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아이를 봐주려고 최수빈의 집에 들렀던 이혜정은 이미 식사 준비를 끝낸 생태였고 집안에는 맛있는 음식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예린이 아직 자요?”이혜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응. 자고 있어. 그런데 너 손은 왜 그래?”“괜찮아요.”최수빈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조금 다쳤을 뿐이에요.”이혜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뭔가 할 말이 있었지만, 결국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다시 삼킨 채 앞치마를 풀며 화제를 돌렸다.“밥은 같이 못 먹겠다. 회사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겼어.”잠시 멈칫하던 최수빈은 이혜정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제가 좀 도와드릴까요?”“네 몸이나 잘 챙겨.”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혜정은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꽤 급한 모양이었다.떠나는 이혜정의 뒷모습에 최수빈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회사가 지금 불안정한 상태라 바쁜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크게 마음에 두지는 않았다.다만 앞으로는 이혜정한테 딸을 봐달라는 부탁을 적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지금 현 사회에서 누구의 삶도 전혀 쉽지 않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이혜정은 현재 끝이 보이지 않는 이혼 소송까지 하고 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신혼집.주민혁은 주시후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집으로 오는 길 내내 주시후는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고 평소와 달리 얌전히 있었다.주민혁의 표정은 살얼음처럼 차가워져 있었다.장수미는 그들이 집으로 들어오자, 신발을 바꿔 주며 이것저것 시중을 들었다.원래 이런 일들은 최수빈의 몫이었다.그녀는 주민혁이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면 신발을 건네주고 그의 넥타이까지 풀어준 뒤 따뜻한 차까지 준비해 주었다.하지만 오늘 최수빈이 보이지 않자, 주민혁은 스스로 자신의 넥타이를 풀며 말했다.“최수빈은요?”장수미는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말했다.“사모님은 아직 안 돌아오셨어요. 아, 저번 날 밤에 한 번 오시긴 했는데 무언가를 찾다가 아마 못 찾으셨는지 다시 돌아가셨어요.”“그래요.”주민혁은 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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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안 그래도 불만이 많았던 성지연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최수빈을 몰아붙였다.“집에 일이 있으면 마저 처리하고 오세요. 이렇게 남의 일에 지장 주면서 발목 잡지 마시고.”이때,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던 하도현이 입을 열었다.“됐어요. 그만하고 회의나 시작하시죠.”그는 이미 회사에 합류한 사람을 배척해 봤자 입사한 사실은 바꿀 수 없으니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성지연은 차가운 비웃음을 흘리며 회의실로 걸어갔다.아무 말도 못 하는 최수빈의 모습에 괜히 마음이 약해진 하도현은 그녀한테 위로의 말을 건넸다.“성지연 씨는 원래 저런 성격이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아요. 실력이 뛰어난 만큼 자존심도 강해서 그래요. 최수빈 씨가 낙하산이라고 생각하고 저러는 거니까 나중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실력만 있으면 인정해 줄 거예요.”최수빈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고마워요.”하도현은 공손한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한마디 덧붙였다.“아니면 성지연 씨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지내면 돼요. 원래 사람 잡는 걸로 유명하거든요.”최수빈이 회의실에 들어가자, 각자 앞에는 파일이 한 부씩 놓여 있었다.잠시 뒤, 육민성이 노트북을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여러분한테 파일을 하나씩 보냈어요. 궤도 운행 측정과 관련된 내용인데, 함께 검토해 보시죠.”궤도 인력 같은 운행 측정은 복잡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작업이었다.최수빈은 파일을 열어 살펴보았다.오랜만에 업무에 복귀한 탓에 서툴 거로 생각했지만, 파일을 열자마자 머릿속에서는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팀원들은 파일을 들고 함께 토론하며 분석했지만, 그 누구도 최수빈한테는 관심이 없었고 그녀와 의견을 나눌 생각도 하지 않았다.학사 출신인 최수빈이 할 줄 아는 건 없을 테니 그녀와 논의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성지연은 최수빈이 펜을 들고 계산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비웃었다.‘뭘 할 줄 안다고 하는 척하는 거야?'20분 뒤, 최수빈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계산을 끝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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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최수빈 씨, 정말 학사 학위가 맞아요?”성지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학력을 속인 거 아니에요?”최수빈은 마우스를 내려놓고 몸을 일으키며 담담하게 말했다.“속인 적 없어요. 저는 학사 학위가 맞아요.”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은 어떻게 고작 학사 학위를 가진 그녀가 더 높은 학력을 가진 자신들을 능가할 수 있는 건지, 심지어 육민성까지 초과한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무엇보다 육민성은 한재준의 제자이자 511연구원의 핵심 기술원이었다.하도현이 감탄하며 말했다.“보이는 것만 믿으면 안 된다는 말을 이럴 때 하나 봐요.”그는 성지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성지연 씨, 이제는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 새로 온 팀원한테 사과는 해야죠?”성지연은 성격이 급하고 자존심이 강했지만, 실력만은 확실했다.그녀는 육민성이 박하린을 거절하고 최수빈을 채용한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최수빈한테 불만을 품은 것도 사실이었다.하지만 지금 보니 최수빈의 실력은 박하린을 훨씬 뛰어넘었고 성지연은 자기 생각이 경솔했음을 깨달았다.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학사 출신의 최수빈이 모두를 능가하는 일이 일어났고 하필이면 이런 굴욕적인 순간이 그녀한테 벌어졌다.성지연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최수빈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사과는 필요 없어요.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제가 여러분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거예요. 게다가 제 학력으로는 확실히 특별 채용이니까 의심하는 건 당연하죠.”최수빈 역시 성지연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그녀는 그저 성지연의 성격이 직설적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지난 일을 따지는 것보다 좋게 넘어가고 싶었다.“미안했어요. 내가 너무 경솔했네요.”성지연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녀는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인정하며 최수빈한테 사과한 뒤 다시 육민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육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대표님의 결정을 의심한 건 잘못이었어요.”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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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최수빈은 이 남자를 잘 알고 있었다. 려운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주상 그룹에서 유일하게 주민혁과 최수빈의 관계를 알고 있는 주민혁의 비서였다.최수빈이 눈살을 찌푸리며 려운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자, 멀지 않은 곳에 마이바흐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명문가 자제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라, 수많은 고급 외제 차들 사이에서 주민혁의 차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주민혁이 그녀를 부른 이유는 대략 짐작이 갔다.박하린 문제로 따지러 온 것 말고는, 그가 이렇게 직접 나설 만한 일은 있을 수 없었다.최수빈이 무시하며 다시 택시에 올라타려 하자, 려운은 그녀를 보내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 단호한 표정으로 길을 막고 서있었다.주예린은 눈썹을 찡그린채 려운을 바라보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최수빈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안 가겠다면 억지로 납치라도 할 생각인 거예요?”려운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사모님을 모시고 가야 하는 게 제 일입니다. 주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원하시던 물건이 어디 있는지 아신다고 합니다.”어쩔 수 없이 주민혁의 차에 다가간 최수빈이 뒷좌석 문을 열려고 손을 뻗자, 려운이 그녀를 가로막으며 조수석 문을 열어주고 말했다.“사모님, 이쪽으로.”깊게 숨을 들이마신 최수빈은 주예린을 뒷좌석에 앉힌 뒤 다시 조수석에 올라탔다.주민혁이 직접 운전하고 왔다는 사실이 예상 밖이었다.주시후는 뒷좌석에 풀이 죽은 채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혼난 모양이었다.주예린이 차에 타자, 주시후는 고개를 홱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주예린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주민혁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가볍게 잡은 채 담담한 눈빛으로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일 할아버지 생신 이셔. 나랑 같이 연회에 참석해.”그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강압적이었다.“내일 옷 사러 같이 가자.”늘 그랬듯 주민혁이 그녀를 찾는 이유는 아내라는 그녀의 신분이 필요할 때뿐이었다.최수빈은 그를 응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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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민혁을 바라보며 말했다.“문 열어요.”주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는 건 상관없어. 하지만 주예린은 오늘 밤 나와 함께 집에 갈 거야.”“싫어요.”주민혁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예린이 입을 열었다.“저는 집에 가기 싫어요. 엄마랑 같이 있을 거예요.”주민혁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아저씨는 엄마한테 너무 막 하잖아요. 엄마는 연회에 참석하고 싶어 하지도 않고, 방금 차에도 타기 싫어하셨어요. 어제 어린이집에서 엄마가 다쳤을 때도 아저씨는 신경도 안 써주셨잖아요.”며칠 동안 일어난 일을 주예린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예전에는 주민혁이 바쁘기는 했어도 집에는 잘 들어왔으니, 엄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자신도 엄마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껴졌다.주예린이 수학 경시대회에서 1등을 했을 때도 주민혁은 아무 칭찬도 하지 않았다.그 일이 있은 뒤로 주예린은 자신이 아무리 우수해도, 아빠는 절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주민혁은 그제야 붕대로 감겨 있는 최수빈의 손목을 바라보았다.아무 감정도 없는 무덤덤한 시선이 최수빈은 오히려 더 따갑게만 느껴져 자기도 모르게 손을 움츠렸다.주예린은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을 이었다.“아저씨는 항상 엄마를 괴롭히잖아요. 엄마한테 사과해요.”주예린은 더 이상 최수빈이 혼자 힘들어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주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최수빈을 바라보고 말했다.“네가 가르친 거야? 애한테 네 편을 들어달라고 시켰어?”최수빈은 마음속으로 조소를 날렸다.지금까지도 주민혁은 그녀와 주예린이 그저 홧김에 투정을 부리는 거로 생각하는 듯했다.‘하긴, 마음이 없으니, 신경도 안 쓰이겠지. 그러니 모를 수밖에.’이혼을 말하고 집을 나가도 주민혁은 그저 최수빈이 투정을 부린다고 생각했다.‘도대체 얼마나 무관심하면 이 시점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최수빈은 더 이상 그와 말다툼을 벌이고 싶지 않았고 단 1초라도 차 안에 머무르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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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다음 날, 최수빈은 출근하지 않고 주성철의 구순 생신 연회에 입을 옷을 고르러 갔다.주민혁과 함께 일분 일 초도 있기 싫었던 최수빈은 함께 가자던 그를 거절하고 홀로 택시를 타고 드레스 샵에 도착했다.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들이 수없이 진열되어 있었다.심사숙고 끝에 최수빈은 연한 색상의 머메이드 드레스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그녀가 손을 뻗어 드레스를 집으려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의 손이 드레스를 함께 잡았다.고개를 들자, 박하린과 시선이 마주쳤다.최수빈을 알아본 박하린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머,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정말 우연이네요. 이 드레스가 마음에 드나 봐요? 저도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딱 봐도 박하린은 그녀한테서 이 드레스를 빼앗을 생각이었다.최수빈은 박하린의 뻔뻔함에 어이가 없었다.박하린은 두 사람 사이가 아무리 불편해도, 몇 번이나 분위기가 얼어붙어도, 언제나 아무 일도 없던 듯 밝게 웃으며 다가왔다.그녀의 이런 심리 소질은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였다.최수빈은 조용히 박하린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생각했다.‘남자를 빼앗더니 이제는 옷까지 빼앗으려는 거야? 남자는 양보할 수 있어도, 옷은 양보 못 하지.’최수빈은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래요? 그런데 어쩌죠? 이 드레스 박하린 씨한테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박하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이 드레스는 몸매를 강조하는 디자인이라 정말 좋은 체형을 가진 사람이 입어야 제대로 빛이 날 수 있었다.박하린은 최수빈만큼 풍만한 가슴라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른 부분만큼은 비슷하게 소화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네가 다른 걸 골라.”갑자기 뒤에서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명령조로 말하는 너무나도 귀에 익은 목소리에 최수빈은 갑자기 숨이 확 막혀왔다.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그 남자가 주민혁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언니한테 양보할게요.”주민혁의 등장에 갑자기 태도를 바꾼 박하린은 순순히 드레스를 최수빈에게 넘겨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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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연회가 끝난 뒤 최수빈은 외할머니의 유품을 되찾을 수 있기만 하면 되었다.주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화려하게 늘어선 드레스들을 둘러보더니 무심코 단정한 원피스 한 벌을 골라 그녀에게 던지며 말했다.“입어봐.”그가 고른 원피스는 단정하고 우아했다.주민혁의 말대로 움직일 생각이 없었던 최수빈은 고개를 숙여 원피스를 살펴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입어볼 필요 없어요. 포장해 주시면 돼요.”예쁘든 아니든, 맞든 안 맞든 그녀는 관심이 없었다.“최수빈.”주민혁이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도대체 무엇 때문에 심통이 나서 이러는 거야?”그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었고 특히 항상 고분고분하던 최수빈에 대한 인내심은 더 제로에 가까웠다.그녀는 주민혁을 응시하며 말했다.“내가 달라고 했던 물건은요?”“지금 이런 태도로 원하는 걸 달라는 거야?”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다시 한번 분노를 억눌렀다.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그녀는 지금 이런 기분을 겪지 않아도 될 텐데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최수빈은 그가 들고 있던 원피스를 받아 들고 탈의실로 향했다.탈의실 안.최수빈이 들어간 탈의실 옆 칸에서 박하린의 옷을 갈아입혀 주던 직원의 목소리가 최수빈에게까지 선명하게 들려왔다.“어머! 사모님, 옷이 정말 잘 어울리세요.”직원의 칭찬에 박하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요?”직원은 환하게 웃으며 칭찬을 이어갔다.“등에 새긴 나비 문신이 주 대표님의 손목에 있는 것과 똑같네요. 커플 문신이시군요. 정말 예쁘고 잘 어울려요.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아요.”대화를 듣고 있던 최수빈은 움찔하며 원피스를 잡은 손에 힘이 살짝 들어갔다.주민혁의 손목에는 희미한 푸른색 나비 문신이 있었는데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옅었다.최수빈은 예전에 그 문신에 관해 물었던 적이 있었다.주민혁은 당시 대답하지 않았고, 최수빈은 이제야 그가 대답하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박하린과의 커플 문신이었기에, 아내인 자신에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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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주민혁이 언제부터 와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방금 문신에 대해서는 전부 들은 것 같았다.그럼에도 최수빈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고작 2초에 불과했고 문신에 대해서는 그 어떤 설명도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전생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최수빈이 아내로서 느끼는 감정과 체면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최수빈은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그나마 정말 다행인 건 이번 생에 그녀는 더 이상 이런 것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그녀가 아무 말도 없이 지나가려 하자, 주민혁이 앞을 가로막더니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원피스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왜 안 갈아입은 거야? 내가 들어가서 도와주길 바라는 거야?”최수빈은 여기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입어봤어요. 잘 맞으니까 이걸로 할게요.”주민혁은 시선을 돌려 박하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마음에 들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걸 또 입어봐.”주민혁은 박하린을 대할 때면 언제나 한결같은 미소를 지었고 그녀에게만큼은 끝없는 인내심을 보였다.최수빈은 비웃음을 지으며 주민혁을 올려다보고 말했다.“약속한 거 잊지 마세요.”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 했다. 최수빈은 하루라도 빨리 주민혁과의 관계를 끊고 싶었다.그는 무표정하게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주예린도 데리고 와.”...저녁 7시.주씨 가문 저택은 손님들로 북적였다.대부분의 사람은 오랜 기간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 온 사업 동료들이었고 일부는 친척과 오랜 친구들이었다.최수빈과 주예린은 저택에 자주 오지 않았지만, 오늘은 특별히 큰 행사라 함께 참석했다.그들이 도착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모여 있었다.주성철은 최수빈과 주예린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은 그가 이 손녀 며느리와 증손녀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그때, 박하린이 하이엔드 드레스를 입은 채 주민혁의 팔을 끼고 천천히 연회장에 들어섰다.박하린은 다른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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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최수빈의 말이 끝나자, 그녀 옆을 스쳐 지나던 주민혁은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그녀의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그때, 주시후가 최수빈과 주예린을 보고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다시 안 돌아온다면서 왔네요?”최수빈은 얼굴에 냉기를 머금은 채 주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미 박하린과 함께 연회에 참여하기로 해놓고, 왜 자신을 이 자리에 참석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도대체 나를 이 자리에 왜 부른 거야? 나를 모욕하고 싶었던 거야?’이미 얼굴도 비췄고, 주민혁과 박하린이 주인공인 이 자리에 더 있고 싶지 않았던 최수빈이 주예린과 함께 자리를 떠나려는데 주성철이 그들을 불러세웠다.“수빈아, 너희들은 저쪽에 앉거라.”주성철이 가리킨 자리는 하석이었다.이어서 그는 박하린과 주민혁을 상석에 앉히고 주시후 역시 그들 옆에 자리하게 했다.주성철의 뜻은 이미 명백했다.그녀가 주씨 가문에 시집온 이후로 주성철은 그녀를 내심 달가워하지 않았다.진서령은 최수빈이 가만히 서 있자, 바로 입을 열었다.“빨리 앉거라. 직접 모셔다드려야겠니?”주민혁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불편해?”그의 말에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경고의 말이 숨어있었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이미 이 자리까지 왔으니, 지금까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주예린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항상 얌전하고 말을 잘 들었던 주예린은 고분고분 최수빈의 뒤를 따랐다.상석에서 박하린과 주민혁은 주성철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주성철은 자신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주시후를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최수빈은 눈을 내리깔았다.전생의 오늘, 그녀는 주성철의 생신 선물을 정성껏 준비한 뒤 분주히 뛰어다니며 잔치를 도왔다.너무 열심히 움직이다 보니 저혈당으로 쓰러질 뻔했지만, 주성철은 그녀가 대중 앞에 서는 것을 주씨 가문의 체면에 걸맞지 않는다며 단호히 막아섰다.그런데 지금, 박하린은 아무런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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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선물?’최수빈은 비웃음을 지을 뿐이었다.전생에서 그녀는 정성껏 천리강산도를 준비했었다. 그 그림은 어머니가 집에 소장해 둔 귀중한 작품이었는데, 주성철은 가짜라고 의심하며 눈길도 주지 않았었다.이번 생에는 그걸 태워버릴지언정 주성철한테 선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박하린이 큰 선물을 준비한 마당에, 그 뒤에 선물을 꺼내는 사람은 누구든 비교당할 수밖에 없었다.진서령은 노골적으로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며 당장이라도 쫓아내고 싶다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최수빈은 담담히 진서령을 바라보며 말했다.“할아버지 생신을 목적으로 선물을 강요하시는 거예요?”진서령의 표정이 굳어졌다.“손주며느리로서 당연히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야?”최수빈은 살며시 웃으며 당당하게 말했다.“이제 와서 저를 며느리라고 청하시네요?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다른 사람인 줄 알았겠어요.”진서령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마음속으로 최수빈을 핀잔했다.‘저게 입만 살아서는.’그럼에도 진서령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준비 안 했으면 안 했다고 말하면 되지 뭘 그렇게 돌려서 말하니. 아버님도 네 선물 따위 필요 없으니까 뭐라 할 사람 없다.”주나연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러게요. 올케, 준비 안 했으면 안 했다고 솔직하게 말해.”최수빈은 느긋한 표정으로 주민혁을 바라보았다.그는 그녀의 곤란한 상황에도 전혀 관심 없다는 듯 무덤덤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아마 그녀가 오늘 이 자리에서 죽는다고 해도 주민혁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 같았다.하긴, 주민혁은 전생에서 그녀와 주예린이 죽었을 때도 뒤 한 번 돌아보지 않은 사람이었다.최수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저와 주민혁 씨는 부부인 만큼 선물도 당연히 함께 준비했죠. 주민혁 씨가 드린 선물은 저와 함께 준비한 거예요.”최수빈은 자신이 어떤 선물을 하든 무시당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이제는 그런 곳에 돈과 정성을 쏟고 싶지 않았다.전생과 달리 그녀는 이제 현명해졌고 주민혁이 준 선물이 곧 그녀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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