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땐 요즘 집에서 아이 돌보느라 힘든 것 같아. 민혁이는 널 걱정하지도 않고.”주민혁을 언급하자 최수빈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네, 그 사람은 일로 바쁘니까요.”원금영 앞에서 그들이 곧 이혼할 거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지난 생에서 주예린이 사망한 지 3일이 지났는데도 주민혁은 전혀 몰랐다.주예린이 사망한 첫날, 할머니는 그들의 신혼집에 찾아와 그녀와 주민혁에게 잔치에 참여하라고 했고 그녀는 할머니에게 자신과 주민혁이 이혼했다고 전했다.주예린이 죽었다는 것도, 그들의 결혼생활이 얼마나 불행했는지도 말한 적이 없었다. 할머니는 이혼했다는 말만 듣고 주민혁이 그녀에게 잘해주지 못했다는 걸 알고는 자책하며 큰 병을 앓으면서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원금영과 외할머니가 가까운 친구 사이라 그녀도 원금영을 친할머니처럼 여겼다.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녀는 말하더라도 천천히 밑밥을 깔기로 했다.“네가 너무 내버려두니까 걔가 가정에 소홀히 하는 거야.”최수빈은 남몰래 생각했다. 그녀가 주민혁을 통제할 수 있었다면 그들의 결혼 생활이 이 지경으로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남자는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기꺼이 잡혀서 산다. 좋아하지 않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원금영이 작고 정교한 상자를 주예린에게 내밀었다.“증조할머니와 네 외증조할머니의 마음이야.”“고마워요. 증조할머니, 외증조할머니.”최수빈은 멈칫했다.‘외할머니?’그녀의 외할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다.원금영은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나와 네 할머니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고 함께 자랐으며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 겪었어. 공부도, 결혼도, 아이를 낳는 것도 모두 함께했지. 그런데 나보다 먼저 떠나서 예린이를 못 보게 됐네. 이 에메랄드는 나랑 네 할머니가 함께 산에 가서 한 달 동안 헤매다가 찾아낸 거야. 나한테 이걸로 꼭 예린이 팔찌를 만들어주라고 당부했어.”과거 최수빈의 외할머니는 광석 전문가로 다년간 산에 머물렀고 모험 정신이 강했던 원금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