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지극히 당연한 일을 말하는 사람처럼 장성훈의 목소리는 조금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살아만 있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마음대로 하세요.”‘굶어 쓰러지면 영양제 주사를 맞히면 된다고? 살아만 있으면 나머지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거야?’강지안은 홱 몸을 돌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눈이 점점 크게 뜨였다.그 안에는 충격과 허탈함, 그리고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장성훈, 지금 뭐라고 했어?”목소리마저 떨렸다.두려워서가 아니라 믿을 수 없어서였다.한때 그녀에게 목숨까지 내줄 수 있다고 말했던 사람, 십 년 동안 그녀의 뒤를 지키며 큰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경호원...그런 그가 지금 이런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굶어 봐야 소용없다고, 쓰러지면 주사를 맞히면 된다고, 어쨌든 당신은 여기 있어야 한다고...“그러니까...”장성훈이 눈을 내리깔고 강지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깊고 어두웠다.“먹기 싫으면 먹지 않아도 된다고요. 억지로 먹이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나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버티다 못해 쓰러지면 수액을 맞히고 영양제 주사를 놓을 겁니다. 죽지만 않게 하면 되니까. 아가씨가 버티겠다면, 저도 끝까지 버틸 거예요.”강지안은 그를 바라보았다. 눈앞의 남자가 소름 끼칠 만큼 낯설었다.십 년 동안 함께해 온 시간, 신뢰, 그리고 의지하던 모든 것들이 그 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화를 내는 것도 아니었고 협박하는 것도 아니었다. 장성훈은 진심이었다.정말로 이런 방식으로 강지안을 이곳에 가둬 두려 하고 있었다. 끝까지, 영원처럼, 절대 놓아주지 않을 생각이었다.“미쳤구나...”그녀가 차갑게 얼어붙은 눈빛을 한 채 낮게 중얼거렸다.“장성훈, 넌 정말 미쳤어.”“미치지 않았습니다.”그는 여전히 평온했다.“그냥 아가씨를 보낼 수 없을 뿐이죠.”“왜!”결국 강지안은 끝까지 붙잡고 있던 감정이 무너져 내려 목소리를 높였다.“우린 이미 끝났잖아! 너한텐 약혼녀가 있고 나에겐 내 인생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