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성이 아니라 심종연의 은신처였다.몸을 숨기고 다시 판을 짜고 마지막 반격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해 둔 그의 소굴이었다.주민혁의 숨결이 아주 희미하게 무거워졌다. 무릎 위에 올려 두었던 손도 조용히 말려 들어갔다.오래도록 찾아 헤맸다끈질기게 뒤쫓았다.루안타에서 은산시까지, 드러난 곳에서 어둠 속까지...심종연은 한 줄기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줄 알았다.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멀리 도망친 게 아니었다. 줄곧 은산시 외곽에 있던 것이었다.바로 이 숲속에, 누구도 떠올리지 못할 ‘성’ 안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나 판다고, 그중에서도 이 굴이 가장 깊고 가장 위험했다.최수빈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곁에 있는 남자의 감정이 다시 조금씩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을.억지로 눌러 두었던 집착과 불안, 분노와 미련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려 하고 있었다.그래서 하마터면 말을 끊고 화제를 돌려 시후에게 더는 말하지 말라고 할 뻔했다.하지만 그 순간, 주민혁이 먼저 자신을 붙잡았다.그 성이 정확히 어느 방향에 있는지 더 이상 묻지 않는 것이었다.어떻게 들어가는지, 안에 무엇이 있는지, 무기가 있는지, 공범이 있는지, 그 어떤 것도 캐묻지 않았다.주민혁은 그저 시후를 바라볼 뿐이었다.진지하면서도 어딘가 겁먹은 아이의 눈을 가만히 마주하다가 꽉 쥐고 있던 손을 천천히 풀었다.그리고 조심스레 손을 뻗어 시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손길은 전례 없이 부드러웠다.“무서워하지 마.”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너한테 화난 거 아니야.”시후가 고개를 들어 주민혁을 바라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빠, 그 성... 나쁜 사람들 있는 곳이에요?”주민혁은 잠시 말이 없었다.그 대신 아이를 조금 더 제 곁으로 끌어당겨 율이와 함께 품 안에 감싸 안듯 보호했다.“맞아.”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다.“하지만 아빠가 있잖아. 아빠가 너희 지킬 거야. 다시는 누구도 널 데려가게 두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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