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의 목소리는 뚝뚝 끊겼다. 억지로 상처가 헤집혀지는 듯, 매 한마디를 내뱉는 것이 힘겨워 보였다.“만약 내가 버티지 못하면...”“죽기만 해 봐요!”최수빈이 다급히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눈가는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참아 보려던 눈물은 끝내 속절없이 흘러내렸다.그녀는 주민혁을 똑바로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민혁 씨, 감히 나 두고 가기만 해봐요. 그럼 이거 전부 다 태워 버릴 거예요. 민혁 씨가 목숨 걸고 지켜 온 것들, 전부 허사가 되게 만들 거라고요. 들었어요?”주민혁은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터진 입술이 미세하게 달싹였고, 어두운 눈빛 한편으로 아주 옅은 온기가 스쳐 지나갔다.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고 싶었다. 그러나 팔은 납덩이처럼 무거워 뜻대로 들리지 않았다.그 순간, 뒤쪽에서 연달아 총성이 터졌다. 총알이 차체를 때릴 때마다 둔탁한 파열음이 연이어 울렸다.주민혁은 백미러를 힐끗 봤다. 추격 차량은 여전히 바짝 따라붙고 있었고 상대 차의 전조등 불빛이 사정없이 흔들려 눈조차 제대로 뜨기 힘들었다.“걱정 마요. 이 루트에 미리 손써 둔 게 있거든요.”장성훈이 낮게 말했다.그러고는 한 손으로 거칠게 핸들을 다루면서 다른 손으로 센터페시아 안쪽에 숨겨 둔 위성 전화를 꺼내 재빨리 한 번호를 눌렀다.“지원 바람, 얼른 사람들 데리고 와. 좌표는 네 휴대폰으로 보냈어. 그리고 경찰에도 신고해. 심종연이랑 임하은의 범죄 증거는 일부만 먼저 넘겨.”전화를 끊자마자 장성훈은 핸들을 세게 꺾었다. 설원을 가르며 달리던 차량은 눈에 덮인 좁은 샛길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길은 비좁고 울퉁불퉁했지만 양옆으로 높이 솟은 얼음 둔덕이 시야를 가려 추격자들이 쉽게 따라붙을 수 없었다.얼마나 더 달렸을까.멀리 하늘 끝이 희미하게 밝아 오기 시작할 무렵, 드디어 전방에 환한 불빛으로 가득한 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극지 외곽에 자리한 호텔, 그리고 그곳은 장성훈이 진작부터 준비해 둔 은신처였다.차량이 호텔 정문 앞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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