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란은 틈만 나면 안으로 들어가 시중들고 싶어 했다. 평소엔 이 문이 반대편에서 빗장으로 잠겨 있어, 마치 도둑처럼 막아섰다.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일어나려는 순간, 안에서 으흠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교태 넘치는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으리, 혹시 제가 너무 세게 주무는 건가요?”향란은 깜짝 놀라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안타깝게도 그 벽은 틈새 바람조차 스며들 수 없을 만큼 단단했고, 문에는 엿볼 구멍 하나 없이 꽉 막혀 있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음 졸이며 한 번쯤이라도 들여다봤을 텐데!연경은 금수원의 시녀로, 후작님 계자부의 시중드는 시녀였다. 게다가 나중에 후작님 양자의 통방이 될 여자다!두 사람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예전에 노후작님이 목욕물을 부르실 때면, 장씨 어멈은 절대 향란에게 안으로 들어가 시중들게 하지 않았다. 경험이 없어 아무것도 모르니, 시중을 잘못 들면 상전님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봐서였다. 그러나 그 후 그녀는 간절히 알고 싶어 했고, 늘 상급 시녀나 어멈들에게 여기저기 물어 다니며 점차 그 일들을 알게 되었다.향란은 식은땀을 흘리며 살금살금 그 벽에서 멀어졌다.이 충격적이고 음흉한 비밀을 알게 된 그녀의 공포는 그 어떤 것보다도 컸다. 노부인님은 그녀에게 후작님을 잘 시중들라고만 하셨고, 후작님이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시면 자주 간언하되, 몰래 송학당으로 소식을 전하라고 하셨다.그러나 이 일은 아무 증거도 없는데, 어떻게 말을 꺼낼 수 있겠는가?반찻잔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침실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침내 연경이 떠날 때가 된 모양이었다.그녀는 멍하니 걸상에 앉아, 평소처럼 부지런히 기회를 노려 손기욱의 시중을 들려고 하지 않았다. 한동안 굳어 있다가, 그녀는 내일 새벽이 밝는 대로 송학당으로 가서 이 사실을 밀고하기로 마음먹었다...한편, 손기욱은 그 한 마디를 꾸짖은 후로는 연경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그 후에도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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