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501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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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백진아는 황제의 눈빛 속에 스쳐 지나간 살기를 알아채고는, 다급히 말했다.“상처를 입고 도망쳤습니다만, 금의위 몇 명이 이미 추격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꼭 자객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친 노파 하나도 잡지 못한다면, 폐하를 지킬 자격이 없는 것이지요.”황제는 석화 선녀가 도망쳤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싸늘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았다.석화 선녀는 정말로 일을 망치고 사고만 치는 존재지 않은가?’괜히 높게 평가했군! 백진아를 죽여 복수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왼팔을 다친 데다 행적까지 드러내, 궁 안에 소문을 퍼뜨리다니! 두 팔이 모두 없는데, 어떻게 장생화를 기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도 살아만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부하들에게 시키면 되니...’한편, 공왕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백진아에게 물었다.“다친 데는 없소?”백진아는 바로 가슴을 움켜쥐며 말했다.“내상을 입었습니다. 콜록콜록… 폐하, 굳이 약재나 보상을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춘당에 약은 많으니...”‘감히 날 죽이려 해 놓고. 보상이라도 줘야하지 않겠어?’공왕이 온화한 목소리로 권했다.“황형, 이번 일은 상을 내려야 합니다.”황제는 감정을 추스르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백진아는 호위에 공이 있으니... 은 천 냥, 백 년 산삼 한 뿌리, 비단 두 필, 소수 비단 두 필, 진주 두 곡을 하사한다.”백진아는 감사 인사를 올렸다.“고맙습니다, 폐하! 폐하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잃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하지만 황제는 그저 성가시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물러가라, 물러가!”“이만 물러가겠습니다!”백진아는 건곤전을 나와, 계속해서 궁 밖으로 향했다.사건이 벌어졌던 곳 근처에 이르자, 무봉이 두 손을 뒤로 한 채, 금의위가 단서를 조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백진아는 콧방귀를 뀌며,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지나쳐 갔다.황제가 일부러 금의위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고, 석화 선녀가 손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석화 선녀가 궁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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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추월이 분노하며 말했다.“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회춘당 본청에서 약을 지으러 온 사람들이 이 일을 떠드는 걸 듣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찻집이랑 주막을 한 바퀴 돌아봤는데, 정말 많은 사람이 아가씨와 진정회가 혼사를 약속했다고 그럴듯하게 헛소문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백진아는 냉소했다.“십만 냥을 손해 봤다고 생각해, 내 명성을 더럽히려는 것이다! 나를 궁지로 몰아 진정회에게 시집가게 만들려는 것이지!”춘화는 화가 나서 마차 안을 ‘쾅’ 내리쳤다.“정말 비열해요!”추월이 말했다.“아주 꿈도 야무지죠! 아가씨께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휘둘릴 분이 아니십니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너희 말이 맞아. 이런 수법으로 나를 진정회에게 시집보내려 하다니, 말도 안 되지!”춘화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말했다.“하지만 이렇게 아가씨의 명예를 망치는 건, 아가씨를 죽이려는 것보다도 더 독한 짓입니다!”이 시대 대부분의 여인은 목숨보다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곧 살인과도 다름없었다.명혜 군주와 진의댁의 수작은 너무 음흉했고, 이 시대의 여인을 상대하는 가장 치명적인 방법이었다.하지만 그들은 모를 것이다. 백진아는 이 시대의 여인이 아니고, 이런 수에 걸려들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백우씨는 이날 화차 점포를 꾸미는 것을 보러 갔다가, 백진아의 소문을 들었다. 그녀의 안색은 무서울 정도로 어두워져 있었다.백경유 역시 얼굴을 굳힌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백진아는 두 사람의 표정을 보더니, 무슨 일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화내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그 사람들이 더 좋아할 것입니다.”백우씨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일은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입에 올리기 좋은 화젯거리라,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더 큰 소란을 만들어서 덮어버리는 수밖에 없지. 그리고 이미 사람을 보내, 손을 써 두었다. 각국의 사절단이 곧 입경한다더구나. 월국의 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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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백진아는 정말 옛사람들의 수공예 기술에 감탄했다. 솜씨 좋은 손으로 만든 물건은, 현대식 기계로 만든 것보다도 훨씬 정교할 정도였다.백진아는 사람을 시켜 물건을 행지원의 약방으로 보내게 하고, 식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행지원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서로 다른 디자인의 선물용 세트 스무 상자를 만든 뒤에, 사람을 시켜 백우씨의 오동원으로 보내게 했다.그녀는 저녁에 소비가 주사를 맞으러 올 것이 떠올라, 성장호르몬 두 코스 분량과 일회용 주사기를 교환해 포장을 없앤 뒤 나무 상자에 담아 두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비가 도착했다.그는 들어오자마자 약 올리듯 말했다.“거리마다 네가 진정회와 사랑에 빠져서 정을 나누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더구나. 내가 혼수라도 마련해줘야 하나?”백진아는 소비를 흘겨보며 말했다.“저를 위해 소문을 없앨 생각은 안 하고, 여기서 비아냥대다니요?”소비는 의자에 앉으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추혼각은 돈 받고 일하는 곳이지, 쓸데없는 일은 상관하지 않는다.”“제가 특별히 만든 이 약으로... 추혼각에서 목숨 하나 살 수 있습니까?”백진아는 그렇게 말하며 탁자 위의 약상자를 열었다.소비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진정회를 죽이려는 것이냐?”“아니요. 석화 선녀입니다.”추혼각은 살인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정보 거래, 절도, 약탈, 납치… 돈만 주면, 무엇이든 맡았다.추혼각의 각주인 소비는 강호와 조정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정보력은 무봉보다도 뛰어났다. 무봉은 조정에 초점을 두고 있었기에, 조정과 얽히지 않은 강호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로 인해 소비는 석화 선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인기가 참 많은 노파지. 불로장생약 때문에 찾는 사람이 아주 많아. 한 달 전쯤, 경성 외곽의 산골짜기에서 종적을 감췄다는 말을 들었다.”백진아가 말했다.“석화 선녀가 오늘 저를 죽일 뻔했습니다. 저는 석화 선녀가 계속 궁 안에 숨어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혹시 궁 안에 들어가서 사람을 죽일 순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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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알겠다!”소비는 짜증스러운 얼굴로 약이 든 상자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의자에서 뛰어내려 창가 쪽으로 두어 걸음 걸어가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떠오른 듯 발걸음을 멈췄다.그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나처럼 독이 있는 수정에 중독된 환자를 치료해 본 적 있느냐?”“저는 의원입니다. 환자의 상황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 것은, 제 원칙입니다.”백진아는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다.보아하니 소비는 무봉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날 무봉의 반응을 봤을 때, 무봉은 소비의 존재를 모르는 듯했다.소비는 그녀의 말 속에서 그녀가 그런 환자를 치료해 본 적이 있다는 걸 짐작해 냈다. 그렇다면, 조사하기도 더욱 쉬워진다. 소비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했다.“솔직히 말하마. 나에게는 쌍둥이 형님이 있다. 그때 무가가 멸문당했을 때, 어머니는 의부의 도움을 받고, 별채에 몰래 숨겨졌지. 어머니는 소가로 돌아가고 싶어 했지만, 소가는 화를 입을까 봐, 딸인 어머니를 인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 때문에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고 말았지. 무가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고, 그가 어머니를 발견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이미 의부와 함께 지내고 있었기에, 그 사람은 나서서 신분을 밝히지 않았고, 대신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 첫째를 빼앗아 갔지. 그런데 그자는 어머니가 쌍둥이를 낳은 것을 몰랐던 모양 같았다. 결국 어머니는 십 년 동안 형님을 찾아다니다가, 끝내 한을 품고 돌아가셨지...”백진아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는 듯한 뜻을 보였다.그래서 쌍둥이 형제임에도 무봉의 병세가 소비보다 훨씬 가벼웠다. 무봉은 태어나자마자 방사원에서 벗어났고, 소비는 그 후로도 십 년 동안 계속 방사에 노출됐다.하지만 방사원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면서, 소비는 다행히도 치명적인 병에 걸리지는 않았다.“이만 가마!”소비는 손을 한 번 흔들더니, 창문을 열었다. 그 순간,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그림자가 지나가는 것과 동시에 소비는 작은 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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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이튿날 아침, 백진아가 회춘당에 도착했을 때, 태자는 이미 밀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태자는 다소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한쪽만 먼저 하고… 나머지 한쪽을 해도 되느냐?”앞서 백진아는 수술해 주기 싫어, 수술 실패 시의 결과를 강조했었다. 그래서 태자는 꽤 겁을 먹은 상태였다.눈은 다른 부위와 달리 인체에서 가장 연약한 곳 중 하나라, 문제가 생기면 그대로 끝이었다.백진아는 그의 눈을 스캔해 검사한 뒤,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가능합니다. 수술받을 수 있는 상태라면, 먼저 한쪽을 치료해도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지요. 괜찮으시면, 그때 다시 다른 눈까지 진행하시면 됩니다.”태자가 다소 우유부단하긴 했지만, 눈 수술을 하는 첫 사례인 만큼 이런 걱정을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태자는 그녀의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고 마음이 놓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필요한 약재는 무엇이냐?”백진아는 살짝 눈을 굴렸다.“귀한 약재가 몇 가지 필요하긴 한데,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태자가 말했다.“말해보거라.”백진아가 말했다.“이 수술은 제 스승님의 독문 비술로 진행합니다. 수술은 제가 홀로 진행할 것이고, 그 저에 먼저 마취를 해야 합니다.”레이저 치료기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물건이었기에, 절대 노출되어서는 안 되었다.옛정왕은 원래 흔치 않은 학습 기회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적잖이 실망했다.하지만 스승을 존중하는 것은 제자의 기본이지 않은가? 백진아가 스승을 내세운 이상, 그 역시 권한이 없었다.그리고 지켜볼 사람이 없다는 말에, 태자는 마음이 조금 불안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호위와 암위, 궁인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자라서, 누군가와 단둘이 있었던 경험이 거의 없었다.그러나 여기까지 온 이상, 그도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황제의 몸 상태는 날로 나빠지고 있었고, 게다가 이상할 정도로 공왕을 총애하고 있었기에, 태자는 묘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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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백진아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누르자, 금화가 30만 개 줄어들었고, 공간 전체가 파동을 일으켰다.곧이어 공간은 마법 소녀의 마법에 빠진 듯, 규모가 두 배로 확장되었다. 종합 의료동, 영천수, 약 밭, 창고까지 모두 그에 맞춰 커졌다.특히 약 밭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어졌고, 그 위를 덮고 있던 보랏빛 기운도 한층 짙어졌다. 다만 새로 늘어난 면적은 금화로 한 칸씩 확장해야만 재배할 수 있었다.공간 전체가 한결 더 탁 트였고, 시원해지는 느낌을 주었다.하지만 뒤 쪽에 약산과 초가집은 여전히 짙은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아마도 4단계로 업그레이드해야 나타날 듯했다.띵!’공간 시스템이 업그레이드 보상 패키지를 지급했다.패키지를 열어보니, 극상품 호원단 열 알, 환양보혈단 열 알, 그리고 극상품 흑옥속골고 한 상자가 들어 있었다.모두 좀처럼 구하기 힘든 최고급 약들이었다. 호원단은 원기를 보충해 수명을 늘리고, 환양보혈단은 내상과 외상을 치료하며, 흑옥속골고는 뼈를 이어 붙이는 귀한 약이었다.백진아는 감격을 억누르며 남은 금화를 확인했는데, 남은 30만 금화로는 레이저 치료기를 구매하기에 부족했다!하지만 3층의 종합 실험실, 과별 수술실, 각종 정밀 검사실과 장비들은 이미 쓸 수 있었다. 금화를 사용해 쓸 수도 있었기에, 구매하지 않아도 임대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백진아는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공간을 나와 밀실로 돌아왔다.태자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고, 탁자 위의 약재를 가리켰다.“네가 요구한 약재다.”태자는 겉으로 평소처럼 위엄을 지키고 있었지만, 눈빛 속에는 숨길 수 없는 불안이 서려 있었다.백진아가 말했다.“암위들에게 전하세요. 누구도 접근하지 말고, 어떤 방해도 허용하지 않는다고요.”태자는 엄숙한 표정으로 문밖에 명령을 내렸다.백진아가 수술대를 가리켰다.“태자 전하, 누우세요.”태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술대에 누웠다.“더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이제 마취하겠습니다.”백진아는 마취 약이 담긴 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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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옛정왕은 애써 시간을 끌며 말했다.“사복 태감, 진아가 태자를 치료하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거라.”그러자 사복 태감은 얼굴을 찌푸리며 난처하다는 듯 말했다.“소신도 어쩔 수 없습니다. 폐하께서 급히 태자를 부르셨으니, 바로 입궁하셔야 합니다.”사복 태감의 말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었다. 백진아는 속도를 더 높였다.근시 레이저 치료는 매우 성숙한 수술이었다. 그래서 양쪽 눈 모두 합쳐도 10분이면 끝났다. 그리고 공간 밖에서는 그야말로 한순간에 불과했다.백진아는 태자를 공간에서 데리고 나온 뒤, 곧바로 마취약을 없애는 약을 먹였고, 영천수도 조금 마시게 했다.그러고는 약재들을 공간에 넣고, 안약과 소염제를 교환한 뒤 처방을 쓰기 시작했다.그 사이 옛정왕은 계속 사복 태감을 설득하고 있었다.“태자의 몸이 중요하지. 폐하께서도 이해하실 것이다.”사복 태감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부디 태자를 뵙게 해 주십시오. 폐하의 명을 직접 전하지 않으면, 명을 어긴 죄를 지은 셈입니다. 그런 죄를 소신이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태감의 말투는 공손했고, 태도도 온화했다.옛정왕의 표정이 싸늘해졌다.“내가 직접 폐하를 찾아가서 이 일을 설명하라는 말인가?”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권력을 앞세우지 않았기에, 그 또한 화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 분명했다.사복 태감은 그 말을 듣자마자, 황급히 무릎을 꿇고 죄를 청했다.“정왕 전하, 용서해 주십시오! 공왕 전하께서 입궁하셔서 폐하께 무엇을 아뢰었는지... 폐하께서 갑자기 화를 내시며 태자를 바로 궁으로 들라 명하셨습니다. 조금도 지체하지 말라고 하셔서 소신도 어찌할 도리가 없사옵니다!”“공왕?”옛정왕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그에게는 모두 손아랫사람이었기에, 그는 누가 황제가 되든 상관없었다. 하지만 여러 나라 사신이 곧 입경하는 이 시점에 공왕이 일을 벌인다는 것은, 국가 대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처사였다.사복 태감이 애원하듯 말했다.“정왕 전하, 태자를 궁으로 보내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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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이것은 원래 연천능이 맡아서 관리했는데, 그가 경성에 없는 틈을 타 권력을 빼앗아 간 것이었다. 그리고 연천능이 경성을 떠나게 된 이유는, 바로 그녀 때문이었다.백진아는 마음속에 온갖 감정이 뒤섞여, 두 번째로 온 의원들에게 강의할 때도 넋을 놓고 있었다.옛정왕은 분명 연천능과 고지행에게 소식을 전했을 것이다. 연천능도 곧 돌아오지 않을까?연천능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경성으로 다급히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먹고 자는 것조차 말 위에서 해결했고, 중간에 천리마도 몇 차례 갈아탔다.그렇게 다음 날 저녁 무렵이 되자, 연천능은 마침내 경성에 도착했다.그는 가장 먼저 회춘당으로 달려가서 훌쩍 담을 넘었다. 막 착지하자마자, 백진아가 의원들에게 강의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녀의 목소리는 자신감 있고, 차분했다. 마치 천상의 소리와도 같게 느껴졌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 뒤, 눈을 몇 번 깜빡여 눈가의 시큰함을 지워냈다.이 일을 겪고 나서야 그는 깨달았다. 백진아를 잃는 것이, 죽는 것보다 괴롭다는 것을. 그는 마음속에 자신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는 길게 숨을 내쉬고 문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문을 밀고 들어가고 싶었지만, 문에 닿은 손을 바로 거두었다.연천능은 덥수룩한 수염을 만져본 후, 먼지투성이가 된 옷차림을 내려다보았다.백진아는 색을 밝히는 여인이지 않은가? 이런 꼴로는 그녀 앞에 나타날 수 없었다.그는 다시 능왕부로 돌아가서 비밀 통로를 통해 연란거로 들어갔다.“전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손 마마는 연천능이 거의 거지꼴인 모습을 보고, 반가움과 안타까움이 뒤섞여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연천능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뜨거운 물을 준비해라. 목욕하겠다.”연천능은 결벽증이 있었기에, 연란거의 부엌에는 항상 뜨거운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그는 커다란 욕조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았다.무진은 그의 머리를 감겨 주었고, 풍일과 전일은 옆에서 경성의 상황을 보고했다.무진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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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연천능은 먼지와 노고를 씻어내고 수염을 밀었다. 그리고 머리를 단정히 빗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자, 어느새 준수하고 비할 데 없이 잘생긴 연천능으로 돌아와 있었다.다만 눈 밑에는 피로와 우울이 담겨 있었고, 양 볼도 야위었다.연천능이 음식을 먹고 잠시 쉬는 사이,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매원을 감시하던 사람이 소식을 전해오자, 연천능은 사람을 이끌고 시끌벅적하게 매원으로 향했다. 그는 매원에 거의 오지 않았기에, 하인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혼비백산했다.향명은 급히 방 안으로 뛰어들어 유여매에게 소식을 알리려다, 무진의 장풍을 맞고 벽에 부딪혔다. 그녀는 목이 부러진 탓에,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연천능은 대문을 걷어차고 내실로 들이닥쳤다.침상 위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 얽힌 채, 격렬히 움직이고 있었다.유여매는 유정의 아래에 누워, 하얀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막 화내려고 했으나, 차가운 얼굴로 걸어 들어온 연천능을 보고 동작을 멈췄다. “꺅!”유여매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유정을 밀쳐내고, 이불을 끌어당겨 몸을 가렸다.유정은 겁에 질려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었다.연천능은 혐오스럽다는 듯 두 사람을 훑어보고, 차갑게 명령했다.“두 놈을 묶어서 연못에 던져라!”유정은 깜짝 놀라, 침상 위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외쳤다.“전하, 살려주십시오! 여매의 잘못이 아닙니다. 제가 억지로 여매를 강요한 것입니다!”유여매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전하, 이, 이건 그의 잘못이 아닙니다!”연천능은 가볍게 웃었다.“참으로 정이 깊구나!”정이 깊다니? 유여매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연천능의 모습을 보니, 그는 평온하기만 했다. 그녀를 너무도 연모해, 생사까지 함께할 사람의 모습은 아니었다.그녀의 마음속에 추측이 떠올랐고, 이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원앙고에 걸리지 않은 것입니까?”그리고 그녀는 유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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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오늘 포장만 끝내면, 내일 꽃차 가게를 바로 열 수 있습니다!”백경유는 작은 얼굴이 발그레해질 만큼 몹시 들떠 있었다.어려서부터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그에게, 이렇게 직접 노동에 참여하는 경험 자체가 새로운 것이었다.백진아는 농축한 꽃 기름을 주사기로 떠서 정교한 작은 도자기 병에 담으며 말했다.“‘화상용’이 문을 열면, 분명 명성에서 인기가 자자할 것입니다.”그녀는 꽃차를 파는 점포는 ‘화상용’이라고 지었다.꽃차와 기름뿐만 아니라, 화장품, 그리고 생화를 재료로 만든 연지까지 팔 생각이었다.앞으로는 생화로 만든 다과나 공예품도 팔 수 있을 것이다.백우씨는 시녀가 달아둔 장미 꽃차를 항아리에 담으며 웃었다.“선물을 친하게 지내는 부인들께 돌렸다. 다들 내일 개업하면 꼭 와서 성원해 주겠다고 하더구나.”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일이 있는 듯, 백진아에게 말했다.“참. 오늘 병부상서의 부인이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 그래서 답례로 꽃차와 기름을 드렸어.”“그분이 뭐라고 하셨습니까?”백진아가 기쁜 마음으로 묻자, 백우씨가 흐뭇한 표정으로 답했다.“네가 그 집 손자를 살려준 걸 고맙다면서, 위동해의 다리도 치료해 달라고 하더구나. 그리고 위동해의 다리가 어떻게 되든, 백부의 이 은혜를 꼭 기억하겠다고 했다.”위 부인은 위동해와 백진아의 은혜가 아니라, 위가와 백부 사이의 인연을 강조했다.이는 병부상서가 백근당에게 화해의 뜻을 보였다는 의미였다.백경유는 자랑스럽게 말했다.“역시 대단합니다, 누이. 아버지께서 수년 동안 골머리를 앓던 큰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니요!”“그야 당연하지. 하지만 위가에서 굳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아도, 위동해의 다리를, 최선을 다해 치료했을 거야.”백진아는 다른 건 몰라도 의술과 인품만큼은 자신이 있었다.백경유는 존경의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원한을 덕으로 갚는 게 오히려 더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백진아는 소년의 생각은 모른 채, 춘화와 추월에게 ‘화상용’이라는 세 글자와 날짜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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