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군 관원들이 경성으로 이주해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세력이 분명 많을 테니, 길에서 습격을 당하더라도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게다가 이들은 가족까지 모두 데리고 오는 터라, 사실상 온 집안이 통째로 이사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상당한 재산도 함께 가져왔을 테니, 떠돌이 무리나 도적 떼가 눈독을 들이는 것도 당연했다.고지행은 뼈마디 하나 없는 사람처럼 의자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말했다.“자잘한 문제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행렬이 워낙 길었고, 중무장한 병사들이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각 가문에도 호위무사와 하인들이 있었으니 어렵지 않게 해결했죠.”백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네요. 듣자 하니 노곡주께서는 함께 오지 않으셨다던데, 몸은 괜찮으세요?”고지행이 대답했다.“아직 정정하십니다. 경성으로 오는 게 싫다고 하시더니, 신의곡으로 돌아가 의술을 연구하러 가셨습니다.”그에게 작위가 생긴 이상, 조정과 완전히 연을 끊고 지낼 수는 없었다. 노곡주는 예전부터 조정의 권력 다툼에 끼어들기를 원치 않았기에, 이번에도 은거를 택한 것이었다.백진아가 말했다.“전조 연씨 황실 종친들의 작위도 우리와 맞서지만 않으면 그대로 유지해 주었어요. 그러니 노곡주께서도 너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어요. 어쨌든 폐하도 연씨 황실에서 자란 분이니, 연씨 종친들에게도 어느 정도 정이 있으시겠지요.”지금 연천능의 성은 백리였으니, 대량의 강산은 사실상 주인이 바뀐 것이나 다름없었다.백진아는 백리 가문에 외가를 멸문당한 원한이 있었고, 애초에 연천능이라는 이름이 더 마음에 들었기에 줄곧 그를 연천능이라고 불렀다.고지행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그런 이유는 아닙니다. 외조부께서는 그저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싶지 않으신 겁니다. 참, 제가 행림후라는 작위를 받았으니 녹봉만 받아먹을 수는 없잖습니까? 대량 전역의 회춘당에서 매달 하루씩 무료 진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진료비는 받지 않고, 약값은 환자의 형편에 따라 외상으로 달아 두거나 집이나 자녀, 논밭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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