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왕부로 돌아오자, 연천능은 마차에 오르지 않고 직접 말을 타고 앞서 걸어갔다.상처가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을 걱정하지도 않으니... 백진아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상처가 터지면 다시 꿰매면 그만, 그녀가 아픈 것도 아니었다.백진아는 여유롭게 연천능을 흉내 내며, 마차 안에 기대어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한참 봤지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한자가 어렵고 난해한 데다, 불편하게 세로로 쓰여 있었고, 문장 부호도 없어 너무 힘들었다!의서를 제외하고, 그녀는 머리를 쓰는 글은 절대 읽고 싶어 하지 않았다.능왕부에 도착하자, 백진아는 마차 가림막을 걷었다. 연천능은 이미 말에서 내려, 긴 다리를 뻗으며 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백진아가 급히 소리쳤다.“잠깐만요!”연천능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약간 짜증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 한마디 하기도 귀찮다는 듯, 눈빛으로 무슨 일인지, 빨리 말하라고 물었다.백진아는 눈을 굴리다, 애처로운 듯 말했다.“약을 짓는 일은 머리도, 체력도 많이 쓰는 일입니다. 매일 맛있는 것도 먹고, 잘 챙겨 먹어야 합니다!”그녀는 맑고 검은 포도 같은 큰 눈으로 귀엽게 그를 바라보며, 상처 입은 작은 사슴처럼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까지 안쓰럽게 귀여움으로 어필했는데, 그래도 식사를 잘 챙겨주지 않을까?과거 백진아는 이 방법으로 학교를 휩쓸고 다니며, 남자를 꾀는 것에 백전백승이었다.이런 백진아를 바라보며, 연천능의 마음 한구석에서 이상한 느낌이 샘솟았고, 순간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불편한 마음에, 코웃음을 치고 소매를 털며 자리를 떠났다.‘뭐야? 내 어필이 통하지 않는다고? 고인물한테는 통하지 않나?’백진아는 연천능이 중2병이라 정신에 이상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유여매처럼 눈물이나 흘리며 애처로운 척하는 타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머리가 이상하다는 말을 생각을 하는 순간 왕야는 갑작스럽게 재채기를 했다.무진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