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Kapitel 1451 – Kapitel 1460

1546 Kapitel

제1451화

풍일 일행 역시 입을 꾹 다문 채 지붕만 바라보거나 발끝을 내려다보았다.‘주인님들도 참 대단하시지. 지금이 정분을 나누고 알콩달콩 애정행각을 벌일 때인가?’연천능이 날카로운 눈빛을 던졌다.“목이 안 좋으냐? 벙어리로 만들어 줄까?”뢰일은 화들짝 놀라 목을 움츠리며 급히 말했다.“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소인은 비밀 통로의 공기 때문에 목이 좀 칼칼해진 것뿐입니다.”백진아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그의 손바닥을 간질였다.이렇게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나니,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느낌도 한결 가라앉았다.비밀 통로는 아주 길었고, 곳곳에 기관과 함정이 설치되어 있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다행히 모두가 아슬아슬하게 함정을 피해 갈 수 있었다.백진아가 이동한 거리를 가늠하며 말했다.“이쯤이면 거의 성 밖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연천능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정말 교활하군. 도망칠 수 있도록 이렇게 긴 비밀 탈출로까지 만들어 놓다니.”백진아가 말했다.“찔리는 게 있으니까요. 자신감도 없었을 것입니다. 진작부터 황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할 거라고 예감했으니, 이런 퇴로를 만들어 둔 것이겠지요.”조금 더 걸어가던 중, 연천능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누군가 있다!”백진아도 멈춰 서서 그의 시선을 따라 앞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앞쪽에 사람 두 명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들 뒤에는 석문 두 개가 있었고, 두 사람은 마치 문지기처럼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백진아가 공간의 스캔 기능을 가동하고 말했다.“석문 뒤에는 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저 두 사람은 산 사람이 아니에요.”풍일이 목을 길게 빼고 애써 앞을 바라보았다.“저 두 사람, 눈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백진아가 말했다.“눈이 움직이는 게 아니야. 몸 안에 뭔가가 움직이고 있는 거야.”연천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기름을 준비해라!”백진아는 공간에서 기름이 담긴 항아리들을 꺼냈다. 일행은 그것을 하나씩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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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관 안에는 좀비 한 구가 더 있었다.놈이 일어나 무슨 짓을 벌이기 전에, 연천능이 화염병 하나를 던져 넣었다. 그렇게 시체와 관은 불에 타 재가 되어 버렸다.뢰일은 부하들을 이끌고 앞으로 나섰고,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기관을 작동시켰다.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독 가루를 한 움큼 아래로 뿌렸다.하지만 상대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래에서 위를 향해 화살을 쏘아 올렸다.연천능이 담담하게 말했다.“살아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몸속에 해독고가 들어 있는 모양이다. 독이 먹히지 않겠지.”백진아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독이 쓸데없다고요? 하하!”그녀는 공간에서 커다란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안에는 방금 모아 둔, 닿기만 해도 무언가를 부식시키는 맹독이 들어 있었다.그녀는 뚜껑을 열고 그대로 아래로 던졌다.상대는 그것을 화약으로 착각했는지 발을 들어 냅다 걷어찼다. 다시 위로 차올리려 한 것이다.발에 유리병이 맞는 순간, 유리병이 산산조각 나며 안에 있던 독이 사방으로 튀었다.독을 뒤집어쓴 자들은 머리부터 얼굴까지 온통 독액에 젖었다.“악! 악!”처절한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마치 지옥에서 형벌받는 악귀의 울부짖음처럼 귀를 찢을 듯했다.백진아가 혀를 차며 말했다.“이 독은 시체를 녹이는 물보다도 더 독합니다.”연천능은 그녀가 남이 당하는 모습을 보며 신나 하는 듯한 표정을 짓자, 얼음장 같던 얼굴에 부드러운 기색이 스쳤다.안쪽에서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된 뒤에야 그들은 아래로 내려갔다.안에는 검은색의 걸쭉한 물웅덩이가 십여 개나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 형체였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전부 녹아 버린 것이다.석실을 빠져나오자 또 다른 석실이 나타났다.안쪽 광경을 본 순간, 겁이 없기로 소문난 백진아조차 화들짝 놀랐다.사방의 벽에는 말라비틀어진 시체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온몸은 새까맣게 말라 훈제 고기 같았고, 눈은 시커먼 구멍만 남아 있었다.수분이 빠져 쪼그라든 입술 사이로는 새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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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연천능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그럴 것이다.”‘한마디뿐인가?’백진아는 그를 커다란 눈망울로 바라보며 설명해주기를 기다렸다.연천능은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으며 말했다.“나도 추측일 뿐이다. 저 시체들은 분명 누군가가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백진아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의 손을 피했다.‘머리를 쓰다듬다니! 나를 보아나 자현이로 생각하는 건가?’연천능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는 딸과 아들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서 일을 마무리하고 부인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말라붙은 시체 풍선이 모두 폭발한 뒤에야, 백진아는 연천능과 함께 공간 밖으로 나왔다.석실을 빠져나오자 수많은 비밀 통로가 나타났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마치 미로 같았다.연천능이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이곳은 연경곤이 고를 만들고 고인을 길러 내던 곳일 것이다. 이 갈림길들은 모두 진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상당히 심오한 진법이니 조심해야 한다.”백진아는 그 말을 듣고 긴장한 채 그의 손을 꽉 잡았다.그녀의 눈에는 이 진법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와닿지 않았지만, 연천능이 신중하게 대할 정도라면 결코 평범한 것은 아닐 터였다.그렇게 두 사람은 진법 속을 한 시진가량 걸었지만,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백진아가 조금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공간으로 돌아가 잠시 쉬시지요. 다리가 좀 뻐근합니다.”연천능은 그녀를 품에 안고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나는 아직 지치지 않았다. 혼자 공간으로 돌아가 쉬거라. 뢰일 일행을 나오게 해서…”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고 정신을 집중해 귀를 기울였다.백진아도 덩달아 귀를 쫑긋 세웠고, 눈빛이 순간 날카롭게 굳었다.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희미하게 무언가 타는 냄새도 났다. 하지만 시체를 태울 때 나는 탄내와는 달랐다. 종이나 비단을 태울 때 나는 냄새에 더 가까웠다.연천능이 말했다.“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 보자.”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기척을 죽인 채 발걸음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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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백진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연청리가 마치 배신당한 연인처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이 정말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피식 웃었다.“적을 상대할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지!”연청리는 억울한 듯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우리는 적이 아니잖아요. 저는 그저 황형의 병을 치료해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 외에는 마마와 보아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저는 정말 보아를 제 제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백진아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적이 아니라고? 그럼 어째서 내 뒤에서 칼을 휘두른 것이냐?”연청리는 말문이 막혔다.“그, 그건… 마마이신 줄 몰랐습니다. 그곳에서 진법을 만들고 있었는데, 마마와 폐하께서 갑자기 나타나셨어요.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입니다. 마마라는 걸 알아본 뒤에는 바로 소리쳐 알려 드렸잖아요?”백진아가 차갑게 웃었다.“그래. 네가 소리쳐 알려 주지 않았다면, 내 검에 죽었겠지!”연청리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표정은 괴롭고 복잡했다.“한쪽에는 제 쌍둥이 형님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제자의 부모님이 있습니다. 저보고 어떻게 선택하라는 것입니까?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정말 저를 믿지 못하겠다면 그냥 죽이세요!”말을 마친 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정말 죽을 만큼 괴로운 모양이었다.백진아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내가 너를 공간으로 데려온 걸 보니, 내가 널 죽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구나.”연청리도 더는 연기하지 않고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예. 마마께서 제 능력을 마음에 들어 하시고, 보아를 가르치게 할 생각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백진아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그걸 알아챘다면 됐다. 공간에서 보아나 열심히 가르치거라.”말을 마친 백진아는 의념으로 연청리의 기억과 의식을 조작했다. 연경곤과 황태후에 관한 모든 기억을 지워 버리고, 자신이 보아의 스승이며 보아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주입했다.너무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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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연천능은 서늘한 표정으로 검을 휘두르며 백진아를 뒤로 감쌌다.“들어가서 상처부터 치료하거라.”백진아는 더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지는 않더라도 다리를 못 쓰게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보아는 창살을 사이에 두고 연청리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백진아가 절뚝거리며 들어오는 것을 보자, 보아는 곧장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어머니, 다치셨습니까?”“앙! 앙!”앙이가 보아의 어깨 위에서 울었다. 보아는 그 말을 알아들은 듯 작은 얼굴이 순식간에 진지해졌다.“어머니, 시독입니까?”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옆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비수를 꺼내 발목에 붙어 있던 시체의 손을 잘라냈다. 하지만 다섯 개의 손가락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손가락들은 백진아의 발목 살 속에 박혀 있었다.기괴하게도 그 다섯 손가락은 살아 있는 것처럼 살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뼈까지 뚫고 들어갈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통증은 전혀 없었다.백진아는 핀셋을 꺼내 다섯 손가락을 하나씩 뽑아냈다. 바싹 마른 손가락에는 기다란 손톱이 달려 있었고, 손톱 끝에서는 시커먼 피가 뚝뚝 떨어졌다.보아는 백진아의 발목에 난 새까만 상처 다섯 개를 보더니 의젓하게 위로했다.“어머니, 무서워하지 마세요. 혈관이나 경맥만 다치지 않았으면 괜찮습니다. 시독은 제가 없앨 수 있어요.”백진아는 아픔을 참으며 웃었다.“괜찮다. 이 어미는 무섭지 않다.”보아는 예전에 연청리를 따라 무고술도 배웠기에, 시독 정도는 처리할 줄 알았다. 그래서 백진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정작 걱정되는 것은 뼈까지 다친 것 같다는 점이었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손상이 있었다.보아의 움직임은 아주 빨랐다. 그녀는 벌써 현우에게 약상자를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약상자를 열더니 안에서 수술용 메스를 꺼냈다.백진아는 보아가 자기에게 메스를 건네려는 줄 알고 손을 내밀었다.그런데 보아는 백진아의 손을 스쳐 지나가더니, 능숙하게 수술용 메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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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백진아는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하지만 보아는 아주 능숙하게 봉합을 해냈다. 두 땀 만에 상처를 꿰맨 뒤 수술 매듭까지 지었다.그러고는 시독을 치료하는 약가루를 상처에 뿌리고 붕대를 감았다.그녀의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한눈에 봐도 수없이 연습한 솜씨 같았다.백진아 역시 의사였기에, 이 정도 수준에 이르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다.“보아야, 정말 너무 잘했어! 칭찬해 줘야겠네!”“고맙습니다! 이 정도는 간단한 외상 처치일 뿐이에요.”어머니의 칭찬을 받은 보아의 커다란 눈이 별처럼 반짝였고, 작은 얼굴은 발그레 물들었다.백진아가 보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쓰러운 듯 물었다.“이렇게 능숙한 걸 보니... 매일 연습한 것이냐?”보아는 작은 머리를 어머니의 손에 애교스럽게 비비며 말했다.“예. 셋째 스승님이 매일 산에서 토끼나 멧돼지를 잡아다가 온갖 상처를 내고, 여러 가지 독을 먹여 치료하게 했습니다.”백진아는 보아의 작은 얼굴에 뽀뽀했다.“우리 보아, 정말 잘했구나!”독의는 제자 교육에도 꽤 충실했다. 의술과 독에 깊이 심취한 그는, 공간 안에서는 위험할 일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매일 보아를 데리고 온갖 독과 해독제를 만들었다.공간에서는 시간이 충분했기에, 보아는 그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보아는 백진아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살랑살랑 흔들었다.“어머니...”한없이 늘어지는 아이 목소리를 듣자, 백진아는 곧바로 녀석이 뭔가 부탁할 일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꾹 누르며 물었다.“왜?”보아는 별처럼 반짝이는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앳된 목소리로 애교를 부렸다.“어머니, 둘째 스승님을 풀어주면 안 됩니까? 스승님은 앙이를 어떻게 키우는지도 알고, 저 고충을 어떻게 키우는지도 알고, 진법도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보아는 작은 입으로 연청리의 장점을 줄줄이 늘어놓았다.조금 전에는 연청리가 기절해 있었기에, 백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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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백진아는 연천능의 몸을 살폈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칼과 검에 베인 상처가 여러 군데 있었고 돌과 흙더미에 부딪혀 생긴 타박상도 적지 않았다.연천능이 미간을 찌푸리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답했다.“괜찮다. 전부 가벼운 외상이니 이해에게 치료받으면 된다. 비밀 통로에 자폭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으니, 아마 전부 무너졌을 것이다. 번거롭겠지만 가서 사람들을 구해 줄 수 있겠느냐?”백진아는 다른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았다. 돌아온 사람은 고작 삼분의 일뿐이었다.암위들은 모두 오랫동안 연천능을 따른 사람들이었다.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연천능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표정이었다.“조심하거라. 무엇보다 네 목숨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백진아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걱정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공간 밖으로 나와 공간의 스캔 기능을 사용했다. 그리고 무너진 잔해를 공간으로 옮기며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지금은 속도가 가장 중요했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따질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일단 모두 공간 안으로 집어넣었다. 어차피 공간에는 연천능이 있었으니, 나머지는 그가 처리할 수 있었다.분명 죽을 것이라 생각했던 암위들은 갑자기 익숙한 공간 안으로 들어오자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그들은 버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주인은 그들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살아남은 사람들은 형제들의 시신을 바라보며 연천능과 백진아에게 더욱 깊은 감사의 마음을 품었다.죽은 형제들은 모두 후하게 장례를 치르고 명당에 함께 묻힐 것이다.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연천능은 목숨을 바친 암위들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까지 치러 주었다.암위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었고 감정이 있었다.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죽은 뒤에도 좋은 곳에 묻어 준다니…… 진심으로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이 또한 그들이 연천능에게 목숨을 바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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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주변에 연경곤의 사람이 숨어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랐다. 공간 밖에서 정신을 잃는다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백진아는 남은 의지로 의념을 움직여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공간의 입구는 영천 옆 풀밭에 있었다. 연천능은 부하들이 시신을 풀밭에 나란히 눕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런데 백진아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풀밭에 엎어진 채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 보였다. 연천능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급히 달려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진아야! 진아야!”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코밑에 손을 가져다 대 숨을 확인했다. 희미하게나마 숨을 쉬고 있는 것을 느끼고서야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 그는 백진아를 안은 채 종합 의료동으로 달려갔다.“연청리, 이해! 어서! 황후가 쓰러졌다!”가장 먼저 뛰쳐나온 것은 보아였다. 그 모습을 본 보아는 곧바로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어머니! 어머니!”보아는 아직 세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였다.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을 보자 무서운 마음에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무슨 일입니까?”연청리와 이해는 피가 묻은 손으로 수술실에서 뛰쳐나왔다. 두 사람은 부상자의 수술을 진행하던 중이었다.연천능은 백진아를 수술대 위에 눕혔다.“쓰러졌다.”연청리는 의료용 장갑을 벗고 백진아의 맥을 짚었다.“괜찮습니다. 기력이 소진됐을 뿐입니다. 인삼설련보원단 두 알을 드시고 좀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이해도 백진아의 맥을 짚어보더니 같은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은 곧바로 다시 수술실로 돌아갔다.하지만 꼬마 조수 보아는 그다지 충실한 조수가 아니었다. 그녀는 여전히 백진아의 손을 꼭 붙잡은 채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연천능은 백진아에게 인삼설련보원단 두 알을 먹인 뒤, 옥봉의 꿀을 섞은 영천수와 함께 삼키게 했다.백진아의 맥박이 점점 힘차게 뛰는 것이 느껴지고 나서야 연천능은 보아를 안아 무릎에 앉혔다.그는 보아의 눈물을 닦아주며 달랬다.“됐다. 이제 울지 말거라. 네 어머니는 정신력을 너무 많이 쓴 것뿐이다. 한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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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현우는 자현을 안은 채 방 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달래는 중이었다.“착하지, 우리 전하. 울지 말아요. 오구오구, 오구오구.”연천능과 백진아가 들어오자, 현우는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반색했다.“폐하, 마마! 마마, 어찌 되신 겁니까?”자현은 현우의 말을 알아들은 듯 울음을 뚝 그치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 연천능과 백진아를 발견하자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눈물이 방울방울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그 가엾은 모습과 원망스러운 눈빛이 어찌나 귀여운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절로 아프게 했다.백진아는 연천능의 팔을 톡톡 두드렸다.“어서 내려주세요!”연천능은 아들을 못마땅하다는 듯 한 번 흘겨보았다. 역시 아들과 딸은 달랐다. 딸은 아버지의 작은 솜이불 같은 존재였지만, 아들은 부인을 빼앗으러 온 녀석과도 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자현은 아버지에게 외면당하자 “으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연뿌리처럼 통통한 두 팔을 뻗어 안아 달라고 보챘다.현우는 애가 타서 이마에 진땀까지 맺혔다.“마마, 전하께서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시고, 대소변도 보지 않은 채 계속 울기만 하십니다. 아무래도 마마를 찾는 것 같습니다.”백진아가 자현을 안아 들자, 자현은 거짓말처럼 울음을 뚝 그쳤다. 그러고는 작은 손으로 백진아의 옷자락을 꼭 붙잡고 낑낑거리며 가슴팍을 파고들었다.말할 것도 없이 젖을 찾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그리웠던 모양이었다.백진아는 옷깃을 풀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연천능의 얼굴은 순식간에 시커멓게 굳었다. 그는 열흘이 넘도록 부인과 제대로 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그런데 아무도 그의 사정은 생각해 주지 않는 것 같았다.백진아는 연천능에게서 느껴지는 원망을 눈치채고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란 질투를 하기 시작하면 정말 유치할 때가 있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아이에게 젖을 다 먹이고 얼른 궁으로 돌아가시지요. 연경곤이 당신이 이곳에 묻혀 죽었다고 생각한다면 궁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비밀 통로가 있는지 누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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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후궁은 물론이고, 궁인들 대부분도 연경곤의 사람이었다.연경곤은 몸이 좋지 않았다. 후궁 삼천 명이라는 말은 다소 과장일 수 있지만, 그래도 후궁과 궁인을 합치면 이천 명이 넘었다.그들 가운데 문제를 일으킬 자가 있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될 수 있었다.연천능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전부 궁에서 내보내게. 한 사람당 스무 냥씩 주되, 연경곤의 국고에서 내도록 하게. 궁을 나갈 때는 몸수색을 하고, 스무 냥과 평소 입던 옷가지 외에는 어떤 물건도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하게.”한 장군이 두 손을 모아 명을 받들었다.“예!”그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갔다.연천능은 무언가 생각난 듯 그를 불러 세웠다.“잠깐. 의원을 시켜 그들의 맥을 짚어 보게 하게. 남장을 한 여인이나 여장을 한 남자가 섞여 있을 수도 있고, 궁녀 가운데 임신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황궁은 황제의 것이었다. 연경곤이 궁녀를 총애하지 않았더라도, 임신한 후궁이 총애를 유지하기 위해 곁에 있는 궁녀를 이용하는 일은 흔히 있었다.연천능은 궁에서 자란 사람이었기에 이런 속사정에 아주 밝았다.백진아는 발목이 조금 욱신거려 의자를 찾아 앉으며 말했다.“연경곤은 몸이 쇠약해져 죽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홀로 도망치고, 아들 하나 데려가지 않은 것입니까?”연천능이 대답했다.“나는 사람들을 데리고 당신이 기봉궁에 파 놓은 비밀 통로를 통해 들어왔지. 후궁 가운데 자식이 있는 곳부터 공격했으니, 그가 미처 대응할 틈이 없었을 것이다. 손을 써 두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겠지. 설령 더는 아이를 낳게 할 수 없는 몸이라 해도, 여인을 총애하는 척한 뒤 아무 아이나 데려다가 자기 자식이라 속이면 부하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으니까. 어차피 그의 아이들은 모두 어리다. 갓난아기거나 한두 살 정도지.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양채접의 큰아들도 겨우 세 살을 조금 넘겼고, 나머지 황자들은 그보다도 어렸다.황실의 아이들은 어려서 죽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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