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은 뒤, 최수빈은 율이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학교 앞에는 이미 학부모와 아이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 차들이 오가고 아이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활기가 넘쳤다.최수빈이 율이의 손을 잡고 교문 앞에 다다랐을 때, 익숙한 뒷모습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지규원이었다.그는 캐주얼한 정장 차림으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고, 한 손에는 어린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바로 그의 아들 지민준이었다.민준이와 율이는 같은 반 친구였는지라 평소에도 꽤 친하게 지냈다.곧 지규원도 최수빈을 발견하고는 웃으며 다가왔다.“좋은 아침이에요, 수빈 씨.”“좋은 아침이에요.”최수빈도 미소로 인사한 뒤, 민준이에게 시선을 내렸다.“민준이 오늘 아주 멋지게 입었네.”민준이는 율이를 보자마자 활짝 웃었다. 웃을 때 드러나는 작은 덧니가 유난히 귀여웠다.“율이야, 오늘 우리 같이 미끄럼틀 탈래?”율이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좋아!”두 아이는 손을 꼭 잡고 재잘거리며 한쪽으로 달려갔다.지규원은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그러고는 다시 최수빈을 바라봤다.“참, 천공이랑 주상 그룹이 협력하는 해외 프로젝트 말인데요. 어제 보내주신 기획안을 봤는데, 몇 가지 세부 사항은 다시 논의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저도 몇 군데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특히 공급망 쪽 리스크 평가는 더 세분화해야 할 것 같아요.”“맞아요.”지규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해외 세력 쪽이 일단은 눌리긴 했지만 잔당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능한 모든 위험 요소를 다 고려해야 합니다. 조금의 틈도 줘서는 안 돼요.”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십여 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프로젝트 세부 내용부터 이후 배치 계획까지, 대화는 온통 일 이야기뿐이었다.업무 이야기가 마무리되자 지규원은 손목시계를 흘끗 보고 말했다.“시간이 거의 다 됐네요. 저는 민준이 들여보내야겠습니다.”“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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