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보니, 백진아도 손해를 좀 봤다. 엉덩이에 있던 상처가 다시 심해지고 말았다.그녀는 실컷 웃고 나서야 다시 아픔이 밀려왔다. 공간에 들어가 상처를 치료하려던 찰나, 그녀의 눈길이 선물 상자들 위에 닿았다. 백진아는 서둘러 침상에서 일어나 두 손을 비비며 선물을 살펴보았다.인삼, 제비집, 설련, 진주, 장신구, 비단과 명주까지…하지만 백진아는 조금 실망한 듯 중얼거렸다.“왜 순금이나 은은 없지? 그게 제일 실속 있는데!”백진아는 지금 많이 궁핍한 상황이었다. 그녀의 독을 해독하는 약재는 대부분 값비싼 약초 뿐이었다. 그래도 이것들마저 귀한 물건들이라, 그녀는 바로 공간에 넣기로 했다. 그리고 두 팔을 벌려 선물을 한꺼번에 끌어안은 다음, 다시 공간으로 들어갔다.통증을 참으며 겨우 상처를 다시 치료하자, 이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백진아는 서둘러 공간에서 나와 침상에 누운 채 물었다.“누구냐?”그러자 문이 열리면서, 60대쯤 되어 보이는 노파가 들어왔다.그녀의 피부는 검게 그을려 있었고, 얼굴엔 주름이 가득했다. 차림새로 보아하니 능왕부에서 허드렛일하는 하녀같아 보였다.“누구신지요? 무슨 일로 날 찾은 것이오?”노파는 잠시 망설이다가, 백진아 앞에 무릎을 꿇었다.“왕비 마마, 노비는 잡일을 하는 화씨입니다. 제발 청초를 살려주십시오!”백진아의 눈빛이 이내 어두워졌고, 순간 불길한 예감이 마음속에서 솟구친 듯했다.“청초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것이오?”화씨의 탁한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오늘 아침, 청초와 여매 아가씨께서 헤비 마마의 부름을 받고 궁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청초가 곤장형에 처하고 말았습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럼, 죽은 것이오?”혜비는 그 남자를 발견하고, 조사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추궁한 끝에 자신을 해치려는 뜻을 알아차리고 유여매와 청초를 불러들여 심문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자, 결국 분풀이로 청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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