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바깥에 어둠이 내려앉을 즈음, 신태비는 두 아이의 손을 잡고 궁을 떠났다.서인경은 그녀의 뒷모습이 밤빛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다음에 다시 만날 날이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 없었다. 내일이 지나면 이 후궁에 남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상대해야 할 자들뿐이었다.가라. 모두 떠나거라. 언젠가는 여자에게도 여자의 세상이 오기를.전장에 가고 싶은 여자는 전장으로 갈 수 있고, 평생 혼인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여자는 세상의 시선을 무시하고 마음껏 살아갈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초원을 달리고 싶은 여자는 초원의 여왕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다시는 어떤 여자도 이 자금성 같은 궁 안에 원치 않게 갇혀 남자들의 이해관계를 위한 교환물로 또는 권력의 희생양으로 살아가지 않기를.신태비가 떠난 뒤에도 서인경은 계속 곤녕궁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누군가 알현을 청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 가지뿐이었다.“폐하께서 몸이 편찮으십니다. 황후 마마께서 친히 곁에서 용체를 돌보고 계시니 국사는 당분간 태자께서 대신 처리하실 겁니다. 그러니 지금은 아무도 들어가지 못합니다.”그 소식이 태상황에게 전해졌다. 그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역시 연기준은 경성에 없군. 어디 한 번 보자. 서인경이 혼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어떻게 감당하는지.”태상황이 손짓하자 곧 한 내시가 다가왔다.“태상황, 무엇을 명하시겠습니까?”태상황의 눈썹이 사납게 치켜올라갔다.“내일만 지나면 짐은 여전히 진국의 황제다. 감히 말을 잘못하는 놈이 있다면 짐이 그 아홉 족을 모조리 멸하겠다!”내시는 겁에 질려 곧장 무릎을 꿇었다.“폐하, 용서하옵소서! 제가 잠시 말을 잘못했습니다!”그 아첨을 듣자 태상황은 만족한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그 풍덕이라는 놈은 잡아두었느냐?”내시가 대답했다.“이미 사람을 붙여 감시하고 있습니다. 폐하께서 명만 내리시면 곧바로 잡아오겠습니다.”풍덕. 예전에는 그의 곁을 지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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