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아는 번거롭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의식적인 분위기가 신선하게 느껴졌다.그래서 마지못해 협조해 보기로 했다.목욕실의 커다란 욕조에는 이미 향기로운 물이 준비되어 있었고, 수면 위에는 장미 꽃잎이 떠다니고 있었다.짙고 그윽한 향기가 공간 가득 퍼져 있었다.백진아는 원래 목욕할 때 남의 시중을 받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그녀는 속옷을 벗은 뒤 얼른 물속으로 몸을 담그고, 머리만 수면 위로 내놓았다.여섯 명의 궁녀가 욕조를 둘러싸고 있었다.누군가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팔을 닦고, 누군가는 다리를 문지르고, 누군가는 등을 씻겨 주고, 또 다른 이는 머리를 감겨 주었다.목욕이 끝난 뒤에도 시중은 계속되었다.누군가는 머리카락의 물기를 짜내고, 누군가는 몸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 주고, 또 누군가는 향기로운 향지를 발라 주었다.이렇게 극진한 대접을 받아 보는 것도 꽤 괜찮은 기분이었다.백진아는 목욕이 끝나면 비단 이불로 몸을 감싼 뒤, 어디론가 들려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그다음은... 하하하!그런데 궁녀들은 옷을 입혀 주기 시작했다.한 겹.또 한 겹.그리고 또 한 겹...무려 아홉 겹이나 입혔다.마지막으로 입혀진 겉옷을 보는 순간, 백진아는 눈을 크게 떴다.그것은 혼례복이었다!황후가 대혼 때 입는 붉은 예복이었다!혼례복은 말 그대로 화려함의 극치였다.최고급 붉은 비단 위에는 금실과 은실로 봉황이 모란꽃 사이를 나는 모습이 수놓아져 있었고, 곳곳에는 붉은 보석이 장식되어 있었다.깃에는 광택이 뛰어난 동해 진주까지 박혀 있었다.백진아가 아무리 둔하다고 해도, 이제는 눈치챌 수 있었다.그녀의 입가에 웃음이 저절로 번졌다.그는 제대로, 성대하게 그녀를 맞이하겠다고, 그녀를 진정한 부인으로 맞이하겠다고 말했었다.그리고 열흘만 기다리면 보아를 황실 족보에 올리는 길일이라 말했었다.사실 그가 말한 길일은 혼삿날이었다.그리고 앞으로 매일 태워 주겠다고도 했었고...백진아는 순간 기침을 했다.‘그건 좀 아니지. 자세가 너무 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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