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최수빈은 육민성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수빈아, 중요한 회의가 하나 있어서 미리 말해주려고.”육민성이 말했다.“천공 연구원이 최근 제노 테크와 손잡고 07 전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어. 그래서 정부 쪽에서 직접 회의를 소집해 프로젝트를 분석한다고 하더라. 같은 업계 핵심 인력들도 전부 참석할 거고.”최수빈의 손끝이 잠시 멈칫했다. 07 전투기 프로젝트는 지금 그녀와 주민혁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일이었다. 정부가 주도하는 회의라면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닐 터였다.“알겠어요. 시간하고 장소는요?”“모레 오전 9시, 은산시 과학기술센터.”육민성은 덧붙였다.“이번에는 참석자도 꽤 많아. 심종연 대표님이랑 임하은 씨도 오고, 조윤미 씨까지 초청 명단에 들어가 있어. 이건 사실 업계에 공개된 자리나 다름없어서 여러 기업이 다 올 거야.”최수빈은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네, 알겠어요.”전화를 끊은 뒤, 최수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곧바로 주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는 금세 전화를 받았다. 예전에는 늘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었는데 말이다.이내 남자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방금 민성 선배가 정부에서 07 전투기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를 소집한다고 들었어요.”최수빈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이 회의, 정확히 뭘 위한 거예요? 정말 단순한 프로젝트 분석 자리예요?”“국가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어. 기술 상용화 가능성과 업계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보려는 거지.”주민혁의 목소리는 차분했다.“각오 단단히 해.”“각오요?”최수빈은 순간 멈칫했다가 곧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설마 심 대표님이랑 임하은 씨가 이 기회를 틈타 뭔가 일을 벌일 거라는 뜻이에요?”“요즘 그 둘이 꽤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어. 게다가 임하은은 이른바 증거라는 것까지 손에 쥐고 있잖아. 이런 공개적인 자리를 그냥 넘길 이유가 없지.”주민혁의 목소리에는 특별한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게다가 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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