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빈의 말이 끝나자, 그녀 옆을 스쳐 지나던 주민혁은 차가운 시선을 던졌다.그녀의 말을 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그때, 주시후가 최수빈과 주예린을 보고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다시 안 돌아온다면서 왔네요?”최수빈은 얼굴에 냉기를 머금은 채 주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미 박하린과 함께 연회에 참여하기로 해놓고, 왜 자신을 이 자리에 참석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도대체 나를 이 자리에 왜 부른 거야? 나를 모욕하고 싶었던 거야?’이미 얼굴도 비췄고, 주민혁과 박하린이 주인공인 이 자리에 더 있고 싶지 않았던 최수빈이 주예린과 함께 자리를 떠나려는데 주성철이 그들을 불러세웠다.“수빈아, 너희들은 저쪽에 앉거라.”주성철이 가리킨 자리는 하석이었다.이어서 그는 박하린과 주민혁을 상석에 앉히고 주시후 역시 그들 옆에 자리하게 했다.주성철의 뜻은 이미 명백했다.그녀가 주씨 가문에 시집온 이후로 주성철은 그녀를 내심 달가워하지 않았다.진서령은 최수빈이 가만히 서 있자, 바로 입을 열었다.“빨리 앉거라. 직접 모셔다드려야겠니?”주민혁은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불편해?”그의 말에는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경고의 말이 숨어있었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이미 이 자리까지 왔으니, 지금까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주예린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항상 얌전하고 말을 잘 들었던 주예린은 고분고분 최수빈의 뒤를 따랐다.상석에서 박하린과 주민혁은 주성철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주성철은 자신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주시후를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최수빈은 눈을 내리깔았다.전생의 오늘, 그녀는 주성철의 생신 선물을 정성껏 준비한 뒤 분주히 뛰어다니며 잔치를 도왔다.너무 열심히 움직이다 보니 저혈당으로 쓰러질 뻔했지만, 주성철은 그녀가 대중 앞에 서는 것을 주씨 가문의 체면에 걸맞지 않는다며 단호히 막아섰다.그런데 지금, 박하린은 아무런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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