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Bab 51 - Bab 60

100 Bab

제51화

장원호는 그녀의 겸손한 태도가 마음에 드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나는 수빈이 네가 오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혹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다오. 뭐든 도와줄 테니까.”육민성은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조용히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그런데 전화를 끊고 다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박하린이 옆으로 다가왔다. 우연히 마주친 게 아니라 그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하실 말씀이라도?”박하린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대뜸 이런 말을 꺼냈다.“혹시 수빈 언니 좋아해요?”“뜬금없네요.”“전업주부였던 사람을 이런 자리에 대동하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언니 때문에 내가 천공연구원에 들어가는 것도 거절하셨잖아요.”박하린은 그날 일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에는 자신을 시험하는 거라고 멋대로 생각했다. 그녀가 그의 회사를 쉽게 본다고 생각해 시험하는 거라고 말이다.하지만 오늘 다시 상황을 지켜보니 시험 따위가 아니라 정말 그녀를 진심으로 거절한 것이었다.“그래서요?”육민성이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물었다.“저는 육 대표님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박하린이 직접 찾아와 먼저 말을 거는데도 육민성은 여전히 그녀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리고 최수빈 때문에 그녀를 거절한 거라는 얘기를 바로잡지도 않았다. 즉, 그 말은 그녀의 추측이 맞다는 뜻이었다.육민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박하린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건 명백한 축객령이었다.박하린도 마찬가지로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었다. 대단한 수모를 당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그저 여자 하나에 휘둘리는 육민성이 바보 같을 뿐이었다.그래도 육민성은 공과 사를 잘 구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착각이었다.“모쪼록 언니와 잘 해보시길 바랄게요.”박하린은 마지막 말을 건넨 후 미련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역시 주민혁 정도의 남자는 아니야. 어차피 한 원장님 제자가 아니었으면 천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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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주민혁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녀에게 명령하듯 말했다.과거의 최수빈이었으면 지금쯤 활짝 웃으며 주민혁의 곁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그와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했으니까.하지만 지금의 최수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할 말 있으면 전화로 해요.”그녀는 주민혁에게 복종하듯 따랐던 만큼 반항했다.주민혁은 미간을 한번 찌푸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지금 당장 옆으로 와.”뚝.그는 말을 마친 후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최수빈은 휴대폰을 내려놓은 후 주민혁 쪽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잔뜩 가라앉은 것이 어지간히도 화가 난 것 같았다.‘하긴 늘 순종하던 개가 갑자기 지시를 따르지 않는데, 심기가 불편하시겠지.’최수빈이 시선을 돌린 다음 순간,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던 주민혁이 갑자기 피식 웃었다.장원호와 한재준의 강연이 끝난 후 주민혁이 단상으로 올라가 업계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늘어놓았다.최수빈은 그를 싫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의 얘기에는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만큼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사고할 가치가 있는 얘기였으니까.사실 그가 일궈놓은 것만 봐도 이미 능력은 검증된 거나 마찬가지였다.짧은 기간에 주상 그룹을 전 국민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을 시켜놓았으니까. 하지만 그의 야망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늘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있었다.“오빠 멋있죠?”어느샌가 옆으로 다가온 박하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저런 멋있는 사람을 남편으로 뒀으면 언니처럼 평생 놀고먹고 했을 거예요.”박하린의 몸에서 익숙한 향기가 풍겨왔다.최수빈이 미치도록 좋아했던, 바로 주민혁 특유의 냄새였다. 그런데 그 냄새가 지금은 박하린의 몸에서 풍기고 있었다.최수빈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곧 꿈을 이루겠네요. 어떻게 놀고먹을 건지 미리 생각해 둬요.”“언니, 나는 정말 오빠를 친오빠처럼 생각하고 있어요.”박하린이 미소를 지으며 해명했다.최수빈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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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강연이 끝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참관하러 온 사람들은 일제히 직원 식당으로 가 식사를 했다.육민성도 최수빈과 사람들 틈에 섞여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사실 너 떠났을 때랑 크게 달라진 건 없어.”육민성의 말에 최수빈이 웃었다.“그런 것 같네요.”그때, 말을 마친 최수빈이 갑자기 관자놀이를 어루만지며 미간을 찌푸렸다. 또다시 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육민성은 그녀의 안색이 파리해지자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일단 여기 앉아 있어. 밥은 내가 가지고 올게.”최수빈은 괜찮다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육민성은 단호하게 그녀의 어깨를 잡아 내리며 가만히 앉아 있게 했다.“너 방금도 쓰러질 뻔했어.”그도 최근에 그녀가 과로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오늘도 굳이 이곳으로 올 필요가 없었다. 조만간 이곳 연구원으로 들어오게 될 테니까.하지만 최수빈은 완강했고 휴식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던 그의 말도 가볍게 넘겨 버렸다.“잠깐 어지러웠을 뿐이지 정말 괜찮아요.”최수빈은 다시 고집스럽게 일어났다. 하지만 식판을 들기도 전에 그만 몸 전체가 뒤로 넘어가고 말았다. 다행히 그녀가 반쯤 넘어가기도 전에 육민성이 빠르게 잡아주었다.“너 괜찮아?!”육민성의 미간이 확 찌푸려졌다.“저혈당이라 그래요. 금방 괜찮아지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최수빈은 안 되겠는지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그녀의 시야에 주민혁이 들어왔고 두 사람은 그렇게 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주민혁의 옆에는 박하린과 진승우도 있었다.최수빈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거두어들이며 못 본 척을 했고 주민혁도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다시 젓가락을 들었다.“또 형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랑 꽁냥거리네?”진승우는 기가 막힌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저건 형 마음 돌려보려고 하는 수작일 뿐이니까 눈길도 주지 말아요. 알겠죠?”“밥이나 먹어.”주민혁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얼굴이었다....최수빈은 결국 컨디션이 확 나빠져 식사를 마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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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다음 날 아침.최수빈은 바삐 움직이며 주예린을 등원시켰다.두 사람이 어린이집 대문 앞에 막 도착한 그때 주시후도 마이바흐 차량에서 내렸다.아이의 손에는 RC 비행기가 들려있었다. 지난번에 병원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모델이었다.장난감을 사준 사람은 다름 아닌 박하린으로 아이의 요구에 맞춰 미사일 발사도 되는 전투기로 사주었다.지난번에 가지고 놀았던 것도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았기에 주시후는 지금 잔뜩 들떠있었다.주시후는 주예린과 최수빈을 보더니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씩 웃었다.“이런 건 처음 보죠?”최수빈은 아주 가볍게 아이의 말을 무시했다. 대신 시계를 한번 보고는 딸에게 당부했다.“예린아, 오늘은 시후랑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 특히 시후가 저 전투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그때는 아예 한 공간에 있지도 마.”최수빈은 주시후가 들고 있는 것이 미사일 발사도 되는 모델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물론 어디까지나 장난감이라 크게 다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위험 요소는 피하는 것이 좋았다.‘박하린이 발사 강도를 얼마로 설정해 뒀을지 모르니까 피하는 게 맞아.’주예린은 그녀의 당부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엄마.”...최수빈은 차 막힘을 피하고자 1시간이나 일찍 출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막혀버리고 말했다.결국 그녀는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도착했다.주차를 마친 최수빈은 커피를 든 채 빠르게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그때, 위층에서 누군가가 빠르게 내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이에 최수빈이 몸을 옆으로 피하며 무사히 지나가려는데 상대방도 똑같이 생각한 듯 옆으로 피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부딪혀버리고 말았다.최수빈의 손에 든 커피가 그대로 상대방의 몸에 쏟아버렸다.“저기요. 앞을 좀 제대로 보고... 언니?”박하린이 고개를 갸웃하며 최수빈을 바라보았다.최수빈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에 조금 벙쪄 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박하린은 이미 두 번이나 육민성에게 거절당했으니까.최수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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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최수빈은 손을 씻으러 왔다가 온 김에 볼일도 해결했다.물을 내린 후 칸막이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세면대 쪽에서 직원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들었어요? 대표님이 여자 하나 때문에 박하린을 거절했대요.”“당연히 들었죠. 아까 박하린이랑 대표님이 얘기하는 거 지나가면서 봤어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예뻐요? 게다가 스펙도 좋고 경력도 대단하잖아요. 박하린만 잡으면 주민혁 대표랑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데 대표님은 대체 왜 거절한 걸까요? 이해가 안 돼요. 박사도 아니고 석사도 아니고 고작 학사 스펙의 여자 때문에 박하린을 거절한 거잖아요.”그때 가만히 있던 여직원 한 명이 대화에 끼어들었다.“왜 그게 이해가 안 돼요? 나는 딱 보니까 알겠던데. 스펙도 안 되면서 천공에 들어올 수 있는 이유가 그거 말고 더 있겠어요?”최수빈은 직원들의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듣고 있었다. 그러다 얘기가 끝나갈 때쯤 태연한 얼굴로 나와 세면대로 걸어갔다.그녀의 얼굴을 본 직원들은 얼음이라도 된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최수빈이 화장실에서 완전히 나간 뒤에야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예, 예쁘다...”“우리 회사에 저 정도 미모가 직원이 있었나요?”“저 여자 혹시... 오늘 입사하기로 한 그 여자 아니에요?”“맞는 것 같아요...”직원들이 다 모인 후, 육민성은 지체할 것 없이 최수빈을 소개했다.“다들 주목. 여기는 앞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일하게 될 최수빈 씨예요.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 관해서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니까 많이들 물어보고 배우세요.”“학사 학위에 아무런 경력도 없다고 들었는데 대체 뭘 배우라는 거죠?”성지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성지연을 포함한 여기 직원들은 모두 한 걸음 한 걸음 경력을 쌓아 어렵게 회사로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하나 하더라도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 쏟아부었다.그런데 대뜸 석사도 아닌 사람이 들어왔으니, 그들 입장에서 보면 화가 날 만도 했다.“천공은 비서도 최소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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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육민성이 최수빈에게 소개한 사람들은 모두 천공연구원의 핵심 팀원들이었다.이들은 회사의 주요 업무를 이끌던 실력자들인 만큼 무능력한 사람이 팀에 합류해 일을 방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였다.최수빈도 이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말했다.“안심하세요. 제가 여러분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거예요. 만약 제가 업무에 방해가 된다면,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할게요.”최수빈의 다짐에도 팀원들은 낙하산으로 들어온 사람이 과연 발목을 잡지 않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고 믿음이 가지 않았다.무엇보다 최수빈의 학력은 학사에 그쳤고 필경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고 한들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팀원들은 아무 말 없이 각자 자리로 돌아가 하던 일을 계속하며 노골적으로 그녀의 합류를 달가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육민성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분위기가 안 좋아서 조금 불편하지?”“괜찮아요.”최수빈이 웃으며 말했다.“천천히 적응해야죠. 제 실력이 정말 형편없어서 팀원들 발목을 잡는다면 알아서 나갈게요. 선배까지 곤란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육민성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무 겸손한 거 아니야? 너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없을 텐데.”최수빈의 실력이 누군가의 발목을 잡을 정도로 부족하지 않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그녀의 실력은 여전히 최고였고 회사 그 누구보다도 뛰어났다.육민성의 말에 최수빈은 그를 살짝 흘겨보며 말했다.“선배, 아무 근거 없이 그렇게 사람을 함부로 믿는 거 아니에요.”육민성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근거가 왜 없어?”...최수빈은 오늘 팀의 업무와 인원 구성에 대해 파악하려 노력했다.하지만 팀원들은 노골적으로 그녀를 피하며 거의 아무런 업무도 맡기지 않은 채 외면했다.겉으로는 받아들이는 척했지만, 그저 형식적인 예의일 뿐이었다.최수빈은 어떻게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필요했다.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어린이집 교사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예린 어머니, 시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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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최수빈은 차갑게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주시후가 저지른 잘못은 당연히 그들이 책임져야 할 일이었고 최수빈은 더 이상 주시후를 위해 단 1분도, 단돈 1원도 쓰고 싶지 않았다.최수빈이 차를 몰고 어린이집에 도착하자, 이미 몇몇 아이의 부모들이 모여 있었고 주예린이 주시후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주시후! 너 계속 이렇게 못 된 짓만 하다가 정말 큰일 날 거야!”주시후는 장난감 비행기 리모컨을 꽉 쥔 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쟤네가 가까이 다가와서 맞은 거잖아.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으면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는데.”최근 주시후는 어린이집에서 점점 더 제멋대로 굴었다.무슨 일이든 자랑만 늘어놓을 뿐, 공부 태도는 점점 더 나빠져만 갔다.그는 주예린을 향해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왜? 너도 내 총알맛 좀 보고 싶어?”주시후는 어린이집에선 아무도 그를 괴롭힐 수 없고, 무슨 일을 저질러도 자신이 뒤를 봐주겠다는 박하린의 말이 떠올랐다.반면 최수빈은 조금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사과하라며 매번 야단쳤다.차츰 주시후는 진정한 사랑이란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고 구속하지 않는 것이라 믿게 되었고, 박하린만이 그를 온전히 사랑해 준다고 생각했다.최수빈을 발견한 교사는 구세주라도 만난 듯 달려왔다.“예린 어머니! 드디어 오셨군요!”“당신이 주시후 엄마예요?”한 학부모가 얼굴에 노기를 띠고 다가왔다.“당신 아들이 우리 아이를 다치게 했는데 이걸 어떻게 책임질 거예요?”최수빈은 그 학부모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유감스럽게도 저는 주시후의 엄마가 아니에요.”“아니라뇨? 어떻게 부모라는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해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주예린과 주시후가 쌍둥이라는 걸 알고 있거든요!”최수빈이 주예린을 바라보니 아이의 작은 손에 핏자국이 맺혀 있었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최수빈은 재빨리 다가가 주예린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말했다.“예린아, 어떻게 된 거야?”“주시후가 비행기로 저를 공격하려고 해서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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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박하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앞으로 달려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총알이 그녀의 팔을 강하게 스치며 지나갔다.이어서 무의식적으로 주예린을 끌어안은 최수빈의 손목에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최수빈이 고개를 들어보자, 박하린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아!”박하린의 신음과 함께 그녀의 팔에서 순간 피가 흘러내렸다.주시후는 얼어붙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어린이집 아이들을 다치게 한 건 그렇게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박하린까지 다치게 했으니, 주시후는 마음이 조여왔다.두려움이 밀려온 주시후는 즉시 손에 쥐고 있던 리모컨을 바닥에 내팽개쳤다.주민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의무실에 가서 의사를 불러와 상처를 처리해야겠어.”박하린이 손을 털며 말했다.“괜찮아. 상처가 큰 것도 아니고 이 정도쯤은 별거 아니야. 그리고 나 그렇게 나약한 여자 아니거든.”주민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들을 참 잘 키웠어.”최수빈은 헛웃음이 나갔다.‘내가 키운 아들?’“엄마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이때 주시후가 큰소리로 펑펑 울면서 말했다.‘엄마'가 최수빈과 박하린 중에서 누구를 말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주시후는 울면서 주민혁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내가 잘못했어요. 앞으로 절대 안 그럴게요.”눈물을 흘리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는 정말 진심처럼 느껴졌다.주민혁은 처음으로 주시후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누가 너한테 어린이집에 이런 걸 가져오라고 했어?”주시후는 울먹거리며 대답했다.“엄마가... 엄마가 마음대로 놀아도 된다고 했어요.”박하린은 입술을 깨물며 침묵했고, 주민혁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최수빈을 흘끗 내려다보았다.그의 시선에는 분명한 비난이 담겨 있었다. 주시후를 바르게 가르치지 못했다는 뜻이었다.하지만 주시후는 최수빈의 아이가 아니었고, 그녀에게 교육할 의무 따윈 없었다.게다가 주시후가 말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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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아까 주시후가 실수로 버튼을 눌렀을 때 총알이 정확히 그녀의 손목을 맞혔고 저릿한 통증이 한동안 계속되었다.최수빈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괜찮아.”주예린이 눈물을 글썽이며 안절부절못하자, 그제야 상처를 발견한 교사는 매우 놀라며 말했다.“시후의 새어머니보다 상처가 훨씬 심하잖아요. 왜 방금 말을 안 하신 거예요? 빨리 병원에 가서 처치해야겠어요.”손목의 상처는 한눈에 봐도 심각할 정도로 깊었다.그녀는 부상 때문에 운전이 어려워 택시를 타는 수밖에 없었다.주예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엄마, 119에 전화할까요? 매우 아파요?”“최수빈!”이때 육민성이 어린이집 대문으로 들어서며 소리쳤다.그는 최수빈의 문자가 마음에 걸려 따라나섰던 거였다.“무슨 일이야? 어쩌다 이렇게 다친 건데?”육민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병원에 데려다줄게. 감염되면 큰일 나.”그는 오길 잘했다며 속으로 안도했다.평소 책임감 강한 최수빈이 조퇴를 할 정도면 분명 큰일이 있을 거라 짐작했고, 안타깝게도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병원에 도착한 최수빈은 서둘러 응급실에서 상처를 처치 받았다.피부가 땅기고 찢어지는 통증에 최수빈은 입술이 떨려왔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피를 무서워하는 주예린이었지만, 그래도 최수빈의 옆을 지키며 힘내라고 작은 목소리로 응원했다.육민성은 주예린의 작은 머리를 가슴에 묻으며 말했다.“어린애는 이런 거 보는 거 아니야.”처치를 마친 의사가 입을 열었다.“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파상풍 주사를 맞는 게 좋을 것 같네요.”최수빈도 의사의 의견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주사를 다 맞자, 의사가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건넸다.“아이들 놀 때 조심하셔야 해요. 살짝만 빗나갔어도 대동맥을 건드릴 뻔했습니다. 그랬다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었어요.”병원에서 처치를 마친 후, 육민성은 최수빈과 주예린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뒷좌석에 앉아 있던 주예린은 피곤한지 차에 오르자마자 최수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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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문자를 내려다보던 최수빈은 냉소를 지었다.‘박하린을 지극히도 아끼네. 나 때문에 다쳐서 억울한가 봐?’주민혁이 문자를 보내오지 않았다면, 최수빈은 연락처에 그가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을 뻔했다.최수빈은 답장하지 않고 문자를 삭제한 뒤 주민혁의 번호를 차단했다.그가 이혼 서류에 서명을 거부하는 이상, 그의 전화나 문자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보지 않으면 마음도 편할 거로 생각한 최수빈은 이제 주민혁의 존재를 잊고 살고 싶었다.주예린을 집에 데려다준 후, 최수빈은 육민성과 함께 권성우를 만났다.권성우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였는데 일반적으로 이혼 소송 같은 민사 사건은 맡지 않았지만, 육민성의 소개로 이번 일을 도와주기로 했다.그들은 조용한 한식집에서 만나기로 했고 최수빈이 도착했을 때, 권성우는 이미 와 있었다.“권 변호사님, 늦어서 죄송해요.”권성우는 최수빈을 보더니 온화하게 미소를 지으며 일어서서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권성우입니다.”그는 품위 있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악수를 나눈 뒤, 권성우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그는 역시 소문대로 실력이 뛰어났고 몇 마디 안 되는 말로 핵심을 짚어냈다.“이 일은 제게 맡기세요.”그의 차분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미뤄볼 때, 이 사건은 그에게 아무런 긴장감도 주지 않는 평범한 소송인 듯했다.최수빈은 처음엔 그의 태연한 태도가 불안하게 느껴졌지만, 점차 권성우한테 믿음이 생기면서 마음이 놓였다.“제가 협조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 주세요.”“네.”권성우의 온화한 미소 뒤에는 차가운 경계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마치 모든 사람한테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고 있는 듯했다.권성우는 붕대를 감고 있는 최수빈의 손목을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남편분이 혹시 폭행도 했나요?”아까부터 하고 싶었던 질문이었지만, 최수빈이 언급하지 않아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문제였다.최수빈은 잠시 망설이다 손을 움츠리며 말했다.“아뇨, 이건 우연히 다친 거예요.”권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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