태복은 딱딱하게 굳은 채로 멍하니 마당에 서 있었다. 찬바람이 그의 목덜미로 스멀스멀 파고들었다.조금 전까지 도련님에게 매질을 했다고 노후작, 노부인과 그렇게 싸우고 백초당에 와서는 작은 마임의 시종과 뒹굴고 있으니… 만약에 이 일이 탄로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왜 멍하니 서 있어?”“아, 서 의원님. 나으리께서는 지금 목욕 중이시라 밖에서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한편, 손기욱은 서주행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동작을 멈추었다.그는 매혹적인 풍경을 뒤로한 채, 냉정하게 몸을 일으키고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뒤를 돌아보니 연경은 옷이 푹 젖은 채로 나무통 안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결국 그는 다가가서 푹 젖은 그녀를 그대로 안아 올렸다.손기욱은 자신의 망토를 벗어 연경에게 걸쳐준 후, 서주행이 보거나 말거나 그대로 문을 열고 나왔다.그는 연경을 안고 긴 회랑을 걸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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