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내시는 명을 받고 물러났지만, 아직 마음속에서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왕야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평소 옷차림에 아무 관심도 없고, 조복 아니면 늘 단정한 평상복이나 갑옷뿐이던 사람이 언제부터 이런 걸 따지게 된 걸까 싶었다. 잠시 후, 여러 벌의 옷이 안으로 들여보내졌다.검은빛, 감청, 자줏빛 같은, 대개가 조정에 나갈 때 입는 색이었다. 평상복이라고 해도 눈에 띄는 색은 거의 없었다.이도현은 문득 모후가 살아있을 때 맞춰 준 한 벌의 비단 옷을 떠올렸다. 그때 그가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본 모후는 장안에서 가장 빛나는 아들이라며 칭찬해주었다. 그래서 모후가 세상을 떠난 뒤로 이도현은 그 옷을 입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밤 신 씨에게 할 말을 떠올리다 보니 문득 그 옷이 생각났다. 모후가 살아 있었다면 신 씨 같은 여인을 좋아했을까?“본왕이 따로 보관하라 했던 그 옛 옷을 가져오거라.”내시뿐 아니라 문 밖에 서 있던 장풍까지 의아해했다.‘왕야는 대체 무슨 바람이 든 걸까? 공작이 꼬리를 펼쳐도 이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잠시 후 옷이 들여보내졌고 이도현은 얼른 그것을 입어보았다. 그와 동시에 장풍은 그의 눈가에서 열두 해 만에 되살아난 소년의 기운을 볼 수 있었다.그러나 그가 거울 앞에 서자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열다섯 살의 소년과 지금 한창인 사내가 어찌 같을 리 있겠는가? 그는 이미 체구가 단단해지고 어깨도 넓어졌으며 비단 옷의 단추조차 잠기지 않았다.소년의 밝은 색은 이제 그의 위압적인 체격과 기세에는 어울리지 않았다.이도현은 한동안 거울 속을 바라보다가 결국 옷을 벗어 내시에게 건넸다.“다시 보관하거라. 대신, 본왕이 전에 치워 두라 했던 그 담백한 옷을 가져오거라.”그것은 한 달 전, 신 씨와 함께 그녀의 지참 가게에서 고른 옷이었다. 그는 그 옷을 단 이틀만 입었고 두 사람이 다툰 뒤에는 벗어 두었다. 재질도, 재단도 황실의 옷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오늘만큼은 이 옷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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