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대표님.”휴대폰 너머로 들려온 비서의 목소리는 공손했고 조금의 소홀함도 없었다.전화를 끊은 뒤, 주민혁은 눈을 뜨고 차창 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거리를 바라보았다.도씨 가문? 주나연?고작해야 그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일 뿐이었다.스스로 분수를 모르고 불구덩이로 뛰어들겠다면 그가 매정하게 굴어도 원망할 자격은 없었다.한편, 도씨 가문의 별장.주나연은 소파에 앉아 값비싼 고급 마스크팩을 붙인 채, 휴대폰 너머의 피부관리사를 향해 이것저것 지시를 늘어놓고 있었다. 말투에는 짜증과 오만함이 가득했다.지난번 주씨 가문에서 수모를 당한 이후, 그녀의 속은 한 번도 가라앉은 적이 없었다.어떻게든 최수빈과 율이에게 복수를 하고 겸사겸사 주민혁 손에 들어간 제 몫까지 되찾고 싶었다.도지석은 저택으로 가기 전, 이번에는 반드시 주성철을 앞세워 따지고 주민혁에게서 원하는 답을 받아내겠다고 큰소리를 쳤었다.그런데 그때, 도지석이 잔뜩 굳은 얼굴로 문을 밀고 들어오더니 손에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소파 위에 거칠게 내던졌다.묵직한 소리가 울리며 테이블 위의 유리잔까지 흔들렸다.깜짝 놀란 주나연은 마스크팩을 확 떼어내고 그를 노려보았다.“지금 뭐 하는 거야? 사람 놀라게! 마스크팩 다 구겨졌잖아. 당신이 물어낼 거야?”분노로 인해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도지석은 주나연의 그 뻔뻔하고도 거만한 태도를 보자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래서 문밖을 가리키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다 당신 그 잘난 동생 때문이잖아! 오늘 내가 저택에 간 것도, 할아버님 힘을 빌려서 그놈하고 제대로 한번 얘기해 보려던 거였어. 우리한테 사업 일부라도 넘기게 하려고 했다고. 그런데 그놈이 뭐라는 줄 알아?”도지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주씨 가문은 자기가 혼자 일으켜 세운 거라면서, 우리 몫은 없대. 아주 대놓고 나를 내쳤어! 그놈은 할아버님도, 당신도 안중에 없어!”주나연은 순식간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주민혁, 정말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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