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빈은 이도현을 배웅한 뒤,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그녀가 등을 보이며 멀어질 때, 이도현은 무심한 듯 다시 한 번 그녀를 돌아보았다.그 순간, 발끝 아래에 묻은 진흙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아주 잠깐 멈칫했다.“빈아.”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신수빈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섰다.“왕야, 무슨 일이신가요?”이도현은 그녀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잠시 바라보다가 물었다.“오늘 밤, 밖에 나간 적 있느냐?”“없습니다.”신수빈은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이도현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낮게 말했다.“들어가 쉬거라.”그 말을 남기고 그는 곧바로 몸을 돌렸다.여명이 막 트기 시작한 시각, 이도현이 창란원을 벗어나자마자 암위를 불러 세웠다.“부인이 오늘 밤 밖으로 나간 적이 있느냐?”“없습니다.”“방 밖으로도 나오지 않았느냐?”“예. 방을 벗어난 적도 없습니다.”이도현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다시 물었다.“오늘 밤, 창란원에서 누군가 밖으로 나간 적은 없느냐?”암위는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비가 올 무렵, 마님 처소에서 시녀 한 명이 나왔고, 은보가 그 시녀를 따라 함께 창란원을 나갔습니다.”“그 시녀의 생김새는?”“망토를 두르고 있었는데 밤이 깊은 데다가 우산을 쓰고 있어서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녀의 머리를 하고 있었습니다.”“따라가 보았느냐?”“아니요. 좌시위께서 마님의 안전만 지키고 그 외에는 관여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그 시녀와 은보는 언제 돌아왔느냐?”이도현의 목소리에는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한 우울함이 배어 있었다.“왕야께서 오시기 전에 이미 돌아왔습니다.”암위는 무언가를 눈치챈 듯 덧붙였다.“은보를 불러 확인해 볼까요?”이도현의 표정이 서서히 식어 갔다.“그럴 필요 없다.”그는 그렇게 말하고 곧장 윤부를 떠났다.그래서였군. 그가 돌아왔을 때, 신수빈의 손이 그토록 차가웠던 이유가!그녀는 방금 밖에서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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