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만 해도 송미연은 애써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다.다 정리됐다고.이제는 놓을 수 있다고.괜찮다고.최수빈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했었다.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장면 하나가 그 모든 허세를 단숨에 무너뜨렸다. 애써 붙잡고 있던 마지막 자존심마저 산산이 깨진 것이었다.‘아... 이게 그 이유였구나.’육민성이 갑자기 이혼을 말한 이유.끝까지 이유를 알려 주지 않은 채 그렇게 차갑게 돌아선 이유.계약이 끝났다는 말도, 임무가 끝났다는 말도 전부 핑계였고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그는 이미 외국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고 심지어 아이까지 두었던 것이다.그날 레스토랑에서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던 것도 전부 거짓말이었다.임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자신을 안심시키려고, 끝까지 상황을 무마하려고 연기했던 것이었다.그리고 이제 임무가 끝났으니 더 이상 연기할 필요도 없는지라 기다렸다는 듯 송미연을 밀어내고 그 여자와 아이에게 제대로 된 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거였다.‘그럼... 저 아이는 정말 오빠의 아이인 거네.’처음부터 끝까지 우스운 꼴을 보인 것 자신뿐이었다.아무것도 모른 채 그에게 속고, 진짜 부부인 것처럼 함께 연기하고, 목숨까지 걸며 곁을 지켰다가, 마지막에 아무렇지 않게 버려진 사람은 그녀였다.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송미연의 손끝은 차갑게 식어갔고 눈은 순식간에 붉어지며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그녀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핏물이 배어 나올 만큼 힘을 줘야 겨우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있었다.이제야 알 것 같았다.자신이 쏟아부은 마음도, 그를 기다렸던 시간도, 끝내 놓지 못했던 미련도...이미 그에게 다른 가족이 있었다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었다.그 순간 육민성도 최수빈을 발견했다. 그리고 열린 문 너머,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온몸을 떨고 있는 송미연까지 보자 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며 안색도 순식간에 변했다.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려는 듯했지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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