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1441 - Chapter 1450

1546 Chapters

제1441화

‘짝!’백경송이 몸부림치더니 그녀의 뺨을 때리고는 차갑게 말했다.“다시 입을 함부로 놀리면 죽일 것이다! 백가에는 너처럼 독하고 원망만 품은 딸은 없다!”백영아는 백경송의 사나운 모습에 겁을 먹었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지만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때 이승이 따뜻한 물 두 통을 들고 와 재촉했다.“빨리하세요! 상처부터 처리하고, 남자들은 자기 감방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왕락은 약 가루를 바닥에 툭 던졌다.“약 바르고 붕대도 제대로 감으세요. 피가 새어 나오면 안 됩니다. 무 대인께서는 피비린내를 아주 싫어하시거든요!”조옥은 죽여서는 안 되는 죄수라면 형벌을 받은 뒤 반드시 치료를 해 주었다. 죽고 싶어도 쉽게 죽을 수 없는 곳이었다.백진아는 곧장 다가가 명주 공주의 맥부터 짚었다. 뱃속에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명주 공주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오히려 백진아를 안심시키듯 말했다.“저는 괜찮습니다. 저들이 알아서 수위를 조절했어요. 형을 집행하기 전에 아이를 위한 약도 먹였습니다.”백진아는 맥을 짚어 보더니 말했다.“아이의 기운이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어요.”그러면서 백혜아가 들고 있던 수건을 받아 명주 공주의 상처를 씻어 주었다.명주 공주가 유산하는 것을 우려했는지 형벌을 심하게 가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조옥의 채찍에는 쇠갈고리 같은 가시가 달려 있었기에 상처가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명주 공주는 융적의 공주이자 백가의 큰며느리였다. 게다가 백경패는 우희월의 호적에 오른 명실상부한 적자였다. 그러니 명주 공주와 그녀의 뱃속 아이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였다.명주 공주는 굳어 있던 미간을 조금 풀며 말했다.“역시 신의시네요. 상처를 치료하는 것조차 이렇게 덜 아프다니요.”백영아가 못마땅하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의술이 뛰어나면 뭐 해. 남들까지 끌어들이기만 하면서.”명주 공주는 그녀를 한 번 노려본 뒤 백진아에게 말했다.“황후 마마, 저 아이는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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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2화

간수장의 말은 아주 분명했다. 백진아를 형벌에 처하겠다는 뜻이었다.현상이 그녀를 따라가려고 한 걸음 내디디자, 백진아는 걸음을 멈추고 현상에게 눈짓을 보냈다.“여기서 이들을 돌보고 있거라.”현상은 내키지 않았지만, 명을 거스를 수 없어 그 자리에 남았다.백진아가 형방 안으로 들어서자, 황태후가 단정하고 고귀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곁에 놓인 작은 탁자에는 차와 다과까지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구경하러 오신 건가?’무봉은 한쪽에 서서 검 손잡이에 손을 얹고 있었다. 황태후가 온몸에 두른 진주와 보석의 화려함조차 그의 기품과 존재감을 가리지 못했다.황태후는 턱짓으로 ‘대’ 자 형틀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명령했다.“저 아이를 묶어라. 우선 매부터 좀 맞아야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을 테니.”백진아가 담담하게 물었다.“무슨 근거로요?”황태후가 차갑게 말했다.“네가 귀비와 큰 황자를 독살했기 때문이다! 왜? 황제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해서 제멋대로 날뛰어도 된다는 것이냐?”백진아가 나직이 말했다.“양채접을 독살한 사람, 태후시지요?”황태후는 표정을 바꾸지 않았지만 동공이 순간 움츠러들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냐?”그러고는 무봉에게 명령했다.“저 아이를 묶어라. 버릇을 제대로 가르쳐 줘야겠구나.”백진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찔리는 모양이네요. 조정에서는 태자를 세우라고 난리였고, 큰 황자가 가장 유력한 후보였습니다. 하지만 어미가 강하고 아들이 약하면 훗날 화근이 될 수 있으니... 양채접이 권력을 빼앗을까 두려우셨겠지요.양채접은 폐하의 몸 상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목숨을 노렸습니다. 분명 황태후가 될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태후께서 어떻게 가만히 보고 계실 수 있었겠어요?그래서 사람을 시켜 그녀가 기봉궁에서 돌아가는 길에 독을 뿌리게 했을 것입니다. 양채접을 독살한 뒤 제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폐하마저 저를 원망하게 만들어 제가 황후가 되는 길까지 막으려 하셨겠지요. 정말 일석삼조 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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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3화

백진아는 이를 악물었다.‘참아야 해!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일을 망친다!’이때 무봉이 채찍을 들고 천천히 다가왔다.“백 황후 마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채찍을 깨끗이 씻어 두었고, 향까지 피워 더럽지 않을 겁니다.”백진아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의 손에 들린 채찍을 노려보았다.정말 그의 말대로 채찍은 깨끗하게 씻겨 있었고, 그 위에는 쇠갈고리처럼 생긴 가시가 달려 있어 서늘하고 음산한 빛을 번뜩이고 있었다.무봉은 채찍을 치켜들더니 그대로 내리쳤다.백진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는 채찍에 본능적인 두려움이 있었다.몸에 각인된 기억이었다.이곳으로 넘어왔을 당시, 원래 몸의 주인 역시 채찍질을 당하고 있었다. 그것도 바로 이런 가시가 달린 채찍에 말이다!‘짝!’채찍이 몸에 떨어지는 순간, 화끈한 통증이 몰려왔다.“아!”백진아는 신음을 삼키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이런 가시 채찍은 맞는 순간보다 뽑혀 나갈 때가 훨씬 더 아팠다. 가시가 살점까지 함께 뜯어내기 때문이다.“아…!”결국 비명이 터져 나왔다.너무 아파 온몸이 떨렸고, 깨물고 있던 아랫입술마저 터져 피가 배어 나왔다. 식은땀도 순식간에 온몸을 적셨다.그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욕설을 내뱉었다.“무봉, 이 개자식! 예전에 폐인이 되었던 널 누가 치료해 줬는데! 바로 나야!”무봉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그리고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짝!’‘찌익!’채찍이 살점을 뜯어내며 지나가자 옷자락까지 함께 찢어졌다.“아악!”백진아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욕을 멈추지 않았다.“이 변태 같은 자식! 손가락만 한 털도 없는 그걸 누가 고쳐 놨는데! 내가 반드시 네 그 물건부터 잘라 버릴 거야!”‘짝!’“아!”무봉의 손은 조금도 봐주는 법이 없었다.백진아는 정말 죽을 만큼 아팠다.당장이라도 저 개자식 무봉을 거세해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무봉의 표정은 오히려 점점 온화해졌지만, 눈동자에는 하늘을 뒤덮을 듯한 살기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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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4화

황태후 역시 명문가 출신의 규수였기에, 평생 이런 추태를 보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지금 그녀는 그저 백진아에게 본때를 보여 주고 싶을 뿐이었다.어차피 백씨 가문 십여 명의 목숨이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 있었으니, 백진아가 황제에게 무슨 짓을 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했다.황태후는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명령했다.“백진아의 입을 찢어 버려라. 어차피 병을 치료하는 데 입은 필요 없지 않으냐.”백진아의 서늘한 눈동자는 역광 속에서도 차갑게 빛났다.그녀는 피 묻은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좋아요. 어디 해보시지요. 오늘 당신이 내게 한 짓은 훗날 반드시 백 배, 천 배로 당신과 황제에게 되돌려 줄 테니까.”황태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기다리고 있으마.”그러고는 눈빛을 매섭게 번뜩이며 차갑게 명령했다.“무봉, 시작해라.”무봉은 형구 걸이에서 갈고리 두 개를 꺼내 들고 온화하게 설명했다.“황태후 마마께서 입을 찢으라 하셨으니 찢어야지요. 베거나 가위로 자르는 건 안 됩니다.”‘젠장.’백진아는 눈을 크게 떴다.눈동자에는 짙은 살기가 어렸다.입가에는 피비린내 나는 미소까지 번졌다.‘좋아. 아주 좋아. 무봉, 오늘이 네 제삿날이 될 것이야.’무봉은 형틀 앞으로 다가왔다.그리고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손에 든 갈고리를 들어 백진아의 입안으로 집어넣으려 했다.양쪽을 걸어 힘껏 잡아당기기만 하면 입가가 그대로 찢어질 터였다.그 순간 백진아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그때였다.멀리서부터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외침이 점점 가까워져 왔다.곧이어 이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인, 큰일입니다! 궁궐에 자객이 침입했습니다!”백진아의 눈빛이 반짝였다.연천능이 예정보다 일찍 움직인 것이다.황태후가 놀라 물었다.“뭐라? 황제는 어떠하냐?”이승이 재빨리 대답했다.“폐하께서는 아직 무사하십니다. 대인, 어서 사람들을 이끌고 가 폐하를 호위하십시오!”무봉은 백진아의 입가까지 가져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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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5화

풍일은 백진아의 뜻을 바로 알아차리고는, 이승과 왕락에게 말했다.“앞장서라. 우리는 길을 열겠다.”이승과 왕락은 몹시 흥분했다.이번 일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그들은 황제를 따르는 공신이 될 수 있었다. 더 이상 이름 없는 옥졸로 살아갈 필요도 없었다.백진아는 이승과 왕락이 먼저 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의념을 움직여 백경패 일행을 공간 안으로 데려갔다.눈앞 풍경이 순식간에 바뀌자 모두가 얼어붙었다.백경패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마마, 이게 대체 무슨 곳입니까?”백진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월국의 고수가 만든 결계다. 당분간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이니, 우선 상처부터 치료하고 몸을 추스르도록 해라.”백경패가 곧장 말했다.“밖의 상황이 매우 위급할 겁니다. 저도 나가 돕겠습니다.”백경송도 뒤이어 나섰다.“저도 함께 가겠습니다.”백진아는 그의 잘린 왼손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라버니의 손은 내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의수를 달면 진짜 손만큼은 아니더라도 겉으로는 크게 티 나지 않을 거예요.”백경송은 미소를 지었다.“마마, 감사합니다.”그의 미소에는 문인 특유의 단정한 기품이 배어 있었다.담담하고 의연한 표정에는 원망의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열두 살 백경림과 여섯째, 일곱째, 여덟째 어린 동생들까지도 작은 주먹을 불끈 쥔 채 목숨을 걸고 싸우러 나가겠다는 기세였다.백근당은 자식 교육만큼은 정말 제대로 시킨 듯했다.아이들 역시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조옥에서 적지 않은 고초를 겪은 것이 분명했다.백진아가 그런 아이들을 위험한 곳으로 내보낼 리 없었다.“우선 몸부터 추슬러라. 앞으로 너희 힘이 필요할 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황궁 안에는 고수가 즐비했고, 밖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이들의 무공은 아직 평범한 수준에 불과했다. 지금 나간다면 목숨만 허무하게 잃을 가능성이 컸다.백진아는 자신의 상처를 간단히 치료하고 옷까지 갈아입은 뒤, 공간 밖으로 나와 조옥의 정문으로 달려갔다.육중한 돌문은 굳게 닫혀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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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6화

금의위와 금군은 조옥 안으로 들이닥쳐 백진아 일행을 붙잡아 연천능을 협박할 계획이었다.하지만 곧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복도 바닥에 옥졸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이었다!“큰일 났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설마 도망친 건가?”“어서 가서 확인해!”그들은 다급히 백씨 가문 사람들이 갇혀 있던 감방으로 달려갔다.한편 백진아는 그들이 열어 놓은 대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밖에서 대기하던 금군이 그녀를 발견하고 크게 외쳤다.“어딜 도망가느냐!”금군은 병기를 뽑아 들고 달려들어 백진아를 포위한 채 일제히 공격했다.백진아가 의념을 움직이자 공간에 있던 정예병 2만 명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풍일과 운일이 팔을 치켜들며 외쳤다.“죽여라!”‘쨍그랑!’병기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애초에 금군은 풍일 일행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백진아가 위엄 어린 목소리로 명령했다.“황궁으로 진격한다! 연경곤을 죽여라!”전쟁에서는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했다.일부 병력은 이곳에 남아 금의위와 금군을 상대하게 하고, 백진아는 대다수 병력을 이끌고 황궁을 향해 돌진했다.금의위는 황제의 최측근이었고, 그들이 근무하는 북진무사는 황궁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금군은 북진무사 쪽에서 황궁이 공격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이 방면의 경계는 그리 삼엄하지 않았다.백진아는 병력을 이끌고 별다른 저항도 받지 않은 채 황궁 안으로 진입했다.그리고 공간에 남겨 두었던 정예병들까지 모두 불러내 명령을 내렸다.“황궁 전체를 포위하라. 후궁은 물론 황자와 공주까지,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확보해라!”“예!”장수들과 병사들은 숙연히 명을 받들고 훈련받은 대로 사방으로 흩어졌다.연천능은 공간에 머무는 동안 이미 병사들에게 세부 작전을 모두 전달해 두었고, 대량 황궁의 지도를 바탕으로 사전 훈련까지 마친 상태였다.덕분에 실제 작전이 시작되자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누구 하나 허둥대지 않았다.백진아는 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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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7화

백진아는 의념을 움직여 밀실 안의 물건들을 모조리 공간으로 보냈다.순식간에 방 안이 텅 비자 벽과 바닥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다시 한번 구석구석을 샅샅이 살펴보았지만, 또 다른 밀실이나 비밀 공간은 발견되지 않았다.그녀는 침소로 돌아와 이리저리 오가며 주변을 살폈다. 이상하게도 확신이 들었다. 연경곤은 분명 이 침소 안에 숨어 있거나, 이곳을 통해 도망쳤을 것이다.그때 검을 손에 든 연천능이 안으로 들어왔다. 검끝에서는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발소리를 들은 백진아가 몸을 돌렸다. 마치 저승사자가 강림한 듯한 연천능의 모습을 보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다친 곳은 없습니까?”“괜찮다.”연천능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려다가 손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멈칫했다. 이내 반대쪽 손으로 바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당신은? 조옥에서 고생하지는 않았느냐?”백진아의 어깨에는 채찍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연천능의 손이 닿자 순간 몸이 움찔할 만큼 아팠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괜찮습니다. 채찍 몇 대 맞았을 뿐입니다. 예전에 당신이 사람을 시켜 때렸던 것보다는 덜 아프더군요.”연천능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어색하게 코끝을 만지며 말했다.“그건… 그건 네가 아니었다. 그러니 이제 그 일은 그만 원망하면 안 되겠느냐?”백진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흘겨보았다.“때릴 때는 제가 아니었다고 해도, 아픈 건 저였습니다.”“흠.”연천능은 헛기침을 했다.“지난 일은 그만 들추거라. 평생 갚으며 살 테니, 지금은 우선 연경곤부터 찾자.”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화제를 돌리는 모습이었다.백진아도 애초에 그를 놀리려던 것이었기에 더는 물고 늘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곧 연천능과 함께 침소를 수색하기 시작했다.“조옥에서 들으니 당신이 성문을 공격하고 있다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궁 안까지 들어온 겁니까?”연천능은 황좌 곁에 멈춰 서서 그것을 바라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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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8화

백진아는 그 구멍을 보자마자 왠지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조심하세요. 연경곤 곁에는 무족의 잔당들이 있습니다. 그 안에도 분명 무진과 고독이 있을 거예요.”연천능은 담담하게 말했다.“무엇이 있든 직접 내려가 확인해야 한다.”백진아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황궁과 바깥 상황은 다 정리됐습니까?”연천능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말거라. 백경유가 안팎에서 호응하며 천무성 전체를 장악했고, 한 장군이 황궁을 장악할 것이다.”공간에 숨겨 두었던 병력까지 있는 만큼, 백진아 역시 대량 황궁을 장악하는 데는 충분한 자신이 있었다.풍일은 풍조 암위 몇 명을 이끌고 먼저 아래로 뛰어내렸다. 안전을 확인한 뒤, 뢰일이 뢰조 암위를 이끌고 연천능과 백진아를 호위하며 뒤따라 내려갔고, 운일은 사람들을 이끌고 후미를 맡았다.비밀 통로는 돌로 정교하고 견고하게 축조되어 있었다. 양쪽 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작은 야명주가 박혀 있어 희미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통로 끝에 다다르자 석실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그러나 석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아무것도 없었다.연천능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기관을 찾아라. 단순히 석실 하나로 끝날 리는 없다.”백진아와 연천능은 등을 맞댄 채 크지 않은 석실을 살폈다.백진아는 공간의 자동 스캔 시스템을 이용해 출구를 탐색했다.하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사방의 벽과 바닥 어디에서도 비밀 통로나 출구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백진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지? 설마 정말 평범한 석실인 건가?”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천장 구석에서 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그 뱀은 천장 모서리의 틈새에 몸을 웅크린 채 머리만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음침한 눈빛으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 시선에는 기괴한 독기가 서려 있어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백진아는 흠칫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부 벽 쪽으로 붙으세요. 문제는 천장입니다.”연천능이 고개를 들어 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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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9화

’철컥!’지붕에 구멍 하나가 뚫렸고, 곧이어 ‘콸콸’ 하는 소리와 함께, 위에서 검고 끈적한 액체가 쏟아져 내려왔다. 백진아는 썩은 냄새와 쓰고 시큼한 냄새를 맡았다. 강한 독이었다.그녀는 재빨리 시선을 돌려 모두를 공간 안으로 데려갔다.속도는 아주 빨랐지만, 액체 일부가 방호복 위로 튀었다. 그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호복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여기저기 작은 구멍이 뚫렸다.백진아는 사람들에게 얼른 옷을 벗어 영천수에 담가 두라고 했다.그리고 연천능의 화상을 치료해 주며 말했다.“공간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우리 모두 녹아버렸을 거예요.”연천능은 그 틈을 타 몰래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당신은 나의 복덩이야. 아니, 천하 백성의 복덩이지.”“하하!”백진아가 웃음을 터뜨렸다.“전 그렇게 위대한 사람이 아니에요. 워낙 마음이 좁아서 당신과 우리 가족밖에 담지 못하거든요. 천하 백성은 당신 덕을 보는 거죠. 그들은 당신의 백성이니까요.”그 말을 들은 연천능의 마음은 더없이 흐뭇해졌다. 그는 그녀를 단숨에 끌어안으며 말했다.“황후 마마의 작은 입에 꿀이라도 발라 놓은 것인가? 어디 한번 맛을 봐야겠군.”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고개를 숙여 백진아의 입술을 머금고 천천히 입맞춤을 이어 갔다.백진아는 그를 힘껏 밀어내며 말했다.“지금은 이럴 때가 아닙니다. 일단 제가 내식성 방호복을 입고 나갈게요. 안 그러면 연경곤이 도망갈 거예요.”연천능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이미 도망갔을 것이다. 그래도 이 비밀 통로는 한번 살펴보고 막아 놔야지.”백진아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밖에서 독이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게 되자, 그녀는 독을 커다란 유리 수조에 담아 보관했다.이런 건 쓸모가 아주 많았다.‘앙이가 아주 좋아하겠네.’두 사람은 내식성 방호복을 입고 공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비호착으로 구멍 가장자리를 걸어 고정한 뒤, 지붕에 뚫린 구멍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그런데 구멍 밖으로 기어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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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0화

백진아는 비밀 통로가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석실 하나가 나타났다.술이 타오르는 불빛이 석실을 비추었다.안에는 놀랍게도 수많은 ‘사람’이 서 있었다.정확히 말하면 고인이었다.눈은 초점 없이 멍하니 굳어 있었고, 푸르스름하고 음산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두 사람을 발견하자, 마치 늑대가 먹잇감을 발견한 것처럼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백진아는 황급히 뢰일과 풍일 일행을 공간에서 꺼내며 외쳤다.“베어 버려! 불태워라!”석실은 좁고, 고인은 너무 많았다.그런데 갑자기 백여 명의 암위 고수들까지 나타나니 그야말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이렇게 좁은 공간에서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웠다.이럴 때는 누가 더 유연하게 움직이느냐가 승부를 좌우했다.고인은 어쨌든 죽은 사람으로 만들어낸 존재였다.검에 찔리거나 칼에 베여도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움직임은 굼뜨고 뼈마디는 뻣뻣했다.게다가 상대를 가리지도 않아, 눈앞에 잡히는 대로 동료까지 마구 베어댔다.백진아는 두 고인이 서로를 붙잡고 물어뜯는 모습을 보았다.한쪽은 상대의 코를 물어뜯고, 다른 한쪽은 상대의 귀를 물어뜯고 있었다.그 광경은 정말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바닥을 굴러다니는 머리통은 입을 사납게 벌렸다 오므리며 사람을 물어뜯었다.바짓단이나 신발에라도 걸리면 그대로 “으드득!” 하고 한입 물어버렸다.잘려 나간 팔은 손가락을 거미 다리처럼 미친 듯이 움직이며, 팔뚝을 질질 끌고 사방으로 돌진했다.잘려 나간 다리 중에는 펄쩍펄쩍 뛰며 사방을 돌아다니는 것도 있었다.그 기세가 어찌나 사나운지, 이빨만 달려 있었다면 사람을 물어뜯고도 남을 것 같았다.백진아는 마치 공포 영화를 눈앞에서 보는 듯한 기분에 온몸의 솜털이 곤두섰다.“이것들을 벽 쪽으로 몰아 불태워라! 빨리!”황궁 지하만 아니었다면, 이런 것들은 그냥 폭파해 버리고 싶었다.백진아가 술 항아리를 꺼내 바닥에 내리치자, 불을 두려워하는 고인들은 저절로 뒤로 물러났다.백진아는 연달아 술 항아리 몇 개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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