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661 - Chapter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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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저녁이 되자 손님들은 모두 돌아갔다.백진아는 첩들과 서녀들에게 돌아가 쉬라고 명한 뒤, 혼자 남아 우희월의 곁을 지켰다.그녀는 우희월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쓰다듬었는데, 마음이 아프다 못해 오히려 이미 무뎌진 듯한 기분이었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멍하니 무릎을 꿇은 채, 종이돈을 한 장 한 장 기계적으로 화로에 넣었다.그때,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다. 상복을 입은 백경유가 다가와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었고, 종이돈을 집어 들어, 조용히 불 속에 던졌다.타오르는 불꽃이 그들의 창백하고 슬픈 얼굴을 비추었다.두 사람은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검은 나비처럼 흩날리는 재를 바라볼 뿐이었다.잠시 후, 또 다른 발소리가 들렸다. 백근당이 그들 뒤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남매를 다정하게 끌어안았다.세 사람은 그렇게 말없이 종이돈을 태웠다. 슬픔은 그들 사이를 조용히 흐르고 있었지만, 굳이 말로 위로할 필요는 없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백진아는 마지막 종이 한 장을 화로에 넣으며 나직이 물었다.“어머니 묘지는 정해졌나요?”백근당은 신흥 가문 출신으로, 변방에서 돌아온 지 몇 년 되지 않아, 아직 가문 묘지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그는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운청 도사가 요 며칠 동안 교외를 돌아다니며 찾았다. 그래서 이미 풍수가 좋은 산 하나를 골랐고, 지금 밤낮으로 묘를 짓고 있다. 비록 너무 급해서… 화려하게는 못 해주겠지만… 너희 어머니에게 참 미안하구나.”백경유가 말했다.“어머니는 그런 거 신경 안 쓰실 것입니다.”백진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 산을 아예 사서, 백씨 가문의 묘지로 쓰게요. 가능하면 주위의 땅도 함께 사서, 선산을 지키는 의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조정의 상황이 복잡하니, 혹시라도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곳이 백가 자손들의 마지막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역대 왕조에서 가문 묘지와 선산을 관리하는 의지는 세금을 내지 않았기에, 가문이 몰락해도 재산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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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급하지 않으니, 천천히 진행해도 된다. 정 안 되면 내가 가진 장원과 바꾸고, 땅과 돈을 더 얹어주면… 그들도 이주를 원할 것이다.”고지행이 말했다.“그런 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이런 일은 저희 같은 사내들이 하면 되니.”백진아는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였다.“그래. 돈은 회춘당에서 받을 돈에서 빼거라.”고지행이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물론이지요. 제가 백가의 데릴사위도 아니고, 어찌 백가 조상 묘지에 돈을 쓰겠습니까.”그 말에 백근당도 웃음을 보였다. 그는 속으로는 백진아와 공왕의 혼사가 틀어지면, 고지행과 맺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저택 안에는 남아 있는 하인이 많지 않았기에, 요 며칠 동안, 고지행이 사람을 데리고 안팎을 정리하며 백진아의 제자 신분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배웅했다. 모든 일이 빈틈없이 완벽하게 처리됐다.참으로 괜찮은 청년이었다!묘지라는 큰일이 드디어 정해지자, 백진아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다행히 우희월의 묘를 만드는 데에도 며칠 걸리지 않았다. 풍습상, 부인이 먼저 죽으면 본묘에 들지 못하고, 부군이 죽은 뒤에야 합장하기 위해 다시 이장할 수 있었다.그래서 운청 도사는 부부 합장묘 자리까지 함께 잡아두고, 길일을 골라 공사를 시작했다.그렇게 우희월이 세상을 떠난 지 칠 일째 되는 날, 발인을 시작했다.‘쾅!’관 뚜껑이 닫히며, 산 자와 죽은 자의 세계가 완전히 갈라지게 되었다. 이번 생에서는 그녀와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었다.곧이어 통곡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한편 백진아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눈물이 다 말라버린 건지, 아니면 마음이 굳어버린 건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그녀는 기계처럼 움직이며, 그저 조문 온 여인들에게 절을 하거나 상여 행렬을 따라 백가를 나설 뿐이었다. 하얀 상여 깃발이 찬바람에 요란하게 흔들렸고, 종이돈이 허공에 날려 흩어졌다.먹구름이 창백한 겨울 햇빛을 가리며, 이내 눈이 쏟아지듯 내렸다.상여 행렬은 장엄하게 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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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월국 태자는 월국에서 전해진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의 형제들마저 백리효천의 죽음을 눈치채고, 이미 황위 쟁탈을 시작한 뒤였다.세간의 입을 막이 위해서, 그는 반드시 아버지의 원수를 죽이고, 그 머리를 들고 돌아가야만 했다. 고지행이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당신의 아버지가 죽은 것이, 우리 스승님과 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증거는 있습니까?”그와 동시에, 온화하면서도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 증거도 없으면서, 괜히 이곳에서 소란 피우지 말거라!”고개를 돌리자, 공왕이 용무늬가 새겨진 예복을 입은 채로 말을 타고 다가오고 있었다. 정식 황태제가 된듯한 모습이었다.월국 태자가 차갑게 말했다.“하고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공왕 전하, 설마 백진아를 두 나라 전쟁의 화근으로 만들어, 백성들에게 욕먹게 할 생각입니까?”백진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백성들은 순박하지만, 그만큼 쉽게 선동되기도 한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나라의 죄인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공왕은 고삐를 잡아 말을 멈추고, 차분하게 말했다.“그럴 일은 없다. 난 이미 국경의 장수들에게 월국을 공격하라 명했다. 너희 월국인은 우리 대량의 땅에서 방화, 약탈을 일삼고, 고충 같은 사악한 술법으로 사람을 해쳤다. 우리 장수들이, 뭐 장식인 줄만 아느냐? 이렇게까지 능욕을 당하게 가만히 둘 것 같으냐!”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가득해서, 순식간에 사람들의 분노와 애국심이 들끓게 만들었다. 구경하고 있던 백성들 중에도 며칠 전 시충이 사람을 해치는 것을 직접 본 자들이 있었기에, 그들은 더 격앙되어 외쳤다.“사악한 술법 쓰는 괴물들! 대량에서 물러가라!”“여긴 대량이다! 저놈들을 죽여라!”“월국 놈을 죽여라!”“아버지의 원수는 무조건 갚아야 하는 법! 오늘 반드시 백진아의 목숨을 거두겠다!”월국 태자의 눈이 붉게 타올르며, 곧바로 백진아에게 달려들려 했다.그러자 공왕이 담담하게 그를 막았다.“신중히 행동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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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오약설은 고결하고 차가운 미소를 진 채로, 손을 번쩍 들어 거문고 줄을 세게 튕겼다. 그러자 부드럽던 선율이 갑자기 거칠고 급박하게 변했다.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지며, 넋이 나간 듯한 상태에서 점점 광기에 물들어 갔다. 그리고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공격할 사람이 없으면 자신을 때리기까지 했다.시녀가 눈 위에 의자를 내려놓자, 오약설은 가볍게 내려앉았다. 그녀의 손이 빠르게 현을 타고 움직였다. 거문고에서 쏟아지는 소리는, 마음까지 파고드는 마성의 소리 같았다.하나하나의 음이 보이지 않는 화살처럼 사람들의 귀속으로 꽂혀 들어갔다.백경유는 이미 버티지 못하는 듯했다. 그는 귀를 막고 비명을 질렀는데, 입가에서는 이미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백진아는 그를 한 손으로 쳐 기절시키고, 그대로 들어 올려 우희월의 관 위로 던졌다.백근당, 백경패, 고지행은 이미 유명궁과 암위들을 이끌고 월국 진영으로 돌진해 들어갔다.“하나 죽이면 본전이고! 둘 죽이면 이득이다! 당장 죽이거라!”백경패는 눈이 뒤집힌 채,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그는 적의 공격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진의댁은 월국인에게 이용당해, 적과 내통해 적을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리고 많은 백부의 하인과 호위, 암위를 죽였고, 심지어는 백우씨마저 죽여 버렸다. 그 고통과 억울함이 이 순간 폭발하고 있었다.백진아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 손에는 연검, 다른 손에는 덩굴을 쥐고 미친 듯이 싸웠다. 하얀 상복은 이미 적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하지만 거문고 소리에 홀린 백가 호위들이 서로를 죽이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이내 몸을 날려 덩굴을 휘두르며 오약설 앞으로 돌진했다.손에 쥔 연검이 곧장 그녀의 심장을 향해 다가왔다.오약설은 그녀의 눈빛에 차가운 빛이 스치는 것을 보았지만 놀라지도, 피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다시 한번 거문고 줄을 강하게 튕겼다.그러자 거문고에서 수많은 은침이 쏟아져 나왔는데, 은은한 향이 섞여 있는 것 같았다.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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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오약설은 실망한 눈빛으로 연천능을 바라보고 있었다.“빙령산에서 전하가 그렇게 미친 듯이 날뛰었던 것도, 다 이 여자 때문이었습니까? 전하와 화리하고, 폐하를 죽이기까지 한 원수입니다!”월국 태자도 따라서 분노했다. “네 친아버지를 죽인 여자를 지키겠다고?”오약설이 다급히 소리쳤다.“그럼 빨리 죽이십시오!”백진아를 죽여서 그녀의 목을 들고 월국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백리효천의 복수를 했다는 명분 하나로도 엄청난 민심을 얻을 수 있었다.월국 태자도 연천능에게 귀띔하는 오약설의 의도를 이미 눈치챘기에, 연천능에게 공을 빼앗길 생각은 없었다.그래서 곧장 검을 들어 백진아를 향해 찔렀다.연천능은 이내 백진아를 자신의 뒤로 감싸며 외쳤다.“널 죽일 수도 있으니, 이만 물러가거라!”월국 태자는 이를 악물었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너…! 지금은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때다!”그 순간 어디선가 외침이 터졌다.“반역자 능왕이다! 당장 목을 베어라!”이어 주위에서 대량의 병사들이 몰려들었고, 월국 태자 일행을 완전히 포위했다.월국 태자의 얼굴이 이내 창백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연천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당장 백진아를 죽이고, 그 머리를 들고 돌아가 아바마마의 제사를 지내야 한다!”“죽고 싶으냐!”연천능은 백진아를 등 뒤에 두고, 손을 들어 장풍을 쐈다.강렬한 장풍이 눈보라를 휘감으며 월국 태자를 공격했다.월국 태자는 이렇게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연천능이 자신을 공격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정말 적과 아군도 구분 못 하는 미친 짓이었다!그 역시 분노를 터뜨리며 맞받아쳤다.‘쾅!’두 장력이 충돌하며, 천둥 같은 굉음이 터졌다. 월국 태자는 그대로 뒤로 튕겨 나갔다. 오약설이 그를 받아냈지만, 그는 이내 피를 토해냈다.연천능 역시 호흡이 가빠진 채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백진아는 그의 등을 바라봤는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그의 등은 지금 빈틈투성이였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하얀 상여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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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어둠. 오직 어둠뿐이었다.백진아는 너무 무서웠다. 비록 죽음은 두렵지 않았지만… 어둠만큼은 그 무엇보다 무서웠다.어둠 속에서 느끼는 고통은 배로 증폭되어, 그녀는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그녀는 한 줄기 빛을 찾기 위해 어둠 속을 기어갔다. 아주 작은 빛이라도 희망이지 않은가?얼마나 발버둥 쳤을까?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주 멀리서, 아주 아득한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그녀의 공포와 고독을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진아야, 우리 착한 딸, 어서 눈을 뜨거라! 그렇지 않으면 이 아비는… 그래도 널 사랑할 거다…”“누이, 죽으면 안 됩니다! 저는 이미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누이까지 잃을 수 없습니다!”“찍찍, 찍찍! 일어나, 일어나!”“스승님, 계속 안 일어나시면, 이 제자가 정말 스승님과 혼인할 것입니다!”“백진아! 내 병도 아직 안 나았는데, 날 평생 어린애로 만들 셈이야? 어림도 없어!”“진아야, 나는 네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다. 태제비가 되어… 훗날 황후까지 되어야지.”“아가씨… 아가씨… 흑…”그렇게 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번엔 요란한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시끄러워!”백진아는 힘겹게 눈을 떴다. 희미하게 흐릿하던 시야가 걷히자, 연보랏빛 침상 휘장이 보였다.춘화와 추월이 눈을 크게 뜬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들의 눈에는 믿기 힘든 기쁨이 가득했다.두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아가씨! 깨어나셨습니까?”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밖에 무슨 소리냐?”춘화가 울먹이며 말했다.“다른 집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입니다. 오늘은 제야예요!”추월은 그대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외쳤다.“보살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무량천존 감사합니다, 토지신 할머니, 조왕신님까지… 다 감사합니다…”곧이어 춘화가 갑자기 돌아서더니, 밖으로 달려 나가며 소리쳤다.“어서! 어서 대감님과 도련님께 아가씨가 깨어나셨다고 알리거라!”백진아는 팔로 몸을 지탱해 일어나려고 했지만 온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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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백근당이 다급하게 물었다.“독침이 아직 다 제거되지 않은 건 아니냐?”백경유는 눈을 붉히며 말했다.“갈비뼈가 제대로 붙지 않은 건 아닐까요?”고지행은 맥을 짚어봤지만,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몸을 계속 뒤척이는 백진아를 붙잡으며, 초조하게 물었다.“어디가 아픈 건가요? 빨리 말씀하십시오!”백진아는 당황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마음이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뼈도 아프다. 온몸의 털구멍 하나하나까지 다 아프구나. 어서 약을 주오...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아…”고지행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이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 크게 다친 지 얼마 안 됐으니, 아픈 건 정상입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것입니다.”백진아는 괴롭게 고개를 저었다.“그래도 너무 아파…”백근당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떠올랐다. 그는 급히 고지행을 밀어내고 백진아를 품에 안으며 토닥였다. “우리 진아, 괜찮다. 아비가 있잖아. 아비가 후후 불어주면 아프지 않을 것이야.”그는 어릴 적처럼, 그녀의 이마에 바람을 불어주었다.백진아는 어찌할 바 모르는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봤는데, 이내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아버지! 머리가...”백근당의 머리카락은 검은 머리카락이 한 올도 남아 있지 않게 하얗게 변해있었다.백근당은 웃으며 말했다.“경유가 그러더구나. 하얀 머리가 더 보기 좋다고.”백경유는 눈물을 머금은 채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예. 신선 같은 느낌입니다. 신의곡 곡주님처럼요…”백진아는 목이 멨다. “아버지, 제가 불효녀네요. 이렇게까지 걱정을 끼쳐드렸다니...”백근당은 그녀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괜찮다. 시간이 지나면 다 나아진다. 다 좋아질 것이야.”백진아의 마음이 저렸다. 그녀는 목도 아프고, 눈도 아팠다. 울고 싶었지만, 눈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모든 고통을 억지로 눌러 담는 것 같았다.고지행이 부드럽게 말했다.“죽이라도 좀 드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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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두 사람이 그 말을 듣자마자, 하던 일을 내려놓고 다가왔다.춘화가 침상의 휘장을 걷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 의지의 정원으로 가서 잠시 머물며, 부인의 상을 지키겠다고 하셨어요.”백진아는 옛사람들이 초막을 짓고 상을 치르는 풍습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이내 추월이 물 대야를 가져오며 말했다.“아가씨, 먼저 세수하시고, 음식도 조금 드시지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따뜻한 물을 준비해주거라. 목욕 좀 하고 싶다.”한 달 넘게 침상에 누워 있었으니, 온몸에서 냄새가 날 지경이었다.그녀는 죽 한 그릇과 작은 만두 하나를 먹은 뒤, 젓가락을 내려놓고 물었다.“뢰십은 돌아왔느냐?”그날 궁에서 나온 뒤, 백진아는 진법에 이끌려 뢰십 일행과 헤어졌고, 그 이후로는 그들을 보지 못했기에,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춘화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결국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그날 그들도 적의 미혼진에 걸려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뢰십 일행도 세 명이 더 죽어... 무공이 좋은 뢰십과 뢰십일 둘만 살아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집안에 그런 일이 생겼으니, 장군께서 그들을 내쫓으려 하셨지요. 그들이 죽어도 떠나지 않겠다고 하자, 결국 소자묵에게 보내 상처를 치료하게 하고 아가씨의 처분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저는… 청초를 보내 그들을 돌보게 했어요.”백진아는 잠시 생각한 뒤 의견을 냈다.“일단 그곳에 머물라 하거라. 소자묵이 도울 수 있을 테고, 아이들도 모여 있으니, 이런저런 일을 겪기 마련이야.”춘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사실 청초를 보낸 일로 백진아가 화낼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이때 하인이 들어와 보고를 올렸다.“황태제 전하께서 오셨습니다!”백진아는 눈썹을 찌푸렸고, 곧 멀리서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춘화가 기뻐하며 말했다.“황태제께서 오셨습니다. 아가씨가 쓰러져 있는 동안, 매일 와서 아가씨의 곁을 지켜주셨어요. 어제 아가씨께서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오셨는데, 아가씨가 자고 계셔서 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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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백진아는 마음이 아파왔다. 마음속에서는 이미 슬픔으로 강을 이루었지만, 눈물이 한 방울도 흘러나오지 않았다.어쩌면… 그녀는 이제 다시는 울 수 없게 된 걸지도 모른다.연경곤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많은 사람이 죽었다. 능왕에게 다쳤던 월국 태자는 난리통 속에서 살해되었고, 능왕의 시신은 오약설에게 빼앗겼다.”그의 말은 단호했지만, 그날의 처참한 혈투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충분히 짐작하게 했다.“시신을 빼앗겼다고요…”백진아는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고, 마음이 끝없이 가라앉았다.연천능도 백리효천처럼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돌아와서 그녀에게 복수하려 들지 않을까?그때가 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백리효천을 상대했을 때처럼, 연천능마저 재로 태워버릴 수 있을까?그 상상만으로도 백진아의 심장은 칼에 베이는 듯 아파왔다. 그녀는 숨도 가빠져서 거의 질식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연경곤이 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진아야, 왜 그러느냐? 어의를 부를까?”백진아는 고개를 저었다.“머리를 다친 것 같습니다. 자꾸 어지럽고 졸리네요. 이만 들어가서 쉬고 싶습니다.”그녀는 곧 쓰러질 것 같은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결국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밤이었다. 그녀는 곁에서 밤을 지키던 춘화와 추월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뒤, 공간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다.공간이… 처음 상태로 돌아가 있었기 때문이다!영천수와, 오십 평 남짓한 약 밭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만 평의 약 밭도, 넓은 창고도, 삼 층짜리 건물도, 말도, 덩굴도, 뱀도… 전부 사라졌다!심지어는 금화가 전부 사라진 채, 오히려 시스템에 10자리 수의 빚까지 생겨 있었다!그리고 반년 안에 갚지 못하면, 시스템이 숙주와 함께 자폭한다는 조건까지 붙어 있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백진아는 급히 금화 내역을 확인하고, 힘없이 풀밭에 주저앉았다.그녀가 많은 사람을 죽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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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추월도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말을 덧붙였다.“그리고 온실에서 키운 꽃들도 이제 수확할 수 있게 되어서 다 꽃차로 만들었습니다. 채소도 잘 팔려서, 많은 대갓집에서 직접 가게로 와서 사 가요.”백진아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을 보니, 그래도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춘화가 덧붙였다.“소자묵 일행도 돈을 잘 벌고 있어서 즐거운 설을 보냈습니다.”추월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아가씨의 주루도 신선한 채소 덕분에 장사가 아주 잘됩니다.”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올해는 백부에게 기쁜 일이 너무나도 적었기 때문이다.정월 초이틀이라 그런지 길에 행인이 거의 없어, 일행은 금세 정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정원은 크지 않아 다섯, 여섯 채의 독립된 별채만 있었다. 비록 첩들과 서녀, 서자들이 모두 함께 지내야 했지만, 그래도 백부의 음울하고 답답한 분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기뻐했다.가까운 사람들이 슬퍼할 때, 남들은 이미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백근당, 백진아, 그리고 백경유를 제외하면, 이제 우희월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는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조차 잊은 듯했다.백진아는 눈처럼 하얀 여우 털 망토를 걸치고, 화장기 하나 없이 창백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아무런 생기도 없었다.그저 멀리 눈으로 덮인 산을 바라보며, 입김을 내뿜을 뿐이었다.이내 고지행이 다가와 그녀의 뒤에 서서 조용히 물었다.“무엇을 보고 계십니까?”백진아가 담담히 물었다.“어머니께서… 저 산에 묻혀 계신 것이냐?”고지행이 고개를 끄덕였다.“예. 향과 제물은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조금 쉬셨다가, 가서 제사를 올리시면 됩니다.”백진아는 고개를 돌려, 은은하게 미소 지었다.“역시 내 제자답구나. 이렇게 세심하다니, 집사 자질이 있어.”고지행이 웃으며 받아쳤다.“저를 집사로 만들고 싶으신 것입니까?”백진아가 답했다.“그럴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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