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Bab 51 - Bab 60

100 Bab

제51화

“뭐? 왕야의 병을 치료하라고? 정신을 잃은 것이냐?”백진아는 무진이 목에 겨눈 검을 보고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무진은 차갑게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예. 왕야를 살리지 못하면, 마마도 죽어야 할 것입니다.”백진아는 손가락으로 목덜미에 놓인 검을 튕기며, 차갑게 웃었다.“이게 애원하는 태도이냐? 이러다 화가 나면, 그저 같이 죽어야겠구나!”그녀 눈에 번뜩이는 날카로운 눈빛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님을 보여주었다.“들어오거라!”방 안에서 연천능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진은 검을 거두고, 눈짓으로 백진아에게 들어가라는 신호를 보냈다.백진아는 코웃음을 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간 곳은 연천능의 침실로, 매우 호화롭고 넓었다.연천능은 금사남목으로 조각된 침상에 누워 있었고, 안색은 창백했다. 볼은 이상할 정도로 붉었고, 미간에 어두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이건 곧 죽을 사람의 관상이었다.왕부 의원은 은침을 거두고 한쪽으로 물러나, 허리를 숙인 채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연천능은 차갑게 말했다.“네가 내 독을 풀 수 있다고 하지 않았냐? 기회를 주마.”백진아는 도도하게 입을 내밀며 말했다.“그런 기회, 별로 탐탁지 않습니다!”연천능은 이렇게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날이 올 줄은 예상 못 했을 것이다!이럴 때 기강을 잡지 않으면 언제 잡겠는가?‘아이고, 고소해!’하지만 이내, 그녀는 웃을 수 없었다. 그녀의 귓가에 연천능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내가 죽더라도, 백가 전체를 멸할 능력이 있다. 알고 있느냐?”“믿습니다!”백진아는 바로 얌전한 표정을 지으며, 치료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너무도 빨리 태세를 바꾸는 백진아의 모습은, 연천능도 당황할 정도였다.백진아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백우씨가 오기 전이라면, 그녀는 백가를 신경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혈연 때문인지, 백가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아니면 원래 주인의 영혼이 돌아와, 그녀를 내쫓을 것이다.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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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아이고, 고소해!’연천능이 약을 거의 씹어 삼키려 할 즈음에야, 백진아는 선심 쓰듯 말했다.“이건 물과 함께 삼키는 것입니다. 씹을 필요 없이, 그냥 삼키면 됩니다.”연천능은 할 말을 잃었다.’왜 진작 말을 하지 않았지? 이건 분명 고의구나!’드물게 난감해진 왕야의 모습을 본 무진은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그는 급히 물 한 잔을 가져와 연천능에게 건넸다.왕부 의원과 무진이 지켜보는 상황이라, 백진아는 주사나 수액은 못 하고, 상처 처리만 할 수 있었다. 가위로 붕대를 자르자,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상처가 드러났다.백진아는 숨을 들이켰다. 이게 어찌 황자의 몸인가?근육이 다부진 몸에는 새롭고 오래된 상처가 뒤섞여 있었다. 칼과 검, 채찍, 화상…온몸에 멀쩡한 피부가 없을 지경이었다. 백진아가 물었다.“이 상처들은 어떻게 생긴 것입니까?”혹시 이상한 성향이라도 있는 건가?연천능이 차갑게 경고했다.“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마라!”백진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상처를 살피고 다시 입을 열었다.“상처 처리도 잘 되었고, 썩은 살도 깔끔하게 없앤 상황입니다. 고름도 빨아냈군요.”상처가 많은 데다 길고 깊으니, 소독과 봉합은 필수였다. 하지만 이곳은 봉합 기술을 잘 모르는 듯, 약만 바르고 붕대로 감아 둔 상태였다.겁에 질린 채로 옆에 있던 왕부 의원은 백진아의 말에 조금 마음을 놓았다. 그는 백진아때문에 왕야가 그를 버릴까 봐 걱정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니, 자신의 의술을 인정받은 셈이었다.백진아는 따뜻한 물로 상처 위 약 가루를 씻어내고, 알코올로 소독한 후 봉합을 시작했다.하지만 연천능에게 마취는 쓰지 않았다. 워낙 의심이 많아, 백진아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의식을 잃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물론, 그녀에게도 작은 속셈이 있었다.‘아파하라고 하지 뭐. 얼마나 참는지 보자.’연천능은 정말 잘 참았다. 바늘이 살을 뚫는 고통에도 미간만 살짝 찌푸렸을 뿐이었다. 그의 몸이 긴장에 굳지 않고, 고통 때문에 몸을 살짝 떨지만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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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백진아는 의사라 몸을 많이 봐왔기에, 그 부위가 크게 새롭진 않았다.하지만, 이곳 사람은 분명 태연하지 않을 것이다.무진과 왕부 의원은 백진아가 동작을 멈추자, 왕야에게 남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진은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키며, 눈빛으로 그 상처를 꿰맬지 말지를 물었다.귀까지 빨개진 연천능은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의 뜻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었다.하지만 무진은 이를 ‘고민하지 말고 해도 된다’로 오해하고, 바로 입을 열었다.“마마, 전하에게 아주 심한 상처가 하나 남아 있습니다.”백진아도 상처가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내 시선이 이불로 가려진 곳에 떨어졌다.연천능의 안색은 빨갛다 못해 파랗다 질려있었고, 붉으락푸르락 반복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없다! 물러가라!”무진은 그제야 그의 의도를 잘못 알아챈 것을 깨닫고 말을 바꾸었다.“온수가 준비됐는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무진은 말을 마치고 다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백진아는 어떤 사람들이 병을 부끄러워하거나 의사를 꺼리는 걸 알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의원 앞에서는 남녀 구분이 없습니다.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목숨을 잃으면, 저희 백가가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연천능이 날카롭게 말했다.“다른 상처가 없다고 하지 않았냐?”그는 경계하며 백진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마치 그녀가 손을 뻗어, 이불을 들추는 걸 두려워하는 듯했다.백진아는 그런 모습을 보며, 못내 장난기가 솟구쳤다. 그녀는 웃음기를 머금고 말했다.“보아하니, 아래쪽에 상처가 있군요. 어찌 아래쪽을 다친 것입니까? 누워서 찔린 것입니까?”이 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었다.왕부 의원은 대담한 왕비의 모습에 몸을 움츠리며 침상 모서리에 서 있었다. 그는 어디든 숨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너! 당장 꺼지거라!”연천능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는 당장 일어나서 백진아를 때리고 싶었고, 얼굴은 붉다 못해 피라도 스며 나올 것처럼 빨갰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허약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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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상처는 정말 심각했다. 뼈가 다 보였고, 왼쪽으로 조금만 치우쳤어도 대동맥을 다쳤을 것이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치우쳤어도 내시가 되었을 것이다. 정말 운이 좋았다.연천능의 눈동자에 살기가 치솟았고, 마음속으로 건강을 회복하면 반드시 백진아를 잔인하게 죽일 것이라 다짐했다.백진아는 전문적이었다. 그녀는 상처에 집중하며 소독하고, 봉합했다.그녀가 바늘을 들자, 연천능은 본능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방금 다른 부위를 꿰맬 때도, 그는 이를 악물고 겨우 고통을 참았다. 하지만 이제 꿰맬 부위는 온몸에서 가장 아픈 곳이었다. 그녀는 그의 목숨을 노리는 게 분명했다.바늘을 내리꽂자, 연천능은 고통에 휩싸여 조건반사처럼 다리를 들어 백진아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백진아가 더 빨랐다. 그녀는 재빨리 은침으로 그의 혈 자리를 막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결국 연천능은 피를 뿜으며 기절했다. 백진아는 그가 울화가 치밀어 올라,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 계속해서 봉합을 이어갔다.그녀는 봉합을 마치자마자 왕부 의원에게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는 일을 시키고, 해독약을 처방했다.괜찮다는 소리를 듣고, 무진이 재빨리 달려 들어왔다.“마마, 어떻게 됐습니까?”백진아는 해독 처방을 적으면서 말했다.“외상은 처리했지만, 내상과 독은 약을 먹어야 한다.”그녀는 처방을 다 적고, 약병들을 꺼내며 당부했다.“이건 하루 세 번, 한 번에 두 알. 이건 하루 두 번, 한 번에 세 알… 이건 발열 시 두 알, 열이 내리면 먹을 필요가 없다.”무진은 하나하나 기록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백진아가 약상자를 들고 자리를 떠나자, 무진은 왕부 의원을 불러 그녀가 한 말을 반복했다. 왕부 의원은 눈을 반짝이며 애원했다.“이 약을, 한 알씩만 꺼내서 연구해 봐도 되겠습니까?”무진은 병을 흔들어 보고, 양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한 알만!”왕부 의원은 감격에 휩싸여 고개를 끄덕였고, 해독 처방을 들고 연신 감탄했다.백진아는 그동안 당한 것을 갚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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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공간에서 나오고, 백진아는 청초와 성이의 병을 돌보러 갔다.그리고 옥난각으로 돌아오자마자, 마당에 연천능과 한 내시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백진아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불만스러운 눈길로 연천능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누워서 휴식을 취해야지, 어찌 밖을 돌아다닌단 말인가? 전혀 타당하지 않았다.연천능과 함께 있는 내시는 백진아가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혜비가 가장 믿고 있는 심복, 방 태감이었다. 연천능은 혜비의 심복마저 믿지 않는 걸까?“능왕비를 뵙겠습니다!”방 태감이 예를 올리며 말했다.“혜비 마마께서 몸이 좋지 않아, 왕비께서 궁으로 들어가 마마를 보살피셔야겠습니다.”백진아의 동공이 떨려왔다. 정말 그녀를 보살피러 가는 것이 맞을까?연천능은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귀찮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가자!”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백진아는 힘껏 눈을 흘겼다. 저항할 수 있을까? 안 가도 될까?그럴 수는 없다!게다가 그녀는 사실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혜비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보고, 몰래 비웃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연천능은 워낙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걸음이 빨랐기에, 금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백진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방으로 돌아가 의복을 갈아입으려 했다.하지만 방 태감이 그녀를 막아서고, 그녀의 손에 있던 약상자를 받아 들며 말했다.“능왕비, 이미 늦었습니다. 혜비 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백진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약상자를 들고 있는 그를 바라봤다. 약상자를 챙기는 것으로 보아, 그녀에게 치료를 맡기려는 것인가?그녀는 싸늘하게 그를 힐긋 보고,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왕부 밖에는 마차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호위병이 동행했지만, 연천능은 없었다. 백진아도 별 기대는 하지 않고, 바로 마차에 올랐다. 하지만 차 가림막을 젖히자마자, 그녀는 깜짝 놀랐다.연천능이 마차 안에 있다니?이건 전례 없는 일이었다. 연천능은 언제나 이 몸의 주인을 피하려고 애썼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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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연천능의 길쭉하고 고운 손가락이 책자를 넘겼다. 그저 책자를 넘기는 동작조차도, 우아하고 아름다웠다.연천능의 시선은 손에 든 책에 머물렀지만, 마음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백진아는 여전히 예전처럼 고집스럽고 자존심도 강했지만, 예전과 다른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그를 보는 눈빛 속에도 놀라움만 섞여 있을 뿐, 더 이상 집착이나 열애가 담겨 있지 않았다.백진아는 예전과 다르게 화려한 옷과 보석 대신, 단정하고 깔끔한 옷차림을 입기 시작했고, 오히려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연천능은 오늘에서야 백진아가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여인들처럼 작고 여리여리한 체형이 아니라, 늘씬한 몸매를 갖고 있었고, 대범하며 자유롭고 당당한 분위기를 풍겼다. 특히 영리한 큰 눈은 마치 말하는 듯 생동감이 있어,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마차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고,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책을 보고, 다른 한 사람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갑자기 마차가 흔들렸다. 백진아는 균형을 잃고 연천능 쪽으로 넘어지고 말았다.“아…”그녀는 놀라 소리쳤다.연천능이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큰일 났다고 생각할 무렵, 연천능은 빠른 몸놀림으로 연탑에 놓인 베개로 백진아 앞을 막더니, 차갑게 말했다.“똑바로 앉거라!”그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질책과 불만이 섞여 있었다.백진아는 그의 몸 대신, 부드러운 베개에 넘어졌고, 순간 표정에 억울함이 스쳐 지나갔다.연천능은 그녀가 일부러 그런 줄 알았을지도 모른다. 백진아는 정말 억울함에 마음이 답답했다. 그녀가 부드러운 베개를 누르며 몸을 바로 앉히려 했고, 연천능은 베개를 거두었다.그리고 그 순간! 마차가 또 심하게 흔들렸다!백진아는 아직 앉지도 못한 상태였기에, 다시 연천능 쪽으로 넘어졌다.연천능은 베개를 거두고, 아직 팔도 거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몸까지 심하게 다친 탓에 반응이 둔해졌고, 다시 백진아를 막기는 늦어버렸다!“아…”백진아는 결국 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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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백진아가 연천능에게 여태껏 경험이 없었냐고 의심하자, 연천능은 얼굴을 붉히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화를 냈다.“백진아! 네가 이러고도 여인이란 말이냐?”그렇게 담담하게 그곳을 보고, 만져 놓고는 이제 와서 이런 부끄러운 질문까지 하다니!백진아는 가슴을 쫙 펴며 당당히 볼록한 곡선을 드러냈고, 이내 도도하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제가 여자인지는 뻔한 질문 아닙니까?”이 몸은 몸매가 아주 좋았다. 완벽한 볼륨은 물론, 무공을 연마해 허리도 곧고, 자세도 예뻤다. 게다가 당당하고 기개까지 묻어났다.“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연천능의 시선이 잠깐 그녀의 봉긋한 곳에 머물렀지만, 이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얼굴은 불에 덴 듯 시뻘겋게 달아올랐다.백진아는 잘생기고 부끄러움으로 물든 연천능을 바라보았다. 평소의 냉정하고 무표정한 모습과 너무 달라,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밖에 있는 무진과 시위들은 왕비가 드디어 왕야를 손에 넣어, 기쁜 나머지 정신까지 잃으신 줄로 알고 있었다.연천능은 발끈하며 호통쳤다.“닥치거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 다시는 웃지 못하게 만들어 주겠다!”그의 목소리엔 살기가 서려 있었고, 주먹 뼈마디에서 무서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언제든 사람을 죽일 듯한 기세였다.“아!”백진아는 웃음을 뚝 멈추고,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그녀의 큰 눈동자에는 여전히 장난기 어린 웃음이 가득했다.연천능은 화가 치밀어, 콧방귀를 뀌고는 얼굴을 돌려 마차 밖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어색한 상황이 발생할 줄 알았다면, 그는 상처가 터진다고 해도 말을 탔을 것이다. 그리고 백진아와 한 마차에 앉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의 봉합 덕에 몸은 꽤 좋아졌고, 붕대를 조금만 더 조여 매면 행동에도 지장이 없었다. 그녀의 상처도, 건장한 사내가 한 달은 누워 있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며칠 만에 이렇게 일반인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아, 의술이 보통은 아닌 게 틀림없었다.백진아도 시선을 둘 데가 없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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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연천능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의 뇌리에는 옥에서 백진아가 유여매에게 독을 썼다는 혐의를 끝내 부인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녀가 억울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었다.그로 인해 연천능의 마음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복받쳐 올랐고, 짜증까지 느껴졌다. 그는 담담히 말했다.“어마마마, 증거가 없는 일은 더 이상 말씀하지 마십시오. 어서 백진아에게 진맥을 받으십시오.”혜비는 이를 악물고 외쳤다.“어서 진맥하러 오너라!”백진아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이게 어찌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란 말인가?이렇게 사람을 욕하고 죽일 힘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며칠 더 괴로워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침상 쪽으로 걸어갔다.한 시녀가 장막을 걷어 올려 옆에 걸린 금고리에 걸어두었다.혜비의 얼굴은 이미 돼지처럼 부어올랐고, 온통 붉은 두드러기로 뒤덮여 있었다. 긁어서 상처도 생겼고, 고름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손과 발은 몸을 함부로 긁지 못하게 보자기로 침상 기둥에 묶여 있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붓고 찢긴 눈 사이로 사나운 눈빛을 내뿜었다.백진아는 담담히 말했다.“눈을 감으십시오. 독이 눈에 들어가면 앞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이 말에 혜비는 바로 눈을 감았다. 그녀의 겁에 질린 표정을 보며, 백진아는 속으로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잘난 체해도, 계속 그녀를 노려볼 수 없지 않은가?비록 혜비는 눈을 감고 있지만, 입은 다물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말했다.“백진아, 무얼 하는 것이냐? 어서 진맥하거라. 중독인지, 무슨 독인지, 없앨 수 있는지 확인하거라.”백진아의 표정은 차분하고 침착했으며, 자신감과 신임을 느껴졌다.그녀는 시녀를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혜비 마마의 손목에 손수건을 덮거라. 병이 전염될 수도 있으니, 그래야만 진맥할 엄두가 나는구나!”그 말 한마디에 시녀들과 내시들은 마치 살려 달라는 듯 뒤로 물러섰다.전염이라니, 다들 겁에 질렸다!궁에서 전염병에 걸린 하인은 결국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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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백진아는 속으로 이미 혜비에게 쌍욕을 퍼붓고 있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그렇다면, 저도 굳이 시도할 필요 없겠습니다. 의술이 더 뛰어난 사람을 찾으시지요.”“네가 한 짓이야! 네가 나와 여매에게 앙심을 품지 않았느냐? 너를 죽이겠다!”혜비는 미쳐 날뛰며 소리쳤고, 몸을 마구 흔들었다.“나와 여매의 병을 없애지 못하면, 죽을 각오부터 하거라!”백진아는 약상자에서 연고를 꺼냈다.“잠깐 가려움을 가라앉혀 줄 겁니다. 한번 발라보시죠.”그리고 약을 조금 떠내어 혜비의 손에 발랐다.혜비는 더 미쳐 날뛰었다.“감히! 감히 내 몸에 무슨 약인지도 모르는 것을 바르다니! 여봐라...”혜비가 먹고 사용할 약은 반드시 어의의 검수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백진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고를 발라버렸고, 혜비는 그녀의 행동에 격노했다.그러다 갑자기 혜비의 비명이 멈추었다. 그녀는 마치 얼어붙은 듯 입을 벌리고 눈을 크게 뜬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정말 편안해!’연고가 발라진 손은 시원해졌고, 전혀 간지럽지 않았다!혜비는 바로 정신을 차렸고, 이내 살기를 내뿜었다. 여매의 말이 맞았다. 분명 백진아가 독을 내렸을 것이다! 그래서 백진아가 이렇게 효과가 좋은 연고를 꺼낼 수 있었다!평생 의술을 행해온 어의와 고지행도 모르는 병인데, 백진아가 이렇게 방법을 생각해 내다니?혜비는 어린 백진아가 이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졌다고 믿지 않았다. 그저 백진아가 독을 썼다고 믿고 있었다.백진아는 혜비의 사나운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편하십니까?”혜비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시원하고 가려움을 없애니,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백진아가 말했다.“이 연고는 제 비법으로 만든 약입니다. 가려움을 잠깐 멎게 할 뿐, 마마의 몸에 있는 두드러기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뭐?”혜비의 눈에 냉기가 번뜩였다.“치료가 안 된다고?”백진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혜비의 손에 약을 펴 발랐다.“혜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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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혜비의 얼굴이 순간 어둡게 변했다.“뭐? 한 통뿐이라고?!”약은 연지를 담은 함보다도 작은데, 온몸이 가려운 혜비를 어찌 달랠 수 있겠는가?백진아는 억울한 듯 말했다.“예. 마마가 내린 곤장형 때문에 상처가 가려워, 제가 쓰려고 만든 것입니다. 한 통뿐인데, 마마께서 워낙 고생하시니, 드리는 것입니다.”연천능은 입꼬리를 살짝 움직였다. 역시 이 여인은 앙갚음을 꼭 하는 소심한 사람이었다.혜비가 이를 악물고 물었다.“그럼, 이 연고를 더 만들려면 얼마나 걸리느냐?”가려움을 멈출 방법이 없을 때, 그녀는 애써 가려움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방법이 생기니, 그녀는 단 한 순간도 참을 수 없었다!백진아가 말했다.“약재만 다 갖춰지면, 하루면 가능합니다. 이 연고는 한 번 바르실 때마다 두 시진 동안만 효과가 있으니, 필요한 양이 너무 많으십니다. 연고를 만들려면, 적어도 사흘은 걸립니다.”“일단 만드는 대로 쓰마!”혜비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또 물었다.“병을 치료할 처방은, 며칠이나 연구해야 하는 것이냐?”백진아가 진지하게 생각한 뒤 말했다.“시간이 꽤 걸립니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열흘 정도입니다.”순조롭지 않으면, 그건 그녀의 마음에 달린 문제다.혜비가 낮게 말했다.“어서 시작하거라.”“그럼, 하인에게 피를 뽑으라 시키시지요. 저는 필요한 약재를 쓰러 나가보겠습니다.”백진아는 말을 마치고 성큼성큼 침전에서 나갔다.혜비는 원한에 가득 찬 눈으로 백진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백진아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앞으로 며칠을 더 고통받아야 할까?연천능이 일어나 공손히 예를 올리고 말했다.“어마마마, 편히 쉬세요. 제가 약초를 준비하겠습니다.”혜비가 고개를 끄덕였다.“백진아가 연고를 만들면 바로 가져오거라. 그리고 여매에게도 보내는 것을 잊지 말거라.”“예!”연천능이 담담히 답하고 침전을 나섰다.혜비는 방 태감에게 도자기 병을 찾아, 피를 채우라고 명했다.백진아는 밖에 놓인 책자에서 필요한 약재를 적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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