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언니가 저를 여동생으로 받아 주신다면 저는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겁니다.”하지만 신씨 부인은 눈빛에서 금방이라도 불꽃이 튈 듯, 그녀를 노려보았다. 차라리 죽어 버리면 될 터였지만 이제 그녀는 어릴 적처럼, 백련화 같은 가식에 휘둘려 이성을 잃고 어리석은 짓을 할 나이는 아니었다.태후가 이 자리를 마련한 목적이 자매 상봉을 돕기 위함일 리 없다는 것 또한 그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이때 태후가 진하빈을 힐끗 바라보았고, 곧이어 눈빛의 뜻을 알아챈 진하빈은, 앞으로 나와 신씨 부인 앞에서 천천히 몸을 굽히며 예를 올렸다.“큰어머니께 인사드립니다. 딸 빈이, 큰어머니를 뵙겠습니다.”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딸?이런 경우라면 보통 조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혹시...?그리고 곧이어 사람들은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내택 싸움 속에서 단련된 사람들이었기에, 두 자매가 한 남편을 섬긴 것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섭정왕의 총애를 받는 그 여인이 바로 서출이지 않았던가?섭정왕이 갑자기 신 가를 후대하기 시작한 이유가 바로, 자신의 애첩의 신분을 끌어올리려 하기 위함 이었던 것이다. 잠시 후, 신씨 부인이 분노에 떨며 외쳤다. 진하빈이 스스로를 “빈이”이라 부른 순간, 그녀의 분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치솟고 있었다. 감히 자신의 딸과 같은 이름을 쓰다니!“너는 대체 뭐 하는 물건이냐! 대체 누가 네 어미라는 것이냐!”그 말에 정 씨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졌다.큰일 났다!아직도 저 여자가 섭정왕부 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게다가 태후가 직접 데리고 온 사람이었기에, 지금처럼 대놓고 욕을 퍼붓는 것은, 속은 시원할지는 몰라도 남들에게 잡힐 구실을 주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내 태후가 얼굴이 굳어진 채로 차갑게 꾸짖기 시작했다.“신씨 부인, 위세가 참 대단하구나! 진 씨는 섭정왕의 사람이다. 개를 때리려 해도 주인을 봐야 하는 법이지. 게다가 오늘에서야 알았지만 진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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