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 최수빈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 내려가는 걸 느꼈다.그 자리에 꽂힌 단검을 똑똑히 바라보자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인식할 수 있었다.오래전부터 느껴오던 시선은 착각도, 괜한 의심도 아닌 실재하는 위협이었다.그래서 이번에는 최수빈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주민혁의 뒤를 따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한 방 안으로 들어섰다.심장이 끊임없이 요동치며 최수빈의 머릿속은 엉망이었는데 수많은 얼굴과 사건들이 스쳐 지나갔다.도대체 누구와 어떤 원한이 쌓였기에, 이런 노골적인 적의를 품게 된 건지 떠올려 보려 한 것이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일상에서도, 일에서도, 그녀는 누군가를 해칠 만큼의 일을 한 적이 없었다.정말로 문제가 있었다면 이렇게 아무 징후도 느끼지 못했을 리 없었다.방 안의 조명은 밝았다. 그 덕분에 주민혁의 표정이 또렷이 보였다.그의 얼굴은 평소보다도 더 무표정하게,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는데 검은 옷차림이라 그런지 온몸에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최수빈은 흐트러진 생각을 급히 정리했다.“아까 그거 누구예요? 민혁 씨를 노린 거예요, 아니면 나예요?”머릿속에서는 여러 논리들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었다.한편으로는 그들이 두 사람 모두를 노렸고 주민혁이 실제로 그녀를 보호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 모든 게 그녀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가 꾸민 연극일지 모른다는 의심도 고개를 들었다.매사에 치밀한 주민혁에게 이러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쯤은 어렵지 않을 테니까.그녀의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경고음이 울렸다.‘다시는 저 사람 믿지 말자. 그래. 다시는 믿으면 안 돼.’한번 잘못 들어선 길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설령 믿는다 해도 전부를 내맡겨서는 안 됐다.모든 상황은 결국 그녀의 선택에 따라 흘러가고 있었고 지금 필요한 건 냉정한 판단이었다.육민성이 말했듯 하나의 잣대로 주민혁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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