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911 - Chapter 920

974 Chapters

제911화

늪은 미끄러웠고, 무진은 거세게 잡아당겨지는 바람에 그대로 진흙탕에 넘어졌다.그는 질질 끌려가며 수렁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무진!”풍일이 크게 외치며 가까스로 그의 팔을 붙잡았다.백진아는 덩굴 채찍을 휙 휘둘러 무진의 허리를 감아 세차게 끌어당겼다.연천이 연검을 휙하고 휘두르자, 검기가 늪을 가르며 스쳐 지나갔다.‘푹!’무언가 잘려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백진아와 풍일은 미처 힘을 거두지 못한 채 무진을 끌고 연달아 뒤로 물러났고, 진흙탕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백진아는 발밑이 미끄러지는 것을 느끼고는 뒤로 벌러덩 넘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그녀의 등은 단단한 품 안으로 부딪혀 들어갔다.연천능이 그녀를 꽉 끌어안으며 물었다.“괜찮으냐?”백진아의 심장이 순간 빨라졌다.그녀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악!”바로 그때, 무진이 또 비명을 질렀다. 그는 두 손으로 자기 다리를 미친 듯이 붙잡고 있었다.백진아는 급히 연천능의 품에서 벗어나 그에게 달려가 상태를 살폈다.연천능은 벌렸던 팔을 허전하게 내린 채 뒤따라갔다.무진의 다리에는 문어 촉수 같은 것이 감겨 있었다.잘려 나간 상태였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듯 꿈틀거렸고, 빨판은 그의 다리에 달라붙은 채 끝부분이 살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백진아는 곧바로 의념으로 그 괴물을 공간 안으로 집어넣어 분석했다.그리고 알코올과 외상약을 꺼내 무진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무진의 드러난 피부는 어두운색이었지만, 다리는 꽤 하얬다.연천능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고, 무진에게 싸늘한 눈총을 날렸다.주인의 질투 어린 냉기를 느낀 무진은 황급히 다리를 움츠렸다.“저,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뢰십일이 얼른 백진아의 손에서 물건을 받아 들었다.“누이, 제가 할게요.”상처가 심하지 않았기에 백진아는 그들에게 맡겼다.그리고 무진에게 새 방호복과 고무장화를 건네 갈아입게 했다.그때 시스템 분석 결과가 나왔다.이것은 놀랍게도 변이 문어였다!게다가 일반 문어보다 수백 배나
Read more

제912화

백진아는 연천능이 능글맞게 군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연천능의 지나치게 진지하고 더없이 엄숙한 표정을 보자… 아무래도 괜히 이상하게 생각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속이 엄청나게 답답했다!연천능의 차가운 눈빛에 웃음기가 스쳤다. 그는 이내 평온한 늪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 늪 안에 저런 괴물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구나. 오약설이 새를 타고 이동한 것도 이상하지 않아.”‘새를 타다니…….’백진아는 못내 속으로 헛기침했다. 그녀는 또 이상한 생각을 해버렸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비누를 집어 던지고, 솔로 머릿속을 박박 닦아내고 싶었다.“이 늪 안에 아직도 저 괴물이 있는지 탐지할 수 있느냐?”연천능의 표정은 어두웠다. 하늘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고, 밤이 되면 더 위험해질 터였다.백진아가 시스템 자동 스캔 기능을 켜기도 전에, 늪 여기저기에서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것들이 이쪽으로 헤엄쳐 오고 있었다.게다가 촉수까지 수면 위로 뻗어 나오더니, 물 위에 떠 있던 문어 괴물의 고기 조각을 휘감아 끌고 갔다.뢰십이 백진아 뒤에 서서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누이, 이 늪 전체가 전부 저런 놈들인 것 같습니다!”진흙탕에서는 폭탄이나 소이탄도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백진아는 멀리 작은 숲 하나를 발견하고 말했다.“이 늪을 건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모두 그녀를 바라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백진아는 멀리 있는 숲을 가리켰다.“첫 번째는 제가 덩굴 초고로 저쪽 나무를 감아 연결한 뒤, 여러분이 덩굴을 밟고 경공으로 건너가는 방법이에요. 두 번째는 여러분을 전부 기절시켜 제 공간 안으로 넣은 뒤, 제가 데리고 건너가는 방법입니다.”연천능은 즉시 결정을 내렸다.“두 번째 방법으로 하지. 하지만 나는 너와 함께 밖에 있겠다.”백진아는 약병 하나를 꺼냈다.“한 사람당 한 알씩이에요.”뢰십일이 사람들에게 약을 나눠 주었다.백진아가 설명했다.“여러분을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제 공간에는 자기 보호 기능이
Read more

제913화

언덕은 지형이 비교적 높아, 울창한 식물로 가득 덮여 있었다. 그중에는 백진아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식물도 많았다.그녀는 잎사귀를 따서 공간 안으로 보내 검사했는데, 놀랍게도 상당수가 약재였고, 그중에는 매우 귀한 것도 있었다.백진아는 당연히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평범한 약재는 한두 포기만 캐서 공간 속 산에 옮겨 심어 천천히 번식시키고, 귀한 약초들은 모조리 싹쓸이했다.걷다 보니 앞쪽 지형이 움푹 꺼져 있어, 하나의 분지처럼 형성되어 있었다.분지 위로는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백진아는 공기 속에서 습기를 느꼈다.연천능은 주변 환경을 한 번 살펴보며 말했다.“날이 어두워졌으니, 우선 좀 쉬어 가지.”이렇게 낯설고 위험한 환경에서는 밤이 가장 위험했다. 게다가 오약설이 분명 근처에 함정과 진법까지 설치해 두었을 터였다.방호복을 입고 있으니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볼일 보는 것도 불편했다.백진아는 공간에 들어가 간단히 해결하고 왔지만, 연천능은 하루 종일 물 한 모금, 밥 한 술 못 먹은 데다 생리 현상까지 참고 있었다.정말 잘도 참는다 싶었다!백진아는 공기를 공간 안으로 보내 검사해 보고 독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 말했다.“좋아요. 여기서 잠깐 쉬시지요.”연천능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순간 그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그는 조금 민망한 듯 헛기침을 했다.“흠…… 좀 배가 고프군.”백진아가 말했다.“공기에도 독이 없으니 음식을 먹어도 되고, 방호복도 벗어도 됩니다.”연천능은 방호복을 벗어 던졌다. 안쪽 옷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온몸이 끈적거려 불쾌했다.그는 눈을 반짝이며 그녀를 바라봤다.“방법이 있다면 목욕도 좀 할 수 있겠느냐? 나는… 깔끔한 걸 좋아해서.”백진아에게는 방법이 있었다.“예. 하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습니다.”연천능이 말했다.“무진의 배낭 안에 갈아입을 옷이 들어 있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평평한 장소를 찾은 뒤, 영수소축 침소 안의 욕조를 꺼내 놓았다.연천능의 눈빛이 번
Read more

제914화

그 흉터의 위치는 정확히 심장 뒤쪽이었다. 만약 심장을 찔렀다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연천능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으니,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설마 심장의 위치가 남다른 건가? 아니면 전설 속의 심장이 반대로 달린 체질인가?그 생각이 든 백진아는 곧바로 그를 스캔했다. 그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었고, 심장에는 관통상이 남아 있었다. 그 상태로 살아남은 건 정말 하늘이 도운 기적이었다.아니, 그 기적은 오약설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연천능이 말했었다. 오약설이 무술로 상처 악화를 억제해 목숨을 부지하게 했다고.생각해 보면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데도 연천능이 오약설을 죽이지 않고 가둬만 둔 건, 아마도 그를 살려준 은혜를 생각해서였을 것이다.가장 비참하고 힘들었던 시절을 오약설이 곁에서 함께 견뎌 주었고, 두 사람은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저와 사제 사이였다.반면 그는 백진아에게 오직 증오만 품고 있었다. 그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녀를 향한 증오가 있었기에 그 고통스러운 세월을 버틸 수 있었다고.왜인지 백진아의 마음 한구석이 시큰했다.하지만 연천능과 오약설 사이에 어떤 감정이 있든, 백진아는 반드시 오약설을 죽여 어머니의 원수를 갚을 생각이었다.오약설은 절세미인이었지만, 마음은 독사처럼 잔인했다.백진아와 그녀는 아무 원한도 없던 사이였다. 그런데도 단지 연천능 때문이라는 이유로, 질투심 때문에 그녀는 백진아의 어머니를 죽였다. 또 백진아를 화살에 꿰뚫리게 했고, 백진아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스스로 배를 갈라 아이를 꺼내야 했다.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져 모녀가 생이별까지 하게 되었다.그 여자보다 더 악독하고 잔인한 독사는 없을 것이다.“아버지, 어머니, 으앙…….”보아의 울음소리가 백진아를 현실로 끌어당겼다.그녀는 급히 영수소축 안으로 들어갔다. 적염과 네 마리 늑대가 폴짝폴짝 뛰며 보아를 달래고 있었다.보아는 장난감을 손에 꼭 쥔 채, 서럽고 불안한 얼굴로 울고 있었다.“보아야!”백진아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보아
Read more

제915화

백진아는 커다란 욕조와 바닥에 벗어 둔 연천능의 옷을 보고, 정신력으로 공간 안에 집어넣었다.“공간 안 사람들을 깨워서 나와 밥이라도 먹게 할까요?”연천능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그냥 공간 안에 있게 하거라. 사람이 너무 많으면 무족의 시선을 끌 수 있으니.”사실 그는 세 식구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들이 나오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백진아는 그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 보아의 쾌활한 웃음소리가 멀리까지 퍼지는데도, 무족에게 들킬까 봐 걱정하는 기색은 전혀 없지 않은가!연천능이 조용히 말했다.“배고프구나.”백진아는 그를 흘겨보며 공간에서 작은 나무 탁자와 방석 두 개를 꺼냈다. 그리고 정신력으로 만두와 죽, 볶음 요리, 푹 끓인 생선과 닭고기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마지막으로 작은 야명주 하나를 탁자 가운데 두었다.“밥! 밥!”보아는 작은 손을 짝짝 치며 무척 기뻐했다.백진아는 방석 위에 책상다리하고 앉아, 숟가락으로 죽을 천천히 저었다.보아는 두 팔을 벌리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어머니, 밥.”연천능은 몸을 숙여 보아를 백진아에게 건넸고, 그녀는 아이를 받아 무릎 위에 앉혔다.“우리 보아, 참 착하구나!”연천능이 몸을 내밀어 보아의 볼에 입을 맞추려 했지만……보아의 얼굴을 스치더니, 그대로 백진아의 뺨에 입술이 닿았다.“당신!”백진아는 한창 죽을 식혀 먹이던 중이라, 기습을 당해 몹시 화가 났다.하지만 아이 앞이라 소리를 지를 수도 없었다.연천능은 진지한 얼굴로 사과했다.“미안하구나. 불빛이 어두워서 위치를 잘못 맞췄다.”그 태도가 어찌나 진심 어린지, 누가 봐도 실수라고 믿을 정도였다.보아는 즐겁게 손뼉을 치며 몸을 들썩였다.“뽀뽀! 뽀뽀!”“……”백진아는 치미는 화를 억지로 삼키며, 묵묵히 보아에게 죽을 먹여 주었다.연천능은 계획이 성공했다는 듯 미소를 짓고 맞은편 방석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그는 먼저 죽 한 그릇을 먹은 뒤, 정성스럽게 생선 가시를 발라냈다.백진아는 보아를 배불리
Read more

제916화

연천능의 손이 순간 멈췄다. 그리고 깊고 그윽한 눈으로 백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원래 깔끔한 성격이다. 몸도 마음도 오직 너 하나뿐이고, 모두 너만의 것이다. 다른 여자와는 조금의 인연도 없었다. 그저 네가 돌아오길 바라며, 앞으로는 부부로서 함께 늙어가길 바랄 뿐이다.”물론 예전에 시녀나 오약설을 일부러 안으며 백진아를 질투하게 만들었던 일은, 그는 선택적으로 잊어버렸다. 어차피 백진아도 기억을 잃지 않았는가?‘흠, 안 좋은 기억은 그냥 다 잊어버리는 게 낫지.’백진아는 잠시 멍해졌다. 황제라면 후궁 삼천이 기본이라고 들었는데, 연천능에게 후궁이 없다니?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설마… 그쪽이… 안 되는 건가?’그녀의 눈은 샘물처럼 맑아서 생각이 그대로 드러났다. 연천능은 단번에 그녀의 속마음을 읽어냈고, 이내 얼굴이 새까맣게 굳었다.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 시험이라도 해볼 테냐?”백진아는 깜짝 놀랐다.‘이 사람, 설마 독심술이라도 있나?’“하하… 아무 생각도 안 했습니다.”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차를 마시며, 괜히 찔리는 마음을 감췄다.연천능의 입가에 아주 옅은 미소가 번졌다. 마치 산들바람처럼 은은한 웃음이었다.그러다 갑자기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백진아 옆으로 와 앉더니, 그녀와 보아를 함께 끌어안고 몸을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부드럽고 말랑한 감촉이 입술 위에 닿았다. 그는 이마를 그녀의 이마에 기대고, 코끝으로 그녀의 코끝을 살짝 문질렀다. 그리고 아주 희미한 탄식이 얇은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백진아는 깜짝 놀라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이미 떨어진 뒤였다.보아는 아버지가 어머니에게만 뽀뽀한 것을 보자 불만스러워졌다. 아이는 재빠르게 연천능 몸 위로 기어 올라가 입술을 쭉 내밀더니 냅다 입을 맞췄다.연천능과 백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딸은 아버지의 전생 연인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모양이다.연천능은 아무리 결벽증이 심해도 딸은 전혀 싫
Read more

제917화

백경유는 그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바로 식사를 하게 했다.사람들은 음식을 먹자마자 단전 안에서 따뜻한 기운이 천천히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신선의 영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온몸이 편안해지고 정신까지 맑아졌다.모두 서둘러 가부좌를 틀고 내공을 운용했고, 진기가 눈에 띄게 강해진 듯했다.백진아는 딸을 안고 잠시 잠을 청했다가, 이내 일어나 가부좌를 틀고 영수 비술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그때 바람 한 줄기가 불어 책장이 휙 넘어갔다. 그녀는 그곳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내용과 삽화 같은 것을 발견했다.‘응? 이 비술은 이미 수도 없이 읽었고, 심지어 외울 정도였는데 어째서 못 본 내용이 있는 걸까?’그녀는 비술을 집어 펼쳐 보았다. 그러자 내용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첫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영수 비술 제2층.’안의 내용은 그녀가 이전까지 수련하던 부분과 이어지면서도 훨씬 더 깊은 단계였다.아무래도 지금까지 수련한 건 제1층이었던 모양이었다. 며칠 전 힘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단순히 내공의 병목을 돌파한 것만이 아니라 영력 역시 제1층을 돌파한 것이었다.즉, 진기와 정신력이 모두 강해진 셈이었다.그녀는 영수 비술의 마지막 장을 넘기다가 순간 눈을 크게 떴다.“이건 또 뭐야!”자세히 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둘이서 진행하는 수련법이었다!게다가 상대를 영수소축 안으로 데려올 수도 있고, 함께 수련하면 영력을 빠르게 올릴 수 있으며, 영력이 4층에 도달하면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공간을 조종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었다.‘그런 일을 해서 서로의 내공이 오른다고? 말도 안 돼!’백진아는 믿지 않았다.그녀는 우선 이 부분은 제쳐두고 앞부분 수련부터 계속하기로 했다.날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 그녀는 푸짐한 아침상을 차려 공간 밖으로 내보냈다.그녀는 공간 안에서 보아와 함께 식사하고 새 장난감을 교환한 뒤, 밖에서 신나게 뛰놀던 적염과 네 마리 늑대를 불러들였다.그리고 보아에게 말했다.“보아야, 여기서
Read more

제918화

곧이어 백진아는 해독할 수 있는 약초 군락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랜 세월 서로 상생상극하며 생겨난 결과물이라, 다른 곳에서는 큰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그 약초를 굳이 공간 안으로 옮기지 않았다.분지라 바람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지형은 점점 낮아졌다. 기온은 더 높아지고 청흑색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그래도 시야 자체는 나쁘지 않아, 이삼백 미터 밖까지는 충분히 볼 수 있었다.분지 안은 울창한 나무와 무성한 꽃과 풀로 가득했다. 기이한 꽃과 희귀한 약초가 사방에 널려 있었고, 괴이한 암석과 종유굴까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마계의 황야 같은 느낌이었다.아름다웠다. 하지만 위험한 아름다움이었고, 공포스러운 아름다움이었다.백진아는 수많은 희귀 약재를 발견했다. 이곳은 천 년 가까이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기에, 백 년 된 약초나 천 년 된 약초조차 흔했다.그녀는 정신력으로 약초를 대거 채집했다. 백 년이든 천 년이든 모조리 공간 약밭과 약산에 옮겨 심었다.하지만 함께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온 사람들도 챙겨야 했다. 그래서 쉽게 채집할 수 있는 귀한 약초는 일부러 남겨 두고, 모두 자유롭게 캐 가게 했다.천년 영지버섯, 천년 산삼, 천년 하수오……사람들은 순식간에 큰 재산을 손에 넣었다. 물론 살아서 이 악마 늪을 빠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지만 말이다. 바로 그때, 백진아의 눈에 천년 현빙초 한 포기가 들어왔다. 현빙초는 해독 약재였다. 공간 안에도 세 포기나 있긴 했지만, 공간에서 자란 지 1년 남짓이라 바깥 기준으로는 백여 년 정도에만 불과했다.그러니 이 천년 현빙초는 엄청난 보물인 것이었다!백진아는 뿌리를 상하지 않게 직접 캐내고 싶었다. 그녀는 용음 비수를 꺼내 현빙초를 파기 시작했다.연천능은 용음 비수를 보자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가슴 부근을 짚었다가, 곧 재빨리 손을 떼었다.바로 그 순간! 옆 풀숲에서 검은 액체 한 줄기가 튀어나왔다.백진아는
Read more

제919화

백진아는 자기도 모르게 백경유의 손을 잡았다.“무서운 것이냐? 보아가 있는 곳으로 보내 줄까?”백경유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이런 광경은 평생 가도 못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아요.”연천능은 남매가 맞잡고 있는 손을 보자,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두 사람 사이로 성큼 걸어 들어오더니, 남매의 손을 떼어 놓고는 그대로 백진아의 손을 잡았다.물론 결과는 남매 둘의 싸늘한 눈초리였다.‘흠.’그는 아무것도 못 본 척 태연하게 백진아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백진아는 손을 빼 보려 했지만 당연히 놓아주지 않아, 결국 한숨을 쉬며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지형은 더 낮아지고 구조도 복잡해졌다. 심지어 이곳 역시 카르스트 지형이었다.다행히 지금까지 만난 거대 동물은 인간이라는 생물을 잘 모르는 듯했다. 사람이 먼저 공격하거나 먹이를 건드리지 않으면, 놈들도 선제공격은 하지 않았다.모두 조심스럽게 반나절쯤 더 이동했을 때였다. 멀리서 싸우는 소리와 비명이 들려왔다.사람들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혹시 오약설을 찾은 걸지도 몰랐다!연천능이 손을 아래로 눌러 신호를 보내자, 모두 재빨리 몸을 숨겼다. 자세히 들어 보니 여자의 다급한 비명과 고함이 들렸다.연천능은 다시 은밀히 접근하라는 손짓을 했다. 사람들은 허리를 낮추고 나무와 바위, 수풀 등을 엄폐물 삼아 천천히 잠입했다.멀리서 보니 오약설은 거대한 바위 뒤에 숨어 있었고, 주변에는 아름다운 시녀 네 명과 건장한 호위무사 네 명이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그리고 거대한 바위 앞쪽에는 무족 사람이 거대한 괴물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그 괴물은 호랑이였다. 하지만 평범한 호랑이보다 스무 배, 서른 배는 더 거대한 크기였다. 흉악하고 사나운 데다 힘도 엄청났고, 폭발력 또한 강했다.놈이 입을 벌리자, 피비린내 나는 아가리가 작은 동굴 입구처럼 보였다. 성인 팔뚝만 한 송곳니에는 아직도 고기 조각이 걸려 있었다.“쾅!”맹호가 포효하자 악취 섞인
Read more

제920화

백진아의 머릿속에는 자꾸만 2인 수련 삽화가 떠올라, 호흡도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그녀는 그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기에, 곧바로 의념으로 공간 안에 들어가 버렸다.연천능은 갑자기 품 안이 텅 비자, 그대로 바위 위에 엎어졌다.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그리고 앞으로는 절대 그녀를 화나게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공간 속으로 숨어 버리면 찾을 방법조차 없으니!백진아는 먼저 보아를 보러 갔다. 보아는 그녀를 보자마자 잔뜩 서운한 얼굴로 목을 끌어안으며 눈물을 글썽였다.“어머니, 아버지, 보고… 싶어…….”아버지와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는 뜻이었다.백진아는 애틋하게 아이의 볼에 입 맞추고 기저귀를 갈아 준 뒤, 분유를 타 먹였다. 그리고 아이를 안고 실험실로 갔다.그녀는 의료 시스템에서 돋보기 몇 개와 알루미늄 재질의 큰 약통 두 개를 교환했다.그리고 보아를 한쪽에 앉혀 두고, 가위로 알루미늄 통을 잘라 굵기가 다른 두 개의 원통을 만들었다.얇은 원통은 굵은 원통 안으로 딱 들어가게 했다.그리고 돋보기 렌즈를 분리해 안경 가공 기계로 둥글게 다듬은 뒤, 두 원통 끝에 장착했다.마지막으로 얇은 원통을 굵은 원통 안에 끼워 넣자, 간단한 망원경 하나가 완성되었다. 원통을 앞뒤로 움직이면 초점과 배율도 조절할 수 있었다.백진아는 보아를 안고 실험실 밖으로 나와 망원경을 아이 눈앞에 가져다주며 공간 속 풍경을 보여 주었다.보아는 너무 신기한지 망원경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백진아는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더 만들었다.그 후 닭고기 죽을 만들어 보아에게 먹이고, 아이를 데리고 공간 안을 천천히 산책했다. 적염과 네 마리 늑대도 곁에서 신나게 뛰놀았다.백진아는 꽃으로 화관을 만들어, 보아 머리에 씌워 주었다.보아는 마치 작은 동자 같았고,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숨이 막힐 정도였다.아이는 백진아와 연천능의 장점만 쏙쏙 닮았다. 육 할은 백진아를, 사 할은 연천능을 닮았다. 특히 맑고 영롱한 눈동자는 총명한 빛이 반짝여
Read more
PREV
1
...
9091929394
...
9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