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의 모든 챕터: 챕터 1151 - 챕터 1160

1162 챕터

제1151화

연경곤이 종려산에 화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귀비 자리는 물론 황후의 자리까지도 내주었을 것이다. 그의 황후 자리는 아직까지도 비어 있었으니 말이다. 연천능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사람을 보내 종려산에 잠입시켜 소식을 알아보고, 화약을 만드는 자를 찾아내라. 산 채로 데려올 수 있다면 가장 좋고, 어렵다면 죽여라."무진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기 아까웠는지 잠시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연천능을 설득했다."폐하, 차라리 먼저 굽히는 척하시지요. 우선 거짓으로라도 승낙한 뒤, 그들이 사람을 넘기거나 직접 오게 만들면 그때 처리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저건 단순한 제조법 하나가 아닙니다. 수많은 장병의 목숨이 걸린 일입니다."연천능은 표정을 굳히며 단호하게 말했다."남을 속이고 신의를 저버린다면, 훗날 대량의 관리와 장수들을 어떻게 귀순시키겠느냐?"무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그렇다면 우선 그 사람부터 찾아보겠습니다. 당장은 죽이지 않겠습니다."연천능은 잠시 생각한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백진아가 보낸 편지를 보물처럼 품속 깊이 소중히 넣은 뒤, 붓을 들어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어느새 굳어 있던 그의 표정도 저도 모르게 한결 부드러워졌다.한편, 백진아는 운가로 가서 독의 해독법을 조사하기에 앞서, 먼저 작은 객사 하나에 묵기로 했다.달이한진은 대량과 융적의 국경에 자리한 변경 도시였다.이곳에는 양국 백성들이 교역하는 호시가 열려 늘 활기가 넘쳤고, 출신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게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융적으로 넘어갈 수 있었기에, 몸을 숨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백진아는 일꾼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다.일꾼이 나간 뒤, 그녀는 먼저 방 안을 꼼꼼히 살핀 다음 거리 쪽 창문을 살짝 열고 몸을 숨긴 채 밖을 내다보았다.큰길에는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대부분이 상인이었다.낙타나 말을 끌고 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그때, 백진아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몇 사람이 이 객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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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백진아는 자신이 공간의 주인이며,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기에 연청리가 갑자기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연청리가 그녀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자, 그녀는 순식간에 뒤로 몸을 날렸다. 동시에 의념으로 장검을 꺼내 들어 그의 목을 향해 내리쳤다.“잠시만요!”연청리는 그녀의 머리 위를 한 번 훑듯 움켜쥔 뒤 재빨리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다.백진아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검을 거두며 경계 어린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연청리는 주먹 쥔 손을 그녀 앞으로 내밀더니 천천히 펼쳤다.“보십시오.”그의 손바닥에는 아주 작은 검은 날벌레 한 마리가 있었다. 객사 방에서 보았던 것과 똑같은 벌레였다.백진아의 안색이 살짝 굳었다. 그녀는 검을 거두고 물었다.“이게 뭐지?”연청리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추적충입니다. 지금 누군가 당신을 추적하고 있습니다.”백진아는 핀셋으로 거의 죽어 가는 벌레를 집어 들어 자세히 살펴보며 물었다.“대체 뭘로 나를 추적하는 거냐? 이렇게 작은 벌레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단 말이냐?”연청리는 고개를 저었다.“냄새를 맡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종류의 벌레가 보내는 특정한 신호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아까 그 진법에서 누군가 이 벌레를 당신 몸에 붙여 놓았습니다.”백진아는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다행히 사람 목숨을 노리는 물건은 아니었구나. 몸속으로 파고드는 벌레였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연청리가 말했다.“고충은 키우기가 매우 어렵고, 아무나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고충은 가장 하급이라 별다른 위험은 없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손을 뻗어 백진아의 머리카락 사이에서 작은 추적충 한 마리를 더 집어냈다.백진아는 온몸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몸이 근질거리고 소름이 돋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그녀는 서둘러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머리를 감을 때는 살충제까지 조금 풀어 함께 사용했다.초원에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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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백진아는 걸어가며 담담히 말했다.“삼차신경통입니다.”앞서 걷던 일꾼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그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그는 천천히 돌아서더니 그녀를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두 갈래를 없애고 한 갈래만 남기면 되겠네요.”백진아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런 말도 안 되는 처방을 하다니. 내 제자 중에 그런 사람은 없는데?”그것은 과거 백진아가 고지행에게 삼차신경을 설명해 주었을 때, 그가 농담처럼 던졌던 말이었다.그 추억은 오직 두 사람만이 알고 있었다.고지행도 따라 웃었다.“역시 스승님이시군요.”가슴 한구석이 시큰했지만, 그보다 더 큰 기쁨이 밀려왔다.서로 어떤 모습으로 변했든, 단 한마디만으로도 상대를 알아볼 수 있었다.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정말 그것만으로도.이번 생에는 부부의 연을 맺지 못했지만, 다음 생에는 반드시 자신이 먼저 그녀를 찾아낼 것이다.누구보다 먼저 그녀의 마음을 얻고, 그녀와 혼인해 평생 사랑하고 지키며 살아갈 것이다.하지만 백진아는 그런 마음을 눈치챌 겨를조차 없었다.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물었다.“용담에 대한 소식은 찾았나요?”고지행의 표정도 금세 진지해졌다.“독의 이해에 대한 소식은 있습니다. 다만 용담이 아직 그의 손에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백진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어쨌든 먼저 이해를 찾아야 해요. 용담이 그의 손에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고지행은 차 한 잔을 따라 그녀 앞에 놓으며 말했다.“며칠 동안 조사한 결과, 이해는 운가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저도 직접 운가에 잠입해 봤고, 안에 있는 사람도 매수해 봤지만 끝내 그가 숨어 있는 곳은 찾지 못했습니다.”백진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그렇다면 이해가 운가에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요?”고지행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첫째, 얼마 전 이해만 만들 수 있는 독약의 재료가 되는 약초가 거래됐습니다.”“둘째는… 제가 운가의 우물에 독을 풀었습니다.”“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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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시간이 아직 이른 탓에, 고지행은 백진아를 데리고 이곳의 향토 음식을 맛보러 갔다.그는 며칠 먼저 도착해 있었기에 달이한진 지리를 훤히 꿰고 있었고, 현지 사투리도 몇 마디 할 수 있을 정도였다.백진아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쓸 만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두 사람 모두 변장한 상태라 못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본래의 뛰어난 용모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다.군중 속을 걸어도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웠다.고지행이 길가의 양꼬치 노점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양꼬치가 정말 맛있습니다. 스승님이 구워 주신 것보다는 조금 못하지만요.”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두 꼬치 사서 먹어 봅시다.”사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평범한 편이었다.맛이 좋은 이유는 공간에서 나온 식재료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었다.고지행은 양꼬치 두 개를 사 와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백진아는 받아 한입 베어 물더니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맛있네요. 정말 맛있어요.”고지행은 그녀의 입가에 기름이 묻은 것을 보고 손수건을 꺼내 닦아 주려 했다.백진아는 티 나지 않게 몸을 살짝 피한 뒤, 자신의 남장 차림을 내려다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둘 다 남자 행세를 하고 있으니 지나치게 다정하게 굴지 말라는 뜻이었다.고지행은 그녀의 완곡한 거절을 이해하고도 서운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그는 손을 거두고 미소를 지으며 양꼬치를 베어 물었다.백진아도 그보다 더 털털한 모습으로 크게 한입씩 베어 물며 먹었다.바로 그때였다.거리에서 갑자기 소란이 터져 나왔다.“비켜!”“말이 놀랐다!”“사람 죽는다!”거센 말발굽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공포에 질린 비명이 울려 퍼졌다.순식간에 거리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사람들은 혼비백산해 사방으로 흩어졌다.하지만 놀란 말은 너무나 빨랐다.엄청난 기세로 질주하며 이미 여러 사람과 노점을 들이받아 나뒹굴게 만들었다.말등 위에는 흰 여우털 망토를 두른 젊은 아가씨가 타고 있었다.곱고 아름다운 얼굴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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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말을 마친 백진아는 고지행의 팔을 살짝 잡아끌며 앞으로 걸어갔다.고지행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사람은 운가의 다섯째 아가씨, 운아나입니다. 운가 가주의 적녀이자 막내딸이라 특히 총애를 많이 받지요.”백진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뒤를 돌아보았다.운아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 몸을 돌려 달아났다.‘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백진아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고지행은 웃음을 참으며 낮게 말했다.“스승님은 정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이 있으십니다. 운가의 다섯째 아가씨가 스승님께 반한 것 같습니다.”“무슨 소리입니까? 사람 놀라게 하지 마세요.”백진아는 정말 깜짝 놀랐다.남자로 변장한 자신을 사모하는 사람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자신의 변장술이 너무 뛰어난 것인지, 아니면 운아나의 안목이 독특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지행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여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솜씨가 대단하시던데요. 아마 내일쯤 운가에서 사람이 찾아올 겁니다.”백진아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일부러 거절한 건 맞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그녀의 의도는 단순했다.운가의 사례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여유롭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 좋은 인상을 남기고, 운아나가 스스로 찾아와 감사 인사를 하거나 운가로 초대하게 만들 생각이었다.그녀가 누구인지, 어디에 머무는지만은 달이한진에서 막강한 세력을 가진 운가라면 조금만 조사해도 금세 알아낼 수 있을 터였다.현재 고지행의 신분은 회춘당의 일꾼이었기에 백진아를 마을 최고의 주루로 데려갈 수는 없었다.대신 그는 그녀를 데리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현지의 특색 있는 음식을 하나씩 맛보게 해 주었다.그러던 중 두 사람은 누군가 자신들을 뒤따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상대에게서는 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지행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마 운가의 하인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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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초원은 바람이 거세게 불어 키 크고 울창한 나무가 거의 없었다.하지만 운가의 뜰에는 꽃과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어, 밤이 되면 몸을 숨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되었다.고지행과 백진아가 막 꽃덤불 뒤에 몸을 숨긴 순간이었다.앞에서는 등을 든 시녀 둘이 길을 밝히고 있었고, 그 뒤로 한 여인과 한 소녀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백진아는 등불 아래 드러난 두 사람의 얼굴을 재빨리 살폈다.여인은 서른을 갓 넘긴 나이로, 제법 아름다운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큰 눈과 얇은 입술, 살짝 치켜 올라간 눈꼬리에는 은은한 요염함이 서려 있었고, 풍만한 몸매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허리가 자연스럽게 흔들려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소녀는 열두세 살쯤 되어 보였는데, 역시 뛰어난 미모를 지녔고 여인과 예닐곱 할은 닮아 있었다.누가 봐도 모녀였다.소녀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본 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 아나 그 계집이 자기를 구해 준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지 않아요?"요염한 여인은 걸음을 멈추더니 답답하다는 듯 손가락으로 딸의 이마를 콕 찌르며 말했다."너는 그 관아 대인만 네 사람으로 만들면 된다. 걔 일에 신경 써서 뭐 하느냐?"소녀는 곧장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관아 대인은 못생긴 데다 늙기까지 했잖아요. 우리 집에 사람을 찾겠다고 와서는 사람도 못 찾고 눌러앉아 공짜로 먹고 마시기만 하고요. 아나도 쳐다보기 싫어하는데, 제가 먼저 그 사람한테 시집가면 더 우습게 보이지 않겠어요?"여인은 손을 뻗어 딸의 팔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이 철없는 아이 같으니! 예쁘기만 하면 밥이 나오느냐? 남자는 능력이 있는 게 제일 중요한 법이다!"소녀는 몸을 비틀어 피하며 콧방귀를 뀌었다."대인은 손자까지 있는 사람입니다. 저더러 어머니처럼 첩이 되라는 겁니까? 아이를 낳아도 적실 자식들 밑에서 평생 눌려 살라고요?"여인은 억울한 얼굴로 딸을 바라보다가 목이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너... 네가 어떻게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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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고지행은 '누가 그 말을 믿는다고.' 하는 표정으로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소매를 휘날리며 돌아섰다.뢰십일의 눈빛이 가라앉았다.그의 얼굴에는 씁쓸함과 난처함이 뒤섞여 있었다.어느새 그의 뒤로 다가온 뢰십이 나지막이 말했다."좋은 여인을 만나 장가가거라. 그러지 않으면... 언젠가는 일이 터질 거다. 그 결과는 네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뢰십일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대답했다."알고 있습니다. 공주님의 약재를 모두 구하고 일이 마무리되면, 여인을 만나 혼인하겠습니다."뢰십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백진아가 들어간 방을 바라보았다.백진아는 편지를 펼쳤다.연천능 특유의 거침없고 냉엄한 필체가 종이 위를 힘차게 채우고 있었다.자신과 매우 닮은 여인이 연천능을 유혹하려 했지만, 그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고, 그 여자의 얼굴 가죽을 벗겨 늑대에게 던져 주었다는 내용을 읽은 백진아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그것을 조금도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오히려 아주 잘한 일이었다.백진아는 곧바로 붓을 들어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그를 연신 칭찬하며, 정말 잘했고 너무나도 잘했다고 몇 번이고 적어 내려갔다.이어 자신이 이곳에서 조사한 내용과 현재 상황도 하나하나 빠짐없이 적다 보니, 어느새 다섯 장에 달하는 편지가 완성되었다.봉인을 마친 그녀는 뢰십을 불러 연천능에게 전해 달라고 지시했다.그 후 그녀는 곧장 공간으로 들어가 보아를 찾으러 갔다.그런데 영수소축의 침실에는 보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백진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공간 안에는 밤낮의 구분이 없어 언제나 대낮처럼 밝았다.그래서 그녀는 정신력으로 영수소축에 봉인을 걸어, 공간 밖의 낮과 밤에 맞춰 빛이 바뀌도록 만들어 두었다.훗날 보아가 공간 밖으로 나갔을 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보아는 밖에서 노는 재미에 푹 빠져 좀처럼 돌아오려 하지 않았고, 백진아 역시 억지로 데려올 생각은 없었다.정신력을 펼쳐 보니 보아는 의약동에 있었다.백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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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다음 날 아침, 백진아는 공간에서 나왔다.고지행은 이미 아침상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그는 백진아의 취향과 습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새로운 곳에 오면 반드시 그 지역의 음식을 맛보려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다른 곳에서는 쉽게 먹을 수 없는 향토 음식들만 차려 놓은 것이었다.백진아는 마음이 급해 식욕이 없었지만,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보고는 몇 입 더 들었다.하지만 아직 식사가 끝나기도 전, 회춘당의 일꾼이 찾아와 공손히 말했다."운가의 집사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죽 공자를 모셔 오라며, 집안 어르신께서 백 년 산삼과 현빙초를 사고 싶어 하신답니다."백진아가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죽 공자?"고지행이 헛기침을 하며 설명했다."운가에서 스승님의 신분을 알아볼 것이라 생각해, 죽 씨 성을 쓰라고 미리 일러 두었습니다. 스승님 이름의 '진' 자 위에 있는 대나무 '죽' 자입니다. 또 백 년 산삼과 현빙초를 팔러 왔다고 했으니, 전갈을 전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죽 공자를 찾은 모양입니다."예전에도 백진아는 진 씨나 우 씨 성을 가명으로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그녀의 본래 신분을 연상시키기 쉬웠다.그래서 이번에는 다소 드문 성씨인 '죽'을 쓰기로 했고, 백진아 역시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잠시 생각하던 그녀가 담담히 말했다."가서 전해라. 내 약재는 이미 회춘당에 팔기로 했으니, 필요하면 회춘당에서 사라고."일꾼은 고지행을 바라보았다.고지행이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죽 공자님의 뜻대로 전해라.""예!"일꾼은 허리를 숙여 예를 올린 뒤 물러났다.고지행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스승님, 낚싯줄을 드리우려는 겁니까?"백진아는 담담히 대답했다."너무 서둘러 다가가면 오히려 수상하지. 나는 원래 회춘당에 약재를 팔러 왔고 지금도 이곳에 묵고 있다. 그런데 그 핑계만으로 순순히 따라간다면 너무 작위적이지 않겠느냐."고지행은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운아나는 정말 눈치가 없군요. 그냥 은혜를 갚고 싶다며 초대했으면 얼마나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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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하지만 운아나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귀한 분이시니 절 잊으실 수도 있지요."백진아는 태연하게 부채를 펼쳐 천천히 한 번씩 부쳐 댔다.그 여유로운 몸짓은 그녀를 더욱 품위 있고 우아하게 보이게 했다.거칠고 호방한 초원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기품이 오히려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왔다.운아나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눈에는 금방이라도 하트가 떠오를 듯했다.백진아는 예의 바르게 말했다."아가씨, 저는 아직 볼일이 있어 이만 실례하겠습니다."그제야 운아나는 정신을 차리고 용건을 떠올렸다."공자님, 아버지께서 이미 연회를 마련해 두셨습니다. 은인을 모셔 술 한잔 대접하며 목숨을 구해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 하십니다. 부디 자리를 빛내 주시겠습니까?"백진아는 가늘게 눈썹을 찌푸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저는 그저 조금 거들었을 뿐입니다. 은인이라는 이름으로 댁을 찾아가는 것은 아무래도 실례가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그날 놀란 말을 제압한 사람은 이 사람이었습니다."그녀는 부채 끝으로 고지행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저는 그저… 아가씨를 받아 안고 몸으로 충격을 막아 드린 것뿐입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긴 속눈썹을 살며시 내리깔며 수줍은 기색을 보였다.운아나도 그날의 일을 떠올리자 얼굴이 붉어졌다.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이분께도 물론 감사드려야 합니다! 두 분 모두 함께 오세요. 꼭 같이요!""그건…"백진아는 여전히 망설이는 척했다.운아나는 얼른 대신 결정을 내려 버렸다."그렇게 정하시지요!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두 분을 모시려고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계십니다!"백진아는 마지못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먼저 호시에 들러 값도 좋고 품질도 좋은 약재가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운아나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제가 함께 가 드릴게요!"곁에 있던 시녀가 슬며시 그녀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너무 적극적이라는 뜻을 전했다.운아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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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호시는 오가는 사람들끼리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다. 백진아는 끝까지 신사다운 태도를 잃지 않으며, 거친 사내들이 운아나와 부딪히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호해 주었다.그 덕분에 운아나의 호감은 더욱 깊어졌다.운아나의 도움으로 백진아와 고지행은 호시에서 값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은 약초를 대량으로 구입했다.약재를 먼저 회춘당으로 보낸 뒤, 두 사람은 운아나를 따라 운가의 연회에 참석했다.낮에 직접 와 보니, 운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다.저택 하나가 거의 거리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을 정도였다.대문에 도착하자 백진아와 고지행은 말에서 내렸고, 곧바로 하인들이 달려와 말을 마구간으로 끌고 갔다.운아나는 눈을 반짝이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두 분께서는 저를 따라오시지요."백진아는 고지행과 눈빛을 한 번 주고받은 뒤, 운아나를 따라 운가 안으로 들어갔다.꽃과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정원을 지나, 마침내 손님을 맞이하는 객당에 도착했다.그곳에는 체격이 건장하고 네모난 얼굴에 작은 눈을 가진 중년 남자가 직접 마중을 나와 있었다.백진아의 변장한 모습을 본 그는 저도 모르게 눈이 즐거워지는 기분을 느꼈다.그는 운가의 가주인 운뢰였다.사람 보는 안목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그는, 이 죽 공자가 결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고 단정했다.백진아는 일부러 절세 미남으로 변장하지 않았다.그저 단정하고 준수한 정도의 용모였지만, 흰 피부와 뛰어난 기품, 그리고 의도적으로 풍기는 고상한 분위기 덕분에 군자 같은 풍모가 자연스럽게 배어났다.운아나가 소개했다."죽 공자님, 이분이 제 아버지이십니다."이어서 운뢰를 향해 말했다."아버지, 이 두 분이 제 목숨을 구해 주신 은인이세요. 이분이 죽 공자님입니다."한편 평범한 얼굴로 변장한 고지행은 운아나에게 완전히 존재를 잊힌 신세였다.고지행은 절세 미남이자 귀한 신분으로 살아왔기에, 이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그는 속으로 눈을 흘기며 투덜거렸다.'사람을 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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