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아는 연천능의 긴장하고 경계하는 표정을 보고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손을 내밀자, 그녀의 손에 작은 도자기 병 하나가 나타났다.“마귀 수정화로 만든 약입니다. 몸 상태가 안 좋으니,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 알씩 드세요.”연천능의 눈이 순간 환하게 빛났다.“내 것도 남겨 두었구나! 다른 사람들한테 나눠 줄 때 내 건 없어서, 사실 좀 서운했었다.”그는 그렇게 말하며 병을 받아 한 알을 꺼내 바로 삼켰다.백진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황제가 먹고 마시는 것은 전부 독 검사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내가 당신을 죽이고 보아만 데리고 떠나, 외숙부가 월국을 통일하게 할까 봐 무섭지 않습니까?”연천능은 그녀를 깊이 바라보았다.“네 손에 죽는다면, 나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흥!”백진아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럼, 예전에 내가……”그녀는 사실 이렇게 말하려 했다.‘그럼, 예전에 내가 당신한테 칼 꽂았을 땐, 죽도록 원망했으면서?’하지만 아무래도 찔렀던 일에 마음이 켕겨서 결국 말을 삼켜 버렸다.연천능은 당연히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괜히 찔린 사람처럼 눈을 깜빡이더니, 주먹을 입가에 대고 헛기침했다. 그리고 특유의 뻔뻔함을 발휘해 손을 뻗어 백진아를 끌어안으려 했다.“공간에 가지 않으면, 안고 잘 것이야.”“말은 참 번지르르하네요!”백진아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그를 밀어냈고, 보아를 안고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곧 마차 안 작은 탁자 위에 잘라 놓은 복숭아와 사과, 아삭한 배,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화 꿀차 한 주전자가 나타났다.연천능은 거의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는 백진아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예전에는 자신을 낯선 사람 보듯 대하더니, 요 며칠 사이에는 눈을 흘기고, 째려보고, 욕하고, 깨물고… 표정과 행동이 훨씬 생기 있어졌다.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기억이 돌아왔다는 걸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말하지 않는 건 분명 자신을 찔렀던 일과 보아의 일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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