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Bab 31 - Bab 40

100 Bab

제31화

‘오늘 우수한 성적을 따냈는데 아빠가 과연 칭찬해 줄까?’최수빈은 그가 운전석 문을 막고 있는 것을 보고 주민혁을 돌아보며 말했다. “할 말 있어요?”주민혁은 시선을 내려 그녀의 손에 결혼반지가 없는 것을 보고 말투가 더 차가워졌다.“나랑 같이 가.”“기억을 잃었어요?”최수빈은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며 이혼 합의서에 관해 말하려 했지만 주예린이 보는 앞에서 주민혁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비켜요.”“오늘 해결한 방식도 만족스럽지 않아?”주민혁은 마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덤덤한 어투로 말했다.“허!”최수빈은 손에 든 것을 차 앞에 내려놓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주민혁 씨, 오늘 처리한 결과가 예린이한테 베풀어준 은혜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주시후가 부정행위 했다고 예린이를 모함하고 걔가 먼저 밀었어요. 아무리 차별한다고 해도 눈이 먼 사람처럼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면 안 되죠.”주민혁은 조용히 그녀를 응시했다.“시후가 그런 성격이 된 것도 네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잖아? 네가 예린이와 시후를 똑같이 대했으면 두 아이가 이렇게 달랐을까?”최수빈은 우습기만 했다.그는 그녀가 두 아이를 차별했단다.4, 5년간 고생스럽게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했는데 돌아오는 건 이런 대우였다.“주민혁 씨, 먼저 애들 차별한 건 당신이에요.”남자는 팔짱을 낀 채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그래서 지금 내가 시후 데리고 하린이 만나러 갔다고 질투하는 거야? 시후가 하린이랑 가깝게 지내는 것도 당연한 거야.”그는 최수빈을 빤히 응시했다.“너만 원하면 갠 여전히 네 아들이야. 하지만 사사건건 하린이 저격하고 시후한테 화풀이하지 마.”멈칫하던 최수빈은 이내 조롱하듯 입술을 말아 올렸다.결국엔 그녀만 막무가내로 억지 부리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 그의 태도는 박하린 모자를 대신해 그녀에게 따지러 온 거나 다름없었다.주시후는 박하린의 자식이라 가깝게 지내는 게 당연하지만 그녀가 신경 쓰는 건 그런 것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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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주민혁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주예린은 당황했다.전에는 한 번도 먼저 차에 타라고 한 적이 없었다.주예린이 동의할 줄 알았는데 아이는 곧바로 차 뒷좌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아저씨 차는 절대 안 타요.”주민혁이 남몰래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려는 찰나 박하린이 주시후의 손을 잡고 다가왔다.“아빠, 저 사람들이랑 무슨 얘기 해요?”주시후가 큰 소리로 외쳤다.거슬리는 두 인간이 다가오자 최수빈은 재수 없다고 생각하며 곧장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주예린은 백미러로 다정한 세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마치 한 가족 같아서 입술을 달싹이며 시선을 거두었다.최수빈은 딸의 감정을 눈치채고 백미러를 한 번 쳐다본 후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주민혁은 단지 충동적으로 주예린에게 제안을 건넸지만 주시후와 박하린이 오자마자 이내 그들 모자에게 관심을 돌렸다.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딸을 위로했다.“예린아, 아빠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도 슬퍼하지 마. 이 세상에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주예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엄마.”...최수빈이 차를 몰고 저택에 도착했다.저택은 산간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겼다.주씨 가문은 백 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학문과 상업 모든 분야에서 뛰어났다.저택의 집은 대가문의 풍격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원금영이 사는 곳은 별채로 떨어져 있으며 고즈넉한 것을 좋아하는 어르신은 앞 저택에서 지내는 걸 원치 않았다.최수빈은 주씨 가문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뒷마당에 차를 주차했다.“최수빈?”주나연이 그녀를 불러세우며 물었다. “왜 돌아왔어?”“...”피하려 할수록 부딪히는 게 사람 운명인가보다.“고모, 안녕하세요.”주예린이 예의 바르게 인사했지만 주나연은 주예린을 한 번 쳐다보더니 바로 무시하고 최수빈에게 시선을 돌렸다.“올케가 만든 음식 먹고 싶었는데 잘됐네. 저녁에 해줘.”주나연은 주민혁의 누나로 항상 최수빈을 가정부처럼 부려 먹었다.그도 그럴 것이 주민혁이 그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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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내가 볼 땐 요즘 집에서 아이 돌보느라 힘든 것 같아. 민혁이는 널 걱정하지도 않고.”주민혁을 언급하자 최수빈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네, 그 사람은 일로 바쁘니까요.”원금영 앞에서 그들이 곧 이혼할 거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지난 생에서 주예린이 사망한 지 3일이 지났는데도 주민혁은 전혀 몰랐다.주예린이 사망한 첫날, 할머니는 그들의 신혼집에 찾아와 그녀와 주민혁에게 잔치에 참여하라고 했고 그녀는 할머니에게 자신과 주민혁이 이혼했다고 전했다.주예린이 죽었다는 것도, 그들의 결혼생활이 얼마나 불행했는지도 말한 적이 없었다. 할머니는 이혼했다는 말만 듣고 주민혁이 그녀에게 잘해주지 못했다는 걸 알고는 자책하며 큰 병을 앓으면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원금영과 외할머니가 가까운 친구 사이라 그녀도 원금영을 친할머니처럼 여겼다.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녀는 말하더라도 천천히 밑밥을 깔기로 했다.“네가 너무 내버려두니까 걔가 가정에 소홀히 하는 거야.”최수빈은 남몰래 생각했다. 그녀가 주민혁을 통제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결혼 생활이 이 지경으로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남자는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기꺼이 잡혀서 산다. 좋아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원금영이 작고 정교한 상자를 주예린에게 내밀었다.“증조할머니와 네 외증조할머니의 마음이야.”“고마워요. 증조할머니, 외증조할머니.”최수빈은 멈칫했다.‘외할머니?’그녀의 외할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다.원금영은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나와 네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고 함께 자랐으며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 겪었어. 공부도, 결혼도, 아이를 낳는 것도 모두 함께했지. 그런데 나보다 먼저 떠나서 예린이를 못 보게 됐네. 이 에메랄드는 나랑 네 할머니가 함께 산에 가서 한 달 동안 헤매다가 찾아낸 거야. 나한테 이걸로 꼭 예린이 팔찌를 만들어주라고 당부했어.”과거 최수빈의 외할머니는 광석 전문가로 다년간 산에 머물렀고 모험 정신이 강했던 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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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주예린은 가슴이 철렁하며 마음이 동요했다.아빠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예전에 할머니를 찾아올 때는 항상 주시후가 함께 따라왔고 늘 주시후가 아빠에게 매달려 안기곤 했다.지금은...주예린은 입술을 깨물며 원금영을 꼭 안았다.“싫어요. 오랫동안 할머니 못 봤으니까 할머니가 안아줘요.”아이가 원금영의 품에 머리를 묻고 애교를 부리자 원금영은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어린 주예린은 하는 행동마다 사랑스러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주예린이 거절해도 주민혁은 불쾌하지 않은 듯 얼굴에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그저 자연스럽게 손을 거둘 뿐이었다.원금영은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어쩌다 저택에 왔는데 오늘은 여기서 지내. 나도 예린이랑 더 있고 싶네. 오랫동안 못 봤어. 시후는 자주 오는데.”손녀가 옆에 있는 게 좋았던 원금영은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돌아온 손녀를 이대로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다음에 다시 예린이 데려올게요. 요즘 바빠서...”최수빈은 저택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아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그럼 일 봐. 민혁이가 저택에 있으니까 내일 예린이 학교 데려다주라고 하면 되지.”“...”주민혁은 주예린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녀가 어떻게 주예린을 주민혁에게 맡기겠나.“그냥 제가 휴가를 낼게요.”주민혁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더니 말이 없었다.“시후는 왜 같이 안 왔어?”주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린이랑 놀고 있어요.”“하린이?” 원금영은 잠시 생각했다.“걔도 불쌍하지... 시간 나면 자주 오라고 해.”“네, 그럴게요.”최수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방에 가서 정리 좀 할게요.”그녀가 주예린을 바라보자 아이는 즉시 원금영에게서 떨어졌다.“그럼 엄마랑 가서 정리하고 나중에 다시 할머니랑 놀러 올게요.”원금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늘 같이 저녁 먹자. 하린이가 산에 가서 토종닭을 잡아서 몸보신하라고 보냈어.”그러면서 주민혁을 돌아보았다.“왜 하린이랑 같이 안 왔어?”주민혁이 웃었다.“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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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남자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입이 있으면 알아서 부르지?”최수빈은 주예린을 데리고 오다가 우연히 이 대화를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못 들은 척했다.주씨 가문의 사람들이 그녀를 가정부처럼 부리는 데는 주민혁의 방관이 한몫했다.원금영이 그때 마침 다가와서 말했다. “수빈아, 민혁이 옆에 앉아. 예린이는 나랑 앉고.”원금영은 그들 부부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밀어주려고 했다.예전 같았으면 최수빈은 기뻐서 어쩔 줄 몰랐을 거다. 주민혁과 가까이 접촉할 수 있는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불편할 뿐이었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것조차도 불편했다.“배가 안 고파요.”최수빈이 싱긋 웃었다.“예린이 밥 먹게 챙겨주시겠어요? 저는 위층에서 좀 쉴게요.”원금영이 있어서 주예린이 괴롭힘당할 일이 없으니 최수빈도 자연스레 안심했다.조금 전 육민성이 전화를 걸어 입사 관련 이야기를 했다.“배가 안 고파도 좀 먹어야지?”“좀 피곤해서요.”진서령이 나무랐다.“할머님도 계시는데 이런 식으로 예린이한테 본보기를 보여주는 거야?”집안 어른들이 다 계시는데 먹기 싫다고 바로 자리를 뜬다니. 진서령조차 그럴 권리가 없는데 최수빈이 뭐라고 그런단 말인가.“됐어. 수빈이도 애 보느라 힘든데 올라가서 쉬라고 해.”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머님, 감사해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그녀가 뒤돌아 떠나자 주나연은 눈을 흘기느라 눈동자가 뒤집힐 지경이었다.주씨 가문 사람들은 원금영이 최수빈을 지나치게 아끼는 것이 못마땅했고 그녀가 챙겨줄수록 그들은 더더욱 최수빈을 괴롭혔다.‘똑같은 사람인데 왜 쟤만 특별하게 굴어?’...최수빈은 계단을 올라가며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육민성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얘기할 시간 있어?”육민성이 말을 꺼냈다.“오늘 학부모 회의는 정말 미안해. 나도 갑자기 이 프로젝트에 투입됐어.”“괜찮아요. 제 입사에 관해서 할 말이 있다면서요?”“원장님이 네가 대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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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최수빈은 주민혁이 식탁 위에 내려놓은 닭볶음탕을 바라보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이 아직도 뜨거워 보였다.그녀는 시선을 거두어들인 후 냉랭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사직서는 이미 수리됐어요.”그 말에 주민혁은 자리에 앉으며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내가 허락 안 해주면 넌 사직 못 해.”“?”최수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주민혁은 회사의 대표라 인사에 관해서는 터치할 필요도 터치할 시간도 없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녀는 이미 출근 안 한 지도 오래인데 갑자기 허락을 안 해주겠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최수빈의 미간이 예쁘게 찌푸려졌다. 지금의 그녀는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한 그의 태도가 영 달갑지 않았다. 아니, 혐오스러웠다.“법적으로 이미 인정된 거예요.”주민혁은 아무 말 없이 최수빈을 빤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주상 그룹에서도 버티지 못하고 나간 사람이 다른 데로 가면 잘 살 것 같아? 그것도 예린이 데리고?”최수빈은 말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는 듯 입을 꾹 닫았다.그걸 본 주민혁이 닭볶음탕을 가리키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할머니가 너 꼭 먹이라고 하셨어. 아직 뜨거울 때 빨리 먹어.”최수빈은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절했다.“됐어요.”할머니는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에 늘 진심이었고 주민혁은 그런 그녀의 말을 잘 듣는 편이었다.지난 생의 최수빈은 기분 좋게 할머니의 뜻을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억지로 사이좋은 부부 노릇을 하는 것이 역겹기만 할 뿐이었다.주민혁은 그녀의 단호한 거절에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할머니 마음이잖아. 그런데도 거절할 거야?”“그럼, 그 마음이 헛되지 않게 당신이 먹으면 되겠네요. 아니면 버리든가. 먹은 척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줄게요.”“최수빈.”주민혁의 시선에 압박이 담겼다.“어린애처럼 굴지 마.”늘 사람 꼭대기에 있어서 그런지 고작 한마디일 뿐인데도 기세가 대단했다.주민혁은 평소 진중하고 냉랭한 편이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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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그 모습을 본 주민혁의 미간의 한층 더 짙어졌다.“의사 불러줄게.”...샤워하고 있던 최수빈은 이유 모를 불안감에 씻은 후 빠르게 수건을 걸치고 욕실 문을 열었다.그러고는 잠옷으로 갈아입으려는데 문이 열리는 순간 발걸음이 멈춰버리고 말았다.언제 들어온 건지도 모를 주민혁이 싸늘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주민혁의 시선이 욕실 쪽으로 향했다.금방 샤워하고 나온 터라 최수빈의 얼굴을 조금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미처 닦아내지 못한 물기도 어깨선과 다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그런 그녀를 보는 주민혁의 시선에 조금 위험한 기운이 스쳤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최수빈은 다시 욕실 안으로 들어가 그의 시선을 차단했다.“여기는 왜 왔어요?”주민혁은 시선을 욕실 문에 고정한 채 조금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네 몸을 속속들이 다 봤던 사람 앞에서 이제 와 시야를 차단한다고 그게 차단한 게 되나?”최수빈의 미간이 한순간에 일그러졌다.지난 생에서도 그는 결혼한 사람이라는 자각이 없는 건지 태도가 차갑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잠자리할 때나 전희에서는 집요하게 그녀를 잡고 늘어졌다.얼굴이 서서히 빨갛게 물드는 그 과정이 당시에는 기대도 되고 가슴이 설레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혐오스러울 뿐이었다.“옷 갈아입어야 하니까 나가요.”주민혁은 쌀쌀맞은 그녀의 태도에도 크게 개의치 않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예린이가 다쳤어.”그러고는 말을 마친 후 바로 방을 나섰다.최수빈은 아이가 다쳤다는 말에 곧장 욕실에서 튀어나와 잠옷으로 갈아입었다.서둘러 밖으로 나가보니 주민혁이 벽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연기가 얼굴을 가리고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예린이는요?”주민혁은 담뱃재를 한번 튕기며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안방에.”...안방.아이의 손은 빨갛게 부어오르기는 했지만 다행히 심각한 건 아니었다.하지만 최수빈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어떻게 된 거야?”주예린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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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최수빈은 자신이 혹시 잘못 들은 건 아닌가 싶어 그에게 되물었다.“지금 뭐라고 했어요?”주민혁은 다시금 입을 열며 그녀에게 말했다.“네가 매번 별것도 아닌 일로 날을 세우니까 하린이가 난감해하잖아.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해.”최수빈은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웃음이 다 나왔다.“고작 그 말 하려고 불렀어요? 내 태도 때문에 화병 나 죽은 게 아니라면 다시는 내 앞에서 그딴 얘기 하지 말아요.”주민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하나 더. 네 딸 간수 잘해.”최수빈의 입가가 보기 좋게 뒤틀렸다.‘네 딸? 나 혼자서 만든 딸이야?’원래도 유쾌하지 않았던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최수빈은 웃음을 지우고 주민혁의 손을 바라보았다.‘이 인간도 다쳤다더니 진짜였나 보네.’아마 예전의 그녀였으면 상처를 발견한 즉시 걱정 어린 표정을 지으며 얼른 약을 발라주려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빨갛게 부어오른 손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하게 다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당신이 먼저 아랫도리를 제대로 간수했으면 오늘 같은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겠죠.”최수빈은 말을 마친 후 방으로 들어가 아직 잠이 들지 않은 주예린의 손을 잡고 다시 방에서 나왔다.아이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나오면서 저도 모르게 뒤를 한번 바라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아빠의 사랑을 바라고 있기는 하지만 엄마를 더 사랑하기에 아빠가 엄마를 속상하게 하면 아이는 언제든지 아빠를 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엄마가 아파하거나 속상해하는 건 참을 수 없으니까.모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주민혁의 얼굴에 이유 모를 어두움이 깔렸다....그날 밤, 주민혁은 내내 서재에만 있었다.그러다 아침이 되어 서재에서 나오는데 마침 주나연과 마주쳐버렸다.주나연은 그를 보더니 눈썹을 끌어올리며 물었다.“밤새 여기 있었던 거야? 혹시 최수빈이 방에 있어서?”주민혁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이혼이 머지않았네. 하긴 지금 이런 상태를 부부라고 하기에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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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아침 안 먹고 바로 나갈 거야.”“...”결국 최수빈은 주민혁과 함께 집을 나섰다.주민혁은 최수빈 차의 조수석에 앉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회사로 가.”190cm의 거구가 조수석에 앉아 있으니 오늘따라 차가 더 작아 보였다.주민혁은 제대로 펴지지도 않는 다리를 꾸역꾸역 움직이며 앞으로 내밀었다.“난 주민혁 씨의 기사가 아니에요.”“이따 하린이 보면 사과해.”최수빈은 그 말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어쩐 일로 이 차에 올라타나 싶었는데. 박하린이 속상해하는 게 그렇게도 눈에 밟혔던 모양이지?’함께 밖으로 나온 원금영이 보고 있지만 않았으면 최수빈은 아마 진작 주민혁을 끌어내렸을 것이다.최수빈이 차가운 얼굴로 뭐라 말하려던 그때, 뒷좌석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빨리 출발하지 않으면 정말 지각하고 말 거예요.”최수빈은 그제야 딸도 타 있다는 것을 떠올리고 시동을 걸었다.어린이집.아이가 안으로 들어간 후 주민혁이 운전석을 바라보며 물었다.“예린이가 수학에 재능을 보이던데 시후랑 같은 반에 넣어줄까?”“필요 없어요.”최수빈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주예린은 그녀가 알아서 키울 생각이기에 주민혁의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었다.똑똑.그때 누군가가 차창을 두드렸다.“오빠! 정말 오빠네?”박하린이 고개를 갸웃한 채로 차 안을 들여다보았다.“지금 막 시후 등원시키고 가려는 길이었어. 둘이 같이 있는 걸 보니까 언니랑 화해했나 보네?”주민혁은 별다른 대꾸를 해주지 않았다.박하린은 미소를 지은 채 이번에는 최수빈을 바라보았다.“언니, 오빠 좀 빌려 가도 돼요? 업무적으로 할 얘기가 있거든요.”최수빈은 압박이 담긴 주민혁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박하린에게 사과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기에 입을 꾹 닫은 채로 있었다.“얘한테 허락을 왜 맡아?”주민혁은 그렇게 말하며 차에서 내렸다.문이 닫힌 순간, 최수빈은 풀악셀을 밟으며 미련 없이 자리를 벗어났다.박하린은 주민혁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더니 호탕에서 웃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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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송미연이 코웃음을 쳤다.“박하린이면 그 위장 여사친?”육민성이 고개를 갸웃하며 비서를 바라보았다.“따로 약속을 한 기억은 없는데?”“어제 운상 쪽 대표님이 연락을 드렸잖습니까. 협력 건 때문에 오늘 사람을 보내겠다고.”최수빈은 운상이라는 말에 눈을 깜빡였다. 운상은 주상 그룹의 계열사로 항공우주 산업을 담당하고 있다.‘주민혁은 보통 본사로만 출근하고 운상 일에는 크게 간섭하지 않는데?’육민성은 그제야 뭔가 기억이 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맞은편 복도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 얘기를 나누며 다가왔다.“왜 형은 이런 작은 회사랑 협력하려고 하는 거예요?”함께 찾아온 진승우가 툴툴거리며 말했다.“천공의 대표님은 한재준 원장님의 제자잖아요. 그것뿐만이 아니라 전부터 인재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분이고. 그런 분과 협력하면 저야 영광이죠. 그리고 오늘은 청운x7을 설계한 분을 뵐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분과도 얘기를 나누면 더 좋고요.”박하린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하긴, 지난번 대회에서는 얼굴을 못 봤으니까. 오늘에야말로 드디어 볼 수 있겠네요.”“언니?”박하린이 눈을 크게 뜨며 최수빈을 바라보았다.처음에는 보고도 긴가민가했다. 그도 그럴 게 최수빈은 오늘 검은색 트렌치코트에 웨이브를 넣은 긴 머리도 포니테일로 묶고 있었으니까.얼굴이 다 드러나니 절세 미녀가 따로 없었다.“어떻게 여기서 다 만나요?”박하린이 미소를 지으며 먼저 말을 걸어왔다.진승우는 최수빈을 발견하더니 팔짱을 끼며 못마땅하다는 눈빛을 보냈다.“형밖에 눈에 없는 여자가 어디 가겠어요? 보나 마나 또 어디서 소식을 듣고 찾아왔겠죠. 안 봐도 뻔해요. 물론 아쉽게도 형은 오늘 오지 않았지만.”그 말을 들은 송미연이 코웃음을 쳤다.“누가 보면 주민혁이 연예인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박하린은 진승우의 팔을 잡으며 그를 말렸다.“그만 해요. 오늘은 일 때문에 온 거잖아요.”그러고는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언니도 일자리 찾으러 온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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