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연의 발걸음이 완전히 멈췄다.그녀는 홱 몸을 돌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설희애를 바라봤다.“뭐라고요? 제 방을요?”그건 그녀가 어릴 때부터 줄곧 써 온 방이었다.안에는 어린 시절부터 쌓아 온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데 좋아하던 책들, 모아 둔 기념품들, 그리고 자라면서 늘 곁에 두었던 인형들까지 전부 그 방 안에 있었다.그런데 설희애가 그녀의 허락도 없이 이제 막 되찾았다는 동생에게 그 방을 내주었다는 것이다.송희나는 충격과 분노가 뒤섞인 송미연의 시선을 받자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입술을 살짝 깨문 채 미안해하는 기색으로 말했다.“미안해, 언니. 거기가 언니 방인 줄 몰랐어. 다만 난 이렇게 큰 집도, 그렇게 좋은 방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살아본 적도 없어서...”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서러움과 위축된 기색이 묻어나 보고 있으면 절로 안쓰러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언니가 불편하다면, 지금 당장 짐 뺄게. 난 손님방 써도 괜찮아.”그러자 설희애가 곧바로 말했다.“미연아, 네 동생은 이제 막 돌아와서 모든 게 낯설단 말이야. 네 방은 볕도 잘 들고 넓기도 하잖아. 희나가 쓰면 뭐가 어때서? 너도 이제 다 큰 애인데, 어느 방을 쓰든 다 똑같지 않니?”송미연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설희애를 바라봤다가 다시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처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송희나를 봤다. 순간 마음속에서 설명하기 힘든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방을 내주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문제는 설희애의 방식이었다.그건 송미연의 방이자 이 집에서 유일하게 자기 자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지 않은가.그런데 설희애는 그녀에게 한마디 상의조차 하지 않은 채, 그 공간을 멋대로 다른 사람에게 내주었다.무엇보다 더 불편한 건 송희나의 태도였다.겉으로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정작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그 방에 자신이 머무는 게 당연하다는 기색이 배어 있었고 송미연이 괜히 속 좁게 구는 사람처럼 비치게 만들고 있었다.“엄마, 그건 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