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1471 - Chapter 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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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1화

이내 백진아의 얼굴이 붉어졌다.“농담할 마음도 있습니까? 당신이 밖에서 성을 함락시키고 영토를 넓히느라 정신이 없을 때,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연천능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당분간은 출정하지 않을 것이다. 연경곤은 이미 성경에 도읍을 정하고 남쪽을 포기했어. 이제 군대를 각지에 주둔시키고, 말을 듣지 않는 관리들만 교체한 뒤 천천히 새로운 질서를 세우면 된다.”백진아는 그의 겉옷 단추를 풀어 주며 물었다.“연경곤 쪽은 그저 병이 악화되어 죽기만 기다릴 셈입니까?”연천능이 말했다.“연경곤이 당장 죽지 않는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국력을 회복한 뒤 다시 그자를 처리하면 되니까. 북쪽은 식량도 넉넉하지 않은 데다, 융적과 설제국이라는 두 마리 늑대가 한입씩 뜯어 먹고 있으니, 그자가 다시 힘을 회복하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백진아는 그의 옷 안쪽 주머니가 불룩한 것을 발견했다. 손을 넣어 보니 품에서 종이 뭉치가 한가득 나왔다.“이게 무엇입니까?”“계약서다. 이번 전리품이지. 그밖에도 금은보화와 그림, 골동품이 좀 있었다. 마차로 운반하다 보니 늦어져서 며칠 뒤에나 도착할 것이다.”백진아는 환하게 웃으며 그것들을 넘겨보았다. 집문서와 토지 문서, 전답 문서 등이었다. 대부분 지방의 것이었지만, 경성에 있는 것들도 있었다.그러다 문득 익숙한 문서가 눈에 들어왔다. 과거 백 대장군부와 능왕부의 토지 문서였다.백진아는 기뻐하며 말했다.“백부를 되찾았네요. 백가 사람들을 계속 공간에만 머물게 할 수는 없으니, 이제 백부로 돌아가 지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연천능은 겉옷을 벗어 던지고 속옷만 남겼다.“원래 능왕부는 백 장군에게 하사하고 승은후부로 바꾸거라. 백 대장군부는 그대로 두고 백경패에게 하사하고. 그리고 백경유는 아직 서월의 대장군이니 어떻게 책봉할지 정말 어렵군. 서월 황제와 상의해 월국을 그에게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구나.”우원새에게는 아직 후사가 없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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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화

연천능은 느긋하게 욕조 가장자리에 기대어 있었다. 탄탄하게 단련된 그의 몸에는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 희고 매끈한 등에는 수많은 흉터가 얽혀 남아 있었다. 하지만 흉측하기는커녕,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거칠고 야성적인 매력을 풍겼다.백진아가 그의 머리를 다 감겨 주고 말했다.“이제 나오세요. 물이 더러워졌어요. 상처에 약도 발라 드려야 하고요.”연천능은 여전히 나른하게 눈을 감은 채 말했다.“어서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다 내보내거라. 그래야 영천수에 함께 들어가 목욕도 하고, 풀밭에 자리를 깔고 하늘을 이불 삼아 마음껏 시간을 보낼 수 있지.”백진아가 그의 귓불을 꼬집었다.“머릿속에 그런 생각밖에 없으세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돌려 벽 쪽 약장에서 약상자를 꺼냈다.연천능은 욕조에서 나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고 턱을 어깨에 올렸다. 그리고 조금 서운한 듯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렇게 오랫동안 못 만났는데, 내가 보고 싶지 않았느냐?”백진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감히 생각도 못 했습니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의 허리를 감싼 손에 힘이 들어갔다.“다시 말해 보거라.”“목 졸라 죽이려고 그러세요?”그녀가 애교 섞인 투로 투덜거렸다.“보고 싶었어요.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전쟁터의 칼과 검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당신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그러자 그의 손에 들어갔던 힘이 금세 풀렸다. 그는 그녀를 가볍게 끌어안은 채 손을 허리 위로 천천히 움직였다.“그럼 이제 시작하지.”“먼저 상처부터 치료하세요.”백진아가 그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단호하게 끊었다.“안 그러면 조금 있다가 땀을 흘려 상처가 덧날 거예요.”연천능은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상처를 치료해도 땀은 날 것이다. 조금 있다가 목욕하면 또 젖을 테니, 다시 치료해야 하고.”백진아가 눈을 흘겼다.“그럼 상처가 다 나은 다음에 하세요.”연천능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뭘 한다는 것이냐? 난 함께 무공을 겨뤄 보자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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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백진아는 아예 화제를 돌렸다.“오늘은 조회에 안 가시나요?”연천능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며칠째 조회를 열지 않았으니, 하루쯤 더 쉬어도 상관없다. 이따가 중신들을 불러 어서방에서 국사를 논의할 것이다. 주로 공신을 어떻게 책봉하고 포상할지, 별도로 은과를 추가 시행하는 일을 확정할 셈이야. 국호를 바꾸는 일과 월국의 일부 신하를 천무성으로 옮기는 일도 있고.”백진아는 몸을 돌려 옆으로 누운 뒤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보아와 사이좋게 지내던 아이들의 부모도 이쪽으로 부르시지요. 보아가 너무 외로워하잖습니까? 이러다 이해와 연청리에게만 배우다가 꼬마 의원이 되어 버리겠어요.”“그것도 이미 생각해 두었다. 그런데 아침 운동도 할 겸, 보아의 여동생을 만들어 주는 건 어떠냐?”연천능이 나지막이 말하며 손을 뻗어 이불을 살짝 걷어 올리자, 백진아는 두 팔로 몸을 감싸며 애처롭게 말했다.“싫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하지만 그 애원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얇은 비단 장막이 두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가볍게 흔들렸고,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고요해졌다.오늘의 연천능은 유난히 다정했다. 무엇보다 그녀의 기분을 세심하게 살피며 배려해 주었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맡긴 듯 편안하고 포근한 시간이 이어졌고, 백진아는 오랜만에 마음까지 느긋해지는 기분을 느꼈다.모든 것이 끝난 뒤, 그녀는 오히려 정신이 맑아지고 몸도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연천능은 그녀의 발그레한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씻고 나가서 정사를 처리할 테니, 너는 좀 더 쉬고 있거라.”하지만 백진아는 더 이상 잠이 오지 않는지 함께 몸을 일으켰다.“상처부터 확인해 볼게요.”연천능이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놀렸다.“이제야 내 상처가 생각난 것이냐? 영천수에 두 번이나 몸을 담갔으니 거의 다 나았다.”백진아의 얼굴이 붉어졌다.“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어젯밤부터 당신이 그렇게 정신없이 굴었으니 상처를 확인할 틈도 없었잖아요.”“그만큼 네가 보고 싶었으니까.”연천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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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황제가 후궁을 들이지 않아도, 조정 대신들에게는 황제에게 후궁을 채우라고 강요할 그럴듯한 명분이 얼마든지 있었다. 황실의 대를 잇기 위해 자손을 널리 두어야 한다느니, 황실을 번성하게 해야 한다느니, 각 세력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느니 하는 것들 말이다.백진아는 연천능이라면 충분히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조금 이른 것이 아닐까?연천능이 냉소를 머금고 패기 넘치게 말했다.“누가 감히 내 후궁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간섭한다면 당장 내쫓아 버리겠다. 난 신하가 부족한 것도 아니야. 월국의 관리를 제외하더라도, 은과를 시행하면 젊고 유능한 관리들이 얼마든지 들어올 것이다.”백진아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감격한 마음으로 연천능을 끌어안고 그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고마워요.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후궁은 예로부터 조정의 세력 균형을 맞추는 도구였다. 연천능이 후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큼 더 큰 저항에 부딪힐 것이고 그가 감당해야 할 수고와 노력도 훨씬 많아질 터였다.그녀는 그가 안쓰러웠고,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 하나, 그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만큼은 할 수 없었다.연천능은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부드럽게 말했다.“됐어. 고맙다는 말은 하지 말거라. 마치 너 때문에 엄청난 희생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느냐. 너에게 한 약속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난 정말 다른 여인이 필요 없고, 서출 자식도 원하지 않아.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거라. 바깥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황궁을 어떻게 줄일지나 잘 생각해 보거라.”백진아는 궁 안의 지형을 떠올리며 생각했다.“이건 정말 쉽지 않겠어요. 원래라면 월국 황궁처럼 높은 담장을 하나 세우면 되는데… 어화원이 아깝네요. 어화원은 황궁 맨 뒤쪽에 있어서, 어떻게 나눠도 애매합니다.”연천능도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럼 어화원으로 통하는 길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막지. 새로 쌓는 뒤쪽 담장에도 길 쪽으로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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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백영아는 더 이상 백진아를 욕하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여전히 원망뿐만 아니라 질투까지 담겨 있었다. 아무래도 백진아가 대량의 여주인이 된 이상, 자신의 미래 역시 그녀에게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백진아는 손을 가볍게 들어 그들을 일으키며 말했다.“다들 예는 그만하고 일어나시지요.”“감사합니다, 마마!”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두 손을 모은 채 서 있었다. 백진아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곳까지 찾아올 리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듯했다.잠시 후 백진아가 입을 열었다“다들 이제 이곳에서 나가도 된다고 알려 드리러 왔어요. 아버지께서는 승은후로 봉해지셨고, 예전 능왕부를 하사받아 후작부로 쓰시게 될 거예요. 오라버니는 정국대장군에 봉해졌고, 예전 백가의 저택도 돌려받아 대장군부로 쓰게 될 겁니다.”몇 사람의 얼굴에 기쁨이 번졌다. 그들은 다시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폐하와 마마의 크나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반드시 본분을 지키고 나라에 충성을 다해 황은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또한 마마의 은혜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그들이 그동안 겪은 고생이 마침내 보상받은 것이다.백진아가 말했다.“짐을 챙기세요. 지금 쓰고 있는 물건은 물론, 방 안의 가구와 장식품도 모두 가져가세요. 다 챙기면 뢰십에게 알려 주세요. 제가 여러분을 밖으로 내보내 드릴게요.”사람들은 다시 감사 인사를 올렸다.“마마, 감사합니다!”백진아는 뢰십에게 당부했다.“이들에게 상자를 마련해 주거라. 준비된 상자가 부족하면 산에 올라가 나무를 베어 직접 만들어도 된다. 급하게 쓸 것이니 귀한 나무는 베지 말고, 녹나무나 소나무 같은 것으로 만들면 된다.”뢰십이 대답했다.“예!”백진아는 문득 연경곤을 떠올렸다. 백가 사람들이 또다시 그에게 납치되어 자신을 협박하는 데 이용당하게 둘 수는 없었다. 연청리를 찾아 진법을 설치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후궁 정비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했다. 앞으로는 그녀 역시 후궁에서 지내게 될 테니까.연청리는 후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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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다행히 백진아는 정신력이 강한 편이라, 금세 이해와 연청리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서둘러 다시 목조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해와 연청리는 여전히 아까와 같은 자세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백진아가 갑자기 돌아왔는데도 두 사람은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눈꺼풀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가슴이 미세하게 오르내리며 숨을 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백진아는 두 사람이 생명 없는 조각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백진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두 사람 주위를 한 바퀴 빙 둘러보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두 사람, 정이 너무 깊은 것 아니냐?”연청리와 이해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백진아의 말에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농담은 농담일 뿐.백진아는 이제야 상황을 똑똑히 알아차렸다. 두 사람은 서로의 혈도를 짚고 있었고, 상대의 혈도를 제압한 채 꼼짝 못 하는 상태였다.백진아가 “탁탁” 손을 움직여 두 사람의 혈도를 풀어 주자, 연청리는 벌떡 일어나 곧장 이해를 발로 걷어차려 했다. 이해는 몸을 한 바퀴 굴려 그 공격을 피한 뒤, 잉어가 튀어 오르듯 벌떡 일어나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연청리를 노려보았다.백진아는 팔짱을 낀 채 구경하며 대놓고 웃었다.“두 사람은 어쩌다 그렇게 보기 좋은 자세로 혈도까지 제압당한 것이냐?”연청리가 이해를 노려보며 말했다.“이 자가 제 쇄심초를 몰래 뽑아 갔습니다! 고독을 만들려고 남겨 둔 건데요!”이해가 버럭 화를 냈다.“왜 네 쇄심초인데? 쇄심초는 원래 거기 자라고 있었으니, 먼저 뽑아 가는 사람이 임자인 거지!”두 사람은 다시 싸울 기세로 맞섰다.백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이 두 사람, 설마 이 공간의 주인이 나라는 사실을 잊은 건가?’그녀는 헛기침하며 말했다.“여기 있는 물건은 원래 전부 내 것 아니냐?”두 사람의 말다툼이 뚝 끊겼다. 그제야 그 사실을 떠올린 듯, 두 사람은 어색한 표정으로 백진아를 바라보았다.연청리가 손가락으로 이해를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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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보아는 작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채, 심통이 난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보아는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단 말이에요.”자현은 젖병을 문 채 웅얼웅얼 말했다.“데데데데…”보아가 반색하며 말했다.“어머니, 들어 보세요. 자현이가 아버지를 부르는 것 같아요.”백진아는 웃으며 말했다.“하하, 옹알이하는 거란다.”자현은 어머니가 자신을 칭찬해 주는 줄 알았는지,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작은 손으로 발을 붙잡은 채, 장난을 치며 젖을 먹었다.자현을 배불리 먹인 뒤에야 백진아는 보아와 함께 아침을 먹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뢰십이 찾아와 보고했다.“마마, 백가 사람들이 짐을 모두 챙겼습니다. 지금 뜰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백진아가 말했다.“그래. 바로 그들을 내보낼 것이다. 호위병 두 부대를 데리고 나가 그들을 호송하거라. 자리를 잡고 백가의 호위병까지 모두 배치한 뒤에 돌아오도록 하라.”뢰십이 예를 올리며 대답했다.“예!”백진아는 정신력을 이용해 백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공간에 관한 기억을 모두 지운 뒤에야 그들을 공간 밖으로 내보냈다.백근당과 백경유는 아직 전선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고, 백경패는 경성에 머물며 수하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덕분에 백경송 일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승은후부에 무사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운청 도사가 경성에 있었고 진법과 기관에도 능했기에, 연청리는 굳이 공간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조정의 많은 사람은 백가가 누리는 막대한 부와 권세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모두 연천능이 후궁을 늘리기만을 기다리며, 딸이나 여동생, 손녀, 조카딸 등을 황궁에 들여보내 백진아의 총애를 나누어 받고 백가의 세력을 견제하려 했다.그런데 그들이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본 것은, 연천능이 내무부에 후궁 구역을 가를 담장을 쌓으라고 지시한 일이었다. 이건 설마 백진아만을 총애하겠다는 뜻인가?마치 달콤한 커다란 케이크가 눈앞에 있는데도 먹을 수 없는 것과 같았다. 먹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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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8화

어사들은 원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이라, 목숨을 걸고 간언하는 수법을 자주 사용했다. 대부분의 경우 꽤 효과가 있었다. 황제가 간언하는 신하를 죽음으로 몰아넣기라도 하면, 폭군이나 혼군이라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연천능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사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좋네. 그럼 대전 기둥에 머리를 박아 보시게.”어사는 크게 당황했다.“폐하…”‘왜 예상대로 반응하지 않는 거지?’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왜, 설마 짐을 기만하려는 것인가?”연천능의 시선은 뼛속까지 얼어붙을 만큼 차가웠다. 서늘한 눈동자가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황제를 기만하는 것은 구족을 멸하는 중죄였다.어사의 눈에 결연한 빛이 떠올랐다. 그는 덜덜 떨며 일어나 이를 악물고 대전의 기둥을 향해 달려갔다.“쾅!”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그 소리가 대신들의 가슴을 그대로 내리친 듯했다.그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연천능은 그들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황제가 아니었다.어사는 기둥에 부딪힌 충격으로 튕겨 나가 “털썩” 바닥에 쓰러졌다. 이마에서는 피가 흥건히 흘러내렸다.보아하니 정말 있는 힘껏 부딪힌 모양이었다.하지만 나이가 많아 힘이 부족했고, 겁까지 잔뜩 먹은 탓에 죽지는 않고 기절했을 뿐이었다. 어차피 죽지 않았으니 연천능도 굳이 마무리를 지을 생각은 없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궁 밖으로 들것에 실어 내보내게. 나이도 많으니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보내도록 하게. 짐은 이미 옛 월국의 관원들을 이쪽으로 불러들였네. 그중에는 어사도 몇 있으니 빈자리는 충분히 채울 수 있지.”대신들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들 중에도 사직을 빌미로 연천능을 압박하려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황제에게 관원이 부족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이 자리를 비워 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있었다.이 한마디에 모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연천능은 그들을 그냥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곁에 서 있는 시종을 한 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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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백진아는 그의 눈가에 드리운 우울한 기색을 보고, 걱정이 된 듯 통통한 아들을 받아 안으며 물었다.“왜 그래요? 조정 대신들이 괴롭혔습니까?”연천능이 가볍게 웃었다.“보아하니 내가 어릴 적부터 익혀 온 감정을 숨기는 솜씨도, 당신 앞에서는 소용이 없나 보군.”백진아는 자현의 작은 손에 감긴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빼내며 말했다.“당신은 원래 얼음장 같은 얼굴이라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잖아요. 하지만 제가 당신을 너무 잘 아니까, 눈빛이 아주 조금 흔들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거예요.”연천능이 살아오며 겪은 일들은 보통 사람이라면 몇 생을 살아도 경험하지 못할 만큼 많았다. 그래서 그는 이미 감정을 극도로 절제하고 침착하게 다루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이상, 누구도 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때로는 상대를 압박하기 위해서였고, 때로는 긴장을 풀기 위해서였다. 백진아와 아이들 앞에서는 후자에 가까웠다.연천능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내무부에서 황궁을 개조하는 걸 본 대신들이 내가 후궁을 늘릴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채고는 난리를 피웠어.”백진아는 진작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월국에서 이미 한 번 겪어 봤으니, 이번에도 아주 깔끔하게 처리했겠네요?”연천능이 말했다.“진작 준비해 두고 있었지. 그들이 무슨 수를 쓰나 기다리고 있었다. 한 번 제대로 호되게 혼내 주니 다들 얌전해지더군.”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폐하, 정말 위풍당당하시네요.”품에 안긴 자현도 몸을 들썩이며 따라 했다.“무무무!”연천능은 아들의 발그레하고 통통한 볼을 살짝 꼬집어 준 뒤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백진아는 현설에게 말했다.“부엌에 가서 폐하께서 좋아하시는 음식 몇 가지를 준비하라고 전하거라. 그리고 공주도 데려와 함께 점심을 먹도록 하고.”현설이 공손히 대답했다.“예, 마마.”백진아는 자현을 침상에 눕혀 혼자 놀게 했다.녀석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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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연천능은 속으로 질투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고지행 그 요물 같은 녀석이, 내 귀한 딸까지 그리워하게 만들다니!싫었다. 이런 기분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하지만 겉으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러느냐? 고 숙부가 보고 싶으냐?”보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둘째 스승님도 오셨고, 셋째 스승님도 오셨으니 큰 스승님까지 계셔야 다 모인 거잖아요.”아이의 생각은 어른으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었다. 그래도 연천능의 속은 한결 편해졌다. 그는 보아의 말랑한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이유니는 공부시랑이다. 경성으로 올 예정이니, 네 큰 스승도 당연히 부창부수해야지.”백진아는 그의 말에서 묘한 놀림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연천능은 문득 생각난 듯 백진아에게 말했다.“아, 고지행을 행림후로 봉하기로 했다. 세습하여 대대로 작위를 잇게 할 생각이다. 집안에서 음기가 양기보다 지나치게 강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겠지.”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좋네요. 신의곡에서 당신을 그렇게 많이 도와줬으니, 그 정도 작위는 충분히 받을 만해요.”연천능은 신의곡에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 비록 노곡주와 고지행은 보답을 바라지 않았고, 그에게 무언가를 요구한 적도 없었지만 말이다.네 식구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니 화기애애하기 그지없었다.점심을 먹고 나자 두 아이는 낮잠을 자러 갔다.백진아는 연천능의 눈썹 사이에 드리운 피곤한 기색을 보고 말했다.“피곤하지 않습니까? 당신도 좀 쉬어요.”연천능은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저 여우 같은 인간들과 권모술수를 겨루는 게 전장에 나가는 것보다 더 피곤하구나.”그러면서 턱으로 그녀의 목을 살짝 비볐다. 막 돋아난 수염이 간질간질하게 피부를 스쳤다.백진아는 몸을 피하며 말했다.“황제 노릇도 정말 고달픈 일이네요. 자, 어깨를 좀 주물러 드릴게요.”“그래.”연천능은 얌전히 침상에 엎드렸다.“어서 자현이가 크기만을 기다렸다가 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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