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621 - Chapter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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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연천능이 머지않아 월국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백진아의 기분은 급격히 가라앉게 되었다. 오후 내내 기운이 없었고 의욕도 나지 않았다.저녁 무렵 행지원으로 돌아오자, 백경패를 미행하던 뢰십삼이 와서 보고했다.“누이, 오늘 아침 백경패가 장군님과 부인님을 먼저 만나고 나서, 진 씨를 성 밖 자운암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홍연고골의 해독제로 그녀를 협박해서 머리를 깎고 출가하게 했습니다.”백진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의한 일이라면 나도 더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진 씨가 그렇게 얌전히 있기만 한다면, 그래도 편안한 말년을 맞을 수 있겠지.”뢰십삼이 물었다.“사람을 하나 붙여 감시할까요?”백진아는 고개를 저었다.“진 씨에게 인력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지금 어머니와 경유 곁을 지키는 사람도 많으니, 다른 일을 꾸밀 걱정도 없다.”백진아는 곧이어 옷을 갈아입었다. 공간 안의 벌꿀이 채취할 수 있을 정도로 모여 있자, 그녀는 작은 항아리 세 개 분량의 꿀을 꺼냈다. 그러고는 귤, 자몽, 사과, 포도, 참외 같은 과일도 조금 따서 오동원으로 가져갔다.백경유는 신선한 과일을 보자마자 매우 기뻐했다.“큰누이가 회춘당에 가면, 항상 신선한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되네요!”백진아는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했다.“신의곡에는 온천이 있다. 온천 근처에는 사계절 내내 과일이 열리지.”회춘당을 핑계로 삼지 않으면, 그녀는 좋은 물건을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웠다.그녀는 이내 백우씨에게 꿀을 건네며 말했다.“어머니, 몸에 좋은 꿀입니다. 매일 꽃차에 조금씩 넣어 드십시오. 몸에도 좋고 피부에도 좋아요.”백우씨가 잠시 향을 맡아보았다.“정말 향기롭구나.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네. 경유야, 너도 한 병 가져가서 물에 타 마시거라.”그러자 백진아가 서둘러 당부했다.“그런데!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충치가 생길 수도 있으니, 먹고 나면 꼭 입을 헹궈야 한다.”백경유가 웃으며 말했다.“예. 그런데 어찌 누이는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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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백진아는 이런 일을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아프신 곳이 다 나으면 꽃구경이나 다과회 같은 자리를 마련해 보십시오. 그때 명문가 아가씨들을 초대해서 오라버니께서 몰래 한 번 살펴보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백우씨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방법이구나.”백근당은 교외 군영에 가 있었기 때문에, 모녀 셋은 함께 저녁을 먹었다.식사가 끝나자마자, 백우씨는 머리에서 금비녀를 빼서 백진아에게 건넸다.“앞쪽에 작은 장치가 있고, 안에 작은 인장이 하나 들어 있다. 람성 성주 낙우의 신물이란다. 람성은 월국, 대량, 서역의 경계에 있는 도성이라,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고 독립된 세력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이 신물이 별 쓸모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번 낙우에게 연락해 무의를 한 명 찾아 달라고 부탁했더니, 정말 약속을 지켜 주더구나. 그러니 만약 공왕에게 시집가기 싫다면… 죽은 척하고 람성으로 가거라. 그는 틀림없이 너를 지켜 줄 것일 테니, 그곳에서만큼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야.”백진아는 이 금비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백우씨를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식심고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이 금비녀를 만졌었다.“어찌 제가 공왕에게 시집가지 않을 걸 아셨습니까?”백진아는 금비녀를 받아 열어 보았다. 안에서 작은 금 인장이 떨어졌고, 그 위에는 ‘낙우’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백우씨는 씁쓸하게 웃었다.“비록 네 성격이 많이 변하긴 했지만, 고집만큼은 그대로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시집갈 아이가 아니지 않냐. 누가 억지로 강요하는 것도 싫어하잖냐.”백진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역시 어머니는 저를 잘 아십니다.”백우씨의 눈가가 촉촉해졌다.“부모 곁을 떠나면 고생할 테니… 그림자를 몇 명 데리고 가거라. 네 안전을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다.”백진아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를 지켜 줄 사람이 있어요.”백우씨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하지만 그 사람들은 결국 연천능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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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백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두 걸음 옮겼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언제든 도망칠 수 있는 위치와 각도에 자리를 잡았다.연천능이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눈빛이 가라앉은 채로 물었다.“나를 무서워하는 것이냐?”백진아는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친어머니 일을 알게 된 것입니까?”“월국 황제가 말해 줬다.”백진아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고 다시 물었다.“그래서… 저희를 죽이러 온 것입니까?”연천능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그는 굳은 표정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나를 그런 사람으로 보는 것이냐? 나를 못 믿는 것이냐?”그의 힘이 너무 세서 백진아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곧바로 다리를 들어, 무릎으로 그의 사타구니를 들이받았다.연천능은 눈빛을 번쩍이더니, 몸을 살짝 틀었다.하지만 거리가 너무 가깝기도 했고 백진아의 동작이 너무 빨랐기에, 그는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살짝 스쳤다.“억!”연천능은 아파서 몸을 굽히며 백진아의 팔을 놓고 그곳을 움켜쥐었다.백진아는 두 걸음 물러섰는데, 팔이 화끈거려 소매를 걷어 보니 이미 멍이 퍼져 있었다.연천능은 통증이 가라앉자 허리를 펴고 그녀의 새하얀 팔에 남은 보랏빛 자국을 보았다. 그의 눈빛이 순간 부드러워졌다. 손을 뻗어 그 자국을 만지고 싶었지만, 애써 손을 거두었다.백진아는 아파서 눈가가 촉촉해졌고, 속으로 연천능을 백여 번은 욕했다. ‘이렇게까지 세게 잡은 건, 거짓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결심을 드러내기 위해서일까?’“그럼… 저를 죽이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하지만 저는 원수의 딸인데요…”연천능의 얼굴은 조금 누그러져 있었지만, 그녀의 말의 뒷부분을 듣자 다시 차가워진 듯했다.“부모님의 원한이니, 너와는 상관없다.”‘그 말은… 백우씨와 적이 되겠다는 뜻인가? 정말 그렇다면 난 어떡해야 하지?’그 생각에 백진아는 몸이 떨려왔다.“많이 아프냐?”연천능이 그녀의 팔을 들어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다.촛불이 잔잔히 흔들리며 방 안을 비추었다. 부드러운 빛이 공간을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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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백진아는 연천능이 당장 그녀를 끌어안아 침상 위로 던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예상과 달리 연천능은의 얼굴에 옅은 붉은 기가 번지기 시작했다.그의 표정은 쓸쓸함과 고통으로 바뀌었고, 창백한 얼굴로 그녀를 살짝 뒤로 밀어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그녀에게 등을 보이며 힘없이 말했다.“어쩌면 우리는 인연은 있지만, 함께할 운명이 없을지도 모르겠구나. 아마 우리는 함께할 수 없을지도…”촛불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게 했다.열린 창문 사이로 찬 바람이 불어와 그의 옷자락을 흔들었다.그의 그림자도, 그의 모습도, 어딘가 단호한 결별의 기운을 띠고 있었다.백진아의 마음은 칼에 베이는 듯 아팠고, 깊은 상처를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힘없이 말했다.“알겠어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 연천능이 갑자기 몸을 돌렸다. 그는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끝내 하지는 못했다. 연천능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처연하게 말했다.“서로를 연모한 적 없다고 생각하거라. 그날 밤도 아무 일 없는 것으로…”백진아는 마음속이 묘하게 가벼워졌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지만, 애써 웃으며 메마른 목청으로 겨우 한 마디를 짜냈다.“좋아요.”그 말은 연천능을 한없이 쓸쓸하게 했다.그 또한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고, 또 무엇에 실망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단지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 같다는 느낌만 느껴졌다. 그저 아플 뿐이었다.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이었다.백진아는 귀 옆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살짝 쓸어 넘기며 조용히 말했다.“그럼… 앞으로 평안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람입니다.”그 말을 듣고 연천능은 눈을 감았다. 이생에서 가장 소중한 무언가가, 한 줄기 연기가 되어 바람에 흩어져 버린 것 같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에는 꿈이 산산이 부서진 뒤의 냉담함과 허탈함만이 남아 있었다.그는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 나갔는데, 창이 아닌 문으로 걸어 나갔다.연천능의 걸음걸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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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숨 막히는 느낌이 밀려왔다.백진아는 자신의 눈의 압력이 높아지며 혈관이 팽창하는 것을 느꼈다.단전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쳐 올라 머리까지 곧장 치솟으며, 마치 몸을 뚫고 터져 나올 듯했다.그녀는 모든 것을 부숴버리고 싶다는 광기 어린 충동을 느꼈다. 지금 당장이라도 숨막히는 기분을 해소하고, 더이상 감정을 억누르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물속에서 필사적으로 팔을 휘저으며 다리를 돌렸다.처음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허우적거리기만 했지만, 점점 동작에 기술이 붙기 시작했다.그렇게 얼마나 버텼을까? 백진아는 폐가 뜨겁게 타오르며 곧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까지 버티다가, 발끝에 힘을 주며 수면 위로 튀어 올랐다.‘촤악!’“하! 후!”머리를 물 위로 내밀자마자,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리고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영기가 가득한 공기가 단숨에 메마른 폐 속으로 밀려 들어왔다.가슴에서 거대한 힘이 폭발하듯 퍼져 전신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단전으로 모여,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그와 동시에 백진아는 공간이 한차례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곧이어 시스템 알림음이 울리기 시작했다.‘정신력이 3급으로 상승했습니다. 공간을 4급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40만 금화를 사용해서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백진아는 이제 금화가 부족하지 않았기에, 곧바로 공간 업그레이드를 눌렀다.그러자 안개가 뒤로 젖혀지며 공간 면적이 크게 넓어졌고, 약밭 위에 떠 있던 보랏빛 기운도 더욱 짙어졌다.그녀는 곧바로 약밭을 확장해 모든 밭을 개선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만 묘에 달하는 약밭을 갖게 되었다.심지어는 정신력이 3급으로 올라가면서 이제는 물건을 보기만 해도 정신력만으로 공간 속에 수납할 수 있게 되었다.백진아는 내공이 한 단계 돌파했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고, 몸도 훨씬 가벼워진 것 같았다.“하하, 이건 생각지도 못했네. 이게 바로 전화위복인가?”보아하니 더 빠르게 업그레이드하려면 자신을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아넣어야 하는 모양이다. 혹독하게, 몸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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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백경유의 표정에도 안쓰러움이 묻어 있었다. 그는 이내 새우가 들어간 계란찜을 그녀 앞에 놓으며 말했다.“누이, 어머니께서 부엌에 누이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그들은 어젯밤 연천능이 찾아왔던 일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를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는 것이었다.백진아는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몇 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겨우 눈물을 삼켜 넣은 뒤, 히죽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미 익숙한 일이라서 괜찮습니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하며 과장되게 어깨까지 으쓱거렸다.그러자 백근당은 큰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고 꾹 눌렀다.“우리 진아, 역시 내 딸답구나. 포부도 있고, 기개도 있어!”백우씨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포부, 기개와 무슨 상관입니까? 철이 들어서, 우리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는 것입니다.”백근당이 그녀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웃었다.“그래, 그래. 당신 말이 다맞소.”그러고는 다시 백진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진아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음 놓고 하거라. 네가 행복하기만 하면 이 아비는 다 지지하니!”이 말은 원래 주인이었던 그녀를 얼마나 응석받이로 키웠는지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하지만 백진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거의 눈물이 터질 뻔했다.그래서 애써 눈물을 머금은 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예…”백경유의 작은 손이 이내 그녀의 손등을 감쌌다.“저도 누이 편입니다!”“다들 고맙습니다.”결국 백진아는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가족 앞에서 굳이 강한 척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그녀를 이해하고 있고, 그녀의 마음을 알고 있다.백우씨는 백진아를 품에 안고 부드럽게 위로했다. 그리고 다정하게 손으로 그녀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백진아의 마음은 점점 평온해졌다.‘이런 가족이 있는데, 남자가 뭐라고. 없으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그만이지!’백진아는 세 사람의 세심한 보살핌 속에서 아침을 먹은 뒤, 춘화와 추월을 데리고 회춘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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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그녀의 말에 고지행은 더 이상 짜증을 숨기지 않았다.“부럽다면 새해가 지나고 네 아버지께 얼른 시집을 보내 달라고 하거라.”그러자 능란의 예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몸을 비틀고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너무 하십니다! 저를 놀리기나 하시고!”그녀의 행동에 백진아는 정말 토할 것 같아서, 차라리 이 자리를 떠나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한편 공왕은 진료실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백진아가 들어오자마자 온화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은 다 마쳤느냐?”백진아는 예를 올리려는 자세를 취했다.“전하께…”“예는 됐다!”공왕이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받쳤다.“지금은 우리 둘뿐이니, 그런 형식적인 예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백진아는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감사합니다, 전하.”그녀는 바닥에 놓인 큰 상자를 보고 짐작했다.“검사할 피를 가져오신 것입니까?”공왕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겸사겸사 몸 상태도 좀 봐주었으면 좋겠구나. 요즘 몸이 조금 불편하구나.”백진아는 자리에 앉아 받침대를 앞으로 밀었다.공왕은 순순히 손목을 받침대 위에 올렸다.백진아는 그의 맥을 짚으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몸 상태가 조금 나빠지셨고, 신장에도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분명 과로하셨겠지요?”공왕이 무력하게 웃었다.“어쩔 수 없지. 능왕이 모든 일을 넘긴 상황이라, 폐하께서 나에게 대신 관리를 부탁하셨다. 확실히 좀 피곤하긴 하구나.”“지금 몸 상태로는 과로하시면 안 됩니다. 휴식을 잘 취해야 합니다.”말하면서 그녀는 약상자에서 모세 채혈관을 꺼냈다.공왕은 피를 뽑는다는 걸 알고 손바닥을 위로 내밀었다.백진아는 그의 손가락에서 혈액을 채취한 뒤 치료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혈액 표본을 공간에 넣고 스캔 진단 시스템으로 분석했다.세정벌수의 효과는 이미 사라진 듯, 그의 몸에서 백혈병 증상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백진아는 서양 약의 복용량과 한약 처방을 조정했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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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공왕은 좋은 태도로 말하며 자신의 사정도 솔직히 털어놓았고, 최대한의 양보까지도 했다. 아주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솔직히 말해주는 그녀의 태도에 백진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의 말에 마음이 조금 움직인 듯했다. 가짜 죽음을 꾸며 도망치는 방법도 가능하긴 했지만, 그녀는 따뜻함과 사랑을 주는 백부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공왕은 그녀가 말이 없자 조금 초조해졌다. 그는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믿지 못하겠다면, 약속을 지키겠다고 맹세하마. 그렇지 않다면...”“괜찮습니다!”백진아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맹세까지 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전하를 믿습니다.”공왕의 표정은 어느새 한결 편안해져 있었다. “그럼, 이렇게 정한 것으로 하지.”백진아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일단은 이렇게 하시지요. 앞으로 전하께서 연모하는 여인이 생기면, 공왕비 자리를 내놓겠습니다.”공왕도 따라 웃었다.“좋다. 만약 그대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나도 그대에게 화리서를 주지.”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단숨에 부드러워졌고, 더 이상 어색하거나 긴장되지 않았다.하지만 백진아는 여전히 기회가 된다면 혼사를 아예 없애고 싶었다. 질질 끄는 건 그녀의 스타일이 아니었다.“이렇게 큰 일을 이렇게나 완벽하게 해결했는데, 함께 매화를 감상하며 차를 마시고 식사도 하면서 축하하는 건 어떠냐?”그러자 백진아는 난처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아직 일을 하고 있어서… 다음 기회에 뵙지요.”공왕은 조금 실망한 듯했다. “난 아직 너와 함께 식사해 본 적이 없다. 첫 식사 제안을 거절당하니, 마음이 참 씁쓸하구나. 아니면… 여기서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마.”백진아는 그가 계속 고집하는 것을 보고 다소 난처해졌다. 그녀는 그와 단둘이 식사하는 것이 마치 데이트처럼 느껴질 것 같아 싫기도 했다. 게다가 자신이 상대에게 마음이 없다면, 괜히 애매한 기대를 주지 않는 것이 맞다.그리고 여기는 고대지 않은가? 남녀가 단둘이 만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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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백진아는 회춘당을 떠나니, 한마디는 해야 할 것 같아서 고지행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공왕께서 여러 나라의 공주와 황자, 그리고 성녀를 초대하셨다고 하는구나. 나도 가서 구경 좀 하려고 한다.”고지행이 사악하게 웃었다.“그럼, 저도 함께 구경 좀 가도 되겠습니까? 월국 성녀가 절세 미녀라 듣고, 오래전부터 흠모해 왔습니다. 가까이서 한 번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게다가 명주 공주도 열정적이고 활달하시다던데, 혹시 제가 마음에 들어 혼사라도 정해지면, 외조부님의 큰 걱정거리도 해결되는 셈이지 않습니까?”백진아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기에, 이내 공왕을 바라보았다.그러자 공왕이 이내 미소 지으며 말했다.“물론 괜찮다.”그때, 능란이 뛰어왔다.“저도 갈래요! 저도 갈래요!”고지행이 느긋하게 말했다.“적융 황자가 아직 혼인 상대를 못 찾았다고 하던데. 혹시 널 마음에 들어 하면…”능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이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그럼…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백진아는 속으로 웃었다.’능란이가 은근히 자신감이 넘치네.’그렇게 해서 세 사람은 마차를 타고 공왕부로 향하게 되었다.한편 녕태비는 백진아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마중까지 나왔다.“진아야, 드디어 왔구나! 늘 공왕에게 너를 집으로 초대하라고 했는데, 이 아이가 수줍음이 많은 듯, 말을 먼저 못 걸더구나.”공왕은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진아는 바쁜 사람이잖습니까?”“신녀, 태비마마를 뵙습니다...”백진아가 무릎을 꿇어 예를 올리려고 하자, 녕태비가 서둘러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막았다.“이제 다 같은 식구인데 이런 큰 예를 올릴 필요가 뭐 있느냐?”고지행도 예를 올리는 척했다.“녕태비 마마께 인사드립니다.”녕태비는 그도 붙잡았다.“이 아이도 참! 다 식구이니, 예는 필요 없다. 어서 들어가서 몸부터 녹이거라.”일행은 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고, 이내 차가 올라왔다.대화를 통해 백진아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각국의 황자와 공주는 점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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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그에게는 호방함, 자유분방함, 힘, 그리고 자유가 어우러진 매력이 있었다. 사람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아 쉽게 떼어낼 수 없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었다.자자르는 홀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고는, 자리에 있는 유일한 여성, 심지어는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게 시선을 멈췄다.“이분은… 백가 아가씨가 아닌가? 황제의 궁연에서 본 적이 있소. 당신은 참 눈에 띄었소. 마치 초원 위에서 떠오르는 아름다운 아침 해 같았지.”그의 칭찬도 꽤 뜨겁고 직설적이었다.백진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칭찬 감사합니다. 왕자님도 아주 멋지시군요.”자자르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물었다.“멋지다?”백진아는 가볍게 헛기침했다.“잘생기고, 준수하다는 뜻입니다.”자자르는 크게 웃었다.“멋지다… 좋은 말이군. 마음에 드오.”그때, 고지행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스승님, 제 가장 큰 장점이 잘생긴 얼굴이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게다가 저는 보조개도 있는데, 어찌 오늘은 이렇게 다른 사람을 칭찬하시는 겁니까?”백진아의 입가가 살짝 떨렸다.‘뭐야, 이 녀석... 왜 내 체면을 깎아 먹는 거야? 예의상 하는 말이라는 걸 모르나?’공왕은 온화하게 웃으며 손짓했다.“자자르 왕자, 이쪽에 앉거라.”자자르는 태자, 양왕, 성왕과 예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태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아바마마께서 양국 사이를 위해 넷째 공주를 시집보내려 하십니다. 자자르 왕자의 생각은 어떠십니까?”자자르는 손을 들어 백진아 쪽을 가리켰다.“사실 공주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차라리 아가씨가…”“셋째 왕자…”그러자 공왕이 그의 말을 끊었다.“만수연에서 폐하께서 이미 나와 백가 아가씨의 혼인을 하사하셨다는 것을 잊었는가? 오늘도 그녀는 공왕부 여주인이 될 사람으로 이 자리에 온 것이다.”자자르는 잠시 멈칫하더니 크게 웃었다.“그날 너무 난장판이었어서 그런지, 그 일을 잊어버린 것 같군요.”태자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나라의 불행이었습니다. 손님 앞에서 체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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