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배치는 내가 내리는 가장 합리적인 결정이니, 네가 참견할 이유가 없어.”“이혼 합의서요?”송미연은 심장이 예리한 칼끝에 찔린 듯한 통증을 느꼈다.“우린 아직 법적으로 갈라서지 않았어요! 법적으로 난 여전히 오빠 아내라고요! 그런데 오빠는 지금 뻔뻔하게 다른 여자를 회사에 데려와서, 직원들 입에서 그 여자를 ‘사모님’이라 부르게 만들고, 내 일까지 빼앗아 그 여자한테 주려는 거잖아요! 도대체 내 기분이 어떨지, 단 한 번이라도 헤아려본 적은 있느냔 말이에요!”“내가 왜 네 기분까지 배려해야 하지?”육민성의 감정 없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비수처럼 날아와 박혔다.“어차피 헤어지기로 한 마당에 이런 사소한 일로 기 싸움 할 필요 없어. 로라는 지금 내가 지켜야 할 사람이고, 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난 뭐든 다 들어줄 생각이니까.”그는 오직 로라를 지키기 위해,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내어주겠노라 선언했다.비록 그 대가가 송미연의 존엄성을 처참히 짓밟고 그녀가 온 힘을 다해 쌓아 올린 오랜 커리어를 빼앗으며 홀로 감내해야 할 억울함을 철저히 외면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육민성의 가슴팍에 기댄 로라가 비열한 실소를 숨긴 채, 순진무구한 표정을 가장하며 가증스럽게 속삭였다.“송미연 씨, 그냥 양보해 줘요. 앞으로 민성 씨랑 얽힐 일도 없을 텐데, 직함 하나 가지고 왜 이렇게 유난을 떨어요? 굳이 양쪽 다 피곤하게 굴 필요 없잖아요.”“피곤하게 군다고요?”송미연은 눈앞의 파렴치한 두 사람을 보며 실소를 터뜨렸다.“이건 내 일이에요. 온전히 내 노력으로 일구어낸 내 영역이고, 내 자리라고요! 당신들이 적선하듯 던져준 것도 아니고, 기분에 따라 멋대로 가로챌 수 있는 가벼운 물건은 더더욱 아니죠. 그러니 난 이 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추호도 없어요.”송미연은 흐트러짐 없는 기세로 육민성을 똑바로 쏘아보았다.“공적으로 합당한 사유와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전 절대로 인수인계를 진행하지 않을 거예요.”그 말에 육민성의 안색이 무섭게 굳어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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