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가 끝나갈 무렵.육민성이 최수빈의 과음을 막기는 했지만, 이미 상당량을 마신 그녀는 가슴이 답답해지며 머리가 어지럽더니 점점 방 안이 답답하게 느껴졌다.오랫동안 술을 마시지 않아, 이제는 주량도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그녀는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밖에 나가 숨을 돌렸다.오늘 이 자리에는 조윤미뿐만 아니라 많은 협력사도 와 있었는데 모두 천공연구원의 몇 가지 특허를 노리고 온 거였다.물론 육민성도 좋은 가격에 팔고 싶었다.수입이 있어야 회사의 연구팀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연구는 돈이 많이 들었고 연구에만 전념하는 것보다는 수입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했다.511연구소처럼 국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훨씬 나을 테지만, 육민성이 독립해서 일하는 이상 고생은 감수해야 했다.밖의 밤공기는 살짝 쌀쌀했다.시원한 공기를 몇 번 들이마시자, 최수빈은 어지럼증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오빠,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낙하산으로 들어갔다는 소리 듣기 싫어.”멀지 않은 곳에서 박하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환청인 줄 알고 고개를 돌리자, 주민혁이 진승우와 남이준과 함께 음식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남이준도 주민혁의 친구였지만, 회사 일에 바빠 자주 모이지는 않는 편이었다.박하린의 말에 진승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무도 낙하산이라고 못할걸요? 운상의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까 언제든지 와요.”박하린은 살며시 미소를 짓고는 주민혁을 향해 말했다.“오빠, 내가 직접 회사를 차리는 건 어떨까?”“너라면 당연히 그럴 능력이 있지.”박하린은 팔을 비비며 말했다.“초여름인데 좀 쌀쌀하네.”“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해.”주민혁은 자기 외투를 벗어 박하린에게 걸쳐주며 다정하게 말했다.최수빈은 시선을 돌리며 눈썹을 찡그렸다.이 장면은 그녀가 한때 늘 바라고 상상했던 장면이었다.그녀는 다른 연인들 못지않게 그녀와 주민혁 역시 허물없는 사이가 될 거라고 믿었고 그 역시 그녀에게 잘해줄 거라 망상했다.최수빈은 몇 번이고 겨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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