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중 백진아는 전쟁으로 황폐해져 인적이 끊겼던 곳이, 불과 1년 사이에 크게 변한 모습을 보았다.넓고 평탄한 관도가 사방으로 뻗어 있었고, 푸릇푸릇한 농작물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져 있었다. 곳곳에는 새로 지은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길을 가는 행인이나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 모두 옷차림은 다소 낡았지만, 얼굴에는 희망에 찬 미소가 가득했다.어디를 가나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기상이 넘쳐흘렀다. 그야말로 희망의 들판이었다.조정에서 신정을 전면적으로 시행한 지 고작 1년 남짓인데도 이런 변화가 나타났으니, 이미 훌륭한 성과였다. 앞으로 3년만 더 지나면 상황은 훨씬 나아질 터였다.매일같이 정무에 매달리는 황제 연천능도 순행을 나올 시간은 없었다. 이번에 강산이 이처럼 번영하고 백성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을 보자, 평소 냉정하고 딱딱하던 안색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명성에 도착한 일행은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하며 물자를 보충했다.백진아는 이제 공간이 생겼지만, 당장은 그 사실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래서 공간 밖에서 함께하는 병사들의 물자와 군량도 여전히 필요했다.명성 남쪽에는 호로산이 있었고, 북쪽으로 가면 국경 하천인 옥대하가 나왔다.내일 배를 타고 강 건너편으로 가면 대량의 영토였다.묵을 곳으로 정한 저택은 과거 정가의 가주 정숙이 살던 저택이었다. 다섯 채의 건물이 안쪽으로 이어진 구조에 누각과 정자, 구불구불한 물길과 작은 다리가 어우러져 있어 강남의 정원 같은 운치가 물씬 풍겼다.정숙은 강 건너편에서 호시탐탐 고향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고향은 연천능의 통치 아래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고, 백성들 또한 그가 과거 황제처럼 군림했던 일을 서서히 잊어가고 있었다.연천능은 그의 사랑하는 딸 정패운을 죽였고, 수많은 정가 사람을 죽였으며,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빼앗았다. 게다가 그의 철광과 동광, 초석 광산까지 차지했다.정숙은 연천능과 백진아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는 그럴 능력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