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채접은 꾀가 많고 영리한 사람이었기에, 몇 마디 말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들 줄 알았다.그런데 오늘 일은 허점투성인 것이, 아무리 봐도 그녀답지 않았다.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양채접은 기어가듯 연경곤의 발치까지 다가가 그의 다리를 붙잡고, 세상이 무너진 듯 서럽게 울부짖었다.“폐하, 신첩의 아이를 살려 주세요! 신첩이 잘못했습니다. 폐하께서 어젯밤 이곳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질투에 눈이 멀어, 이곳까지 와서 진아에게 행패를 부렸습니다. 그만큼 폐하를 너무 사랑하고 아껴서... 폐하, 신첩이 아무리 잘못했어도 아이는 죄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발 진아를 탓하지 마십시오. 그, 그녀는 신첩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그녀를 모시는 궁녀도 덩달아 연기에 가세하며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폐하, 귀비마마께서 잠시 이성을 잃으신 것입니다. 백 황후 마마께 교훈을 주고 싶으셨던 것뿐입니다. 백 황후 마마께서 무공을 익히셨고, 자람 공주님의 고독 사건에 대해서도…하지만 정말, 정말 귀비마마께 손을 대지 않으셨습니다. 정말입니다. 진짜로요.”연경곤은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았다.백진아 역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비취가 밖에서 아뢰었다.“폐하, 어의들이 도착했습니다.”연경곤이 담담하게 말했다.“들라 하라.”곧 어의 여섯 명이 한꺼번에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약상자를 든 채 연경곤에게 무릎을 꿇어 예를 올렸다.연경곤이 서두르지도, 느긋하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예는 됐다. 먼저 귀비의 맥부터 짚어 보거라.”그러자 양채접은 입술이 창백하게 질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애처로운 눈빛을 연경곤에게 보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흑흑…”어의들은 차례로 앞으로 나와 양채접의 맥을 짚었다.마지막으로 여섯 명의 어의가 내린 결론은 모두 같았다. 양채접은 넘어지면서 유산했고,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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