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이 손가락 하나, 입술 한 번만 움직여도 충분히 박하린을 궁지에서 구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박하린도 모든 것을 걸고 주민혁과 거래할 의향이 있었다.주민혁이 오랫동안 말이 없자 박하린은 무릎을 꿇은 채, 이를 악물고 옷을 벗으며 둥근 어깨를 드러냈다.“철컥.”이때, 밖에서부터 사무실 문이 열렸다.그 소리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박하린은 다급하게 옷을 끌어 올리며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뒤를 돌아보니 최수빈이 문 앞에 멈춰선 채, 잠시 굳어 있었다.방금 휴대폰을 두고 간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온 최수빈은 이런 광경을 목격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이건... 뭐지?’‘새로운 형식의 플레이인 걸까?’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최수빈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먼저 침묵을 깼다.“계속하세요. 난 그냥 휴대폰 가지러 잠깐 들른 것뿐이니까.”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채, 사무실 안으로 걸어 들어가더니 테이블 위에 올려진 휴대폰을 집어 들고 곧장 그곳을 벗어났다.“...”최수빈이 떠나자 사무실은 다시금 기이한 침묵에 빠져들었다.박하린의 얼굴은 거의 핏기 없이 창백했다. 이렇게 비굴하고 수치스러운 순간을 최수빈에게 정통으로 들켰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나...”박하린은 아랫입술을 꽉 깨문 채, 눈썹을 내리깔았다.주민혁은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불리해지면 꼭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 이게 네 상투적인 수법이지.”“대회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심사 위원을 매수했잖아. 맞지?”박하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에 충격 어린 시선으로 주민혁을 바라보았다.“오빠가 그걸 어떻게...”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감시당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박하린은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래서 너는 이 수법이 나한테도 통할 거라고 생각했어?”박하린은 냉정한 표정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다. 그녀는 천천히 모든 사건들을 하나하나 연결 지어 보았다. 모든 일들이 자신에게 좋게 돌아가는 듯 보였지만 결과는 전부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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