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41 - Chapter 50

100 Chapters

제41화

백진아는 백우씨가 가져온 보양식을 공간 안으로 들여왔다.그녀는 약전의 창고에서 한 칸을 비워, 그곳을 전용 보관실로 삼아 앞으로 먹고 쓰는 물품들을 조금씩 쌓아두려 했다.떡과 다과를 조금 먹은 뒤, 백진아는 창고에 있던 판란근, 구기자, 금국화를 약으로 만들어 시스템 약방에 팔아 오천이 되는 금화를 벌었다.그리고 시스템에서 메스, 봉합침 등 도구를 교환해 약상자에 넣어 두었다. 나중에 사람을 살릴 때 금화를 벌 수 있도록 말이다.그 후, 백진아는 제비집 한 상자를 들고 한약 가공 약방으로 갔다. 그곳에는 한약을 가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구가 있었다.실험실이나 검사실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비커에 라면 정도는 다들 끓여본 거 아닌가?그렇기 때문에, 물론 제비집도 끓일 수 있었다.백진아는 금화 오십여 개를 써서 연자 한 냥, 대추 한 냥을 사고, 거기에 사탕 몇 조각을 더했다. 구기자는 약전에서 수확한 것이고, 영천수는 이미 있었으며, 전기레인지의 에너지도 공간에서 제공되는 것이었다. 제비집을 고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공간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빨라 몇 분 만에 완성되었다.“어머, 맛있다 맛있어! 여기는 가짜가 하나도 없네. 천연 제비집이야!”백진아는 한 입 마실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너무 기쁘고, 만족스러웠다.문득 백진아는 공간의 시간 흐름이 빠르니, 상처 회복도 더 빨라지는 것이 아닌지 궁금했다. 그녀는 배부르게 먹은 후 다시 약전을 돌보다가, 저녁에는 아예 공간 안에서 잠을 청했다.이튿날 아침, 백진아는 역시 몸의 상처가 거의 다 나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이내 임시 약상자를 정리하고, 얼굴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면사포를 쓰고는 청초를 만나러 화씨의 집으로 향했다.그녀는 청초의 상처가 다 나으면, 백우씨에게 맡겨 적절한 곳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었다.성이의 방에 들어가 보니, 오늘따라 성이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성이는 침상에 누워 의욕을 잃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화씨는 한숨을 쉬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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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사내 뒤에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작은 하인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면서 울부짖었다.“어머니! 어머니 돌려주십시오! 엉엉…”사내의 눈에서도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왔으나, 여인을 안고 있어 닦을 수 없었다. 뜨거운 눈물방울은 그렇게 품에 안긴 여인의 몸 위로 뚝뚝 떨어졌다.백진아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인가?”백진아는 그와 동시에 스마트 스캔 진단 시스템을 가동해, 회임한 여인을 살폈다.이곳에는 저택의 하인들이 모여 살고 있었기에, 울음소리를 들은 몇몇 하인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 상황을 살폈다.화씨도 뛰어나와 이 광경을 보곤 놀라 소리쳤다.“어이쿠, 정평아. 네 부인은 어찌 된 게냐?”건장한 사내는 울먹이며 말했다.“난산으로 죽었습니다…”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이 사별이라 하지 않았는가? 슬픈 기운이 공기 중에 가득 번졌다.백진아는 이미 스캐닝을 끝냈다. 회임한 여인은 방금 숨이 끊긴 상황이지만, 배 속 아기의 심장은 아직도 뛰고 있었다. 심지어 쌍둥이였다.그녀는 급히 외쳤다.“어서 방 안으로 옮기게! 배 속의 아이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네!”“예? 하지만 제 처가 이미 죽었는데, 무슨 힘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단 말입니까?”사내는 믿기지 않는 듯했고, 자기가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의심했다. 주변의 하인들도 모두 놀라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그러나 화씨는 백진아의 말을 믿고 서둘러 말했다.“왕비께서 살릴 수 있다 하셨으니, 분명히 길이 있을 터! 어서! 왕비 말씀을 따르거라!”화씨는 죽을 지경에 이른 청초가 왕비의 의술 덕에 살아난 걸 본 적 있었다. 왕비의 의술은 분명 보통이 아닐 것이다.주변 사람들도 모두 이웃으로 함께 지내다 보니, 왕비가 성이를 치료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이미 조금은 그녀의 의술을 믿는 상황이었다.사람들은 멍하니 서 있는 정평을 떠밀며 그의 집 안마당으로 들여보냈다. 백진아도 그 뒤를 따랐다. 그 집에도 여러 하인이 함께 살고 있었고, 정평은 북쪽 방에 거처하고 있었다.백진아는 침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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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백진아는 먼저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아기를 뱃속에서 꺼내어 탯줄을 자르고, 아이의 두 발목을 잡아 거꾸로 들어 올린 뒤, 등을 가볍게 두드려 태아가 기도 속 양수를 뱉게 했다. 이내 새끼 고양이 같은 아기의 첫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비록 약하지만, 큰 문제는 없네!”백진아는 아기를 정평에게 안겨주었다.정평은 기쁨과 슬픔이 뒤섞여 어찌할 바를 몰랐고,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화씨가 다급히 아이를 받아 안고 울먹였다.“사내아이구나!”누군가 뜨거운 물을 들여오자, 화씨는 서둘러 아이를 씻겨 주었다.“이쪽은 딸아이네.”백진아는 또 다른 아기의 탯줄을 잘랐다. 하지만 딸의 상태는 심각했다. 너무 오래 질식해 얼굴이 보랏빛으로 물들었고, 호흡도 미약했다. 게다가 여아는 이미 심장 박동이 멎은 상태였다. 상황은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보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 백진아는 아기를 공간 속으로 데려가 현대의 의료기기로 치료할 수 없었다. 그녀는 원초적인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그녀는 조심스레 작은 가슴을 눌러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힘을 너무 주면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기에, 더 주의해야 했다.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들 왕비가 아이를 구하는 건지, 아니면 시신을 농락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고지행의 눈빛은 더욱 뜨겁게 빛났고, 참다못해 물었다.“이건 어떤 치료법입니까? 무슨 이치입니까? 혹시, 같은 방법으로 녕태비를 살린 것입니까?”“시끄럽구나!”백진아는 귀찮다는 듯 그를 향해 쏘아붙였다.여아가 점점 숨결을 잃어가고 있는데, 옆에서 돕지는 못할망정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으니, 성가실 뿐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고지행이 자신이 중독된 사실을 알면서도 해독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에 대한 인상은 이미 바닥을 친 상태였다.적어도 그는 의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고지행은 나무람을 들어도 개의치 않고,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를 예리하게 관찰했다.백진아는 아기의 기도에 양수가 있음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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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백진아가 마지막으로 상처 위의 혈흔을 말끔히 닦아내자, 시신은 이내 그렇게 섬뜩하지 않아 보였다.“옷을 갈아입혀 드리게. 이제는 눈을 감으실 수 있을 것이네. 두 아이는 몸이 많이 약하니, 고 의원에게 진찰을 부탁하게.”그녀는 외과에 능했으나, 소아과는 기초 원리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고지행은 자신의 이름을 듣고서야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아까 내 질문에 아직 답하지 않았습니다!”‘이건 협상하려는 건가?’백진아는 코웃음을 치며, 고지행을 신경 쓰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그렇다면 아이를 치료할 의원을 따로 찾게.”그제야 고지행은 그녀가 자신을 오해했음을 깨닫고 황급히 말했다.“그런 뜻이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아이는 제가 맡겠습니다!”백진아는 약상자를 들고 홀로 옥난각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외로우면서도 고집스러워 보였다.그때, 오래된 매화나무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걸어 나왔다. 머리와 어깨 위에 매화 꽃잎이 흩날려 내려앉아, 연천능의 차갑고도 뛰어난 외모를 더욱 특별하게 물들였다.그는 호위의 보고를 받고 고지행과 함께 달려왔고, 창밖에서 백진아가 배를 가르고 아이를 꺼내는 장면을 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숙련된 동작과 정확히 칼을 쓰는 침착한 태도를 보아, 결코 처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수백 번 수천 번은 연습했을 것이다.연천능은 이 여인이 정말 백진아가 맞는지 의아했다.그녀는 과연 그의 몸에 있는 독을 풀 수 있을까?연천능은 그녀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상처가 많이 나아진 듯하구나.”이때 무진이 소리도 없이 나타나 말했다.“전하, 전하의 상처를 마마에게 보이심이 어떻겠습니까? 마마의 의술이 고 의원보다 뛰어난 듯합니다.”연천능은 눈썹을 찌푸리며 낮게 말했다.“변방으로 사람을 보내라. 백진아가 평소 누구와 만났는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빠짐없이 조사하거라.”무진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전하, 혹시 마마를 곁에 두실 생각입니까?”그렇지 않다면 조용히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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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이 시대에 기술이란 모두 집안에서 대대로 전하거나, 제자에게만 전수하는 것이지, 무상으로 나누는 법은 없었다.역시나 고지행은 눈을 깜빡거리더니 입꼬리를 당기며 헛웃음을 지었다.“허허, 그게, 꼭 배움을 청한다기보단... 어찌 그 시신의 배 속에 아이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았습니까?”백진아는 담담히 말했다.“봤으니까. 여인의 배가 살짝 움직이는 걸 보았다.”“쳇, 그렇습니까?”고지행은 몹시 실망한 듯 다음 질문을 던졌다.“그럼, 가슴을 누르고… 또 입을 맞춘 건, 대체 뭐입니까?”입을... 맞추다니?백진아는 눈을 힘껏 흘겼다. 당장이라도 영천수로 그의 얼굴에 따귀를 날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입을 맞추다니?! 상상력이 참 대단했다.고지행은 여전히 턱을 만지작거리며 답을 추측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혹시 환자에게 기를 불어넣은 것입니까?”그때, 마당에서 누군가 고지행을 불렀다.“고 공자! 고 공자!”백진아는 옥취의 목소리에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를 죽이려 들었던 그 하녀가 왜 나타났지?옥취는 다리를 절뚝이며 들어와, 마치 원수라도 본 듯 백진아를 노려보더니, 그제야 고지행을 향해 말했다.“고 공자, 저희 아가씨 좀 봐주십시오.”‘저건 무슨 눈빛이야?’백진아는 옥취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곤장을 맞았다고, 그녀에게 앙심이라도 품은 걸까?예전에 자기를 칼로 찌른 것은 어찌 생각하지 않는 걸까? 백진아가 냉랭하게 말했다.“본인에게 유리한 것만 기억하는구나. 상처가 다 나았나 보구나? 어찌 나를 보고도 예를 올리지 않는 것이야?”옥취는 독기를 담아 그녀를 흘겨보았고, 이내 그녀를 무시한 채 고지행을 재촉했다.“고 공자, 어서 가시지요. 저희 아가씨가 기다리십니다.”고지행은 의술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하던 중이라, 옥취의 방해가 몹시 성가셨다.“내가 왜 네 아가씨 치료에 손을 써야 하는 것이냐? 난 왕부의 의원이 아니다. 번번이 진료비도 주지 않고, 도리어 약값까지 내가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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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유여매는 몸이 수천 마리 개미가 갉아먹는 듯했고, 스스로 상처를 내지 못하게 손과 발도 밧줄로 묶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몸부림쳤다.입에서는 요괴들이 싸우는 듯한 소리가 나왔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고지행은 전염될까 봐 걱정되어, 서둘러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손수건 너머로 그녀의 맥을 짚었다. 그리고 은침으로 독을 확인하고, 증상을 물었다.마침내 고지행은 결론을 내렸다.“무언가를 먹거나 접해서, 피부 발진을 일으키는 것 같구나. 꽃가루 같은 것이나... 아가씨가 어릴 적부터 먹거나 만지면 안 되는 것이 있었느냐? 이런 적 있었느냐?”옥취가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없습니다.”고지행은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좀 더 자세히 생각해보거라. 원인을 찾지 못하면, 맞는 약을 쓰기 어렵다.”유여매는 말할 힘조차 없었다. 그녀는 나지막이 애써 입을 열었다.“공자, 부탁합니다. 가려움을 멈추는 약을 지어주십시오. 혹은, 그저 잠들게 해주시지요! 더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고지행이 말했다.“좋소. 피부에 바르는 약과 먹어야 하는 약을 따로 지어줄 테니, 효과를 확인해 보시오. 그리고 잠에 좋은 처방도 써드릴 테니, 힘들면 잠이라도 자시오.”“감… 감사합니다…”유여매는 고지행이 바로 방법을 찾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어쨌든 같은 상황인 혜비도 어의를 불렀지만, 딱히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고지행이 하녀를 따라 처방을 지으러 나가자, 옥취가 유여매에게 말했다.“아가씨, 고 공자님이 아가씨의 병을 보러 오지 않고, 옥란각으로 가셨습니다! 게다가 공자의 걸음을 잡아두어, 제가 큰절에 스스로 뺨까지 때리면서 겨우 모셔 왔습니다!”유여매는 힘없이 옥취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이마와 얼굴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옥취가 침상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고 공자님이 백진아에게 잘 보이려 하는 것 같았는데, 설마…”유여매는 가려운 것도 잊은 듯, 눈을 반짝였다.“그럼, 그들이 왕야 몰래 천한 짓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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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옥취는 치밀한 눈빛을 내뿜었다.“아가씨, 어떻게 하실 겁니까?”유여매는 싸늘하게 말했다.“궁에 들어가서, 혜비 마마에게 백진아가 고지행과 단둘이 방에 있었다고 전하거라. 그리고, 백진아가 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전하거라!”혜비의 증상은 유여매와 같았다. 아마 누군가 독을 내려서 그런 것이었다.백진아가 독을 풀 수 없다면 벌을 받을 것이고, 독을 풀었다고 해도 외간 사내와 함께했다는 이유로 죽는 것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예!”옥취가 답했다.“아가씨께서 약을 드시면 바로 가겠습니다.”유여매는 짜증스럽게 말했다.“지금 당장 가거라!”유여매는 백진아가 죽는 꼴을 보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백진아는 또 죽음의 위기가 닥쳐오는 것도 모르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공간 안에서 약초를 거두고, 심고 있었다.오늘도 청초의 치료를 이어갔고, 두 아이를 구한 덕에 시스템에서 3천 개가 되는 금화를 보상으로 받았다!이것은 그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약초를 더 심고, 더 많은 사람을 구하면, 금화를 더 많이 벌 수 있고, 시스템도 더 빨리 레벨업 될 것이다.레벨업하면 더 많은 기능을 얻게 되고,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으며, 결국 더 많은 금화를 벌 수 있다…이득만 있는 순환이 아니던가?약초를 시스템에 팔자, 시스템에서 행운 패키지를 주었다.열어보니, 흉터를 없앨 수 있는 연고였다!백진아의 상처는 대부분 다 나았고, 피딱지도 떨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많은 흉터가 남아 있었다. 특히 채찍 상처는, 채찍에 날이 달려 흉터 제거가 어려웠다.게다가 얼굴에도, 오른쪽 뺨에서 목까지 길게 흉터가 남아 있었다.“연천능, 쓰레기! 개자식!”백진아는 얼굴에 연고를 바르며, 연천능에게 욕설을 쏟아냈다.연천능은 연달아 재채기를 두 번 했고, 괜히 등골이 서늘해졌다.“고뿔이라도 걸린 것이냐? 맥 좀 봐주마.”고지행은 나른하게 연탑에 기댄 채, 얼굴에는 새로운 의술을 발견한 기쁨의 빛을 띠고 있었다.연천능이 담담히 물었다.“너도 유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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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연천능이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스스로 의술이 여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헛소리! 두 가지 약재가 없을 뿐이다.”고지행은 발끈하더니 연탑에서 뛰어내렸다.“지금 바로 산으로 올라가 약재를 캐오마. 아마 5일 안에는 돌아올 것이다!”말을 마치고, 그는 바람처럼 재빨리 나가버렸다.무진이 투덜거렸다.“고 공자께서는 어찌 처방도 남기지 않고, 그냥 가버리십니까? 만약 전하 상처가 악화하면 어쩌려고요?”연천능은 담담히 말했다.“왕부의 의원도 쓸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고지행이 5일 동안 자리를 비우려는 것도, 그동안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무진은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왕야의 상처가 악화하면 백진아에게 진찰을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검을 목에 대면, 수작 부릴 엄두도 나지 않겠지.한편 백진아는 공간 안에서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작은 욕조를 만드는 중이었다.이곳으로 오고 난 후, 백진아는 몸에 상처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그녀는 영천수로 목욕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드디어 목욕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지만, 작은 영천수를 마시고 씻는 것에 쓰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물을 떠 오는 것이 너무 힘드니, 그녀는 영천수 옆에 욕조 크기의 구덩이를 파서 작은 수로를 만들려 했다. 그럼, 목욕도 편히 할 수 있고, 목욕물은 약초밭에 물 주는 데도 쓸 수 있어, 낭비가 없었다.작은 욕조는 금세 완성되었고, 영천수와 연결된 작은 수로를 파자, 물이 천천히 흘러 들어왔다. 이상하게도 흙이 물에 휩쓸리지 않아, 물은 항상 맑고 투명했다.욕조에 들어가자, 백진아는 발끝에 푹신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진흙에 빠지지 않았고, 물도 흐려지지 않았다.“정말 신기하다!”백진아는 작은 욕조에 누워 편안함을 느꼈다.하지만 이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눈을 크게 뜨고 물에 잠긴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에서 어둡고 기름진 것들이 나와, 천천히 영천수에 녹아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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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백진아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과연 예상대로였다!그들은 분명 그녀가 배를 가르고 아이를 꺼내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의술에 믿음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마침 오늘이 스마트 스캔 진단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그녀는 얼른 성이 종합 검진을 하려 했다.“먼저 말씀드리지만, 성이가 나을 수 있을지, 어느 정도 회복될지는 장담할 수 없네.”화씨의 서방이 말했다.“성이는 마마께 맡기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이고,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겠습니다!”사실, 그들은 능왕부에 목숨까지 넘긴 노예들이라, 이곳에서 천한 존재였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일어나게. 성이의 맥을 더 자세히 살펴봐야겠네.”성이의 방에 들어서자, 성이는 새 옷을 입고 침상 위에 앉아 있었다. 아이의 창백한 얼굴에는 단호함과 희망이 가득했다.그는 예의 바르게 절하며 말했다.“마마, 감사드립니다.”“착한 아이구나! 맥을 짚어보마.”백진아는 성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성이는 순순히 대나무 같은 가느다란 팔목을 내밀어 백진아에게 진맥을 받았다. 백진아는 이 기회를 이용해 그의 머리를 스캔하며 병이 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치료 계획을 세웠다.화씨 가족은 숨을 죽이고 결과를 기다렸다.백진아가 손을 거두며 말했다.“치료 방법은 이전과 같네. 성이 머리에 침을 놓아야 하네. 은침에 약을 바르고, 머리 안에 있는 종양을 서서히 줄여, 눌린 경락을 해방할 것이네.”화씨 가족은 충분히 상의한 뒤 동의했다.백진아가 말했다.“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필요하네. 인내심을 가져야 하네.”화씨가 물었다.“마마, 대략 얼마나 걸릴까요?”백진아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단정하기 어렵네. 짧으면 열흘, 길면 수개월, 혹은 그 이상일 수도 있지.”“치료하겠습니다!”화씨의 서방이 단호히 답했다.백진아가 말했다.“좋네. 먼저 청초의 치료부터 하고 있을 테니, 머리카락을 깨끗이 밀어주게. 청초의 치료를 마치고 성이의 첫 번째 치료를 진행하겠네.”“머리를 밀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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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사실 2층 약 창고에 더 효과적인 약이 있었지만, 백진아는 아직 2층 약품을 사용할 권한이 없었다.다행히 연천능에게서 많은 약초를 받아둔 상태였기에, 그걸로 맞춤 처방을 짤 수 있었다.준비를 마치고, 백진아는 영천수를 조금 떠 청초에게 한 그릇 먹였다.다락방에서 나오자, 성이는 이미 머리를 민 상태였다. 민머리가 된 성이는 오히려 더 씩씩해 보였고, 더 활발해 보였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일하러 가고, 화씨만 남아 성이를 돌보고 있었다. 화씨는 다락방 쪽을 힐긋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마마, 청초의 상태를 보셨습니까?”백진아는 입술을 꽉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화씨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청초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눈만 크게 뜨고 있는데, 치료가 됩니까?”“겁먹은 것이니, 천천히 해야 하네.”백진아는 마음이 아파 성이의 침상 옆에 앉아 성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성이야, 무서우냐?”성이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다시 저었다.“걸을 수만 있다면, 저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정말 용감하구나! 네가 움직이지 않도록, 네 혈을 막을 것이다. 머리를 다치면 안 되니.”성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따랐다.백진아는 무공으로 혈을 막을 줄 몰랐기에, 은침으로 그의 혈을 막고, 스마트 스캔 진단 기능으로 위치를 확인하며 머리에 침을 놓았다. 그녀는 혈의 위치를 다 기억해 두었다. 내일이면 진단 기능을 더 이상 쓸 수 없기 때문이다.갑자기 마당에서 발소리와 함께, 무진의 목소리가 들렸다.“왕비 마마가 이곳에 계시냐?”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화씨에게 말했다.“나가서 확인해 보게. 위험할 수도 있으니, 난 멈출 수 없네.”무진은 왕야를 모시는 사람이기에, 화씨는 못내 두려웠다. 하지만 그래도 나가서 물었다.“무대인, 왕비께서는 안에서 성이를 치료하고 계십니다.”무진은 못마땅하다는 듯 화씨를 노려보며 말했다.“왕야께서 마마를 부르시니, 어서 모시고 나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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