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571 - Chapter 580

584 Chapters

제571화

임 씨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장군님… 장군께서는 첩의 부군이시며 하늘 같은 분이십니다! 제가 어찌 손을 쓸 수가 있겠습니까? 차라리 죽을지 언정 장군님을 해치지는 않을 것입니다!”백근당은 코웃음을 쳤다.“월국의 첩자가 되었으니, 이미 나를 해친 것이나 다름없다! 외국과 내통한 죄는 구족을 멸하는 죄다!”임 씨는 백근당을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아,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첩의 가문은 모두 월국 사람에게 잡혀 있었습니다. 첩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백근당이 차갑게 말했다.“그래서 우리 백가를 끌어들인 것이냐? 넌 한 번도 자신을 백가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지! 그 두 아이는 누구 자식이냐?”“장군님의 아이예요, 장군님의 아이입니다! 장군, 첩은 장군님 뿐입니다!”임 씨는 다급한 마음에, 눈까지 뒤집더니 기절할 정도였다.백진아가 앞으로 나와 재빨리 은침을 놓자, 그녀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백경유가 물었다.“큰누이는 식심고에 걸리고도 멀쩡했는데, 왜 백리효천은 누이를 해치지 않았습니까?”임 씨가 말했다.“진아가 변방에 있을 때, 폐하는 사람을 보내 고왕으로 시험했지만, 진아 몸에서 천잠고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폐하는 계속 지켜보며, 몇 번 더 손을 쓰라 했지만, 장군님의 사람들이 모두 막아냈습니다. 경성에 돌아온 뒤, 제가 백일취를 썼고, 홍곡이 진의댁을 통해 홍연고골을 여러 번 썼습니다...”“뭐라?”백근당의 눈동자가 수축했다.“진의댁도 가담했다는 말이냐?”임 씨가 말했다.“예. 진의댁은 부인을 미워했고, 정실부인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아이를 적자로 만들고 싶어 했죠. 그래서 명혜 군주를 통해 홍곡에게서 홍연고골을 구했고, 부인과 세 명의 적자 자녀들에게 독을 썼습니다. 대공자는 식심고와 홍연고골의 작용 때문에 요절했습니다. 여러 번 독을 썼는데도 진아에게 아무 일도 없자, 진의댁은 진아를 곁으로 끌어들여서 망가뜨리려고 했습니다…”백우씨는 화가 나 얼굴이 창백해졌다.“진 씨가 나에게도 홍연고골을 썼다고?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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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백진아는 서둘러 주전자를 건네며 말했다.“차를 가져가세요. 정신을 맑게 해 줄 것입니다.”그 안에는 영천수가 들어 있었기에, 체력과 정신력을 보충해 줄 수 있었다.백근당은 찻주전자를 들고 방을 나갔다.백진아는 야간 당직을 서던 하녀를 백우씨 방의 연탑에서 자게 하고, 그녀는 하녀가 지내는 온돌방에서 쉬었다.그녀는 공간에 들어가 모래주머니를 차고 약 밭을 정리한 뒤, 부지런히 수련을 시작했다.다음 날 동이 트기도 전, 백근당은 사람을 보내 연천능에게 명단 하나를 전했다.백진아는 임 씨에게 약을 좀 지어 주려고 했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백근당이 말했다.“어제 저택에 자객이 들어왔는데… 임 씨가 나를 지키려다가 자객에게 살해되었다.”그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누가 들어도 입막음을 위한 핑계였다.증인이 사라졌으니, 백리효천이 임 씨를 이용해 백부에 누명을 씌우기도 어려울 것이다.백경송과 백영아 두 아이는 친어머니의 시신을 보고 목 놓아 울었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임 씨의 업보니, 누구를 원망하겠는가?임 씨의 “공로“를 생각해, 백근당은 사람을 시켜 간소한 장례를 치르게 했다.장군부 밖도 임 씨의 “공로” 때문에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있었다.많은 정체불명의 고수들이 관원과 명문가 저택에 들어가 사람을 죽였고, 어떤 가게와 점포는 대낮에 약탈과 살해당하기도 했다.그렇게 오후가 되자, 백부에 황제의 조서가 도착했다.백근당이 변방을 지킨 공로를 치하하며, 모레 부인과 적자 자녀들을 데리고 입궁하여 연회에 참석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백진아가 냉담한 얼굴로 물었다.“이게 무슨 일입니까? 폐하께서 왜 갑자기 우리 가족을 신경 쓰십니까? 특별히 조서까지 보내, 연회에 청하다니요?”백근당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상소를 올려 죄를 청하고, 네 어머니가 위중하여 참석할 수 없다고 청하마.”저택 안에 황제의 첩자가 있으니, 백우씨가 정말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거짓이 아닌 것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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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백진아는 그녀의 품에서 팔을 빼내며 웃었다.“잘하고 있구나. 혼자 가서 놀거라. 나는 곡주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곡주께서 마침 기다리고 계십니다.”고지행이 티 나지 않게 두 사람 사이에 서서 손짓으로 안내해주었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성큼성큼 본청으로 걸어갔다.옛정왕의 표정은 다소 무거웠다. 그는 백진아를 보자, 웃으며 고지행과 똑같은 보조개를 드러냈다.“집안일은 잘 처리했느냐?”백진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폐하께서 갑자기 조서를 내려, 우리 가족을 연회에 부르셨습니다. 무슨 일을 부리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지금 폐하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정신을 차리셨나요?”옛정왕이 말했다.“말하기 어렵다.”백진아가 말했다.“아무 방법도 안 써 보셨습니까? 황자들이 황위를 다투는 것이면 몰라도, 월국이 이 틈을 타 대량을 삼키려는 것이면 어쩌려고요?! 월국 황제, 태자, 성녀까지 전부 와 있잖아요.”옛정왕이 말했다.“상황을 지켜보면서 상대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 후 제거할 생각이다. 그때를 대비해, 백 장군께 장군부에 병사를 더 남겨 두게 하거라. 궁 안에 병사를 데리고 들어갈 수는 없으니.”즉, 연회에서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었다.전생에 뛰어난 의사였던 백진아는 정치나 군사에 전혀 밝지 않았기에, 이런 혼란을 맞게 될 생각에 다소 긴장되었다.그녀는 관자놀이를 살짝 누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저는 먼저 돌아가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문을 나섰다.고지행은 백진아가 좋아하는 다과가 담긴 접시를 들고 와, 그녀가 떠나려는 것을 보고 물었다.“벌써 가는 것입니까?”“그래.”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스쳐 지나갔다.고지행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쫓았다.능란이 다가와 다과를 집어 먹으며, 고지행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걸음걸이가 참 크네요. 여인처럼 다소곳하지 않습니다.”고지행은 다과 접시를 그녀 손에 밀어 넣고, 방 안으로 들어가 옛정왕에게 물었다.“어찌 이렇게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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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시충 떼가 지나간 뒤, 개의 몸은 하얗게 드러난 뼈대만 남아 있었다.피 한 줄기, 살점 하나도 남지 않았고, 처리된 골격 표본처럼 깨끗했다.백진아는 시충에게 둘러싸여, 포위망이 점점 좁혀오는 것을 보고는, 공포에 질려 눈을 크게 떴다. 너무나도 역겨웠다!이 시충은 분명 누군가가 조종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바로 적염을 꺼내 불을 뿜게 할지 고민했다.인분을 조금 뿌려, 시충을 태워 죽일 수 있을지 확인하려던 순간...갑자기 그녀의 곁을 거센 바람이 스쳐 지났고, 누군가에게 와락 안기며 공중으로 떠올랐다!익숙한 냄새, 익숙한 품이었다.하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익숙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았다.백진아는 인분을 한 움큼 뿌렸지만, 불꽃놀이처럼 잠깐 번쩍였을 뿐이었다. 보기는 그럴듯했지만, 아무 쓸모도 없었다.머리 위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얼굴이 붉어질 만큼 창피해졌다.너무 망신이었다!연천능은 평범한 검은 옷에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백진아를 안고 큰 나무 위에 내려섰다.그때, 무진이 다른 나무 위에서 몸을 날려,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검은 가루 한 줌을 뿌렸다.그러자 가루가 시충 위에 떨어지면서 곧바로 ‘치익’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시충은 잠깐 꿈틀거리더니 곧 검은 물로 녹아버렸고, 그 검은 물에 닿은 다른 시충들도 순식간에 검은 물로 변했다.연천능은 작은 자기 병 하나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이런 약 가루를 만들 수 있는지, 연구해 보거라. 시충은 독한 물건이니, 안에 사기를 쫓는 재료가 들어 있을 것이다.”“고맙습니다!”백진아는 자기 병을 받아 들었다.비록 그의 품에 안겨 있긴 했지만, 그녀의 태도는 지극히 담담하며, 약간의 거리감도 있었다.그녀는 이미 마음을 접었다. 그녀는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연천능은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속셈이 많은 사람이라,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지 않은가?하지만 백진아는 오직 한결같은 마음뿐이었다. 선을 행해도 악한 보답을 받았고, 마음을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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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사실 백진아는 정통 경공을 익히지는 않았다. 그녀가 사용하는 것은 태극 공법 속의 ‘사량발천근’, 즉, 적은 힘으로 큰 힘을 움직이고 힘을 빌려 쓰는 원리였다. 나뭇가지 끝이나 담장, 지붕에서 힘을 빌려 빠르게 달리는 방식이었다.경공 역시 힘을 빌리는 원리일 뿐이지, 실제로 공중을 날지는 못했다. 기운을 끌어올려 몸을 가볍게 하고, 거기에 힘을 빌리는 것이 더해질 뿐이었다. 하지만 고수들은 나뭇잎이나 깃털처럼 공중에 떠 있는 물체에서도 힘을 빌릴 수 있기에, 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백진아는 막 날아오를 것 같은 느낌을 받아, 곧장 운청 도사의 마당 안으로 내려섰다.“누구냐?”운청 도사는 누군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방 안에서 몸을 날려 나왔다.백진아인 것을 확인하자, 그는 보검을 거두며 말했다.“무량천존, 아가씨였소.”백진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당과 집 안을 훑어보며 경계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안에 있는 자는 누구인가?”소가는 체온이 없지만, 그녀는 곧바로 적외선 장비로 방 안에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탐지했다.운청 도사의 눈빛이 잠깐 흔들리더니 말했다.“우연히 만난… 옛 지인이오.”“들여보내라!”방 안에서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백진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우원새가 상석에 단정히 앉아서 태연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녀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아직 살아 있었네요?”우원새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이 계집애가 말버릇이 그 모양이면 시집도 못 가!”백진아는 입을 삐죽이며 탁자 맞은편 상석에 앉아, 그에게 흘겨보며 비웃었다.“당신 같은 남자를 만나느니, 차라리 시집 못 가는 게 낫죠! 얼음 동굴에서 소려화의 곁을 지키겠다고 하더니, 어찌 이곳까지 찾아와, 몰래 도사를 만나고 계십니까?”“컥!”운청 도사는 차를 한 입 뿜으며 기침했다.“콜록콜록…”우원새의 관자놀이가 꿈틀거리며, 운청 도사를 못마땅하게 바라보았다.“누가 이 도사와 몰래 만났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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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비록 출가한 몸이었지만 정말 속세를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라의 원수와 집안의 한을 이야기하자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백진아는 나라를 되찾으려거든 백우씨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백리효천의 변태적이고 잔혹한 성격을 떠올리고는 결국 말을 삼켰다.그녀는 물었다.“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운청 도사는 불진을 한 번 휘두르며 말했다.“나는 이미 출가했으니, 속세의 일에는 이제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대량 경성의 혼란을 무사히 넘기면, 난 소가를 데리고 떠날 생각이다.”백진아는 그가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 동생의 시신에 그렇게 집착하며, 시신까지 지키고 있을 리 없었다.그녀는 우원새를 바라보았다.“어쩔 셈입니까?”우원새가 말했다.“여동생과 만난 다음에 빙령산으로 돌아갈 것이다.”백진아는 입을 삐죽였다.“소려화의 옛일부터 조사하십시오. 만약 그녀가 진심이었다면, 돌아가서 그녀의 묘를 지키며 살고, 처음부터 거짓으로 정보를 알아내려 이용한 것이면, 그저 좋은 여인과 혼인해서 지내십시오. 사내가 질질 끌며 놓지도 못하고 잡지도 못하다니... 이게 무슨 꼴이란 말입니까?”우원새는 조카딸에게 훈계를 듣자 약간 화가 났지만, 여동생을 닮은 얼굴을 보니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그는 결국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꼬마가 뭘 안다고 그러느냐?”백진아가 말했다.“저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알고, 가족을 사랑하는 법도 알아요. 저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 때문에, 자신과 가족을 괴롭힐 필요는 없습니다. 그건 너무 어리석은 짓입니다!”그녀는 말을 마치고 굳은 우원새를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운청 도사에게 말했다.“은신부와 호신부를 좀 그려 주십시오. 제 동생 경유가 입궁할 때 몸을 지킬 수 있게요. 그리고 저와 함께 어머니를 만나러 갑시다.”두 사내는 긴장과 설렘이 뒤섞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운청 도사가 말했다.“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적을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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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백경유는 경계하며 침상 앞을 막아선 뒤,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이게 무슨 일입니까?”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남들의 눈을 피하려고 은신부를 썼다.”백경유의 눈이 반짝였다. 은신부에 상당히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몇 번 나더니, 세 사람이 서서히 방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아!”백우씨가 놀란 듯, 작게 외치며 입을 틀어막았고, 이내 눈물을 쏟았다.“동생아!”우원새는 급히 침상 앞으로 다가가, 백우씨의 손을 붙잡았다. 입술이 떨렸지만, 말을 잇지 못했다.“희월아!”운청 도사의 눈에도 맑은 눈물이 맺혔고, 눈빛 깊은 곳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어려 있었다.“셋째 오라버니, 동 오라버니… 살아 있으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백우씨는 우원새의 품에 기대어, 두어 번 울음을 터뜨리더니,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듯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어머니!”그러자 백진아가 급히 달려와 그녀의 인중을 눌렀다.덕분에 백우씨는 천천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눈앞의 우원새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그의 품에 달려들어 통곡하기 시작했다.“오라버니! 오라버니… 나에게 아직 오라버니가 계셨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흑흑…”이 통곡은 완전한 해방과도 같은 울음이었다. 백진아, 백경유나 백근당 앞에서 울던 것과는 전혀 달라 보엿다.방 안 사람들 모두가 마음이 아픈 듯,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우원새는 그녀가 울다 몸을 상할까 봐 걱정되어, 눈물을 닦아 내며 위로했다.“남매가 다시 만났으니 기뻐해야지. 울지 말아라. 몸 상한다.”운청 도사도 소매로 눈을 닦으며 코를 훌쩍였다.“그러게 말입니다. 희월이 너는 여전히 울보구나.”백우씨는 조금 민망한 듯, 우원새의 품에서 물러났다. 그녀는 연탑에 기대앉아, 눈물을 닦았다. 그러다 무표정하게 서 있는 소가를 보고 물었다.“소가는… 어떻게 된 것입니까?”운청 도사가 말했다.“소가는… 죽었다. 그런데 차마 손을 놓을 수도 없고, 마음도 놓이지 않아서 이렇게 혼강으로 만들어 곁에 두고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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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백진아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진가와 백경패 때문일 것이다.”백경유는 눈을 내리깔고 중얼거렸다.“큰형님이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저희도 오랫동안 고생했는데… 아버지께서 그냥 이렇게 끝내려는 걸까요?”백진아가 말했다.“편하게 죽이는 것은 너무 약한 처벌이다! 네가 오랫동안 견뎌 온… 뼈가 부서지고 심장이 갉아 먹히는 듯한 고통을 제대로 느끼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냐?!”백경유는 살짝 웃었다.“저는 사내입니다. 저의 포부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지, 여인을 괴롭히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쓰고 싶지는 않아요.”그의 눈매는 시원하고 또렷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호탕한 기운이 느껴졌고, 어려서부터 병상에 누워 지내며, 세상 물정을 모른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다.백진아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그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쑥스럽게 물었다.“누이, 어찌 그렇게 보십니까?”백진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넌 정말 집 밖에도 못 나가던 아이 같지가 않구나.”백경유가 웃으며 말했다.“어머니께서 많은 걸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 스승인 그림자 아저씨께서도 아는 게 참 많습니다.”바로 그때, 문지기 노파가 찾아왔다.“큰아가씨, 진의댁을 뵙기를 청합니다.”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들여보내게.”그리고 백경유를 향해 말했다.“진의댁은 내가 처리하마. 적어도 몇 달은 고통스럽게 만들어야지. 넌 신경 쓰지 말거라.”백경유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그럼, 저는 어머니께 가 보겠습니다. 외숙부를 정식으로 뵈어야겠어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가 허리를 곧게 편 채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복도 반대편에서 진의댁이 하녀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누렇게 떴고, 걸음걸이는 휘청거렸으며 눈빛에는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진아야.”그녀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인사했다.백진아가 복도 난간의 의자를 가리켰다.“앉으세요.”진의댁은 의자에 앉으며 씁쓸하게 웃었다.“예전에 우리는 모녀처럼 지냈는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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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진의댁은 백진아가 치료해 줄 생각이 없다는 걸 단번에 깨알았다. 피를 채취하겠다는 것도 그저 자신을 놀리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지금은 몸이 너무 허약해서 늘 어지럽고 눈앞이 흐릿하구나. 몸이 좀 나아지면, 그때 다시 피를 가져가거라.”백진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몸조리 잘하시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음이 편해야 병도 자연히 줄어드는 법이니.”진의댁은 속으로 이를 악물며, 백근당과 백경패가 돌아오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결심했다.그녀는 방 안을 힐끗 들여다보며 말했다.“부인은 계시냐? 오동원에 왔으니 문안 인사라도 드리고 싶구나.”백진아는 그녀를 들여보낼 생각이 없었다.“어머니께서도 병에 걸리셨습니다. 몸도 허약한데 어머니의 병이라도 옮으면 안 되니, 이만 돌아가시지요.”진의댁은 백진아와 더이상 실랑이할 마음도 없었다. 그녀는 반신반의하며 백우씨 침실 창을 한 번 바라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백진아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부엌을 향해 연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뒤, 다시 백우씨 방으로 돌아왔다.백우씨는 이미 마음이 조금 가라앉은 상태였다. 눈은 붉게 부어 있었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 있었다.백진아가 들어오자,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진아야, 어서 와서 경유와 함께 네 두 외숙께 인사를 드리거라.”백진아는 상석에 앉아 있는 두 외숙을 바라보고, 백경유와 나란히 서서 예를 올렸다.“두 외숙께 인사드립니다.”우원새는 허리춤을 더듬더니, 부드러운 검 하나를 꺼내 백진아에게 건넸다.“이건 네게 주는 첫 만남 선물이다.”백진아는 기쁘게 받아 들었다. 연천능도 허리띠처럼 찰 수 있는 연검을 가지고 있었는데, 매우 편리했다.검집은 무슨 재질인지 뱀 가죽처럼 질기고 부드러워 신기할 정도였다.‘이런 재질로도 검집을 만들 수 있다니?’검 손잡이는 옥으로 되어 있었고 보석이 박혀 있었기에, 허리에 차면 마치 허리띠 장식처럼 보이기도 했다.“고맙습니다!”백진아는 기쁜 얼굴로 연검을 이리저리 살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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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운청 도사는 병마개를 열어 냄새를 맡다가 입을 열었다.“보기 드문 귀한 물건이구나! 고맙다!”백진아는 우원새를 힐끗 노려보며, 다른 두 개의 옥병을 그에게 건넸다.“받으세요. 저는 편애 안 합니다.”우원새는 질투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며 옥병을 받아 들었다.“참 속 좁기는! 나중에 시집가면 결국 경유가 네 뒤를 봐주게 될 텐데!”백경유는 옥패를 백진아에게 건넸다.“누이, 자. 저는 나중에 스스로 세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백진아는 감탄스럽다는 듯 그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역시 내 동생답네!”그리고 다시 옥패를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앞으로 누이와 어머니를 지켜줘야 하니 잘 가지고 있거라!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도의와 선을 지켜야 한다. 정의와 천리를 어기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돼!”우원새는 선과 악이 뒤섞인 인물이라, 그녀는 그의 마궁이 어떤 조직인지 알 수 없었다.우원새는 코웃음을 쳤다.“정의? 세상에 진짜 정의가 어디 있느냐? 참으로 순진하구나!”그러나 백경유는 옥패를 꽉 쥐고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누이의 뜻을 이해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선을 잘 지키겠습니다.”우원새는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여인의 의견에 휘둘리면 큰 화를 입는다!”백우씨가 나직막하게 말했다.“경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금 당장 장가가서 자식을 낳으시지요. 그리고 오라버니의 마궁을 계승하라고 하십시오!”하지만 우원새는 여기서 더는 말하지 못했다.한편 백진아와 백경유는 서로를 보며 웃었고, 운청 도사가 부적을 그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문을 외우는 법도 따라 배웠다.저녁이 되자, 백근당이 돌아왔다. 그런데 부인의 방 안에서 남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그는 질투심이 치밀어 올랐다. 검을 들고 살기를 띤 채, 그대로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그러다가 우원새를 보고는 멈칫했다.“삼 황자 전하, 어찌 여기에 계시는 겁니까?”우원새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왜? 나는 여동생의 억울함을 따지러 왔다! 희월은 금지옥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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