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빈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둘 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난 그 결정 응원해.”그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육민성은 온화하고 믿음직한 사람이고 송미연은 시원시원하면서도 속이 깊다. 두 사람이 정말 함께하게 된다면 충분히 좋은 인연이 될 터였다.송미연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우린 그냥 집에서 결혼하라고 몰아붙이는 거 피하려고 하는 거야. 딱 임시로 손잡은 거지.”그녀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좀 잠잠해지면 우리도 좋게 헤어지면 돼.”“민성 선배, 진짜 괜찮은 사람이잖아.”최수빈이 입을 열었다.“우리가 몇 년을 알고 지냈는데, 선배의 사람 됨됨이야 너도 나도 다 잘 알지. 듬직하고 책임감 있고 친구한테도 정말 잘하고. 그러니까... 너도 한 번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이 말에 송미연은 커피를 뿜을 뻔하며 컵을 내려놓고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야, 무슨 소리야. 장난치지 마. 우리는 어릴 때부터 치고받고 자란 사이야. 이제는 거의 남사친 수준인데 무슨 남녀 사이의 감정이야.”송미연에게 육민성은 함께 투덜대고 같이 사고도 치는 ‘친구’였다. 거기서 다른 마음을 가져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최수빈은 단호한 송미연의 태도를 보자 더는 말하지 않고 피식 웃었다.“그래, 알겠어. 진짜든 임시든 상관없이, 두 사람이 즐거우면 됐지.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걱정 마. 네 손 빌릴 일, 분명 생길 거야.”통화를 끊고 나서, 송미연은 최수빈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니 마음이 한결 놓이는 것 같았다....육민성과 송미연은 부모님께 인사드릴 날짜를 잡았다.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육민성은 송씨 가문 별장 단지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눈에 띄지 않는 검은 세단을 타고 왔고 트렁크에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 가득했다.송미연의 아버지 송강수에게는 고급 찻잔 세트, 어머니 설희애에게는 한정판 실크 스카프와 스킨케어 제품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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