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이 도착하자 신도연은 방으로 돌아갔고 신수빈도 어머니를 따라 함께 안으로 향했다.신 가의 집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신 가 형제들은 앞마당에서 손님들을 배웅하러 나갔고, 윤수혁은 연회청에서 하녀들에게 부축되어 밖으로 나가는 신수빈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만 있었다.조금 전, 모두가 신도연이 자신의 살을 베어 어머니께 돌려드리겠다고 한 그 충격적인 장면에 넋을 잃고 있을 때, 그는 거리낌 없이 신수빈의 눈을 가려 주었다.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끊어질 듯 이어지는 흐느낌이 윤수혁의 생각을 현실로 끌어냈다.그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울고 있는 진하빈이 보였다.하지만 이내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녀를 외면했다.같은 얼굴이라 해도 그녀에게서는 단 한 점의 빛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의원은 신도연의 상처를 꿰매고 있었다.신도연은 피비린내 나는 광경이 될 것을 염려해, 신수빈에게 병풍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안쪽에서는 의원의 한숨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다행히 신 대인께서 제때 기력을 붙잡는 단약을 복용하신 덕분에, 목숨을 건지신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과다 출혈로 몸이 크게 상하셨을 겁니다.”곧이어 신씨 부인의 흐느끼는 울음과 원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신도연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신수빈은 병풍 밖에 앉아 있다가, 문득 그때 윤수혁이 셋째 오라버니에게 먹여 주었던 약이 떠올랐다.의원이 말한, 기력을 붙잡는 단약은 아마 윤수혁이 준 단약일 터였다. 그리고 그 금창약은…이내 그녀의 머릿속에 한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밝고 생기 넘치는 얼굴, 반짝이는 눈동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아이...마침 그때 정 씨도 들어왔다.신수빈이 일어서려 하자 정 씨는 다가와 그녀를 말렸다.“일어나지 말거라.”신수빈이 말했다.“그때 저는 셋째 오라버니의 상처만 신경 쓰느라 연회청에 있던 아주버님을 깜빡했네요. 지금은 이미 가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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