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은 처음부터 이 일에 어떤 여지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불러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들고는 단숨에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아무 이유 없이 모욕을 당하게 했고 가느다란 가능성의 불씨조차 손으로 눌러 꺼버렸다.그 순간, 박하린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심리적 방어선이 한순간에 무너졌고 무기력하게 주저앉을 듯했다.이런 결말도, 그리고 눈앞의 이 남자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모든 게 잘 굴러가고 있었는데 어쩌다 일이 여기까지 왔을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들 사이에는 분명히 빛나는 미래가 있었고 함께 갈 길도 명확했다.그런데 지금은 왜...박하린은 억울함이 섞인 웃음을 지었다.‘주민혁의 아버지는 주기훈, 주씨 가문은 정치적 배경도 탄탄하고 인맥도 넓어.그런 그 사람이 이 일이 얼마나 중대한지 몰랐을 리가 없지.’주민혁은 조용히 일어섰다.“하지 말아야 할 줄 알면서도 했잖아. 그에 따른 결과는 스스로 감당해야지.”눈빛은 차가웠고 너무도 낯설었다.이에 박하린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민혁 오빠, 우리 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는 거지? 우리 예전에는 정말 좋았잖아.”곧 주씨 가문의 며느리가 될 사람인 그녀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렇게 몰락할 수 있단 말인가.“지금 네가 하는 이 행동... 나중에 시후가 크면 원망하게 될 거야.”설령 구속된다 해도, 그녀의 아들은 여전히 주씨 가문에 있다. 그리고 언젠가 박하린은 다시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었다.그때, 룸 안으로 들어온 남자가 자신을 힐끔 바라보자 주민혁은 말없이 등을 돌린 채 손을 휘저었다.그 신호와 동시에 박하린은 강제로 끌려가기 시작했다.그녀는 절규하며 저항했고 주민혁을 향해 소리쳤다.“민혁 오빠! 제발! 날 도와줘!”그때, 함께 온 공무원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정말 무고하시다면 저희는 억울한 사람을 처벌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은 단지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것이고 판결이 난 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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