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 어디쯤, 누군가 조용히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최수빈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그저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싸늘한 기운에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졌고 무언가에 이끌리듯 고개를 홱 돌린 순간, 차디차고 독기 어린 눈빛과 마주쳤다.뱀처럼 서늘하고 음산한 시선과 더불어 그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그리고 그 칼이 그녀를 향해 거침없이 내리꽂혔다.“네가 죽어야 해!”박하린, 그 이름이 머릿속을 울리는 동시에 최수빈은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려 했으나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푹...”날붙이가 살을 뚫고 들어가는 끔찍한 소리가 들렸다.그 찰나, 누군가가 그녀를 힘껏 끌어안으며 감쌌다.모든 생각이 멈춰버린 순간, 최수빈은 그 품 안에서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확인했다.“오빠...”최수빈의 입술이 떨렸다.남자의 몸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입술은 핏기 하나 없이 새하얬다.“괜찮아....”‘차 가지러 주차장 간 거 아니었나? 왜 여기 있는 거지...’“선웅 오빠?”박하린이 칼을 든 손을 부들부들 떨며 이를 악물었다.“오빠도 저년 편이야? 이건 나랑 최수빈 사이의 일이야, 비켜! 왜 모두 최수빈 편을 드는 건데!”“사람 찔렸어요! 빨리 신고해요!”입구 쪽에 있던 경비원이 그 모습을 보고 소리치며 달려와 그녀를 제지했다.“이거 놔! 나한테 손대지 마!”박하린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듯한 눈빛으로 최수빈을 노려보았고 경비원은 그녀를 꽉 붙든 채 놓지 않았다.“이 세상에서 가장 죽어 마땅할 사람은 바로 너야! 넌 내 모든 걸 빼앗아갔어! 전부 다! 내 남자도 내 아이도 내가 가져야 할 사회적 지위까지도... 내 아들이 가졌어야 할 것까지 네 딸이 가져갔다고!”그녀는 완전히 미쳐 있었다.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손에 들린 칼은 여전히 손끝에서 위협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최수빈! 넌 이 세상에서 가장 악랄한 여자야! 내 모든 걸 빼앗아놓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굴어?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런 걸 다 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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