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민성은 조용히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말하는 거 듣다 보니까... 이상하게 자꾸 뭔가 꺼림칙해. 주민혁이 정말 지금의 상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쳐. 그럼 넌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만히 있어야 해? 그 사람 주변이 위기투성이일 수도 있잖아. 만약 그 사람의 계산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결과는 걷잡을 수 없을 텐데... 진짜로 주민혁이 네 말처럼 큰 판을 짜고 있다면, 그래서 그걸 네게 말해주지 않는 거라면 넌 그 사람을 너무 믿고 있는 거 아냐? 왜 그 사람의 계획이 단 한 번도 틀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 만약 주민혁이 정말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아내와 딸을 일부러 멀리한 거라면 그건 그만큼 주민혁이 지금 마주한 위협이 스스로도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는 뜻이잖아.”“부부는, 가족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 가는 거야. 그런데 주민혁은 왜 그걸 함께 겪으려 하지 않지? 너는 그 사람의 계획이 완벽하다고 믿지만 어쩌면 그 사람은 정작 스스로를 믿지 못했을 수도 있어. 그래서 너랑 아이까지 내친 걸지도 모른다고.”남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육민성은 같은 남자라 더 잘 알았다. 그 역시 아내와 딸이 있다면, 그리고 자신이 위험에 빠져 있다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멀어지려 했을 것이다.최수빈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머릿속은 뒤죽박죽, 수많은 기억들이 한꺼번에 뒤엉켰다.하지만 주민혁이 그런 선택을 했다는 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었다.그녀는 정말 주민혁의 마음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걸까?아니, 사실은 느끼고 있었다.활활 타오르는 불에 가까이 다가갔는데 그 뜨거운 기운을 못 느낀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는가?주민혁이 다가올 때마다 최수빈은 그 온기를 분명히 느끼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척했을 뿐이었다.그는 언제나 냉정하고 무심한 척했지만 사실은 언제나 그녀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가끔은 마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미쳐버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어쩌면 주민혁은 지금 그 모든 감정을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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