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보름날, 그는 그녀에게 이 패를 쥐여 주며 어디에 있든 이 패가 있는 한, 자신이 곁에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약속했었다. 반드시 그녀를 지켜 주겠다고.이도현은 감히 타버린 시신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보지 않으면 스스로를 속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신수빈이 아닐 수도 있다고, 그녀는 아직도 평양 후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그가 떠나던 날,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그를 기다리겠다는 말 한마디였다. 그런데도 그는 한 달 내내 그녀를 공허한 기다림 속에 방치했고, 심지어는 그녀가 보낸 향낭마저 돌려보내며 삼가라고 일러주었다.이도현은 그것을 떠올릴수록 가슴 속에 검은 구멍이 하나씩 더 파이는 것만 같았다. 그 공허가 점점 커져 결국 자신을 삼켜 버릴 것 같았다.돌이킬 수 없는 후회란 언제나 이렇게 찾아오는 법이다. 부황도 그러했고 모후도 그러했다.그리고 이제는 그녀마저 또 하나의 영원한 후회가 되어 버리는 것일까?그때, 통곡하던 금자가 갑자기 울음을 멈췄다.“이상해요.”그녀는 소매로 얼굴을 거칠게 문지르더니 눈물이 뒤섞인 채로 그을린 시신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마님께선 아이를 가진 몸이었잖아요. 배가 이렇게 납작할 리 없습니다. 이 사람은 마님이 아닙니다.”장녕은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거의 울 뻔했는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면 감정선이 다 엉망이 되잖아.’하지만 이도현은 그 말에 오히려 눈을 반짝였다. 그녀의 시신을 직접 보지 않는 한, 그는 결코 그녀의 죽음을 믿지 않을 생각이었다.금자가 다시 파내려 하려는 순간, 순방영의 병사들이 들이닥쳐 그녀를 막아섰다.불을 끄는 이들,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이들, 그리고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는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장풍, 금군을 불러라. 순방영과 함께 경성을 봉쇄할 것이다. 야간 통행을 금하고 집집마다 의심스러운 자가 없는지 모조리 조사하거라.”이건 분명 그녀를 노린 움직임이었다.그 시각, 신수빈은 대주 왕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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