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능의 눈동자에 혐오의 기색이 스쳤고, 옆으로 살짝 비켰다. 옥취는 앞으로 넘어지며, 모습을 드러낸 백진아의 수 놓인 신 옆에 넘어졌다.“아가씨!”치마 끝을 따라 시선을 올린 옥취는, 상대가 백진아임을 보고 안색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리고 눈빛 속 희망마저 사라졌다.그 후, 눈빛이 살짝 흔들린 그녀는, 백진아에게 연달아 절을 하며 말했다.“왕비 마마, 부디 용서해 주세요. 저는 그저 왕야가 너무 좋아서, 그래서 어리석은 짓을...”“그만하거라!”백진아가 그녀의 울부짖음을 가로막았다.“정말 유여매처럼 역겹구나. 더 이상 새로운 수작은 없는 것이냐?”그녀는 고개를 돌려 연천능을 바라보며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전하, 설마 형벌을 쓰기 안타까우신 것입니까? 그때 저를 때리던 힘의 반만 썼어도, 옥취는 술술 불었을 것입니다.”연천능은 차가운 얼굴이었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냉랭하게 명령했다.“사람을 불러, 벌을 내리거라.”고지행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있으니, 쉽게 죽게 두진 않을 것이다.”옥취는 공포에 질려 울부짖었다.“안 돼요! 전하, 제발 전하를 향한 제 사모의 정을 봐서라도, 살려주세요!”백진아는 비웃으며 팔짱을 끼고 구경했다.그녀의 웃음에 연천능은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화를 내며 외쳤다.“입을 막고, 형을 집행하거라!”한 시위가 앞으로 나와, 더럽혀진 천 조각을 그녀의 입에 쑤셔 넣고, 그녀를 나무 틀에 묶었다. 또 다른 시위가 반짝이는 두 개의 칼을 들고, 무표정하게 물었다.“전하, 어디서부터 시작할까요?”연천능은 차갑게 한 단어를 뱉었다.“얼굴!”여인이 가장 신경 쓰는 얼굴부터 없애면서 시작하려는 것이다.“읍…”옥취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절망과 공포 속에서 눈물을 흘렸다.시위가 칼로 그녀의 얼굴을 그으려 하자, 옥취는 필사적으로 눈을 깜빡이며 무언가를 내뱉겠다는 뜻을 전했다.시위가 입에 있는 천 조각을 빼자, 그녀가 울며 말했다.“말할게요, 다 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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